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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0. 4. 11. 선고 99다44205 판결
[손해배상(기)][공2000.6.1.(107),1175]
판시사항

[1] 교장 또는 교사의 학생에 대한 보호·감독의무의 범위 및 손해배상책임의 인정 기준

[2] 만 14세 4개월의 중학교 2년생이 체육시간에 피해자의 잘못으로 체육교사로부터 단체기합을 받았다는 이유로 그 직후의 휴식기간에 피해자를 폭행하여 상해를 가한 경우, 가해자의 성행, 피해자와의 관계, 단체기합의 정도 등에 비추어 체육교사 또는 담임교사 등에게 사고에 대한 예측가능성이 없었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1] 지방자치단체가 설치·경영하는 학교의 교장이나 교사는 학생을 보호·감독할 의무를 지는 것이지만, 이러한 보호·감독의무는 교육법에 따라 학생들을 친권자 등 법정감독의무자에 대신하여 감독을 하여야 하는 의무로서 학교 내에서의 학생의 전 생활관계에 미치는 것은 아니고, 학교에서의 교육활동 및 이와 밀접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생활관계에 한하며, 그 의무범위 내의 생활관계라고 하더라도 교육활동의 때와 장소, 가해자의 분별능력, 가해자의 성행,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 기타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사고가 학교생활에서 통상 발생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이 예측되거나 또는 예측가능성(사고발생의 구체적 위험성)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교장이나 교사는 보호·감독의무 위반에 대한 책임을 진다.

[2] 만 14세 4개월의 중학교 2년생이 체육시간에 피해자의 잘못으로 체육교사로부터 단체기합을 받았다는 이유로 그 직후의 휴식기간에 피해자를 폭행하여 상해를 가한 경우, 가해자의 성행, 피해자와의 관계, 단체기합의 정도 등에 비추어 체육교사 또는 담임교사 등에게 사고에 대한 예측가능성이 없었다고 본 사례.

원고,피상고인

원고 1외 2인

피고,상고인

인천광역시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인천제일 담당변호사 김규한 외 3인)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인천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이 제1심판결의 이유를 인용하여 확정한 사실관계를 보면, 원고 2는 피고에 소속된 하도진중학교 2학년 8반에 재학중이던 1996. 12. 14. 10:00경 체육시간이 끝나고 교실로 들어와 쉬는 시간에 같은 반 학생인 제1심 공동피고로부터 폭행을 당하여 좌측 안와골절상을 입게 되었는데, 폭행을 당한 이유는 원고 2 등이 체육시간에 학교 담을 넘어 나갔다 오다가 들키는 바람에 체육교사인 소외 유기룡으로부터 같은 반 학생들이 단체로 벌을 받아 화가 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원심은 유기룡 등 교사들은 원고 2 등의 잘못으로 같은 반 학생들 모두에게 벌을 주었으면 혹시라도 다른 학생들이 이에 불만을 품고 원고 2 등에게 앙갚음을 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특별히 지도를 하였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 한 잘못이 있으므로 피고는 위 유기룡 등의 사용자로서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하면서, 나아가 이 사건 사고가 우발적인 것이어서 예상할 수 없었다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학교 교사로서는 어느 학생의 잘못으로 같은 반 학생 전체에게 벌을 주는 등의 특별한 경우에는 아직 성숙하지 아니한 중학생들이 이에 대한 앙갚음을 하는 등의 갑작스러운 행동을 할 수 있음을 충분히 예상하여야 한다는 이유로 이를 배척한 제1심판결 이유의 판단 부분도 인용하였다.

2. 지방자치단체가 설치·경영하는 학교의 교장이나 교사는 학생을 보호·감독할 의무를 지는 것이지만, 이러한 보호·감독의무는 교육법에 따라 학생들을 친권자 등 법정감독의무자에 대신하여 감독을 하여야 하는 의무로서 학교 내에서의 학생의 전생활관계에 미치는 것은 아니고, 학교에서의 교육활동 및 이와 밀접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생활관계에 한하며, 그 의무범위 내의 생활관계라고 하더라도 교육활동의 때와 장소, 가해자의 분별능력, 가해자의 성행,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 기타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사고가 학교생활에서 통상 발생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이 예측되거나 또는 예측가능성(사고발생의 구체적 위험성)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교장이나 교사는 보호·감독의무 위반에 대한 책임을 진다 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3. 2. 12. 선고 92다13646 판결, 1997. 6. 13. 선고 96다44433 판결, 1999. 9. 17. 선고 99다23895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사고가 일어난 체육시간 수업 직후의 휴식시간은 다음 수업을 위하여 잠시 쉬거나 수업의 정리·준비 등을 하는 시간으로서 교육활동과 질적, 시간적으로 밀접 불가분의 관계에 있어, 그 시간 중의 교실 내에서의 학생의 행위에 대하여는 교사의 일반적 보호·감독의무가 미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 당시 가해자인 제1심 공동피고(1982. 8. 12.생)는 만 14세 4개월 정도(제1심이 만 13세 11개월이라고 한 부분은 잘못된 것이다.)로서 충분한 분별능력이 있고, 비록 공부를 못하고 성격이 급하나 본성이 착하여 평소 친구들을 때리거나 괴롭힌 일이 없으며, 피해자인 원고 2와 같은 급우로서 별문제 없이 지내왔고, 원고 2도 비록 공부는 못하나 심성이 고운 학생으로 친구들 사이에서 별다른 문제가 없는 학생이었으며, 유기룡이 단체기합을 주게 된 동기와 약 5분 정도에 걸쳐 쪼그려뛰기 20회, 엎드렸다 일어나기 20회, 팔벌려뛰기 20회를 실시한 체벌의 방법과 정도로 보아 교육적 차원에서 정당하고, 그 단체기합으로 인하여 같은 반 학생들이 원고 2 등에게 반감을 가질 정도의 것은 아니라고 보이므로 이러한 가해자의 성행, 피해자와의 관계, 사고발생의 때와 장소 등을 고려할 때 체육교사인 유기룡이나 담임교사 등이 이 사건 사고를 예측하였거나 예측할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사고에 앞서 유기룡이 위와 같은 단체기합을 주었다는 사정만으로 사고의 발생에 대한 구체적 위험성이 있다고도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사고는 돌발적이거나 우연한 사고로서 유기룡 등 교사에게 보호·감독의무 위반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이 이와 반대의 견해에서 피고의 손해배상책임(피고는 지방자치단체로서 국가배상법이 적용되므로 제1심판결이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을 유기룡 등에 대한 사용자로서의 책임인 것처럼 설시한 부분도 잘못되었다.)을 인정한 것은 교사의 보호·감독의무위반 책임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한 것이라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지창권(재판장) 서성 유지담(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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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인천지방법원 1999.4.16.선고 99나6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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