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대법원 2005. 5. 12. 선고 2004다68366 판결
[채무부존재확인][공2005.6.15.(228),927]
판시사항

[1] 파산 전에 파산자와 상대방 사이에 형성된 법률관계에 관하여 파산관재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 경우

[2] 파산자의 파산 전 담보상실을 이유로 그 범위 내에서 형식상 대출채무자의 파산관재인에 대한 면책을 인정한 원심의 판단을 수긍한 사례

[3] 대출절차상 편의를 위하여 명의를 대여한 형식상 주채무자의 보증책임 인정 기준

판결요지

[1] 파산자가 파산선고 전에 상대방과 통정한 허위의 의사표시를 통하여 가장채권을 보유하고 있다가 파산이 선고된 경우, 파산관재인은 민법 제108조 제2항 의 제3자에 해당하므로 상대방이 파산관재인에게 통정허위표시임을 들어 그 가장채권의 무효임을 대항할 수 없다 할 것이지만, 위 민법 제108조 제2항 과 같은 특별한 제한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채무의 소멸 등 파산 전에 파산자와 상대방 사이에 형성된 모든 법률관계에 관하여 파산관재인에게 대항할 수 없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며, 그 경우 파산자와 상대방 사이에 일정한 법률효과가 발생하였는지 여부에 대하여는 파산관재인의 입장에서 형식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파산자와 상대방 사이의 실질적 법률관계를 기초로 판단하여야 한다.

[2] 대출절차상의 편의를 위하여 대출채무자의 명의를 빌려준 자는 채권자의 파산관재인에 대하여는 통정허위표시로 대항하지 못하므로 대출금채무를 변제할 의무를 직접 부담하고, 그 채무를 변제할 경우 채권자인 파산자가 실채무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 및 이에 관한 담보권을 당연히 대위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으므로, 채권자가 파산 전에 위 채무에 관한 근저당권을 고의 또는 과실로 소멸시킨 경우, 형식상 주채무자는 근저당권의 소멸로 인하여 상환을 받을 수 없는 범위에서 채무를 면한다고 한 원심의 판단을 수긍한 사례.

[3] 대출절차상의 편의를 위하여 명의만을 대여한 것으로 인정되어 채무자로 볼 수 없는 경우, 그 형식상 주채무자가 실질적인 주채무자를 위하여 보증인이 될 의사가 있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형식상의 주채무자에게 실질적 주채무자에 대한 보증의 의사가 있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원고,피상고인

주식회사 오성전기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광장 담당변호사 박준서)

피고,상고인

파산자 주식회사 대한상호신용금고의 파산관재인 예금보험공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푸른 담당변호사 최주현 외 8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파산자가 파산선고 전에 상대방과 통정한 허위의 의사표시를 통하여 가장채권을 보유하고 있다가 파산이 선고된 경우, 파산관재인은 민법 제108조 제2항 의 제3자에 해당하므로 상대방이 파산관재인에게 통정허위표시임을 들어 그 가장채권의 무효임을 대항할 수 없다 할 것이지만, 위 민법 제108조 제2항 과 같은 특별한 제한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채무의 소멸 등 파산 전에 파산자와 상대방 사이에 형성된 모든 법률관계에 관하여 파산관재인에게 대항할 수 없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며, 그 경우 파산자와 상대방 사이에 일정한 법률효과가 발생하였는지 여부에 대하여는 파산관재인의 입장에서 형식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파산자와 상대방 사이의 실질적 법률관계를 기초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채용 증거들에 의하여, 이삭종합건설 주식회사(이하 '이삭건설'이라 한다)가 주식회사 대한상호신용금고(이하 '대한금고'라 한다)로부터 이 사건 금원을 차용하면서, 대한금고의 대표이사 및 원고와 사이에 대출채무자의 명의만 원고로 하되 그 대출금채무에 대하여 원고에게 책임을 지우지 않기로 합의하였던 사실, 이삭건설의 이사이자 지배주주인 소외 1과 그 처인 소외 2가 이 사건 대출금채무 등의 이행을 담보하기 위하여 그들 소유의 부동산에 원고 등을 채무자로 한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었는데, 대한금고가 그 부동산 중 일부에 대한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등기를 경료해 준 사실, 위 말소등기 직후 이삭건설에 부도가 발생하였고 이어서 대한금고 역시 파산선고를 받아 피고가 파산관재인으로 선임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는 파산관재인인 피고에 대하여는 위 통정허위표시로 대항하지 못하므로 파산재단에 속한 이 사건 대출금채무를 변제할 의무를 직접 부담하여 이를 변제할 정당한 이익이 있는 자에 해당하고, 나아가 변제할 정당한 이익이 있는 원고가 채무를 변제하는 경우에는 대한금고가 실채무자인 이삭건설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 및 이에 관한 담보권을 당연히 대위행사할 수 있을 것인데, 대한금고가 위와 같이 이 사건 대출금채무에 관한 담보권인 근저당권을 고의 또는 과실로 소멸시킴으로써 원고가 채무를 변제하더라도 근저당권을 대위할 수 없게 되었으므로, 결국 원고는 위 근저당권의 소멸로 인하여 상환을 받을 수 없는 범위에서 대한금고에 대한 채무를 면한다고 판단하였는바,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이와 같이 당사자 사이의 실질적 법률관계를 기초로 하여, 원고는 형식상으로는 이 사건 대출금채무에 대한 주채무자이지만 당사자 사이의 실질적인 관계에서는 최종적인 변제책임을 지는 주채무자가 아니라 그 채무를 변제할 경우 대한금고가 실채무자인 이삭건설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 및 이에 관한 담보권을 당연히 대위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통정허위표시나 민법 제481조 , 제485조 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칙 위배, 이유모순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대출절차상의 편의를 위하여 명의만을 대여한 것으로 인정되어 채무자로 볼 수 없는 경우, 그 형식상 주채무자가 실질적인 주채무자를 위하여 보증인이 될 의사가 있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형식상의 주채무자에게 실질적 주채무자에 대한 보증의 의사가 있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 ( 대법원 1996. 8. 23. 선고 96다18076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가 이 사건 대출금채무에 대하여 보증인적 지위에 있으므로 민법 제482조 에 의하여 물상담보 제공자인 소외 1, 소외 2에 대한 대위권 행사의 범위가 제한되어야 하고, 따라서 그 면책범위도 제한되어야 한다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대출금채무에 대하여 보증인적 지위에 있지 않다고 판단하여 이를 배척하였는바,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의사표시의 해석이나 민법 제482조 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고현철(재판장) 윤재식(주심) 강신욱 김영란

arrow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2004.10.26.선고 2002나47664
본문참조조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