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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2다59764 판결
[보증채무금][공2005.9.15.(234),1477]
판시사항

[1] 건설산업기본법에 의하여 건설공제조합이 조합원의 계약보증금 지급채무를 보증하는 보증계약의 법적 성질 및 보증채권자가 주계약상의 이행기를 보증기간 이후로 연기하여 준 경우, 조합원이 변경된 주계약상의 이행기일에 이행을 하지 않은 것이 보증금 지급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2] 공사수급인의 연대보증인이 부담하는 지체상금 지급의무는 주채무자인 공사수급인이 지급하여야 할 지체상금의 범위에 부종하는 것이므로, 이른바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서 지체상금액이 과다한지 여부는 주채무자인 공사수급인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지 연대보증인을 중심으로 판단할 것은 아니라고 한 사례

[3] 건설공사 도급계약에 있어서 지체상금 약정의 적용 범위를 결정하는 기준

[4] 도급인에게 수급인의 손해배상채무를 연대보증한 사람과의 관계에서 그 손해배상채무의 발생이나 확대를 방지하는 도급계약상의 각종 장치를 적절히 가동하여 예상 밖으로 손해배상의 범위가 확대되는 것을 방지할 신의칙상의 의무가 있는지 여부(적극) 및 도급인이 고의 또는 과실로 그러한 장치의 가동을 불가능하게 하여 손해배상채무가 확대된 경우, 연대보증인의 책임이 감면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라 건설공제조합이 조합원으로부터 보증수수료를 받고 조합원이 다른 조합원 또는 제3자와 도급계약을 체결하여 부담하는 계약보증금 지급채무를 보증하는 보증계약은 그 성질에 있어서 조합원 상호의 이익을 위하여 영위하는 상호보험으로서 보증보험과 유사한 것이라고 할 것이므로 이에 대하여도 보험에 관한 법리가 적용되고, 따라서 보증채권자가 조합원에게 그 이행기를 보증기간 이후로 연기하여 준 경우에는 이로써 건설공제조합의 보증계약상의 보증기간도 당연히 변경된다고 할 수는 없으며 연기된 이행기일이 보증기간 이후로 된 이상 비록 조합원이 변경된 주계약상의 이행기일에 이행을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는 보증사고가 보증기간 이후에 발생한 것이어서 보증금 지급사유에 해당되지 아니한다.

[2] 공사수급인의 연대보증인이 부담하는 지체상금 지급의무는 주채무자인 공사수급인이 지급하여야 할 지체상금의 범위에 부종하는 것이므로, 이른바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서 지체상금액이 과다한지 여부는 주채무자인 공사수급인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지 연대보증인을 중심으로 판단할 것은 아니라고 한 사례.

[3] 도급계약에 있어서 지체상금 약정의 적용 범위를 정하는 것은 도급계약에 나타난 당사자 의사의 해석 문제로서, 당사자의 의사가 명확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약정의 내용과 약정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당사자가 이로써 달성하려는 목적, 거래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하고, 특히 건설공사 도급계약의 경우 지체상금 약정을 하는 것은 공사가 비교적 장기간에 걸쳐 시행되기 때문에 그사이에 공사의 완성에 장애가 된 사정이 발생할 가능성이 많으므로 이러한 경우에 대비하여 도급인의 손해액에 대한 입증 곤란을 덜고 손해배상에 관한 법률관계를 간이화할 목적에서라는 점을 감안하여 당사자의 의사를 합리적으로 해석한 다음 그 적용 여부를 결정하여야 한다.

[4] 지체상금과 같은 공사도급계약상의 손해배상채무는 그 발생이 불확실하고 범위 역시 불확정적이어서 경우에 따라서는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거액에 달할 수도 있는 것이므로, 그러한 채무를 연대보증하는 사람으로서는 당해 도급계약을 검토하여 채무의 발생가능성과 그 범위를 미리 예측한 바탕 위에서 연대보증을 하는 것이 통상적이고, 이 경우 그 도급계약에 손해배상채무의 발생이나 확대를 방지하는 장치가 마련되어 있다면 그러한 장치는 일종의 담보적 기능을 하는 극히 중요한 사항으로서 연대보증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당사자들은 그 장치가 도급계약상의 취지대로 가동될 것을 당연한 전제로 하여 예후를 가늠하게 될 것인데, 일반적으로 그러한 장치는 도급계약의 직접 당사자인 도급인에게만 이를 가동할 권한이 있을 뿐 연대보증인에게는 아무런 권한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위와 같은 거래상의 신뢰관계에 비추어 도급인으로서는 연대보증인과의 관계에서 손해배상채무의 발생이나 확대를 방지하는 도급계약상의 각종 장치가 그 취지대로 가동되도록 적절히 권한을 행사함으로써 예상 밖으로 손해배상의 범위가 확대되는 것을 방지할 신의칙상의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고, 만일 도급인이 고의 또는 과실로 그러한 장치의 가동을 불가능하게 하여 손해배상채무가 확대되었다면 그 한도 안에서 연대보증인은 책임을 면한다고 해석함이 상당한바, 이러한 법리는 채권자의 고의 또는 과실로 담보가 상실 또는 감소된 경우 보증인 등의 책임을 감면하도록 한 민법 제485조 로부터 유추될 수 있다.

원고,상고인겸피상고인

한국부동산신탁 주식회사의 소송수계인 파산자 한국부동산신탁 주식회사의 파산관재인 원고 1 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광장 담당변호사 오창석 외 1인)

피고,피상고인겸상고인

삼광기업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화우 담당변호사 노경래 외 2인)

피고,피상고인

건설공제조합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천지인 담당변호사 유철균)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 삼광기업 주식회사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한다. 원고의 피고 건설공제조합에 대한 상고를 기각한다. 원고와 피고 건설공제조합 사이에 생긴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원심의 조치

가. 원심이 인정한 주요 사실관계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용 증거를 종합하여, 원고와 제1심 공동피고 대왕건설 주식회사(이하 '대왕건설'이라 한다)는 1997. 3. 20. 원심 판시의 공사도급계약(이하 '이 사건 도급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피고 삼광기업 주식회사(이하 '피고 삼광기업'이라 한다)는 대왕건설의 연대보증인이 된 사실, 대왕건설은 이 사건 도급계약상의 계약보증금을 납부하기 위하여 피고 건설공제조합으로부터 1997. 3. 21. 보증금액을 727,844,590원으로, 계약이행기일을 1997. 11. 19.로, 보증기간을 1997. 3. 20.부터 1998. 1. 18.까지로 각 하고 보증기간 종료 이후의 보증사고에 대하여는 보증책임을 부담하지 아니한다는 특기사항이 붙은 계약보증서를 발급받아 원고에게 교부한 사실, 그 후 원고와 대왕건설은 당초의 공사기한인 1997. 11. 19.에 이르러 이 사건 도급계약의 내용 중 건축면적과 연면적을 다소 증가시킴과 동시에 공사기한을 1998. 5. 20.까지로 연장하고 계약금액을 8,509,600,000원으로 증액함을 주요 골자로 하는 계약 변경의 합의를 하였는데(이하 '변경 합의'라고 한다), 피고 삼광기업은 위 변경 합의에 있어서도 대왕건설을 연대보증한 사실, 그런데 대왕건설은 위 공사를 진행하던 중 1997. 10. 22.에 1차 부도, 같은 달 30.에 2차 부도를 내었고, 2차 부도 이후에는 거의 공사 진행을 하지 않고 있다가 급기야 1997. 12. 17.에 이르러 공사를 중단하였으며, 결국 1998. 1. 24. 최종 부도 처리된 사실, 이에 원고는 1998. 4. 2. 대왕건설로부터 시공포기각서를 받고 그 때까지의 기성고에 대한 최종 타절 정산을 한 다음 1998. 4. 25. 이 사건 도급계약을 해지한 사실을 각 인정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위 인정의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원심은 피고들에 대한 원고의 청구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각 판단하였다.

(1) 먼저, 피고 건설공제조합이 발급한 위 보증서에 기하여 같은 피고에 대해 계약보증금의 지급을 구하는 청구에 대하여 원심은, 원고와 대왕건설 사이의 위 변경 합의에 의하여 공사기한이 연장되었으므로 이 사건에 있어서의 보증사고, 즉 대왕건설의 채무불이행 여부는 이 사건 도급계약상의 당초의 공사기한이 아니라 연장된 공사기한인 1998. 5. 20.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인데, 공사 진행중에 1, 2차 부도 및 공사 중단이 있었다고 하여 그 때에 대왕건설의 채무불이행이 발생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고 그 채무불이행은 대왕건설이 최종 부도처리되어 연장된 공사기한까지 완공할 가능성이 없음이 명백해진 시점인 1998. 1. 24.에 발생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므로 대왕건설로서는 당초의 공사기한인 1997. 11. 19.은 물론, 보증기간 만료일인 1998. 1. 18.까지도 채무불이행을 한 바 없으니 보증기간 내에 보증사고가 발생하였다고 할 수 없고, 또한 피고 건설공제조합이 위 변경 합의에 따른 공사기한 연장이나 추가 계약보증을 하지 않은 이상 이 사건 도급계약상의 공사기한이 연장되었다고 하여 대왕건설과 피고 건설공제조합 사이의 계약보증서상의 보증기간도 당연히 연장된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 위 계약보증서의 특기사항 및 약관에 따라 피고 건설공제조합으로서는 약정 보증기간 이후에 발생한 보증사고에 대하여는 계약보증금의 지급의무가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2) 다음, 공사지연으로 인한 지체상금이 보증금을 초과할 때에는 보증금은 원고에게 귀속된다는 약정에 따라 연대보증인인 피고 삼광기업에 대해 보증금의 지급을 구하는 청구에 대하여, 원심은 아래 (가) 내지 (라)의 논거에 의하여 피고 삼광기업에게 4억 원의 지급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가) 우선 대왕건설의 부도 및 공사중단으로 인하여 위 상가신축공사의 완공이 지연되었으므로 피고 삼광기업은 대왕건설의 연대보증인으로서 원고에게 이 사건 도급계약이 정하는 바에 따라 지체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그 지체상금 발생의 시기(시기)는 약정된 공사기한 다음날이고, 종기(종기)는 수급인의 부도 또는 공사중단 등 도급계약상 해제·해지사유가 있어 도급인이 이를 해제·해지할 수 있었을 때(현실로 도급계약을 해제·해지한 때가 아니다.)를 기준으로 하여 도급인이 다른 업자에게 의뢰하여 같은 건물을 완공할 수 있었던 시점이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위 변경 합의에 의하여 공사기한이 1997. 11. 19.에서 1998. 5. 20.로 연장되었으니 결국 지체상금 발생의 시기(시기)는 연장된 공사기한이 끝난 1998. 5. 21.이라고 할 것이고, 한편 대왕건설이 최종 부도처리된 1998. 1. 24.경에는 공사기한까지 공사를 완공할 가능성이 없음이 명백하게 되어 원고로서는 그 때 이 사건 도급계약을 해지할 수 있었다고 볼 것이고 그로부터 6개월이면 다른 업자를 선정하여 잔여 공사를 마칠 수 있었다고 보여지므로 결국 지체상금 발생의 종기는 1998. 7. 24.이라 할 것이다.

(다) 따라서 총 지체일수는 1998. 5. 21.부터 같은 해 7. 24.까지 65일이라 할 것이어서 그에 해당하는 계약상의 지체상금은 733,098,983원이 되는바, 그 금액이 계약보증금인 727,844,590원을 초과하므로, 지체상금이 계약보증금 상당액에 달하는 때에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계약을 해제 또는 해지하고 계약보증금을 원고에게 귀속시킬 수 있다는 계약일반조건 제20조 제6항에 따라 피고 삼광기업은 위 지체상금 중 계약보증금 해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라) 그러나 지체상금의 법적 성질은 손해배상의 예정으로서 그 금액이 부당하게 과다한 경우에는 민법 제398조 제2항에 의해 이를 감액할 수 있고, 이 사건의 경우 위 보증금 상당의 지체상금은 원심 판시의 여러 사정에 비추어 부당하게 과다하다고 인정되어 이를 4억 원으로 감액함이 상당하므로 결국 피고 삼광기업은 4억 원을 원고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먼저 원고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판단한다.

가. 피고 건설공제조합에 대한 부분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라 건설공제조합이 조합원으로부터 보증수수료를 받고 조합원이 다른 조합원 또는 제3자와 도급계약을 체결하여 부담하는 계약보증금 지급채무를 보증하는 보증계약은 그 성질에 있어서 조합원 상호의 이익을 위하여 영위하는 상호보험으로서 보증보험과 유사한 것이라고 할 것이므로 이에 대하여도 보험에 관한 법리가 적용되고, 따라서 보증채권자가 조합원에게 그 이행기를 보증기간 이후로 연기하여 준 경우에는 이로써 건설공제조합의 보증계약상의 보증기간도 당연히 변경된다고 할 수는 없으며 연기된 이행기일이 보증기간 이후로 된 이상 비록 조합원이 변경된 주계약상의 이행기일에 이행을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는 보증사고가 보증기간 이후에 발생한 것이어서 보증금 지급사유에 해당되지 아니한다 할 것이다( 대법원 2001. 2. 13. 선고 2000다5961 판결 참조). 당초 약정된 공사기간이 경과하기 전에 그에 관한 변경 합의가 이루어진 이 사건에 있어, 원심이 앞서 본 사실인정을 기초로 대왕건설의 채무불이행이 위 보증서의 보증기간 내에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이러한 법리에 기한 것으로서 옳고, 나아가 원고와 대왕건설 사이의 위 변경 합의가 피고 건설공제조합의 추가 계약보증을 조건으로 한 것이라고 볼 증거가 없으므로 그에 관한 추가보증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하여 그 변경 합의를 해제할 수는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해제 주장을 배척한 원심의 조치 역시 아무 잘못을 발견할 수 없다. 따라서 이 부분에 관한 법리오해 및 채증법칙 위반의 상고논지는 이유 없다.

나. 피고 삼광기업에 대한 부분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지체상금을 감액함에 있어 그 액수가 부당하게 과다하다고 볼 사유로서, 원래 피고 삼광기업은 대왕건설과 아무런 보증관계 등이 없었음에도 피고 삼광기업의 대표이사와 친분관계 있는 사람의 부탁에 의하여 별다른 대가 없이 대왕건설을 연대보증하게 된 점, 원고가 이 사건 도급계약상 매 3개월 단위로 기성고의 50%만을 지급한다는 지급조건에 위반하여 대왕건설에게 기성고의 100%를 기성금으로 지급하였고, 더군다나 제3회 기성금을 지급한 때는 대왕건설이 이미 2차 부도까지 난 상황으로 공사를 계속하기 불투명한 상황이었고, 제2회 기성금을 지급한 지 3개월이 경과되지 않았음에도 이 사건 공사도급계약을 해제하는 대신에 기성고의 100%를 모두 지급한 다음 위 변경 합의를 한 점, 제3회에 지급한 기성금의 액수가 806,300,000원으로서 계약보증금 727,844,590원을 초과하므로 원고가 위 변경 합의를 하지 않고 이 사건 도급계약을 해제하였다면 위 제3회 기성금을 계약보증금 명목으로 원고에게 귀속시킬 수 있었던 점, 피고 삼광기업이 위와 같은 원고의 계약위반 등을 이유로 하여 이 사건 연대보증을 이행하지 않게 된 점 등을 주요 사유로 적시하고 있다.

그러나 원심이 거시하고 있는 위 사유들은 이른바 손해배상의 예정으로서 지체상금액이 과다한지 여부를 가리는 데 있어 참작할 사유가 될 수 없다. 왜냐하면 피고 삼광기업은 연대보증인에 불과하여 그가 부담하는 지체상금 지급의무는 주채무자인 대왕건설이 지급하여야 할 지체상금의 범위에 부종하는 것이므로, 지체상금이 과다한지 여부는 어디까지나 주채무자인 대왕건설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지 연대보증인인 피고 삼광기업을 중심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원심이 거시하고 있는 위 사유는 모두 연대보증인인 피고 삼광기업과의 사이에서만 문제될 사항일 뿐 주채무자인 대왕건설과의 관계에서는 감액 사유로 삼을 수 없는 것임이 내용상 명백하므로, 이러한 사유를 주요한 이유로 삼아 지체상금을 감액한 원심은 손해배상 예정액의 감액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을 범하였다 할 것이고, 따라서 이 점을 지적하는 원고의 상고 논지는 이유 있다.

3. 피고 삼광기업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본다.

가. 제1점 및 제6점에 관하여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 삼광기업의 지체상금 지급의무를 인정한 것은 "대왕건설의 원고에 대한 지체상금 지급의무는 피고 삼광기업의 보증 범위에 속하지 않는다."거나 "피고 삼광기업과 원고와의 연대보증계약은 적법하게 해제되었거나 해제한다."라는 취지의 피고 삼광기업의 각 주장을 배척하는 취지가 전제되어 있는 것이므로, 원심 판시에 위 각 주장에 대한 판단을 누락한 위법이 있다는 상고논지는 이유 없다.

나. 제2점에 대하여

도급계약에 있어서 지체상금 약정의 적용 범위를 정하는 것은 도급계약에 나타난 당사자 의사의 해석 문제로서, 당사자의 의사가 명확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약정의 내용과 약정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당사자가 이로써 달성하려는 목적, 거래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하고, 특히 건설공사 도급계약의 경우 지체상금 약정을 하는 것은 공사가 비교적 장기간에 걸쳐 시행되기 때문에 그사이에 공사의 완성에 장애가 된 사정이 발생할 가능성이 많으므로 이러한 경우에 대비하여 도급인의 손해액에 대한 입증 곤란을 덜고 손해배상에 관한 법률관계를 간이화할 목적에서라는 점을 감안하여 당사자의 의사를 합리적으로 해석한 다음 그 적용 여부를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 ( 대법원 1999. 1. 26. 선고 96다6158 판결 참조).

같은 취지에서 원심이, 이 사건 지체상금 약정이 수급인인 대왕건설이 약정한 기간 내에 공사를 완공하지 아니한 경우는 물론이고 대왕건설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이 사건 도급계약이 해제되고 그에 따라 도급인인 원고가 수급인을 다시 선정하여 공사를 완공하느라 완공이 지체된 경우에도 적용된다고 판단한 것은 옳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도급계약이 해지된 경우에 있어서의 지체상금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대법원판례를 위반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대법원 1989. 9. 12. 선고 88다카15901, 15918 판결 은 그 사안에서의 당해 도급계약의 해석에 관한 것이므로 사안을 달리하는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다. 상고이유 제3점에 관하여

지체상금 산정에 있어서 '도급계약을 해제할 수 있었던 때'는 간접사실에 불과하므로, 법원으로서는 당사자의 주장에 구속되지 아니하고 이를 인정할 수 있는 것이고, 한편 관계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가 이 사건 도급계약을 해지할 수 있었던 때가 대왕건설이 최종 부도처리된 1998. 1. 24.이라고 한 원심판단을 수긍할 수 있으므로, 결국 원심판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중대한 증거법칙 위배 및 이유모순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라. 상고이유 제4점에 대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도급계약에는 지체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금액에 기기성정산금 40억 원을 포함시키도록 정해져 있는바, 위 약정을 특별히 무효라고 볼 아무런 사유가 없으므로, 원심이 이 사건 지체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금액에 위 기기성정산금 40억 원을 포함시킨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지체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계약금액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마. 상고이유 제5점에 대하여

(1) 기록에 의하면 피고 삼광기업은 원심에서 다음과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한 바 있다. 즉, 원고가 대왕건설에 대해 위 공사에 대한 기성금을 지급함에 있어 이 사건 도급계약이 정한 지급조건에 따라 일정한 시기에 그 절반을 유보하고 지급하여야 할 것인데도 이를 위반하여 기성금의 대부분을 앞당겨 지급하였을 뿐 아니라 대왕건설이 부도난 상태인데도 실제 기성고보다 많은 기성금을 지급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정해진 조건대로 그 일부만을 지급하였더라면 지급 유보된 기성금과 상계하는 방법에 의해 소멸될 지체상금채무가 남게 된 것인바, 이는 채권자가 담보권을 훼손한 경우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민법 제485조 에 의하여 피고 삼광기업의 연대보증책임은 감면되어야 하고, 또한 위 계약조건에 위반되는 기성금의 지급은 연대보증인에 대한 관계에서 변제의 효력이 없으므로 민법 제434조 에 의하여 그 부분 채권으로써 이 사건 지체상금채무와 대등액에서 상계하며, 나아가 위와 같이 부당하게 기성금을 지급함으로써 대왕건설의 공사 중단 후 보증시공이행으로 수급인의 계약상의 권리를 향유하여야 할 피고 삼광기업으로 하여금 보증시공을 하지 못하게 하여 과다 지급한 기성금만큼의 손해를 입게 하였으므로 그 손해배상채권으로 위 지체상금 지급채무와 대등액에서 상계하는 바이니, 결국 어느 모로 보나 피고 삼광기업의 연대보증채무는 소멸하였다는 것이다.

위 주장에 대하여 원심은 그가 채택한 증거를 종합하여, 원고와 대왕건설은 이 사건 도급계약의 계약특수조건 제3조 및 제6조에서, 기성금은 매 3개월 단위로 지급하되 매회 기성금 지급시마다 확정기성의 50%만 지급하고, 나머지 50%는 공사 준공시까지 유보하되 유보금의 범위를 50% 내에서 조정할 수 있으며, 분양률이 사업투자비회수가 가능할 시점에는 분양금액 범위 내에서 원고와 대왕건설이 협의하여 기성금을 지급할 수 있으며, 공사의 진척이 만족스럽다고 판단될 때에는 유보금을 준공 이전에도 지급할 수 있도록 정한 사실 및 원고는 위 지급조건에도 불구하고 대왕건설에게 1997. 6. 23. 같은 달 18.까지의 기성률 26%에 해당하는 1,893,100,000원을 제1회 기성금으로, 같은 해 9. 24. 같은 달 22.까지 산정된 누적기성률 30.38%에서 위 기성률 26%를 제외한 부분에 해당하는 319,000,000원을 제2회 기성금으로, 같은 해 11. 13. 같은 달 8.까지 산정된 누적기성률 41.47%에서 위 누적기성률 30.38%를 제외한 부분에 해당하는 806,300,000원을 제3회 기성금으로 각 지급함으로써 결국 도합 3,018,400,000원의 기성금 전액을 지급한 사실을 각 인정하면서도, 원고가 대왕건설에게 과다한 기성금을 지급하였다고 하여 이것이 피고 삼광기업에 대한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가 된다고 볼 수는 없을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하여 피고 삼광기업이 실제로 어떠한 손해를 입었다고 보기도 어려우며, 또한 그러한 사유가 대왕건설의 완공지체로 인하여 발생한 지체상금 지급의무에 대한 피고 삼광기업의 연대보증의무를 감면시켜 주어야 하는 사유가 될 수도 없다는 이유로 그 주장을 배척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 지체상금과 같은 공사도급계약상의 손해배상채무는 그 발생이 불확실하고 범위 역시 불확정적이어서 경우에 따라서는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거액에 달할 수도 있는 것이므로, 그러한 채무를 연대보증하는 사람으로서는 당해 도급계약을 검토하여 채무의 발생가능성과 그 범위를 미리 예측한 바탕 위에서 연대보증을 하는 것이 통상적이고, 이 경우 그 도급계약에 손해배상채무의 발생이나 확대를 방지하는 장치가 마련되어 있다면 그러한 장치는 일종의 담보적 기능을 하는 극히 중요한 사항으로서 연대보증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당사자들은 그 장치가 도급계약상의 취지대로 가동될 것을 당연한 전제로 하여 예후를 가늠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그러한 장치는 도급계약의 직접 당사자인 도급인에게만 이를 가동할 권한이 있을 뿐 연대보증인에게는 아무런 권한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위와 같은 거래상의 신뢰관계에 비추어 도급인으로서는 연대보증인과의 관계에서 손해배상채무의 발생이나 확대를 방지하는 도급계약상의 각종 장치가 그 취지대로 가동되도록 적절히 권한을 행사함으로써 예상 밖으로 손해배상의 범위가 확대되는 것을 방지할 신의칙상의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고( 대법원 1992. 5. 12. 선고 92다4345 판결 참조), 만일 도급인이 고의 또는 과실로 그러한 장치의 가동을 불가능하게 하여 손해배상채무가 확대되었다면 그 한도 안에서 연대보증인은 책임을 면한다고 해석함이 상당한바, 이러한 법리는 채권자의 고의 또는 과실로 담보가 상실 또는 감소된 경우 보증인 등의 책임을 감면하도록 한 민법 제485조 로부터 유추될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

돌이켜 이 사건에 있어 원심도 인정한 바와 같이, 이 사건 도급계약이 기성금의 지급 시기를 일정한 기간 단위로 조정하고 기성금 일부의 지급을 공사 완공시까지 유보하도록 하는 등 일정한 조건하에서만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다면 그 취지는 불의의 공사 중단으로 인하여 수급인에게 지체상금 등의 손해배상채무가 발생할 경우에 대비하여 유보된 기성금에 의해 손해배상채무와 상계함으로써 도급인에게 손해가 발생하거나 그 손해가 확대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함에 목적의 일단이 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보여지니 만큼, 만일 원고가 고의 또는 과실로 위 조건과는 달리 대왕건설에게 기성금을 조기에 과다 지급하여 유보금을 남겨놓지 않음으로써 그 후에 발생한 대왕건설의 지체상금채무와 상계를 하지 못해 손해가 잔존 또는 확대되었다면 그 한도 안에서 연대보증인은 책임을 면한다고 보는 것이 위 법리에 부합하는 판단일 것이다.

(3)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기성금 지급에 관한 이 사건 도급계약 규정의 취지, 원고가 고의 또는 과실로 기성금을 정해진 지급조건에 어긋나게 지급하였는지 여부, 이를 제대로 지급하였다면 상계에 의해 대왕건설의 지체상금채무의 전부 또는 일부가 소멸될 수 있었는지 여부 등을 더 심리하여 피고 삼광기업의 면책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할 터인데도, 원고가 기성금을 과다 지급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 삼광기업의 연대보증채무에는 아무 영향이 없는 것으로 단정하고 그러한 조치에 나아가지 않은 원심판결에는 연대보증채무의 면책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심리를 미진한 잘못이 있다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 논지는 이유 있다.

바. 상고이유 제7점에 대하여

상고이유 제7점은 원심의 지체상금 감액이 너무 적어 부당하다는 데 있으나, 지체상금 감액에 관한 부분은 앞서 본 바와 같이 그에 대한 원고의 상고이유가 받아들여져 환송 후에 다시 심리할 사항이므로, 그 감액의 과소를 내용으로 하는 피고의 위 상고이유는 의미가 없어 판단을 생략한다.

사. 상고이유 제8점에 대하여

기록에 의하면, 원고가 피고 삼광기업에게 청구하고 있는 것은 '당초 보증금을 지급하였더라면 보증금의 귀속에 의해 정산될 금액 상당의 지체상금'이라고 해석되므로, 같은 취지에서 원심이 피고에게 그 지체상금의 지급을 명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처분권주의의 위배 또는 이유모순의 위법이 있다는 상고논지는 받아들일 것이 못 된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피고 삼광기업에 대한 부분은 원고의 상고이유와 피고 삼광기업의 상고이유 제5점을 받아 들여 이를 파기하고, 그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으로 환송하기로 하며, 원고의 피고 건설공제조합에 대한 상고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규홍(재판장) 이용우 박재윤 양승태(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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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2002.10.2.선고 2002나2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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