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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6. 4. 27. 선고 2003도135 판결
[증권거래법위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공2006.6.1.(251),969]
판시사항

[1] 업무상횡령죄에 있어서 불법영득의사와 ‘업무’의 의미

[2] 회사의 대표이사 혹은 그에 준하여 회사 자금의 보관이나 운용에 관한 사실상의 사무를 처리하여 온 자가 이자나 변제기의 약정과 이사회 결의 등 적법한 절차 없이 회사를 위한 지출 이외의 용도로 거액의 회사 자금을 가지급금 등의 명목으로 인출, 사용한 행위가 횡령죄를 구성하는지 여부(적극)

[3] 증권거래법 제2조 제8항 에 정한 증권업의 의미 및 증권업에 해당하는지 여부의 판단 기준

[4] 해외전환사채 발행과 관련한 용역계약을 체결한 회계법인과 그에 관한 제반 업무를 실제로 담당한 상무이사의 행위가 위 용역계약과 수행업무의 구체적 내용에 비추어 증권거래법 제2조 제8항 에 정한 유가증권 모집의 주선으로서 증권업 영업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5] 해외전환사채를 공모함에 있어서 내국인이 최초 인수자인 해외투자자로부터 재매수하기로 하는 이면계약을 별도로 체결한 경우, 증권거래법 제8조 제1항 에 의한 유가증권발행신고서 제출의무가 인정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업무상횡령죄에 있어서 불법영득의 의사라 함은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보관하는 타인의 재물을 자기의 소유인 경우와 같이 처분하는 의사를 말하고, 여기서 ‘업무’란 법령, 계약에 의한 것뿐만 아니라 관례를 쫓거나 사실상의 것이거나를 묻지 않고 같은 행위를 반복할 지위에 따른 사무를 가리키는 것이다.

[2] 회사의 대표이사 혹은 그에 준하여 회사 자금의 보관이나 운용에 관한 사실상의 사무를 처리하여 온 자가 회사를 위한 지출 이외의 용도로 거액의 회사 자금을 가지급금 등의 명목으로 인출, 사용함에 있어서 이자나 변제기의 약정이 없음은 물론 이사회 결의 등 적법한 절차도 거치지 아니하는 것은 통상 용인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 대표이사 등의 지위를 이용하여 회사 자금을 사적인 용도로 임의로 대여, 처분하는 것과 다름없어 횡령죄를 구성한다고 볼 수 있다.

[3] 증권거래법은 유가증권의 발행과 매매 기타의 거래를 공정하게 하여 유가증권의 유통을 원활히 하고 투자자를 보호함으로써 국민경제의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서 같은 법 제2조 제8항 소정의 증권업은 유가증권의 매매, 위탁매매, 매매의 중개 또는 대리, 유가증권시장, 협회중개시장 또는 이와 유사한 외국에 있는 시장에서의 매매거래에 관한 위탁의 중개, 주선 또는 대리, 유가증권의 인수, 매출, 모집 또는 매출의 주선을 하는 영업을 말하고 증권거래법에서 증권업을 허가제로 하고 있는 이유도 일반 투자자를 보호하고 국민경제의 발전에 기여하기 위하여 증권업자의 인적, 물적, 재산적 요건을 심사하고 재무건전성과 건전한 영업질서의 준수 여부를 감독하기 위한 것인바, 증권업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하여는 영리의 목적과 동종의 행위를 반복하는지 여부 외에 위 영업형태에 따라 증권발행 여부, 판매단에 참가하거나 증권인수 여부, 주문에 응하기 위하여 증권의 재고를 유지하는지 여부, 상대방의 청약을 유인하는지 여부, 스스로 매매업자나 시장조성자로 광고하는지 여부, 부수적으로 투자자문을 제공하는지 여부, 타인의 돈이나 증권을 취급하거나 타인을 위하여 증권거래를 수행하는지 여부, 지속적인 고객을 확보하는지 여부, 타인을 위하여 거래에 참가하는지 여부 등의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4] 해외전환사채 발행과 관련한 용역계약을 체결한 회계법인과 그에 관한 제반 업무를 실제로 담당한 상무이사의 행위가 위 용역계약과 수행업무의 구체적 내용에 비추어 증권거래법 제2조 제8항 에 정한 유가증권 모집의 주선으로서 증권업 영업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5] 상장회사가 해외에서 해외투자자를 상대로 전환사채를 공모함에 있어서 내국인이 최초 인수자인 해외투자자로부터 재매수하기로 하는 이면계약을 체결하였다 할지라도 해외투자자와 발행회사 사이의 투자계약은 여전히 유효한 것이고, 또한 증권거래법 제8조 제1항 에 의한 유가증권발행신고서 제출의무는 국내 발행시장에서 모집에 응하는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임에 비추어 볼 때, 국내 투자자가 유통시장에서 그 이면약정에 따라 이를 다시 인수하였는지 여부를 불문하고 해외에서 발행된 전환사채에 대하여는 증권거래법 제8조 제1항 에 의한 유가증권발행신고서 제출의무가 인정되지 아니한다.

피 고 인

피고인 1외 2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법무법인 대일 담당변호사 정갑성외 3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주식의 시세조작에 관한 사실오인의 점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에 명시된 증거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 1이 공소외 1 주식회사의 이 사건 해외전환사채 발행과 관련하여 가장매매 및 허위매수주문 등의 방법으로 공소외 1 주식회사의 주가를 35,000원 이상으로 유지하기 위하여 2000. 7. 21.경부터 2001. 1.경까지 사이에 원심 공동피고인 (이름 생략)에게 위 주가조작용 자금으로 합계 5억 5,000만 원을 제공한 사실을 인정하기에 충분하다. 같은 취지에서 위 피고인에 대한 원심 판시 제1항 증권거래법 위반의 점에 관하여 유죄를 선고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나. 업무상횡령에 관한 법리오해의 점

업무상횡령죄에 있어서 불법영득의 의사라 함은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보관하는 타인의 재물을 자기의 소유인 경우와 같이 처분하는 의사를 말하고, 여기서 ‘업무’란 법령, 계약에 의한 것뿐만 아니라 관례를 좇거나 사실상의 것이거나를 묻지 않고 같은 행위를 반복할 지위에 따른 사무를 가리키는 것으로서, 회사의 대표이사 혹은 그에 준하여 회사 자금의 보관이나 운용에 관한 사실상의 사무를 처리하여 온 자가 회사를 위한 지출 이외의 용도로 거액의 회사 자금을 가지급금 등의 명목으로 인출, 사용함에 있어서 이자나 변제기의 약정이 없음은 물론 이사회 결의 등 적법한 절차도 거치지 아니하는 것은 통상 용인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 대표이사 등의 지위를 이용하여 회사 자금을 사적인 용도로 임의로 대여, 처분하는 것과 다름없어 횡령죄를 구성한다고 볼 수 있다 ( 대법원 1994. 9. 9. 선고 94도619 판결 , 2001. 7. 10. 선고 2000도5597 판결 , 2004. 7. 9. 선고 2003도5831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에 명시된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 1은 공소외 1 주식회사의 상무이사이자 기획예산관리, 자금계획 및 운영계획, 주식관리 총괄 등을 공식 업무로 하는 경영기획본부장의 직책에 있으면서 합계 5억 5,000만 원이라는 거액의 회사 자금을 이용한 이 사건 주가조작행위를 전담하여 온 점, 위 주가조작용 회사 자금의 인출이 일시적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2000. 7.경부터 같은 해 10.경까지 3개월간 총 6회에 걸쳐 지속적으로 이루어졌음에도 회사로부터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아니한 점, 오히려 위 회사 자금을 이용한 주가조작의 행위는 그 주된 목적이 이 사건 해외전환사채에 부여된 추가조정전환가격조건 때문에 회사 주가 하락으로 인한 전환주식수의 증가와 그에 따른 공소외 1 주식회사의 지배주주인 위 피고인 일가의 지분율 감소 방지라고 하는 사적 이익을 위한 것이었음에도 이자부담이 없는 업무가불의 형식으로 금원을 인출하고, 그 중 2억 원은 공소외 1 주식회사 부사장의 이름으로 인출하는 등 각종 편법을 이용함은 물론 거액의 금원 대차와 같이 이사와 회사 사이의 이해상반의 거래에 있어 통상 요구되는 상법 제398조 소정의 이사회 승인도 거치지 아니한 점, 위 피고인 일가가 공소외 1 주식회사의 주식 중 66.90%의 지분을 보유하면서 위 피고인의 부친인 공소외 2가 대표이사직을, 위 피고인이 상무이사직을 맡는 등 사실상 회사의 지배 및 경영권을 독점하였던 점 등의 사실이 인정된다. 이에 비추어 보면 위 피고인이 이 사건 주가조작의 범행 당시에 관련 회사 자금의 관리 및 집행 등의 사무 전반을 사실상 처리하여 왔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할 것이고, 나아가 앞서 본 자금인출의 과정 및 용도 등에 비추어 위 회사 자금을 인출하여 주가조작 자금으로 사용한 위 피고인의 행위는 불법영득의사에 기한 것으로서 업무상횡령죄를 구성한다 할 것이다. 같은 취지에서 위 피고인에 대한 원심 판시 제2의 가항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의 점에 관하여 유죄를 선고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다. 다만, 직권으로 판단하건대, 위 피고인에 대한 범죄사실 중에는 구 증권거래법(2001. 3. 28. 법률 제642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09조 제1호 , 제8조 제1항 소정의 유가증권발행신고서 미제출로 인한 증권거래법 위반의 점이 포함되어 있고 원심은 이에 대하여 위 증권거래법의 규정을 적용, 처단하고 있다. 그러나 아래의 피고인 2 등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해외전환사채 발행에 있어서는 위 유가증권발행신고서 제출의무가 인정되지 아니한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위 신고서 제출의무가 인정됨을 전제로 증권거래법 위반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는바,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관련 법률을 잘못 해석, 적용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고 이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할 것인데 원심은 이 부분 범죄사실을 위 피고인의 다른 죄와 경합범으로 처단하였으므로 위 피고인에 대한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를 면할 수 없다.

2. 피고인 2와 피고인 3 회계법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무허가 증권업 영업으로 인한 증권거래법 위반의 점

증권거래법은 유가증권의 발행과 매매 기타의 거래를 공정하게 하여 유가증권의 유통을 원활히 하고 투자자를 보호함으로써 국민경제의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서 같은 법 제2조 제8항 소정의 증권업은 유가증권의 매매, 위탁매매, 매매의 중개 또는 대리, 유가증권시장, 협회중개시장 또는 이와 유사한 외국에 있는 시장에서의 매매거래에 관한 위탁의 중개, 주선 또는 대리, 유가증권의 인수, 매출, 모집 또는 매출의 주선을 하는 영업을 말하고 증권거래법에서 증권업을 허가제로 하고 있는 이유도 일반 투자자를 보호하고 국민경제의 발전에 기여하기 위하여 증권업자의 인적, 물적, 재산적 요건을 심사하고 재무건전성과 건전한 영업질서의 준수 여부를 감독하기 위한 것인바, 증권업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하여는 영리의 목적과 동종의 행위를 반복하는지 여부 외에 위 영업형태에 따라 증권발행 여부, 판매단에 참가하거나 증권인수 여부, 주문에 응하기 위하여 증권의 재고를 유지하는지 여부, 상대방의 청약을 유인하는지 여부, 스스로 매매업자나 시장조성자로 광고하는지 여부, 부수적으로 투자자문을 제공하는지 여부, 타인의 돈이나 증권을 취급하거나 타인을 위하여 증권거래를 수행하는지 여부, 지속적인 고객을 확보하는지 여부, 타인을 위하여 거래에 참가하는지 여부 등의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2. 6. 11. 선고 2000도357 판결 참조).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에 명시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 3 회계법인이 2000. 8. 23.경 공소외 1 주식회사와 사이에 이 사건 해외전환사채 발행과 관련한 용역계약을 체결하면서 피고인 3 회계법인이 처리할 용역의 범위는 공소외 1 주식회사에 투자하고자 하는 투자자 발굴 및 접촉(제1조) 등으로 하고, 피고인 3 회계법인은 용역 착수일로부터 3주 이내에 기업소개서의 검토를 완료하고 투자자 유치에 착수하며(제4조), 용역의 대가는 성공보수 지급시에 차감하는 진행수수료 1,000만 원 외에 성공보수로서 피고인 3 회계법인의 노력으로 유치한 자본금액의 2.5%로 산정하고, 타 기관과의 공동작업에 의한 자금유치방식을 채택할 시에는 성공보수의 1% 이하의 금액을 선정기관에 지급하되 피고인 3 회계법인에게 지급할 성공보수에서 차감하기로 약정한 사실, 피고인 3 회계법인은 위 용역계약 체결 이후 같은 해 9. 말경까지 공소외 1 주식회사에 대한 기업분석, 기업설명서 등의 작성과 이를 기초로 한 엘지증권 주식회사, 현대투자신탁증권 주식회사, 메리츠증권 주식회사 등 이 사건 해외전환사채를 유관 해외 투자자들 명의로 실제 인수하기로 한 국내투자자들과의 협상을 거쳐 일부 대략적인 형태로나마 인수금액과 방법 및 조건에 관한 세부내용을 공소외 1 주식회사의 승낙하에 결정한 다음 위 해외전환사채 발행에 필요한 공소외 1 주식회사의 이사회 결의 및 관련 공시절차에 이어 같은 해 10. 4.경 비로소 증권거래법 소정의 허가 증권업체인 리젠트증권 주식회사를 위 해외전환사채의 발행주간사로 선정하여 2000. 10. 25.자로 총 750만 불 규모의 해외전환사채의 인수를 위한 공식 절차를 마친 사실, 리젠트증권의 선정 및 수수료 배분 논의는 공소외 1 주식회사의 관여 없이 피고인 3 회계법인에 의하여 이루어졌고, 리젠트증권은 위 국내투자자들과 피고인 3 회계법인 사이의 인수협상의 과정에 참여한 바가 없을 뿐만 아니라 별도로 이 사건 해외전환사채를 인수할 국내외 투자자를 모집하지도 못한 사실, 공소외 1 주식회사는 피고인 3 회계법인이 위 용역계약에 따라 회사분석자료 작성, 투자자 물색 등 이 사건 해외전환사채 발행에 관한 모든 업무를 주선하는 것으로 하여 그 대가로 피고인 3 회계법인에게 지급할 해외전환사채 인수액 2.5% 상당의 수수료에는 주간사에 지급할 수수료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던 사실 등이 인정된다. 이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3 회계법인의 상무이사로서 피고인 3 회계법인이 행한 위 해외전환사채 발행 및 인수 관련 제반 업무를 실제로 담당한 피고인 2의 행위는 증권거래법 제2조 제8항 소정의 유가증권 모집의 주선으로서 증권업 영업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고, 그 과정에서 피고인 3 회계법인이 재무자문사의 명칭을 내세우고 그 업무도 동시에 수행하였다거나 위와 같은 투자자 모집에 관한 실질적 협상에 관여한 바 없는 허가 증권업체를 관계 법령상의 요건 구비의 의도로써 선정, 참가시킨 일이 있다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같은 취지에서 이 부분 증권거래법 위반의 점에 관하여 유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위법이 없다.

나. 미신고 유가증권모집 주선으로 인한 증권거래법 위반의 점

상장회사가 해외에서 해외투자자를 상대로 전환사채를 공모함에 있어서 내국인이 최초 인수자인 해외투자자로부터 재매수하기로 하는 이면계약을 체결하였다 할지라도 해외투자자와 발행회사 사이의 투자계약은 여전히 유효한 것이고, 또한 증권거래법 제8조 제1항 에 의한 유가증권발행신고서 제출의무는 국내 발행시장에서 모집에 응하는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임에 비추어 볼 때, 국내 투자자가 유통시장에서 그 이면약정에 따라 이를 다시 인수하였는지 여부를 불문하고 해외에서 발행된 전환사채에 대하여는 증권거래법 제8조 제1항 에 의한 유가증권발행신고서 제출의무가 인정되지 아니한다 ( 대법원 2004. 6. 17. 선고 2003도7645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해외전환사채는 형식적으로는 아일랜드 소재 법인인 FRP(The Fifth Rose Portfolio), 말레이시아 소재의 CCMI(Connacht Capital Market Investment Ltd), 일본 소재의 JJ(Jeferies Japan Ltd)가 각 그 판시 금액 상당을 인수하는 해외발행 전환사채로서의 형식을 취하였으나 실질에 있어서는 그 취득 권유나 취득 결정 등이 국내에서 이루어지는 등 국내 법인인 위 엘지증권, 현대투자신탁증권, 메리츠증권이 각 유관 외국 소재 법인의 명의를 빌려 인수한 것에 다름 아닌 이상 위 해외전환사채의 모집은 국내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증권거래법 제8조 제1항 소정의 유가증권발행신고서 제출의무가 존재한다 할 것임에도 이를 어긴 이상 위 피고인 및 그 사용자인 피고인 3 회계법인은 위 증권거래법 위반의 죄책을 면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앞서 본 법리 및 관련 법령의 해석에 비추어 위와 같은 이면약정이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는 해외투자자와 발행회사 사이의 법률상 유효한 인수계약의 형식을 갖추어 해외에서 발행, 인수된 전환사채에 대하여 위 증권거래법상의 유가증권발행신고서 제출의무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유가증권발행신고서 제출의무가 존재함을 전제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증권거래법 제8조 제1항 에 의한 유가증권발행신고서 제출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고,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가 있다 할 것인데, 원심은 이 부분 범죄사실을 위 피고인들의 다른 죄와 경합범으로 처단하였으므로 위 피고인들에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를 면할 수 없다.

3.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승태(재판장) 강신욱(주심) 고현철 김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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