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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8. 5. 12. 선고 97다36989 판결
[손해배상(자)][공1998.6.15.(60),1607]
판시사항

[1] 행위자가 타인 명의로 계약을 체결한 경우, 계약 당사자의 확정 방법

[2] 지입회사가 지입된 차량에 대하여 보험료 절감을 목적으로 보험계약자 및 피보험자 명의를 계열회사로 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한 경우, 계약 당사자는 지입회사가 아니라 계열회사라고 본 사례

판결요지

[1] 계약을 체결하는 행위자가 타인의 이름으로 법률행위를 한 경우에 행위자 또는 명의인 가운데 누구를 계약의 당사자로 볼 것인가에 관하여는, 우선 행위자와 상대방의 의사가 일치하는 경우에는 그 일치한 의사대로 행위자 또는 명의인을 계약의 당사자로 확정하여야 하고, 행위자와 상대방의 의사가 일치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 계약의 성질·내용·목적·체결 경위 등 그 계약 체결 전후의 구체적인 제반 사정을 토대로 상대방이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행위자와 명의자 중 누구를 계약의 당사자로 이해할 것인가에 의하여 당사자를 결정하여야 한다.

[2] 지입회사 직원이 자기 회사의 명의로 등록되어 있는 지입차량에 관하여 자기 회사가 사고가 많아 보험료율이 높은 관계로 보험료율이 낮은 계열회사의 명의로 보험계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보험회사 직원에게 그 차량이 계열회사 소유라고 말하여 보험계약자 및 피보험자 명의를 계열회사로 하는 보험계약을 체결한 경우, 지입회사의 내심의 의사는 자신을 보험계약자 내지 피보험자로 하려는 의사가 있었을지 모르나 상대방인 보험회사와 사이에 그렇게 하기로 하는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볼 수 없고, 또 보험회사로서는 계약 명의자인 계열회사가 실제의 보험계약자 및 피보험자인 것으로 이해하고 그에 따른 보험료율 등을 정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한 것이라고 보여지므로, 보험계약자 및 기명피보험자는 계약 명의자인 계열회사라고 본 사례.

원고,피상고인

원고 1 외 4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서산 담당변호사 남현우)

원고보조참가인

원고보조참가인 (소송대리인 사랑종합법무법인 담당변호사 나석호)

피고,상고인

현대해상화재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대전제일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김인중)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1. 원심은, 이 사건 덤프트럭를 매수하여 소외 대영중기 주식회사(이하 대영중기라 한다)에 지입하고 이를 운행하던 원고들 보조참가인(이하 보조참가인이라 한다)은 위 차량에 대한 자동차종합보험에 가입함에 있어 대영중기의 보험담당 직원으로부터 대영중기는 사고가 많아 보험료율이 높기 때문에 그 계열회사로서 보험료율이 낮은 주식회사 동신건기(이하 동신건기라 한다) 앞으로 위 차량의 등록 명의를 이전하여 그 회사 명의로 보험에 가입할 것을 권유받고, 그 직원에게 차량의 이전등록비와 보험료 등을 지급하면서 위 차량을 동신건기 명의로 이전하여 보험에 가입하여 줄 것을 부탁한 사실, 그런데 위 대영중기의 보험담당 직원은 위 차량에 대한 이전등록이 이루어지기 전인 1994. 3. 23. 피고 회사의 담당직원에게 전화로 위 차량에 대한 종합보험 가입을 의뢰하면서 위 차량은 동신건기 소유의 차량이라고 말하고 차량등록증 대신 차대번호 등을 기재한 메모를 팩스로 송부하여 보험계약자 및 피보험자 명의를 동신건기로 하고 보험기간을 1994. 3. 23.부터 1995. 3. 23.까지로 하는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한 사실, 위 차량의 운전기사인 소외 1은 보험기간 내인 1994. 5. 23. 위 차량을 운전하다가 그의 과실로 소외 2를 충격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사실, 원고들은 소외 2의 처와 자녀들인 사실을 인정하고, 위 자동차종합보험의 보험계약자 및 피보험자는 대영중기임을 전제로, 대영중기가 위 보험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피보험자를 사실과 다르게 피고 회사에 고지하였으므로 위 보험계약은 보험계약자의 고지의무위반 및 사기행위를 이유로 해지되었거나 무효라는 등의 피고의 항변을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배척한 다음, 피고는 위 자동차종합보험계약에 따라 위 사고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위 자동차종합보험의 보험계약자 및 피보험자를 대영중기로 본 원심의 판단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수긍하기 어렵다.

계약을 체결하는 행위자가 타인의 이름으로 법률행위를 한 경우에 행위자 또는 명의인 가운데 누구를 계약의 당사자로 볼 것인가에 관하여는, 우선 행위자와 상대방의 의사가 일치하는 경우에는 그 일치한 의사대로 행위자 또는 명의인을 계약의 당사자로 확정하여야 하고, 행위자와 상대방의 의사가 일치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 계약의 성질·내용·목적·체결 경위 등 그 계약 체결 전후의 구체적인 제반 사정을 토대로 상대방이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행위자와 명의자 중 누구를 계약의 당사자로 이해할 것인가에 의하여 당사자를 결정하여야 한다 (대법원 1998. 3. 13. 선고 97다22089 판결, 1996. 11. 26. 선고 96다32003 판결 등 참조).

원심이 확정한 사실에 의하면, 대영중기의 보험담당 직원은 자기 회사의 명의로 등록되어 있는 이 사건 덤프트럭에 관하여 피고 회사와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자기 회사가 사고가 많아 보험료율이 높은 관계로 보험료율이 낮은 계열회사인 동신건기 명의로 보험계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피고 회사의 담당 직원에게 위 차량은 동신건기 소유의 차량이라고 말하여 보험계약자 및 피보험자 명의를 동신건기로 하는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는 것이므로, 대영중기의 내심의 의사는 자신을 보험계약자 내지 피보험자로 하려는 의사가 있었을지 모르나 상대방인 피고 회사와 사이에 그렇게 하기로 하는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볼 수 없고, 또 피고 회사로서는 계약 명의자인 동신건기가 실제의 보험계약자 및 피보험자인 것으로 이해하고 그에 따른 보험료율 등을 정하여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한 것이라고 보여진다.

그렇다면 이 사건 자동차종합보험의 보험계약자 및 기명피보험자는 계약 명의자인 동신건기로 보아야 할 것이므로, 원심으로서는 이를 전제로 위 보험계약의 유효 여부와 그것이 유효하다면 위 차량의 지입차주인 보조참가인이 동신건기의 승낙피보험자 등에 해당할 수 있는지 여부를 심리하여 이 사건 사고에 대한 피고의 손해배상책임 유무를 가렸어야 했다.

원심이 이에 이르지 아니하고 대영중기가 이 사건 자동차종합보험의 보험계약자 및 피보험자임을 전제로 그 보험계약을 유효한 것으로 판단하여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것은 보험계약의 당사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그 해석을 그르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는 때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가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돈희(재판장) 최종영 이임수 서성(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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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대전고등법원 1997.7.18.선고 95나5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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