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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2. 2. 8. 선고 2001도4771 판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차량)][공2002.4.1.(151),722]
판시사항

[2] 사고운전자가 교통사고 후 피해자를 병원으로 후송하여 치료를 받게 하고 피해자의 가족들에게 자신의 인적사항을 알려주었으나 동료 운전기사로 하여금 그가 사고운전자인 것으로 경찰관서에 신고하게 한 경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5조의3 제1항 소정의 '도주'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5조의3 제1항 소정의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도로교통법 제50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도주한 때'라 함은 사고운전자가 사고로 인하여 피해자가 사상을 당한 사실을 인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도로교통법 제50조 제1항에 규정된 의무를 이행하기 이전에 사고현장을 이탈하여 사고를 낸 자가 누구인지 확정될 수 없는 상태를 초래하는 경우를 말한다.

[2] 사고운전자가 교통사고 후 피해자를 병원으로 후송하여 치료를 받게 하고 병원에서 피해자의 가족들에게 자신의 인적사항을 알려주었다면, 비록 경찰관서에 자신이 사고운전자임을 신고하지 아니하고 동료 운전기사로 하여금 그가 사고운전자인 것으로 신고하게 하였다 하더라도,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도로교통법 제50조 제1항에 규정된 의무를 이행하기 이전에 사고현장을 이탈하여 사고를 낸 자가 누구인지 확정될 수 없는 상태를 초래하였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사고운전자가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5조의3 제1항 소정의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도로교통법 제50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도주하였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1. 원심은 증거들에 의하여, 피고인이 2000. 10. 2. 12:40경 전남 98사7628호 25t 화물차를 운전하여 천안시 원성동 소재 수경마트 앞 편도 3차선 도로의 2차로를 산업도로 쪽에서 아산시 쪽으로 진행하면서 전방 및 좌우 주시를 소홀히 하고 조향장치와 제동장치 작동을 정확하게 하지 못한 업무상 과실로, 때마침 위 도로를 위 화물차 진행방향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무단 횡단하던 피해자(77세)를 뒤늦게 발견하고 급제동하였으나 미치지 못하여 위 화물차의 앞부분으로 피해자를 들이받아 그 충격으로 피해자로 하여금 약 5주 동안의 치료를 요하는 안면부 다발성 심부열상 등을 입게 하고도, 바로 정차하여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그대로 도주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2.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이하 '특가법'이라 한다) 제5조의3 제1항 소정의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도로교통법 제50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도주한 때'라 함은 사고운전자가 사고로 인하여 피해자가 사상을 당한 사실을 인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도로교통법 제50조 제1항에 규정된 의무를 이행하기 이전에 사고현장을 이탈하여 사고를 낸 자가 누구인지 확정될 수 없는 상태를 초래하는 경우를 말한다 (대법원 2000. 5. 12. 선고 2000도1038 판결 참조).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이 사건 교통사고를 일으킨 후 즉시 정차하여 피해자의 상태를 확인한 다음 119로 연락하여 사고현장에 도착한 119 구급차에 피해자를 싣고 피해자와 함께 천안 순천향병원 응급실로 가서 응급치료를 받게 하였는데 큰 이상이 없고 병원에 의사가 없다고 하자 피해자를 오선태정형외과로 옮겨 입원치료를 받게 한 사실, 그 후 피고인은 병원에 온 피해자의 가족들을 만나 모든 사후처리를 약속하고 피해자의 처에게 급한대로 쓰라면서 40,000원을 지급하고 이틀 후에 다시 오겠다며 귀가하였는데 귀가 전에 피해자의 딸에게 자신의 주민등록증을 보여주면서 이름과 주소를 확인시켜 주고 전화번호도 알려준 사실, 한편 피고인은 피해자를 병원으로 후송하기 전 사고현장에 함께 있던 동료 운전기사인 공소외인에게 자신은 면허정지 기간중이므로 대신 운전한 것으로 해 달라고 부탁하였고 이에 공소외인은 사고현장에 남아 있다가 출동한 경찰관에게 자신이 사고운전자라고 신고하여 파출소로 가서 교통사고발생상황 진술서를 작성하는 등 조사를 받았는데, 그 후 누군가가 사고운전자가 바뀌었다고 하여 피고인이 사고 4일 후인 2000. 10. 6. 사고운전자로 조사를 받게 된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이와 같이 피고인이 이 사건 사고 후 피해자를 병원으로 후송하여 치료를 받게 하고 병원에서 피해자의 가족들에게 자신의 인적사항을 알려 주었다면, 비록 피고인이 경찰관서에 자신이 사고운전자임을 신고하지 아니하고 동료 운전기사인 공소외인으로 하여금 그가 사고운전자인 것으로 신고하게 하였다 하더라도, 피고인이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도로교통법 제50조 제1항에 규정된 의무를 이행하기 이전에 사고현장을 이탈하여 사고를 낸 자가 누구인지 확정될 수 없는 상태를 초래하였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피고인이 특가법 제5조의3 제1항 소정의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도로교통법 제50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도주하였다고 볼 수 없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특가법위반(도주차량)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특가법 제5조의3 제1항 소정의 도주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유지담(재판장) 조무제 강신욱 강신욱 강신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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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대전지방법원 2001.8.23.선고 2000노2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