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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4. 11. 11. 선고 2004다42166 판결
[중재판정취소][공2004.12.15.(216),2008]
판시사항

[1] 구체적인 중재조항이 중재합의로서 효력이 있는지 여부의 판단 기준

[2] 조정 또는 중재를 분쟁해결방법으로 정한 이른바 선택적 중재조항의 중재합의로서의 효력 유무(한정 적극)

판결요지

[1] 중재합의는 사법상의 법률관계에 관하여 당사자 간에 이미 발생하였거나 장래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의 전부 또는 일부를 법원의 판결에 의하지 아니하고 중재에 의하여 해결하도록 서면에 의하여 합의를 함으로써 효력이 생기는 것이므로, 구체적인 중재조항이 중재합의로서 효력이 있는 것으로 보기 위하여는 중재법이 규정하는 중재의 개념, 중재합의의 성질이나 방식 등을 기초로 당해 중재조항의 내용, 당사자가 중재조항을 두게 된 경위 등 구체적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2] 분쟁해결방법을 "관계 법률의 규정에 의하여 설치된 조정위원회 등의 조정 또는 중재법에 의한 중재기관의 중재에 의하고, 조정에 불복하는 경우에는 법원의 판결에 의한다."라고 정한 이른바 선택적 중재조항은 계약의 일방 당사자가 상대방에 대하여 조정이 아닌 중재절차를 선택하여 그 절차에 따라 분쟁해결을 요구하고 이에 대하여 상대방이 별다른 이의 없이 중재절차에 임하였을 때 비로소 중재합의로서 효력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일방 당사자의 중재신청에 대하여 상대방이 중재신청에 대한 답변서에서 중재합의의 부존재를 적극적으로 주장하면서 중재에 의한 해결에 반대한 경우에는 중재합의로서의 효력이 있다고 볼 수 없다.

원고,피상고인

한국철도시설공단 (소송대리인 변호사 채방은)

피고,상고인

두산산업개발 주식회사 외 2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율촌 담당변호사 신성택 외 2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중재법 제3조 제1호 는 "중재"라 함은 당사자 간의 합의로 사법상의 분쟁을 법원의 재판에 의하지 아니하고 중재인의 판정에 의하여 해결하는 절차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호 는 "중재합의"라 함은 계약상의 분쟁인지의 여부에 관계없이 일정한 법률관계에 관하여 당사자 간에 이미 발생하였거나 장래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의 전부 또는 일부를 중재에 의하여 해결하도록 하는 당사자 간의 합의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법 제8조 제1항 은 중재합의는 독립된 합의 또는 계약 중 중재조항의 형식으로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 은 중재합의는 서면으로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법 제9조 제1항 은 중재합의의 대상인 분쟁에 관하여 소가 제기된 경우에 피고가 중재합의존재의 항변을 하는 때에는 법원은 그 소를 각하하여야 하고, 다만 중재합의가 부존재·무효이거나 효력을 상실하였거나 그 이행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와 같이 중재합의는 사법상의 법률관계에 관하여 당사자 간에 이미 발생하였거나 장래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의 전부 또는 일부를 법원의 판결에 의하지 아니하고 중재에 의하여 해결하도록 서면에 의하여 합의를 함으로써 효력이 생기는 것이므로, 구체적인 중재조항이 중재합의로서 효력이 있는 것으로 보기 위하여는 위와 같은 중재법이 규정하는 중재의 개념, 중재합의의 성질이나 방식 등을 기초로 당해 중재조항의 내용, 당사자가 중재조항을 두게 된 경위 등 구체적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 대법원 2003. 8. 22. 선고 2003다318 판결 참조).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계약의 일부를 이루는 계약일반조건 제50조 제1항은 "계약의 수행중 계약 당사자 간에 발생하는 분쟁은 협의에 의하여 해결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2항은 "분쟁이 발생한 날부터 30일 이내에 제1항의 협의가 이루어지지 아니할 때에는 다음 각 호에서 정하는 바에 의하여 해결한다."고 규정하면서 제1호를 "관계 법률의 규정에 의하여 설치된 조정위원회 등의 조정 또는 중재법에 의한 중재기관의 중재에 의한다.", 제2호를 "제1호의 조정에 불복하는 경우에는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이하 '건설공단'이라 한다)의 소재지를 관할하는 법원의 판결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 피고 삼부토건 주식회사, 계룡건설산업 주식회사와 피고 두산산업개발 주식회사에 합병되기 전의 두산건설 주식회사(이하 '피고들'이라 한다)가 건설공단의 철도자산 및 권리가 원고에게 포괄승계되기 전인 2002. 6.경 건설공단을 상대로 대한상사중재원에 물가변동에 따른 계약금액의 조정과 터널굴착방법 변경에 따른 설계변경으로 감액된 82억 9,7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는 내용의 중재신청을 한 사실, 위 중재신청에 대하여 건설공단이 그 답변서 및 그 후의 준비서면에서 계속하여 중재합의의 부존재를 주장한 사실, 대한상사중재원의 중재판정부는 위 계약일반조건 제50조에 의하여 건설공단과 피고들 사이에 중재합의가 존재함을 전제로 판시와 같이 중재판정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앞서 본 법리와 조정에 의한 분쟁해결도 당사자 사이에 합의가 성립하지 아니하면 종국적으로는 법원의 판결에 의한 분쟁해결의 절차로 나아가지 아니할 수 없고, 더욱이 이 사건 계약일반조건 제50조 제2항 제2호가 제1호의 조정에 불복하는 경우에는 법원의 판결에 의한다는 규정을 따로 두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내용의 선택적 중재조항은 이 사건 계약의 일방 당사자가 상대방에 대하여 조정이 아닌 중재절차를 선택하여 그 절차에 따라 분쟁해결을 요구하고 이에 대하여 상대방이 별다른 이의 없이 중재절차에 임하였을 때 비로소 중재합의로서 효력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 사건에서와 같이 일방 당사자인 피고들의 중재신청에 대하여 상대방인 건설공단이 중재신청에 대한 답변서에서 중재합의의 부존재를 적극적으로 주장하면서 중재에 의한 해결에 반대한 경우에는 중재합의로서의 효력이 있다고 볼 수 없다 할 것이다.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하였거나 중재합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이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규홍(재판장) 윤재식(주심) 이용우 김영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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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2004.7.2.선고 2003나66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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