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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0. 11. 24. 선고 2000도3569 판결
[수산업협동조합법위반][공2001.1.15.(122),216]
판시사항

수산업협동조합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임원선거규정의 법적 성질(=자치적 법규범) 및 구 수산업협동조합법 제55조의4, 제165조의2의 해석에 있어서 위 임원선거규정의 내용을 기초로 삼아야 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수산업협동조합은 조합원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옹호하기 위하여 자주적으로 결성한 임의단체로서 그 내부 운영에 있어서 조합 정관 및 다수결에 의한 자치가 보장되므로, 수산업협동조합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임원선거규정은 일종의 자치적 법규범으로서 수산업협동조합법 및 조합 정관과 더불어 법적 효력을 가진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수산업협동조합법에서 선거인의 정의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더라도 임원선거규정에서 그에 대한 규정들을 두고 있으므로 구 수산업협동조합법(2000. 1. 8. 법률 제625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5조의4, 제165조의2를 해석함에 있어서는 임원선거규정의 내용도 기초로 삼아야 한다.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조영재 외 1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창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1. 원심 판단의 요지

원심은, 1993. 4. 6.부터 수산업협동조합장으로 근무하여 오던 피고인이, 누구든지 자기 또는 특정인을 조합의 임원으로 당선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선거인에게 금품, 향응, 기타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거나 그 제공의 의사표시를 하거나 그 제공을 약속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됨에도 불구하고, 1997. 3. 10. 실시되는 차기 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이에 당선될 목적으로, 1996. 10. 12. 11:00경 조합 사무실에서 공소외 장금종 등 소속 조합원 약 100명을 참석시켜 간담회를 개최하면서 선거관련발언을 한 후 참석 조합원에게 갈비탕 1그릇씩을 점심식사로 제공하고, 기념품 명목으로 '방문기념 수협조합장 피고인'이라는 글귀가 인쇄된 시가 금 12,000원 상당 밥통 1개씩을 제공한 것을 비롯하여, 같은 해 12월 12일 대방 어촌계 소속 조합원들을 상대로 간담회를 개최하기까지 10회에 걸쳐 총 1,200명의 조합원을 상대로, 위와 같은 방법으로 간담회를 개최하면서 자신의 업적을 소개하고 차기 조합장 선거에서 자신의 지지를 호소하는 발언을 한 후 위 밥통 1개씩을 참석 조합원들에게 제공함으로써, 합계 금 14,400,000원 상당의 금품을 선거인들에게 제공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는 피고인이 조합장에 당선될 목적으로 선거인인 조합원들에게 금품 등을 제공한 것이라고 하여, 구 수산업협동조합법(2000. 1. 28. 법률 제625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65조의2 제1항, 제55조의4 제1항에 의율·처단하고 있다.

2. 대법원의 판단

그런데 구 수산업협동조합법 제55조의4 제1항은 누구든지 자기 또는 특정인을 조합의 임원 또는 대의원으로 당선되거나 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선거인에게 금품, 향응, 기타 재산상의 이익 등을 제공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제165조의2 제1항은 그 위반행위를 처벌하도록 규정하면서, 위 법에서는 선거인의 정의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나, 기록에 의하면, 위 수산업협동조합 정관 제53조는 임원의 선출에 관하여 제1항에서 조합장은 조합원(법인인 경우에는 그 대표자를 말한다) 중에서 조합원이 총회 외에서 직접 선출하도록 하고, 제2항에서는 조합장 외의 임원은 총회에서 선출하도록 하며, 제3항에서는 제1, 2항의 선거는 부속서 임원선거규정이 정하는 바에 의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이에 따라 위 임원선거규정 제2조는 임원선거에 관한 사항은 법령 및 정관에 정한 것을 제외하고는 위 규정이 정하는 바에 의하도록 하며, 제3조는 선거일공고일 현재 조합원명부에 등재된 조합원을 선거인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7조는 조합장은 선거일전 14일에 주사무소, 지사무소 및 각 투표구에 선거명, 선거인, 선거일, 피선거권, 후보자등록 기간 및 장소, 투표개시시각 및 종료시각, 투표소 및 개표소 기타 선거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게시·공고하여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수산업협동조합은 조합원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옹호하기 위하여 자주적으로 결성한 임의단체로서(위 정관 제2조 및 제5조 등 참조) 그 내부 운영에 있어서 조합 정관 및 다수결에 의한 자치가 보장되므로, 수산업협동조합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임원선거규정은 일종의 자치적 법규범으로서 수산업협동조합법 및 조합 정관과 더불어 법적 효력을 가진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수산업협동조합법에서 선거인의 정의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더라도 위 임원선거규정에서 그에 대한 규정들을 두고 있으므로 수산업협동조합법 제55조의4, 제165조의2를 해석함에 있어서는 위 임원선거규정의 내용도 기초로 삼아야 할 것 이고, 그렇다면 위 수산업협동조합의 경우, 위 제55조의4 제1항의 '선거인'인지의 여부는 위 임원선거규정 제3조의 규정에 따라 선거일공고일에 이르러 비로소 확정되므로 같은 법 제165조의2 제1항, 제55조의4 제1항의 죄는 선거일공고일 이후의 금품 제공 등의 경우에만 성립하고, 그 전의 행위는 유추해석을 금지하는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상 선거인에 대한 금품제공이라고 볼 수가 없으므로 위 죄가 성립될 수 없다고 할 것이다(농지개량조합에 관한 대법원 1999. 3. 23. 선고 98도2147 판결 참조).

돌이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살펴보면, 피고인이 한 금품 등의 제공행위는 1996. 10. 12.부터 같은 해 12월 12일까지 있었다는 것이고, 기록에 의하면 1997. 3. 10. 실시된 조합장 선거의 선거일공고일은 1997. 2. 23.이었음을 알 수 있는바(수사기록 2권 763면), 그렇다면 피고인이 금품 등을 제공하였다는 행위는 모두 선거일공고일 이전에 이루어진 것으로 구 수산업협동조합법 제55조의4 제1항에서 제한하고 있는 행위에 해당되지 아니한다고 보여짐에도, 원심이 피고인의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같은 법 제165조의2 제1항, 제55조의4 제1항 소정의 위반행위에 해당한다고 하여 유죄로 처단한 조치는 같은 법 제55조의4 제1항 소정의 선거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재식(재판장) 송진훈 이규홍 손지열(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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