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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7. 7. 26. 선고 2005도6439 판결
[업무상배임][공2007.9.1.(281),1413]
판시사항

[1] 업무상 배임죄에서 행위자나 제3자가 취득하는 재산상 이익의 의미

[2] 배임행위로 행위자나 제3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지 않은 경우, 업무상 배임죄의 성립 여부(소극)

[3] 회사를 대표하여 기계 제작·설치 계약의 이행에 관한 업무를 처리하는 사람이 고의로 기계 제작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계약이 해제됨으로써 상대방이 보증보험회사로부터 선급금반환 및 위약금 명목의 보험금을 수령한 사안에서, 위 보험금의 수령사실만으로 상대방이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업무상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함으로써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 성립하는데, 여기서 본인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다 함은 총체적으로 보아 본인의 재산 상태에 손해를 가하는 경우, 즉 본인의 전체적 재산가치의 감소를 가져오는 것을 말하고, 이와 같은 법리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 내지 제3자가 취득하는 재산상의 이익에 대하여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2] 업무상 배임죄는 본인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가하는 외에 배임행위로 인하여 행위자 스스로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게 할 것을 요건으로 하므로, 본인에게 손해를 가하였다고 할지라도 행위자 또는 제3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사실이 없다면 배임죄가 성립할 수 없다.

[3] 회사를 대표하여 기계 제작·설치 계약의 이행에 관한 업무를 처리하는 사람이 고의로 기계 제작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계약이 해제됨으로써 상대방이 보증보험회사로부터 선급금반환 및 위약금 명목의 보험금을 수령한 사안에서, 위 보험금의 수령사실만으로 상대방이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한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의 대표이사로서 1998. 6. 19. 포철산기 주식회사(이하 ‘포철산기’라고 한다)와 사이에 인천국제공항 수하물처리시설인 컨베이어 제작·설치 등에 관한 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와 같은 계량기 제조·판매 업무는 피고인이 전담하여 처리하기로 하였기 때문에 피고인은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뒤에도 피해자 회사를 대표하여 이 사건 계약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였다.

포철산기는 피해자 회사가 이 사건 계약의 1차 납기인 1999. 10. 15.까지 컨베이어 38세트를 납품할 수 있도록 스테인리스 철판을 구입하여 직접 피해자 회사의 외주업체에 공급하여 주고, 외주업체에 대한 피해자 회사의 발주대금지급채무도 보증하여 주었다. 따라서 피고인으로서는 외주업체와 발주계약을 체결하고 그 계약서 사본을 포철산기에 송부하는 등으로 성실하게 이 사건 계약의 이행에 만전을 기함으로써 납기지연을 이유로 한 계약해제에 따라 피해자 회사가 손해를 입지 않도록 하여야 할 업무상 임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그와 같은 임무에 위배하여 공소외인과의 경영권 분쟁 등을 이유로 고의로 이 사건 계약의 이행을 위한 컨베이어 제작 업무를 진행하지 아니하여 1999. 10. 16. 이 사건 계약이 해제되게 하였다.

이에 따라 그 무렵 포철산기로 하여금 서울보증보험 주식회사로부터 이 사건 계약과 관련한 선급보증보험금 명목으로 103,504,420원(이 사건 계약 당시 선급금으로 95,150,000원이 지급되었다)을, 계약해지보증금 명목으로 95,150,000원을 수령함으로써 합계 198,654,420원 상당의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피해자 회사로 하여금 서울보증보험 주식회사에 합계 236,193,362원을 변제하게 함으로써 피해자 회사에 동액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

2. 판 단

원심은, 피해자 회사를 위하여 이 사건 계약의 이행에 관한 업무를 전담하여 처리할 임무가 있는 피고인이 공소외인과의 경영권 다툼 등을 이유로 고의로 그 임무에 위배하여 업무를 처리하지 않음으로써 이 사건 계약이 해제되도록 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하고, 나아가 피고인의 그와 같은 배임행위로 인하여 포철산기가 서울보증보험 주식회사로부터 지급받은 198,654,420원은 피해자 회사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계약해제에 따른 원상회복 및 위약금 명목으로 지급된 것이지만 포철산기가 원상회복 및 위약금청구권을 보유하고 있던 상태에서 실제로 그 금원이 지급되어 그 청구권이 만족을 얻었다면 포철산기의 재산적 가치가 증가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포철산기는 198,654,420원 상당의 재산적 이익을 얻었다고 할 것이고, 피해자 회사가 서울보증보험 주식회사에 보험금 및 연체이자 등 명목으로 지급한 236,193,362원은 피고인이 이 사건 계약이 해제되도록 하지 아니하였다면 피해자 회사에서 보유하고 있었을 재산임에도 피고인의 배임행위로 인하여 지급하게 된 것이므로 피해자 회사의 재산적 가치가 감소하였다고 하면서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의 판단 중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로서 그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를 한 것으로 인정된다는 부분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배임죄에 있어서의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대한 법리오해 내지 채증법칙 위배의 위법이 없다.

그러나 원심의 판단 중 재산상의 이익과 손해에 관한 부분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업무상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 성립하는데( 형법 제356조 , 제355조 제2항 ), 여기서 본인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다 함은 총체적으로 보아 본인의 재산 상태에 손해를 가하는 경우, 즉 본인의 전체적 재산가치의 감소를 가져오는 것을 말하는 것이고 ( 대법원 1981. 6. 23. 선고 80도2934 판결 , 2005. 4. 15. 선고 2004도7053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은 법리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 내지 제3자가 취득하는 재산상의 이익에 대하여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또한, 업무상 배임죄는 본인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가하는 외에 배임행위로 인하여 행위자 스스로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게 할 것을 요건으로 하므로, 본인에게 손해를 가하였다고 할지라도 행위자 또는 제3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사실이 없다면 배임죄가 성립할 수 없다 ( 대법원 1982. 2. 23. 선고 81도2601 판결 , 2006. 7. 27. 선고 2006도3145 판결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따라 먼저 포철산기가 피고인의 배임행위로 인하여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하여 살펴본다.

이 사건에서 포철산기는 피고인의 배임행위로 인하여 이 사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게 되어 계약을 해제하고 피해자 회사에 대하여 선급금반환청구권 및 위약금청구권을 행사하였다.

그런데 포철산기가 피해자 회사에 지급하였던 선급금은 피해자 회사가 이 사건 계약에 따른 이행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미리 지급한 대금의 일부로서 계약이 이행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피해자 회사에 확정적으로 귀속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포철산기가 계약을 해제하고 피해자 회사로부터 선급금을 반환받은 것으로 인하여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또한, 이 사건 위약금은 그 성질상 피해자 회사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의 발생을 전제로 한 것이므로 포철산기가 위약금을 지급받았다는 사실만으로 포철산기가 그에 해당하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게 된 것으로 단정하기 어렵고, 나아가 포철산기가 피해자 회사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실제로는 아무런 손해를 입지 않았거나 위약금 액수보다 작은 손해를 입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비로소 위약금 내지 위약금에서 실제 손해액을 공제한 차액에 해당하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것으로 볼 수 있을 뿐이라고 할 것인데, 그와 같이 포철산기가 재산상 어떠한 이익을 취득하였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는 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다. 그런데 기록상 이를 인정할 증거를 찾을 수 없다.

다음으로 피고인이 원심이 인정한 배임행위로 인하여 피해자 회사에 입힌 재산상 손해의 범위에 대하여 살펴본다.

이 사건에서 피해자 회사는 피고인의 배임행위로 인한 계약해제로 인하여 서울보증보험 주식회사에 보험금 및 연체이자 등 명목으로 236,193,362원을 지급하게 되었으나, 여기에는 피해자 회사가 이 사건 계약과 관련하여 포철산기로부터 지급받은 선급금반환분이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앞서 본 선급금의 성질에 비추어 선급금을 반환한 것으로 인하여 피해자 회사가 재산상의 손해를 입은 것으로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배임행위로 인하여 피해자 회사가 입은 재산상의 손해는 위 236,193,362원에서 선급금반환을 위하여 지급한 금액을 공제한 금액이 될 것이다(한편, 피해자 회사는 피고인의 배임행위로 인하여 위와 같은 손해 외에 이 사건 계약이 제대로 이행된 경우에 얻을 수 있었던 수익을 얻지 못하게 되는 손해를 입은 것으로 볼 수 있으나, 이는 공소사실에 포함되어 있지 아니하고, 기록상 이를 확정할 수도 없다).

결국, 이 사건에서 피고인의 배임행위로 인하여 포철산기가 서울보증보험 주식회사로부터 지급받은 198,654,420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피해자 회사가 서울보증보험 주식회사에 지급한 236,193,362원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입은 것으로 볼 수는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이와 달리 판단하여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배임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고현철(재판장) 양승태 김지형(주심) 전수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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