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E는 근로자 F과 연봉계약을 체결하면서 퇴직금은 연봉과 별도로 지급하되 근로자의 요청시 퇴직금을 중간정산하도록 하는 내용의 약정을 하였다.
㈜E는 근로자들에게 연봉금액 외에 현금 또는 무통장입금을 통하여 퇴직금을 지급하였고, 이후 서류 정리과정에서 퇴직금을 수령하였다는 취지로 근로자들로부터 퇴직금중간정산신청서에 서명, 날인을 받았다.
㈜E는 2007년 이후 영업실적이 좋지 않아서 근로자들에게 상여금을 줄 수 없는 상황이었고, 다만 근로자들에게 추석과 설날에 즈음하여 연봉 외에 퇴직금을 지급하였을 뿐이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볼 때 ㈜E와 근로자 사이의 퇴직금 중간정산 약정은 유효하고, ㈜E는 퇴직금 중간정산 약정에 따라 근로자 F에게 퇴직금을 모두 지급하였다.
그럼에도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는 잘못을 저질렀다.
2. 판단
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아래에서는 ‘법’이라 한다) 제8조 제1항은 “퇴직금제도를 설정하고자 하는 사용자는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지급할 수 있는 제도를 설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제2항 전문에서 “제1항에도 불구하고 사용자는 주택구입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로 근로자가 요구하는 경우에는 근로자가 퇴직하기 전에 해당 근로자의 계속근로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미리 정산하여 지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퇴직금이란 퇴직이라는 근로관계의 종료를 요건으로 하여 비로소 발생하는 것으로 근로계약이 존속하는 동안에는 원칙으로 퇴직금 지급의무는 발생할 여지가 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