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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4. 2. 27. 선고 2003도6283 판결
[무고·특허법위반][공2004.4.1.(199),574]
판시사항

[1] 특허법 제228조 소정의 '사위 기타 부정한 행위로써 특허를 받은 자'의 의미 및 공지공용의 기술로 특허를 받을 수 없는 발명인 정을 특허출원시 특허관청에 알리거나 그에 관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채 특허출원을 한 행위가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2] 무효심판절차에서 무효심결이 확정되지 아니한 특허를 다른 절차에서 당연무효라고 판단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및 등록된 특허발명의 일부 또는 전부가 출원 당시 공지공용의 것인 경우 특허무효의 심결 유무에 관계없이 그 권리범위를 부정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특허법 제228조 에 정한 '사위 기타 부정한 행위로써 특허를 받은 자'라고 함은 정상적인 절차에 의하여서는 특허를 받을 수 없는 경우임에도 불구하고 위계 기타 사회통념상 부정이라고 인정되는 행위로써 그 특허를 받은 자를 가리킨다고 할 것인데, 우선 '특허출원 전에 국내에서 공지되었거나 공연히 실시된 발명'이거나 '특허출원 전에 국내 또는 국외에서 반포된 간행물에 게재된 발명' 등으로서 특허를 받을 수 없는 발명임에도 불구하고 특허출원을 하였다는 사실만으로는 그 '사위 기타 부정한 행위'가 있었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특허출원인에게 특허출원시 관계 법령상 그러한 사정을 특허관청에 미리 알리도록 강제하는 규정 등도 없는 이상, 특허출원시 이를 특허관청에 알리거나 나아가 그에 관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채 특허출원을 하였다고 하여 이를 가리켜 위계 기타 사회통념상 부정이라고 인정되는 행위라고 볼 수도 없다.

[2] 특허법은 특허가 일정한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 별도로 마련한 특허의 무효심판절차나 특허이의신청절차를 거쳐 무효로 하거나 취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특허는 일단 등록이 된 이상 이와 같은 심판 등에 의하여 특허를 무효로 한다는 심결 등이 확정되지 않는 한 유효한 것이고 다른 절차에서 그 특허가 당연무효라고 판단할 수 없지만, 등록된 특허발명의 일부 또는 전부가 출원 당시 공지공용의 것인 경우에는 특허무효의 심결 등 유무에 관계없이 그 권리범위를 인정할 수 없다.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검사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먼저,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증거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1996. 6.경 '대성정밀'이라는 상호로 자동차용 키 제조장치를 제작·판매하던 정광수로부터 자동차용 키 제조장치의 제조시설과 제조기술을 양도받아 황창길, 박효근 등이 운영하는 '금와기연'에 그 제작을 의뢰하여 자동차용 키 제조장치를 제작·판매하던 중, 그 과정에서 일부 수정·제작된 자동차용 키 제조장치(이하 '이 사건 자동차용 키 제조장치'라고 한다)를 특허출원하기로 하고 변리사 등의 도움을 받아 1996. 9. 11. 출원인을 공소외인(피고인의 동생), 발명자를 피고인, 박효근, 황창길, 이상용(박효근, 황창길은 '금와기연'에서 이 사건 자동차용 키 제조장치를 제작하여 피고인에게 납품하던 자들이고, 이상용은 '금와기연'의 직원이다.)으로 하여 특허출원하였고, 그 자동차용 키 제조장치가 1998. 6. 25. 특허공보에 공개된 뒤, 1999. 1. 21. 특허결정되어 1999. 2. 24. 특허 제0197463호로 특허설정등록을 마친 사실 등을 인정하였다.

기록에 나온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사실인정은 옳은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특허법 제228조 에 정한 '사위 기타 부정한 행위로써 특허를 받은 자'라고 함은 정상적인 절차에 의하여서는 특허를 받을 수 없는 경우임에도 불구하고 위계 기타 사회통념상 부정이라고 인정되는 행위로써 그 특허를 받은 자를 가리킨다고 할 것이다 .

그런데 우선, '특허출원 전에 국내에서 공지되었거나 공연히 실시된 발명'이거나 '특허출원 전에 국내 또는 국외에서 반포된 간행물에 게재된 발명' 등으로서 특허를 받을 수 없는 발명임에도 불구하고 특허출원을 하였다는 사실만으로는 그 '사위 기타 부정한 행위'가 있었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특허출원인에게 특허출원시 관계 법령상 그러한 사정을 특허관청에 미리 알리도록 강제하는 규정 등도 없는 이상, 특허출원시 이를 특허관청에 알리거나 나아가 그에 관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채 특허출원을 하였다고 하여 이를 가리켜 위계 기타 사회통념상 부정이라고 인정되는 행위라고 볼 수도 없다고 할 것이다 .

그렇다면 피고인이 특허출원 전에 국내에서 공지되었거나 공연히 실시된 발명 또는 특허출원 전에 국내 또는 국외에서 반포된 간행물에 기재된 발명으로서 특허를 받을 수 없는 발명임에도 불구하고 특허출원을 하여 특허를 받았다거나, 또는 그 특허출원시 이를 특허관청에 알리거나 나아가 그에 관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채 특허출원을 하여 특허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이것만으로 위계 기타 사회통념상 부정이라고 인정되는 행위로써 특허를 받았다고 볼 수는 없고, 기록상 달리 피고인이 사위 기타 부정한 행위로써 특허를 받았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를 찾아 볼 수 없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특허법위반죄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인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한 조치는 옳은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특허법은 특허가 일정한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 별도로 마련한 특허의 무효심판절차나 특허이의신청절차를 거쳐 무효로 하거나 취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특허는 일단 등록이 된 이상 이와 같은 심판 등에 의하여 특허를 무효로 한다는 심결 등이 확정되지 않는 한 유효한 것이고 다른 절차에서 그 특허가 당연무효라고 판단할 수 없지만, 등록된 특허발명의 일부 또는 전부가 출원 당시 공지공용의 것인 경우에는 특허무효의 심결 등 유무에 관계없이 그 권리범위를 인정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 대법원 1992. 6. 2. 자 91마540 결정 , 1998. 12. 22. 선고 97후1016, 1023, 1030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이 사건에서는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1999. 6. 15.경 이 사건 특허가 공고되자, 김태윤과 홍대희가 1999. 7.경 및 9.경 이 사건 자동차용 키 제조장치가 미국 특허공보에 이미 발표된 '엑서스 2000'과 동일하고, 월간자동차생활(1995. 12. 1. 발행) 등의 간행물에 의해 이미 반포되어 있는 공지공용의 기술이라는 이유로 이 사건 특허에 대한 이의신청을 하였고, 그 특허이의신청사건(특허청 1999 이의 279, 372)의 심리결과 특허청은 이 사건 특허가 반포간행물 및 미국특허공보 제5443339호의 기술구성과 동일 내지 유사하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제1심 재판 진행중인 2000. 11. 10. 이 사건 특허등록을 취소한다는 결정을 하였다는 것이므로, 원심이, 이 사건 무고죄의 공소사실에 관하여 판단하면서 '피고인이 받은 특허등록이 사후적으로 취소되었다 하더라도 김태윤, 홍대희, 황창길이 유효하게 존재하는 피고인의 특허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그 신고사실의 핵심 또는 중요 내용은 객관적인 사실에 부합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로 판시한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한편,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미국에서 발명된 '엑서스 2000'에 대한 권리이전을 받은 일본 '미쓰비시 코프레이션'으로부터 자동차 크레디트 카드키의 특허권을 양도받아 권리이전등록을 마치고 '동미산업'이라는 상호로 그 제품을 판매해 오던 김동언이 1997.경 피고인이 이 사건 자동차용 키 제조장치를 제작·판매하는 것이 김동언의 특허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피고인을 특허법위반죄로 고소하였으나, 피고인이 제작·판매하는 제품은 김동언의 제품과 다른 것이라는 이유로 1997. 5. 30.경 혐의없음 결정을 받았고, 이어 공소외인이 김동언을 상대로 제기한 권리범위확인청구에 대하여 특허심판원이 1998. 3. 30.경 피고인과 공소외인이 제조·판매하던 제품이 김동언의 특허권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아니한다는 심결을 받은 바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으로서는 김태윤 등이 이 사건 자동차용 키 제조장치를 생산하여도 특허권침해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면서 이들로 하여금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의 사실을 신고한다는 무고의 범의를 가지고 고소를 하였다고는 볼 수 없다 할 것이다.

원심의 이 부분 판단에 일부 적절하지 않은 점이 없는 것은 아니나, 그 무고죄의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유죄를 인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한 결론은 옳은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재식(재판장) 변재승 강신욱 고현철(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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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대구지방법원 2003.9.24.선고 2003노1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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