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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2. 12. 26. 선고 2000다44980, 44997 판결
[채무부존재확인·미수금청구][공2003.2.15.(172),455]
판시사항

[1] 증권거래법 제54조 에 따라 제정된 '위탁매매업무등에관한규정'이 증권회사에게 고객에 대한 관계에서 직접적인 의무를 부과하는 것인지 여부(소극)

[2] 고객과 증권회사 지점장 사이에 고객은 주식매매 위탁계좌에 일정 금원을 예치하여 확정이율에 따른 이자를 수령하고 지점장은 그 담보를 위하여 그 위탁계좌에 예치금액의 120% 비율에 의한 주식 및 현금을 유지하되 이에 미달할 경우 고객이 언제든지 처분하여 투자원리금을 회수할 수 있으며 그 위탁계좌의 운용은 지점장이 하고 그로 인한 손익은 지점장에게 귀속하기로 하는 내용의 약정을 체결한 경우, 그 위탁계좌를 고객이 실질적으로 지배하였다는 이유로 미수금이 남아 있다면 고객이 이를 변제할 의무가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증권거래법 제54조 에 따라 제정된 '위탁매매업무등에관한규정' 제12조(미수금발생 예방), 제13조(미수금의 충당)의 규정은 증권회사로 하여금 미수금을 신속히 회수하도록 하여 증권회사의 경영내실화를 도모함으로써 과도한 투기거래를 방지하고 공익 또는 투자자보호에 기여하려는 데에 목적이 있는 것으로서, 이 규정에 의하여 증권회사가 당해 고객과의 관계에서 매수유가증권을 지체 없이 처분하여야 할 의무를 진다고 볼 수 없다.

[2] 고객과 증권회사 지점장 사이에 고객은 주식매매 위탁계좌에 일정 금원을 예치하여 확정이율에 따른 이자를 수령하고 지점장은 그 담보를 위하여 그 위탁계좌에 예치금액의 120% 비율에 의한 주식 및 현금을 유지하되 이에 미달할 경우 고객이 언제든지 처분하여 투자원리금을 회수할 수 있으며 그 위탁계좌의 운용은 지점장이 하고 그로 인한 손익은 지점장에게 귀속하기로 하는 내용의 약정을 체결한 경우, 그 위탁계좌를 고객이 실질적으로 지배하였다는 이유로 미수금이 남아 있다면 고객이 이를 변제할 의무가 있다고 한 사례.

원고(반소피고),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강종표 외 3인)

피고(반소원고),피상고인

장은증권 주식회사의 소송수계인 파산자 장은증권 주식회사의 파산관재인 예금보험공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한강 담당변호사 박정현)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반소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각 상고이유서 및 그 보충서의 각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본다.

1. 원심이 인정한 기초사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들을 인정하였다.

가.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 한다)는 1994. 9. 29. 장은증권 주식회사(이하 '피고 회사'라고 한다) 명동지점에 주식매매위탁계좌[(계좌번호 생략), 이하 '이 사건 계좌'라고 한다]를 개설하고 주식거래를 해 왔는데, 1995. 8. 5.경 사채중개업자인 소외 1의 소개로 당시 피고 회사 명동지점장이던 소외 2와 아래와 같은 내용의 약정을 체결하였다.

(1) 원고는 이 사건 계좌에 7억 원을 입금하고, 소외 2는 원고의 원금회수 보장을 위한 담보로 이 사건 계좌에 현금 8,250만 원과 영창악기 주식 5,500주를 입금·입고한다.

(2) 소외 2는 이 사건 계좌의 총액을 활용하여 주식을 임의로 매입·매도하되, 주식매매 결과 발생하는 모든 손익은 소외 2에 속하고, 원고에게는 월 2.5%의 금액을 매월 4. 선불로 지급한다.

(3) 약정기간은 1995. 11. 4.까지로 하되 매월 이자 연체가 없는 경우에는 자동으로 계약을 연장한다.

(4) 계좌는 원고가 보관하고, 주가의 변동으로 이 사건 계좌 내 총 금액이 원금의 120%에 미달하는 때에는 원고가 언제든지 계좌 내 주식을 매도 처분하여 원금과 이자 및 제경비에 충당할 수 있다.

(5) 원고가 위 7억 원을 회수함과 동시에 이 사건 계좌 내 잔여 금액과 주식 모두는 소외 2의 소유로 한다.

나. 위 약정에 따라 원고는 당일 이 사건 계좌에 7억 원을 입금하였고, 소외 2도 원고의 원금보장을 위한 담보로 이 사건 계좌에 현금 및 주식을 입금·입고하였다.

다. 소외 2는 그 무렵부터 1997. 11. 11.까지 위 약정에 따라 매매주식의 종목, 수량, 매매가격 및 매매시기 등 주식매매에 관한 일체의 사항을 자신이 판단하여 이 사건 계좌상의 예탁금을 이용하여 주식거래를 해 왔다. 원고는 1997. 4. 21. 위 예탁금 중 금 402,667,900원을 회수하기도 하였다. 1997. 11. 11. 기준 이 사건 계좌에는 주식 89,330주가 남아 있었으나, 307,864,753원의 부채가 발생하였다.

라. 원고는 1998. 7. 13.과 14. 남은 주식을 모두 처분하여, 같은 달 14. 기준 이 사건 계좌에는 270,552,443원의 미수금이 남아있다.

2. 본소청구에 관한 판단

가. 예탁금반환청구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소외 2가 투자원금과 약정 이자의 지급을 보장할 의사와 능력이 없었음에도 이를 숨기고 원고를 기망하여 원고로 하여금 피고 회사에 위와 같이 7억 원을 예탁하게 하였음을 이유로 원고가 피고 회사에 대한 예탁을 취소하고 피고 회사에 대하여 예탁하였던 금원 중 아직 출금되지 아니한 금원의 반환을 구한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피고 회사에 7억 원을 예탁하게 된 것이 소외 2의 기망행위로 인한 것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관계 증거를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인정 및 판단은 수긍이 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거나 기망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나. 부당권유, 과당매매 등에 의한 불법행위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소외 2가 주식투자 경험이 부족한 원고에게 고수익보장약정을 내세워 부당한 투자권유를 한 뒤 오로지 자신과 피고 회사의 이익만을 위하여 과다한 회전매매를 하여 증권회사 직원으로서 고객을 보호할 의무를 저버린 위법행위를 하였고 이로 인하여 원고에게 손해를 입혔다는 이유로 그 사용자인 피고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구한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원심이 인정한 사실만으로는 소외 2가 원고에게 거래행위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위험성에 관한 올바른 인식형성을 방해하였다거나 투자상황에 비추어 과다한 위험성을 수반하는 거래를 적극적으로 권유하였다고 볼 수 없고, 오히려 그 채용 증거들에 의하여 원고가 이전에도 이미 피고 회사의 다른 직원과 이 사건 거래와 같은 거래를 한 바도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원고는 이 사건 거래가 변칙적인 것으로서 그에 따르는 위험성 또한 크다는 것을 사전 경험을 통하여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고 보일 뿐이며, 또한 그 판시 증거들만으로는 소외 2가 오로지 자신과 피고 회사의 이익만을 위하여 과다하게 회전매매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위 주장 역시 배척하였다.

위 약정의 내용 및 기록에 비추어 관계 증거를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인정 및 판단은 수긍이 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석명권을 행사하지 아니하고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거나 고객에 대한 보호의무위반의 불법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대법원판결은 사안을 달리하여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다. 반대매매 불이행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증권거래법 제54조 에 따라 제정된 '위탁매매업무등에관한규정' 제12조(미수금발생 예방), 제13조(미수금의 충당)의 규정은 증권회사로 하여금 미수금을 신속히 회수하도록 하여 증권회사의 경영내실화를 도모함으로써 과도한 투기거래를 방지하고 공익 또는 투자자보호에 기여하려는 데에 목적이 있는 것으로서, 이 규정에 의하여 증권회사가 당해 고객과의 관계에서 매수유가증권을 지체 없이 처분하여야 할 의무를 진다고 볼 수 없다 ( 대법원 1993. 2. 23. 선고 92다35004 판결 , 2002. 2. 26. 선고 99다68096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소외 2가 해외로 도피한 후 피고 회사가 자체감사를 통하여 소외 2의 위법행위를 알았으면 즉시 이 사건 계좌에 남아있는 원고의 주식을 반대매매하여 미수금채무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하였어야 함에도 이를 게을리 하여 원고로 하여금 미수금 상당의 손해를 입게 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고객이 미수금의 변제를 지체하는 경우에 증권회사가 반대매매를 하여야 할 의무는 없고 특별히 이 사건에서 반대매매를 하여야 한다고 볼 만한 사정에 관한 증거도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앞에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관계 증거를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수긍이 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반대매매 또는 불법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대법원판결들은 사안을 달리하여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3. 반소청구에 관한 판단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의 이 사건 계좌에 1998. 7. 14. 기준으로 270,552,443원의 미수금이 남아있는 사실에 기초하여 원고가 피고 회사에게 위 미수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나아가, 원고가 이 사건 계좌의 손익과 관계없이 소외 2로부터 이 사건 약정상의 이자를 받을 권리와 담보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한만을 가지고 있을 뿐이고 이 사건 계좌상의 미수금채무는 그 계좌에 대한 손익계산 주체로서 실질적으로 계좌를 소유하는 소외 2가 부담하여야 한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원고가 이 사건 계좌의 미수금채무를 부담하기로 하고 이 사건 계좌를 개설하였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자신이 개설했던 계좌를 이용하여 예탁금을 입금하고 소외 2로 하여금 원고의 투자원리금을 담보하기 위한 예탁금 등을 입금하도록 하였고, 계좌 내의 주식 및 현금 총액이 원금의 120%에 미달할 경우 원고가 언제든지 이를 처분하여 투자원리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약정하였으며, 이에 따라 자신이 계좌 내 금액의 인출 등에 필요한 통장 및 인장 등을 소지하고 있으면서 수시로 계좌 내의 주식 및 현금 총액을 확인하였을 터인데, 주가의 급락으로 인하여 1997. 4.경 4억여 원만을 회수한 채 나머지 금액을 회수하지 아니하고 주가상승을 기대하면서 소외 2의 계속적인 주식거래를 그대로 용인하여 오다가 종국에는 나머지 원금을 손실하였을 뿐만 아니라 미수금마저 발생시키게 되었고 1997. 11.경 소외 2가 도피한 후에도 원고가 계좌 내 주식을 그대로 두고 있다가 결국 1998. 7.경 이 사건 계좌에 남아 있던 주식을 직접 매도하게 된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이에 따르면 이 사건 계좌는 원고 자신의 계좌로서 그가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고 보아야 하고 그 계좌를 이용한 거래에서 발생한 미수금채무도 원고가 피고 회사에 대하여 부담하여야 할 것이며, 비록 소외 2가 원고와의 약정에 따라 주식매매에 관한 일체의 사항을 스스로 판단하여 이 사건 계좌로 주식거래를 해 왔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위와 같이 그 계좌를 지배한 이상 위 결론을 달리 할 수 없으므로, 원심의 이 부분 판단은 수긍이 되고, 원심판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거나 불법행위 또는 계좌의 명의대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또한,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소외 2의 행위로 인하여 피고 회사가 원고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진다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이므로, 원심이 원고의 피고 회사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으로 피고 회사의 미수금채권과 상계한다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한 것은 수긍이 되고, 원심판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거나 불법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판단을 유탈한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4.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규홍(재판장) 송진훈 변재승(주심) 윤재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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