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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4. 9. 24. 선고 2004다29538 판결
[물품대금][미간행]
AI 판결요지
다른 사람이 발행 또는 배서·양도하는 약속어음에 배서한 사람은 배서행위로 인한 어음법상의 채무만을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나, 어음의 채권자에 대하여 자기가 약속어음 발행 또는 배서·양도의 원인이 된 민사상의 채무까지 보증하겠다는 뜻에서 배서한 것으로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발행인의 채권자에 대한 민사상 채무에 관하여도 보증책임을 부담한다고 할 것이고, 그러한 특별한 사정의 유무는 구체적인 경우에 있어서 원인채무의 발생근거가 된 법률관계로 인한 이익의 실질적 귀속, 원인채무의 채권자 및 채무자와 어음배서인의 관계, 배서에 이르게 된 경위와 배서 당시의 정황 등 관계된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판시사항

[1] 다른 사람이 발행 또는 배서양도하는 약속어음에 배서한 자가 원인채무에 대한 보증책임을 부담하는지 여부(한정 적극) 및 이에 대한 판단 방법

[2] 약속어음의 배서인에게 원인채무에 대한 보증책임을 인정한 사례

원고,상고인

주식회사 통일산업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관형 외 1인)

피고,피상고인

최익주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방법원 본원 합의부로 환송한다.

이유

1. 원심은, 그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여, 원고가 제1심 공동 피고 서광산업 주식회사(이하 '서광산업'이라고만 한다)에 1999. 4. 30. 528만 원 상당, 같은 해 9. 30. 2,002만 원 상당, 합계 2,530만 원 상당의 각 시멘트를 판매한 사실, 서광산업은 위 판매대금 중 일부의 지급을 위하여 주식회사 해령상사 발행의 액면 2,523만 원, 만기일 2002. 2. 28.인 약속어음에 서광산업이 먼저 배서하고, 그에 이어 피고의 배서를 받아 이를 원고에게 교부한 사실, 원고는 만기일에 위 약속어음을 지급제시하였으나 무거래로 지급거절된 사실 등 판시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가 위 약속어음에 배서한 것이 위 시멘트 판매대금채무를 연대보증하려는 의사에 기한 것이었다는 원고의 주장을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배척하였다.

2. 그러나 위와 같은 원심의 조치는 수긍하기 어렵다.

가. 다른 사람이 발행 또는 배서·양도하는 약속어음에 배서한 사람은 배서행위로 인한 어음법상의 채무만을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나, 어음의 채권자에 대하여 자기가 약속어음 발행 또는 배서·양도의 원인이 된 민사상의 채무까지 보증하겠다는 뜻에서 배서한 것으로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발행인의 채권자에 대한 민사상 채무에 관하여도 보증책임을 부담한다고 할 것이고( 대법원 2002. 4. 12. 선고 2001다55598 판결 등 참조), 그러한 특별한 사정의 유무는 구체적인 경우에 있어서 원인채무의 발생근거가 된 법률관계로 인한 이익의 실질적 귀속, 원인채무의 채권자 및 채무자와 어음배서인의 관계, 배서에 이르게 된 경위와 배서 당시의 정황 등 관계된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

나. 기록에 의하면, 피고는 1999. 4. 15.경 서광산업의 이사로 취임한 이래 2000. 5. 8.까지 대표이사 김종선과 공동으로 서광산업을 경영하고 있었던 사실, 피고는 이사 취임 직후 김종선과 함께 여러 차례에 걸쳐 원고 회사에 찾아가 스스로 서광산업의 실질적 공동사주임을 밝힌 후 원고 회사로부터 시멘트를 공급받는 문제를 논의하였고, 그 결과 서광산업이 원심 판시와 같이 시멘트를 외상으로 공급받게 된 사실, 서광산업이 위 시멘트 판매대금의 지급을 위하여 위 약속어음을 원고 회사에 배서·양도할 당시 원고 회사의 대표이사인 이후근으로부터 서광산업은 법인이어서 부도가 나면 채권 보장이 어려우니 실질적으로 공동사주의 한 사람인 피고가 개인 자격으로 배서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요구를 받아 위와 같이 피고 명의의 배서가 이루어지게 된 사실(피고는 위와 같은 요청이 있었을 당시 그 자리에 동석하고 있었으나 무학으로 글씨를 제대로 쓰지 못하였던 관계로 서광산업의 여직원 성명불상자에게 배서란에 대신 서명하도록 하였다.), 그 후 김종선과 피고는 2000. 3. 20.경 서광산업의 운영과 관련된 종래의 쌍방 관계를 청산하기로 하고, 그에 따라 같은 해 5. 초순경 김종선이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한 다음 피고가 대표이사로 취임한 사실, 당시 피고는 기존의 시멘트 등 구입대금채무는 향후 자신이 책임지고 해결하기로 김종선에게 약속한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사정이 위와 같다면 원고는 처음부터 피고의 신용을 각별히 중시하여 어음 배서·양도의 원인이 된 물품대금채무의 보증까지 요구할 의사로 위 약속어음에 배서를 요구한 것이고, 피고도 원고가 그러한 의도로 배서를 요구한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하고 이를 받아들여 배서를 한 것으로 볼 여지가 충분히 있다 할 것이다.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달리 특별한 이유도 없이 피고가 위 약속어음에 배서한 것이 원인채무인 시멘트 판매대금채무를 연대보증하려는 의사에 기한 것이라고 볼 증거가 없다 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는바, 이러한 조치에는 약속어음 배서인의 원인채무에 대한 보증책임에 관하여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거나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어서 이 점을 지적하는 원고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따라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도록 정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변재승(재판장) 강신욱 박재윤(주심) 고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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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대전지방법원 2004.5.7.선고 2003나8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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