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15누70562 상이등급개정불가결정취소
원고항소인
A
피고피항소인
국방부장관
환송전판결
변론종결
2016. 5. 18.
판결선고
2016. 6. 15.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및항소취지
제1심 판결 중 아래에서 취소를 명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가 2012. 10. 17. 원고에게 한 망 B에 대한 상이등급 개정불가 결정을 취소한다(원고는 항소심에서 처분일자를 위와 같이 정정하고 상이등급 상향조정 청구의 소를 취하하였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설시할 내용은, 제1심 판결서 제2쪽 제6행의 "2005. 12. 31."을 "2005. 10. 31."로 고치는 것 외에는 제1심 판결의 해당 부분(제2쪽 제5행부터 제 18행까지)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망인은 2003년 12월경부터 속쓰림, 구토 증세를 보이다가 2005. 6. 1. 위암 4기 판정을 받고 위장과 비장 전체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은 후 2012. 5. 13. 동일한 병증이 재발하여 사망하였는데, 위와 같은 2003년부터 2012년까지 망인의 상태를 전체적 ·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망인의 장해는 3급 4호로 고정된 상태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피고는 2011년 망인에 대한 상이등급을 7급 5호로 하향조정하는 결정(이하 '종전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는바, 이는 당연무효라고 할 것이다. 종전 처분과 이 사건 처분은 모두 망인에 대한 상이등급을 정하는 처분으로서 하나의 법률효과를 발생시키기 위한 관계에 있으므로, 종전 처분의 위법성을 이 사건 처분의 위법사유로 주장할 수 있다 할 것이어서, 종전 처분이 당연무효인 이상 이 사건 처분도 위법하다.
2) 설령 종전 처분이 위법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종전 처분과 이 사건 처분 사이에 망인의 장해가 악화되어 그 상태가 3급 4호 또는 5급 7호에 해당하는 정도로 고정되었으므로, 구 군인연금법(2013. 3. 22. 법률 제1163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4조 제1항이 정한 상이등급 개정 요건인 '폐질의 정도가 호전되거나 악화된 경우'에 해당한다 할 것이어서, 망인의 상이등급 개정신청을 기각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망인은 1992. 2. 9. 육군에 입대하여 복무하다가 2005. 10. 31. 소령으로 전역하였다.
2) 망인은 군 복무 중인 2003년 12월경부터 속쓰림, 구토, 위경련 등의 증세를 보이다가 2005. 4. 28. 삼성서울병원에서 위암 4기 판정을 받고, 2005, 6. 1. 위 병원에서 위장과 비장을 절제(切除)하는 '확대 위 전절제술(extended total gastrectomy)'을 시술받고 항암화학요법 및 방사선치료를 받았다.
3) 국군수도병원장이 2005. 11. 4. 발급한 장해진단서에는, 망인이 수술 후 항암치료 및 방사선 치료로 구역, 구토 및 식욕부진 등의 부작용이 있으며, 암의 재발 시 생명이 위태로울 가능성이 있어 지속적인 외래 관찰이 필요하다고 기재되어 있다.
4) 망인은 2006. 1. 17. 상이등급 3급 4호 판정을 받았다.
5) 2011, 5, 2. 국군대전병원 의사 D이 발급한 장해진단서에는, 망인이 위암으로 위 전절제술을 시행 받은 후 재발이나 항암화학 · 방사선 요법으로 인한 부작용 등이 관찰되지 않고, 향후 재발이나 악화의 가능성도 많이 떨어진다고 판단되나, 수술 후 전신쇠 약감 등으로 손쉬운 업무 외에는 종사할 수 없고, 수술 전 병기가 꽤 높았던 점을 고려할 때 지속적으로 개호를 요하며, 군인연금법상 상이등급은 5급(7호: "흉복부장기의 기능에 뚜렷한 장해가 남아 특별히 손쉬운 노무 외에는 종사할 수 없는 사람")으로 판정된다고 기재되어 있다.
6) 2011. 6. 29. 개최된 군인연금급여심의회에서는, 위와 같은 국군대전병원의 장해 진단에도 불구하고 "5급으로 판단할 특별한 내용이 없으므로 7급으로 하향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외과계 전문위원의 의견에 따라 망인에 대한 상이등급을 7급 5호로 결정하였고, 피고는 2011. 7. 4. 망인에게 위와 같은 심의 결과를 통보하였으며, 이에 대하여 망인이 취소소송 등을 제기한 바는 없다.
7) 망인은 2012. 3. 19. 삼성서울병원에서 진료를 받으면서 담당 의사에게 "두 달 전 정도부터 오른쪽 갈비뼈 쪽으로 통증이 있었습니다. 드럼을 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증상이 오는 줄 알았어요. 진통제 좀 처방해 주세요."라고 말하였다. 그 후 망인은 복부와 흉부에 대한 CT 및 조직 검사 결과 2012. 4. 3.경 늑골 및 장골의 전이성 골종양 진단을 받았다. 망인은 삼성서울병원 및 전북대학교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는데, 당시 통증이 심하여 진통제 없이는 거의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였다.
8) 국군대전병원 군의관 E이 2012. 5. 15. 발급한 장해진단서(당시 위 장해진단서를 발급한 군의관은 망인이 전북대학교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는 관계로 내원할 수 없다는 사정에 따라 망인을 직접 진료하지 아니하고, 삼성서울병원의 의무기록과 전북대학교병원의 진단서만을 기초로 하여 망인의 사망 이틀 후 망인의 사망 사실을 모른 채이를 작성하였다)에는, 망인이 위암 진행 및 골 전이 악화에 따라 전신상태가 불량하여 항암제 치료를 실시하지 못한 채 수혈 및 진통제 등의 지지적 치료(supportive care)만 시행되고 있는 상태이며, 상태가 호전되어 항암제 치료를 시행하지 못한다면 악화가 진행되어 사망할 것으로 판단되고, 상이등급은 1급(4호: 흉복부장기의 기능에 뚜렷한 장해가 남아 항상 개호를 받아야 하는 사람)으로 판정된다고 기재되어 있다.
9) 망인은 2012. 5. 13. 전북대학교병원에서 위암 및 전이성 골종양으로 사망하였고, 전이성 골종양은 위암이 전이된 것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되었다.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 10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2, 4호증의 각 기재, 제1심 법원의 국군대전병원 군의관 E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첫째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연속적으로 이루어지는 선행처분과 후행처분이 동일한 행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단계적인 일련의 절차로 연속하여 행하여지는 것으로서, 서로 결합하여 하나의 법률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이라면, 선행처분의 하자가 중대 명백한 것이 아니어서 당연무효로 볼 수 없고 행정소송으로 효력이 다투어지지도 아니하여 이미 불가쟁력이 생겼으며, 후행처분 자체에는 아무런 하자가 없다고 하더라도, 후행처분의 취소를 청구하는 소송에서 청구원인으로 선행처분이 위법한 것을 주장할 수 있으나, 이와 달리 선행처분과 후행처분이 서로 독립하여 별개의 법률효과를 목적으로 하고 선행 처분에 불가 쟁력이 생겨 그 효력을 다툴 수 없게 된 경우에는 선행처분의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당연무효인 경우에만 선행처분의 하자를 이유로 후행 처분의 효력을 다툴 수 있다 (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7두13159 판결 참조). 또한, 구 군인연금법 제24조 제1항은 폐질의 정도가 호전되거나 악화되어 상이등급을 개정하는 경우 국방부장관이 상이연금의 수급권자의 폐질상태 확인을 위하여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신체검사를 실시할 수 있도록 정하고, 그 위임에 따라 구 군인연금법 시행령(2013. 6. 28. 대통령령 제2464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48조는 상이등급의 개정을 받고자 하는 상이 연금수급권자는 상이등급개정신청서에 요양기관의 장 또는 군병원의 장이 발행한 진단서를 첨부하여 이를 국방부장관에게 제출하도록 정하고, 국방부장관은 그 상이연금수급권자의 폐질상태를 확인하기 위하여 원칙적으로 군병원에서 신체검사를 실시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러한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을 종합하면, ① 상이등급 개정은 종전 상이등급 결정 이후 발생한 폐질 상태의 호전 악화 등 사정변경 여부를 심사하여 상이등급을 변경하는 것을 내용으로 할 뿐, 종전 상이등급 결정의 당부까지도 그 심사의 내용에 포함된다고 볼 수 없고, ② 상이등급 개정에 있어서 진단서를 첨부하고 신체검사를 하도록 한 취지도 상이등급 개정 당시의 상이 연금수급권자의 폐질 상태를 기초로 상이등급 개정 여부를 결정하도록 한 것이므로, 종전 상이등급 결정과 그 이후에 이루어진 상이등급 개정 여부에 관한 결정이 동일한 행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단계적인 일련의 절차로 연속하여 행하여지는 것으로서, 서로 결합하여 하나의 법률효과를 발생시키는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종전 상이등급 결정에 불가쟁력이 생겨 그 효력을 다툴 수 없게 된 경우, 종전 상이등급 결정의 하자가 중대 · 명백하여 당연무효가 아닌 이상, 그 하자를 들어 이후에 이루어진 상이등급 개정 여부에 관한 결정의 효력을 다툴 수 없다(대법원 2015. 12. 10. 선고 2015두46505 판결 참조).
나) 살피건대, 앞서 본 인정사실에 의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망인이 종전 처분에 대하여 취소소송 등을 제기하지 아니함으로써 종전 처분에 불가쟁력이 발생한 점, ② 국군대전병원 의사 D이 2011. 5. 2. 망인의 상이등급이 5급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바 있더라도 그 의견에 군인연금급여심의회가 기속되는 것은 아니며, 2011. 6. 29. 개최된 군인연금급여심의회에서는 망인에 대한 상이등급을 5급으로 하향 조정해야 한다고 판단하였던 의사 D의 의견 및 위 심의회에 참여하였던 외과계 전문 위원의 의견을 종합하여 망인에 대한 상이등급을 7급 5호로 결정하였던 것이므로 종전 처분이 명백히 잘못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종전 처분의 내용이 2011. 5. 2.자 장해진단서의 기재 내용과 다르다는 사정만으로 그 하자가 중대 · 명백하여 당연무효이고 그에 따라 이 사건 처분도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둘째 주장에 대한 판단
가) 구 군인연금법 제23조 제1항이 정한 '질병 또는 부상으로 인한 폐질상태'라 함은 질병 또는 부상이 치유되었으나 신체에 영구적인 정신적 또는 육체적 훼손상태가 잔존하게 된 경우를 말하고, 여기에서 치유란 질병 또는 부상에 대한 치료의 효과를 기대할 수 없게 되었거나 그 증상이 고정된 상태에 이르게 된 것을 뜻하므로, 구 군인연금법 제24조 제1항이 정한 상이등급 개정 요건인 '폐질의 정도가 호전되거나 악화된 경우'에 해당하려면 기존 상이등급 결정 당시와 비교하여 질병 또는 부상의 정도가 일시적으로 호전되거나 악화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이와 같이 호전 또는 악화된 상태가 그 질병 또는 부상에 대한 치료의 효과를 기대할 수 없거나 증상이 고정됨으로써 기존 상이등급을 그대로 유지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러야 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대법원 2015. 12. 10. 선고 2015두46505 판결 참조).
나) 살피건대, 앞서 본 인정사실에 의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망인이 사망하기 전 망인의 건강상태가 매우 악화되었던 것은 사실이나 이는 고정된 상태가 아닌 일시적으로 악화된 상태에 불과했던 것으로 보이므로, 이 사건 처분 당시 망인의 상태가 질병 또는 부상에 대한 치료의 효과를 기대할 수 없거나 증상이 고정됨으로써 기존 상이등급을 그대로 유지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러 구 군인연금법 제24조 제1항이 정한 상이등급 개정의 요건을 충족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① 망인은 종전 처분 이후 약 8개월 정도가 경과한 시점인 2012년 4월경 늑골 및 장골의 전이성 골종양 진단을 받고, 그 이후 2012년 5월경 피고에게 상이등급을 조정해 달라는 신청을 한 뒤, 이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2012. 5. 13. 사망하였다.
② 삼성서울병원의 의무기록에 의할 때, 위 전절제술 시행 후 약 5년이 지난 2010. 6. 28.경부터는 망인에게 특별한 통증이나 증상악화, 암의 재발 등이 나타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③ 망인이 2012. 3. 19. 삼성서울병원에서 진료를 받으면서 "2달 전 정도부터 오른쪽 갈비뼈쪽으로 통증이 있었습니다. 드럼을 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증상이 오는 줄 알았어요. 진통제 좀 처방해 주세요"라고 진술하였던 점에 비추어, 망인은 사망하기 약 2달 전인 2012년 3월경까지도 취미생활로 드럼을 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그렇다면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그 무렵 상이등급 3급 4호(흉복부 장기의 기능에 뚜렷한 장해가 남아 일생동안 노무에 종사할 수 없는 사람)에 해당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④ 국군대전병원 군의관이 2012. 5. 15. 망인에 대하여 망인이 상이등급 1급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장해진단서를 발급한 사실이 있으나, 위 장해진단서는 망인이 사망한 이후에 망인을 직접 진료하지 아니하고 발급된 것일 뿐 아니라, 망인이 중환자실에 입원하여 사망 직전 내지는 그와 매우 근접한 상태일 때 작성된 것으로서 망인의 건강상태가 급속도로 악화되어 가고 있던 일시적 상태를 나타낸 것에 불과하므로, 위 장해진 단서만으로 망인이 '질병 또는 부상에 대한 치료의 효과를 기대할 수 없게 되었거나 그 증상이 고정된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제1심 판결은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 판사 성백현
판사 왕정옥
판사 채동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