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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7. 10. 11. 선고 2007후1442 판결
[거절결정(특)][공2007.11.1.(285),1781]
판시사항

[1] 구 특허법 제42조 제4항 제2호 의 의미 및 외국어로 국제특허출원을 한 사람이 국내진입단계절차를 위하여 특허발명의 명세서 등에 관한 번역문을 제출할 때 위 규정이 적용되는지 여부(적극)

[2] 미국을 특허지정국으로 하여 PCT 국제출원을 한 다음 국내진입단계절차를 위하여 명칭을 “암 관련 항원을 코딩하는 단리된 핵산분자, 그 항원 및 이들의 용도”로 하여 국내에 번역문을 제출한 사안에서, 그 청구항 중 “필수적으로 이루어지는(consisting essentially of)”이라는 부분이 의미가 불명료하여 기재불비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특허발명의 청구항에 ‘발명이 명확하고 간결하게 기재될 것’을 요구하는 구 특허법(2007. 1. 3. 법률 제819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2조 제4항 제2호 는, 청구항에는 명확한 기재만이 허용되고 발명의 구성을 불명료하게 표현하는 용어는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는 의미이고, 국제특허출원을 외국어로 한 출원인이 같은 법 제201조 에 의한 국내진입단계절차를 위하여 국내에 특허발명의 명세서, 청구의 범위 등에 관한 번역문을 제출할 때에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2] 미국에서는 특허발명의 청구범위 해석시 특허청구항 중 전제부와 본체부 등을 연결하는 전환부 용어를 개방형인 ‘comprising’, 폐쇄형인 ‘consisting of’ 및 중간단계인 ‘consisting essentially of’로 구분하고 있는바, 미국을 특허지정국으로 하여 PCT 국제출원을 한 다음 국내진입단계절차를 위하여 명칭을 “암 관련 항원을 코딩하는 단리된 핵산분자, 그 항원 및 이들의 용도”로 하여 국내에 그 명세서, 특허청구범위 등에 관한 번역문을 제출한 사안에서, 그 청구항 중 “필수적으로 이루어지는(consisting essentially of)”이라는 부분이 의미가 불명료하여 기재불비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원고, 피상고인

루드빅 인스티튜트 포 캔서 리서치 (소송대리인 변리사 박종혁외 2인)

피고, 상고인

특허청장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특허법원으로 환송한다.

이유

먼저, 이 사건 출원발명의 청구항 제1항에 관한 상고이유를 본다.

1. 특허발명의 청구항에 ‘발명이 명확하고 간결하게 기재될 것’을 요구하는 구 특허법(2007. 1. 3. 법률 제819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42조 제4항 제2호 는, 청구항에는 명확한 기재만이 허용되고 발명의 구성을 불명료하게 표현하는 용어는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는 의미라 할 것이고 ( 대법원 1998. 10. 2. 선고 97후1337 판결 , 대법원 2006. 11. 24. 선고 2003후2072 판결 등 참조), 국제특허출원을 외국어로 한 출원인이 같은 법 제201조 에 의한 국내진입단계절차를 위하여 국내에 특허발명의 명세서, 청구의 범위 등에 관한 번역문을 제출함에 있어서도 이와 마찬가지라 할 것이다.

2. 원심판결의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출원발명의 내용 등은 다음과 같다.

가. 원고는 1996. 10. 3. 미국에 특허출원을 한 다음, 이를 우선권 기초로 하여 1997. 9. 15. 미국특허청을 수리관청으로 하는 PCT 국제출원을 하고, 1999. 4. 2.자로 국내에 번역문을 제출하였다(출원번호 제1999-7002853호, 이하 ‘이 사건 출원발명’이라 한다).

나. 명칭을 “암 관련 항원을 코딩하는 단리된 핵산분자, 그 항원 및 이들의 용도”로 하는 이 사건 출원발명은 주로 식도암 환자를 식별하여 치료하기 위한 진단키트 제작을 위한 일종의 용도발명으로서, 청구항 제1항(이하 ‘이 사건 제1항 발명’이라 한다)에는 “뉴클레오티드 서열의 상보적 서열이 … 혼성화 후, …엄격한 조건하에서 서열 1의 뉴클레오티드 54~593에 열거된 핵산 분자와 혼성화되는, 상기 뉴클레오티드 서열로 ‘필수적으로 이루어지는(consisting essentially of)’(이하 ‘이 사건 계쟁부분’이라고 한다) 암 관련 항원을 코딩하는 단리된 핵산 분자”를, 청구항 제2항에서는 “제1항에 있어서, 서열 1의 뉴클레오티드 54~593으로 이루어진 단리된 핵산분자”를, 청구항 제3항에서는 “적어도 서열 1의 뉴클레오티드 54~593으로 이루어지고, 서열 1의 뉴클레오티드 1~747 이하의 뉴클레오티드로 이루어지는 단리된 핵산분자”를 각 기재하고 있는 등 다수의 청구항으로 되어 있고, 첨부한 [서열목록]에는 서열 1의 뉴클레오티드 1~747 등 원고가 특허받고자 하는 유전자 서열 7까지의 내용이 개시되어 있다.

다. 미국에서는 특허발명의 청구범위 해석에 있어서 특허청구항 중 전제부(preamble)와 본체부(body) 등을 연결하는 전환부 용어를 3종류로 나누고 있는데, 그 3종류의 연결부는 개방형(청구항에 기재된 구성요소와 그 외 추가 구성요소를 갖는 것을 권리범위로 포함하는 청구항)으로 해석되는 ‘comprising’과 폐쇄형(청구항에 기재된 구성요소 이외의 다른 구성요소를 포함하지 아니하는 청구항)으로 해석되는 ‘consisting of’, 그 중간단계인 ‘consisting essentially of’로 구분하고 있다.

라. 원고는 이 사건 출원발명에 관한 초기 번역문 제출 이후 2003. 12. 23.자 명세서 등 보정서에서 이 사건 계쟁부분에 관하여 “상보적 서열의 … 뉴클레오티드 54~593에 열거된 뉴클레오티드 서열을 ‘포함하는’ 단리된 핵산분자…”라고 정정하였으나, 특허청 심사관은 2004. 5. 14.자 이 사건 거절결정을 하였고, 이에 원고가 거절결정불복심판청구를 하고, 2004. 11. 19.자 명세서 등 보정을 하면서 이 사건 제1항 발명 중 계쟁부분을 위와 같이 ‘필수적으로 이루어지는(consisting essentially of)’이라고 표현하기에 이르렀는데, 당시 심사전치절차에서 보정내용을 심사한 특허청 심사관이 2005. 1. 18.자로 원고에 대하여 “출원인이 제출한 의견서에는 ‘필수적으로 이루어지는’에 관하여 ‘…로 이루어지는’과 ‘…를 포함하는’의 중간적 단계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하였으나, 그 중간단계라는 말이 불명확하므로 보호받고자 하는 범위를 명확히 하라”는 취지의 의견제출통지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그 지정기간 내에 이 사건 계쟁부분을 보정하지 아니하였다.

3. 그런데 우선 이 사건 계쟁부분 중 한글 부분의 기재를 보면, 원래 필수적 구성요소로만 기재하게 되어 있는 청구항에 위와 같이 ‘이루어지는’이라는 표현에다가 ‘필수적으로’라는 단어를 부가·유지함으로써, ‘그 구성요소가 필수적으로 그 청구항에 기재된 염기서열로만 이루어진다’는 의미인지, 아니면 ‘그 청구항에 기재된 구성요소는 필수적으로 포함되고 그 외 별도의 구성요소 추가를 허용한다’는 의미인지부터가 불분명하다.

더구나 앞서 본 이 사건 출원발명의 용도 등 내용, 이 사건 거절결정을 전후한 몇 차례의 의견제출통지 및 그 보정과정에서 나타난 출원인의 태도 등에 비추어 본다면, 이 사건 출원발명의 청구범위해석과 관련된 제1항 발명의 계쟁부분은, 미국식 특허청구항 중 개방형이거나 적어도 반(반) 개방형인 ‘consisting essentially of’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이나, 원고는 원심에 이르러서는 이와 달리 단순히 ‘이루어지는’의 의미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 사건 계쟁부분 중 영문 부분은 이러한 원심에서의 원고 주장과 일견 상충되는 미국식 특허청구항 중 반(반) 개방형으로 이해되는 ‘consisting essentially of’가 괄호하고 병기되어 있어, 오히려 염기서열에 대한 이 사건 출원발명의 청구범위에 관하여 불명료한 한글부분의 의미를 더욱더 불명료하게 하였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는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본다면 그 자체로 구 특허법 제42조 제4항 제2호 의 명세서 기재요건을 구비하지 못한 기재불비에 해당된다고 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에는 특허발명의 명세서, 특허청구범위 등 기재불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할 것이고, 특허청구범위가 여러 개의 청구항으로 되어 있는 경우 그 하나의 항이라도 거절이유가 있는 때에는 그 출원이 전부 거절되어야 하므로, 나머지 청구항에 관한 기재불비의 여부에 관하여는 살필 필요도 없이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잘못이 그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다.

4. 그러므로 나머지 청구항에 대한 상고이유는 나아가 살피지 아니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으로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고현철(재판장) 양승태 김지형(주심) 전수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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