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자기의 소유가 아닌 물건이 권리행사방해죄의 객체가 될 수 있는지 여부(소극)
[2] 피고인이 지입제로 운행하던 택시를 지입회사의 요구로 회사 차고지에 입고하였다가 회사의 승낙을 받지 않고 가져간 행위가 권리행사방해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형법 제323조 의 권리행사방해죄는 타인의 점유 또는 권리의 목적이 된 자기의 물건을 취거, 은닉 또는 손괴하여 타인의 권리행사를 방해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므로 그 취거, 은닉 또는 손괴한 물건이 자기의 물건이 아니라면 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할 여지가 없다.
[2] 피고인이 택시를 회사에 지입하여 운행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회사와 사이에 위 택시의 소유권을 피고인이 보유하기로 약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택시는 그 등록명의자인 회사의 소유이고 피고인의 소유는 아니라고 할 것이므로 회사의 요구로 위 택시를 회사 차고지에 입고하였다가 회사의 승낙을 받지 않고 이를 가져간 피고인의 행위는 권리행사방해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전주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은, 피고인이 유한회사 낭주택시에 레간자 택시를 지입하여 운행하면서 일일입금 및 공과금을 납부하지 아니하여 위 회사로부터 위 택시의 반환을 요구받던 중, 1999. 11. 14. 위 택시를 위 회사 차고지에 입고하여 위 회사가 위 택시를 점유하게 되었음에도 그 다음날 21:30경 위 회사 차고지에 주차되어 있던 피고인 소유의 위 택시를 점유권자인 위 회사의 승낙 없이 임의로 취거하였다는 이 사건 권리행사방해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
형법 제323조 의 권리행사방해죄는 타인의 점유 또는 권리의 목적이 된 자기의 물건을 취거, 은닉 또는 손괴하여 타인의 권리행사를 방해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므로 그 취거, 은닉 또는 손괴한 물건이 자기의 물건이 아니라면 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할 여지가 없는 것이다 ( 대법원 1985. 5. 28. 선고 85도494 판결 참조).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위 택시는 자동차등록원부에 유한회사 낭주택시 명의로 등록되어 있으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이 피고인이 위 택시를 위 회사에 지입하여 운행하였다 하더라도, 피고인이 위 회사와 사이에 위 택시의 소유권을 피고인이 보유하기로 약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택시는 그 등록명의자인 위 회사의 소유이고 피고인의 소유는 아니라고 할 것인바( 대법원 1985. 9. 10. 선고 85도899 판결 참조),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명시의 증거들에 의하여도 피고인과 위 회사 사이에 위 택시를 피고인의 소유로 하기로 하는 약정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위 택시가 피고인의 소유라고 인정할 증거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위 택시가 피고인의 소유라고 인정하여 이 사건 권리행사방해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 또는 권리행사방해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고, 이는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