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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6. 12. 21. 선고 2006도2684 판결
[배임][미간행]
AI 판결요지
[1] 일반적으로 배임죄의 고의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본인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다는 의사와 자기 또는 제3자의 재산상의 이득의 의사가 임무에 위배된다는 인식과 결합하여 성립되는 것이며, 이와 같은 배임죄의 주관적 요소로 되는 사실(고의, 동기 등의 내심적 사실)은 피고인이 본인의 이익을 위하여 문제가 된 행위를 하였다고 주장하면서 범의를 부인하고 있는 경우에는 사물의 성질상 고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증명할 수밖에 없고,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에 해당할 것인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에 의하여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에 의하여야 한다. [2] 대지 및 지상건물의 소유자가 대지를 매도하면서 잔대금 수령 후 일정 기간 내에 매수인을 위하여 그 지상건물을 스스로 철거하고 멸실등기절차를 해주기로 약정하였음에도 매수인으로부터 잔대금을 모두 수령한 뒤에 그 지상건물에 대하여 제3자 앞으로 소유권이전청구권 보전을 위한 가등기를 마쳐주었다면, 그와 같은 매도인의 행위는 대지에 대한 매수인의 소유권행사에 지장을 초래케 하였다는 점에서 매수인 앞으로의 소유권이전등기임무에 위반되는 배임행위라고 할 것이지만, 매도인이 지상건물을 철거하기로 약속한 기한까지 위 가등기를 말소하고 건물철거의무를 이행할 수 있을 것으로 믿었고 객관적으로도 그 이행이 가능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배임죄의 고의가 인정되지 않는다.
판시사항

[1] 배임죄의 고의와 그 증명 방법

[2] 지상건물을 철거해 주기로 약정한 대지매도인이 잔금 수령 후 철거약정기한 전에 그 건물에 관하여 타인 앞으로 가등기를 마쳐준 경우 배임죄의 성립 여부(원칙적 적극)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일반적으로 배임죄의 고의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본인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다는 의사와 자기 또는 제3자의 재산상의 이득의 의사가 임무에 위배된다는 인식과 결합하여 성립되는 것이며, 이와 같은 배임죄의 주관적 요소로 되는 사실(고의, 동기 등의 내심적 사실)은 피고인이 본인의 이익을 위하여 문제가 된 행위를 하였다고 주장하면서 범의를 부인하고 있는 경우에는 사물의 성질상 고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증명할 수밖에 없고,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에 해당할 것인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에 의하여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에 의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도4229 판결 등 참조).

한편, 대지 및 지상건물의 소유자가 대지를 매도하면서 잔대금 수령 후 일정 기간 내에 매수인을 위하여 그 지상건물을 스스로 철거하고 멸실등기절차를 해주기로 약정하였음에도 매수인으로부터 잔대금을 모두 수령한 뒤에 그 지상건물에 대하여 제3자 앞으로 소유권이전청구권 보전을 위한 가등기를 마쳐주었다면, 그와 같은 매도인의 행위는 대지에 대한 매수인의 소유권행사에 지장을 초래케 하였다는 점에서 매수인 앞으로의 소유권이전등기임무에 위반되는 배임행위라고 할 것이지만 ( 대법원 1983. 6. 14. 선고 81도2278 판결 참조), 매도인이 지상건물을 철거하기로 약속한 기한까지 위 가등기를 말소하고 건물철거의무를 이행할 수 있을 것으로 믿었고 객관적으로도 그 이행이 가능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배임죄의 고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 기록을 살펴보면, 피고인은 피해자들에게 이 사건 토지들을 매도하는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이미 그 지상 건물에 대하여 공소외인 명의의 소유권이전청구권 보전을 위한 가등기 신청을 법무사에게 의뢰하였는데, 위 건물이 건축물대장에 등재되어 있지 않았던 까닭에 가등기 신청절차가 피해자들과의 토지매매계약 체결일 후로 늦추어지게 된 점, 공소외인은 위 가등기에 대하여 ‘자신이 위 건물에 대한 재산세 납세의무자로 등재되어 있었지만 건물이 등기되어 있다는 것은 몰랐는데, 피고인이 피고인 앞으로 이미 등기가 되어있다고 하면서 다른 채권자의 압류가 들어오지 않도록 가등기를 해야 한다고 해서 협조한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과 공소외인 사이에서는 피고인이 피해자들로부터 지급받을 토지매매대금으로 공소외인에 대한 채무 2,000만 원을 변제하면 곧바로 가등기를 말소하고 건물을 철거하기로 하는 약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위 토지매매계약서에 의하면 피고인은 피해자들로부터 지급받는 계약금 및 1, 2차 중도금 합계 25억 원으로 이 사건 토지들 중 일부에 대하여 진행 중인 임의경매의 신청을 취하시키고 거기에 설정된 근저당권설정등기 및 가압류등기를 말소해 주기로 하며, 3차 중도금 5억 원을 지급받은 후 잔금지급일 전에 그 지상건물을 철거하기로 약정하였는데, 위 가등기가 마쳐질 당시 피고인은 피해자들로부터 계약금 중 4,000만 원을 지급받았을 뿐 중도금을 현실적으로 지급받지 못한 상태였던 점(피해자들은 장차 경매신청채권자와의 사이에 신청취하에 관한 합의가 이루어지는 경우 채권자들에게 직접 지급하기 위하여 보관한다는 명목으로 나머지 계약금 3억 6,000만 원 및 1차 중도금 4억 원을 법무사에게 맡겨두었을 뿐이다) 등이 인정되고, 위와 같은 사정을 모두 종합해 보면 피고인에게는 위 건물에 대하여 공소외인 명의로 소유권이전청구권 보전을 위한 가등기를 마침으로써 이 사건 각 토지에 대한 피해자들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에 협력할 임무를 위배한다는 인식 또는 위 가등기로 인하여 피해자들에게 재산상의 손해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염려가 있고 피고인 또는 공소외인이 재산상 이득을 얻는다는 인식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원심판결의 이유 설시에는 다소 적절치 아니한 부분이 있으나, 피고인의 행위가 배임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조치는 결과적으로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채증법칙에 위배하거나 배임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그러므로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황식(재판장) 김영란 이홍훈 안대희(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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