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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5다27195 판결
[매매대금][미간행]
판시사항

[1] 민사소송법 제173조 제1항 에 규정된 ‘당사자가 책임을 질 수 없는 사유’의 의미

[2] 판결정본이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송달되어 확정된 이후에야 비로소 피고가 그 소제기의 사실을 알게 된 경우, 상소제기의 불변기간을 준수하지 못한 책임이 피고에게 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소극)

원고, 피상고인

홍연기

피고, 상고인

박진식 (소송대리인 변호사 임종윤외 1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1. 원심은 그 채용 증거에 의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추후 보완 항소의 적법 여부에 관하여 판단하기를, 제1심법원은 피고에게 소장 부본을 피고의 주소지로 적법하게 송달하였고 그 후 선고기일통지서가 같은 곳으로 송달불능되자 이를 등기우편에 의한 발송송달을 한 후에 판결을 선고하였으며 판결정본이 송달불능되자 피고의 주소를 알 수 없는 경우로 보아 이를 적법하게 공시송달한 것인바, 당초 소장 부본부터 통상의 송달이 불가능하여 공시송달의 방법에 의하여 소송서류를 송달하는 경우와는 달리, 일단 소장 부본을 적법하게 송달받은 피고로서는 스스로 제1심법원에 문의하여 소송의 진행상태를 알아보는 것은 물론 만약 그 주소가 변경되었다면 그 사실도 즉시 법원에 신고하여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를 게을리 하여 선고기일통지서가 발송송달의 방법에 의하여 송달되고 판결정본이 공시송달의 방법에 의하여 송달되게 됨으로써 피고가 판결선고 결과 및 판결정본의 송달일을 제대로 알 수 없었으며 그로 인해 불변기간인 항소기간을 준수할 수 없게 되었으므로 피고 자신이 책임을 질 수 없는 사유로 항소기간을 준수할 수 없었던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어 이 사건 추후 보완 항소는 부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

민사소송법 제173조 제1항 은 당사자가 책임을 질 수 없는 사유로 말미암아 불변기간을 지킬 수 없었던 경우에는 그 사유가 없어진 날부터 후 2주일 내에 게을리 한 소송행위를 보완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서 ‘당사자가 책임을 질 수 없는 사유'라 함은 당사자가 소송행위를 하기 위하여 일반적으로 하여야 할 주의의무를 다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기간을 지킬 수 없었던 사유를 가리키는 것이다. 판결정본이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피고에게 송달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과실 없이 그 판결의 송달을 알지 못한 것이라고 보아야 하고, 다만 이 경우 피고가 소송이 계속된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면 피고에게는 소송의 진행 상황을 조사할 의무가 있으므로 피고가 법원에 소송의 진행 상황을 알아보지 않았다면 과실이 없다고 할 수 없겠지만, 피고가 소송계속 사실을 처음부터 알지 못한 채 판결이 선고되었고 판결정본이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피고에게 송달되어 확정된 이후에야 비로소 피고가 그러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가 상소제기의 불변기간을 지키지 못한 것은 피고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말미암은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기록에 의하면, 제1심법원은 법정경위로 하여금 이 사건 소장 부본 등 소송서류를 피고의 주소지로 송달하도록 하여 법정경위가 2003. 6. 10. 19:20경 송달장소인 피고의 주소지에 갔으나 그곳에서 피고를 만나지 못하자, 법정경위는 피고와 동거하는 아들인 박중남(당시 10세 5개월 남짓이었다)에게 이 사건 소장 부본 등 소송서류를 교부한 사실, 당시 컴퓨터게임에 몰두하고 있던 박중남은 위 서류를 받은 즉시 헌 신문을 모아두는 곳에 둔 다음 이러한 사실을 깜빡 잊어버리고 위 소장 부본 등을 피고에게 전달하여 주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소송서류가 법원으로부터 왔다는 사실 자체도 피고에게 알려주지 아니한 사실, 피고는 2003. 7. 31.경 하남시 창우동 (상세주소 생략)으로 이사하였고 이러한 사실을 알지 못한 제1심법원은 피고의 종전주소지로 판결선고기일통지서를 송달하였으나 송달불능이 되자 곧바로 피고의 종전주소지로 등기우편으로 판결선고기일통지서를 발송함으로써 송달을 하였으며, 판결정본 역시 통상의 방법에 의한 송달이 불능되자 2003. 9. 15. 공시송달을 한 사실, 피고는 2003. 12. 31. 피고 소유 부동산에 관한 근저당권자인 농협으로부터 피고 소유 부동산에 대한 강제경매절차가 진행중이라는 사실을 전해듣고 2004. 1. 2. 제1심법원을 방문하여 소송기록열람을 통해 이 사건 제1심판결의 선고사실과 공시송달에 의한 송달사실을 알게 되었고, 바로 원고를 소송사기죄로 고소한 다음 2004. 1. 16. 이 사건 항소제기를 추후 보완한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피고는 이 사건 소송이 제기된 사실을 알지 못하였음이 분명하고, 그렇다면 피고에게 이 사건 소송의 진행 상황을 조사할 의무를 부과할 수 없으므로, 피고가 제1심법원에 소송의 진행 상황을 알아보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피고에게 귀책사유가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 사건 소장 부본 등을 피고의 아들이 영수하여 송달의 효력이 발생하였음을 이유로, 피고에게 제1심법원에 문의하여 소송의 진행상태를 알아보는 것은 물론 주소가 변경된 사실을 즉시 법원에 신고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인데 피고가 이러한 조치를 게을리 하여 판결선고 결과 및 판결정본의 송달일을 제대로 알 수 없었고 그로 인해 불변기간인 항소기간을 준수할 수 없게 되었다고 판단하고 말았으니, 원심의 이러한 판단에는 소송행위의 추후보완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정당하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승태(재판장) 이규홍 박재윤(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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