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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8. 3. 27. 선고 97다50855 판결
[손해배상(기)][공1998.5.1.(57),1192]
판시사항

불기소처분 후 기소되어 유죄로 확정된 경우 민사소송법 제422조 제1항 제8호의 재심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민사소송법 제422조 제1항 제8호 소정의 재심사유인 '판결의 기초로 된 민사나 형사의 판결 기타의 재판 또는 행정처분이 다른 재판이나 행정처분에 의하여 변경된 때'라 함은 그 확정판결에 법률적으로 구속력을 미치거나 또는 그 확정판결에서 사실인정의 자료가 된 재판이나 행정처분이 그 후 다른 재판이나 행정처분에 의하여 확정적이고 또한 소급적으로 변경된 경우를 말하는 것인데, 먼저 검사의 불기소처분이 재심대상 판결에 법률적으로 구속력을 미치는 것이 아님은 의문의 여지가 없고, 다음 검사의 불기소처분에는 확정재판에 있어서의 확정력과 같은 효력이 없어 일단 불기소처분을 한 후에도 공소시효가 완성되기까지 언제라도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것이므로, 일단 불기소처분되었다가 후에 공소가 제기되었다고 하여 종전의 불기소처분이 '소급적'으로 변경된 것으로 보기 어렵고, 나아가 그 기소된 형사사건이 유죄로 확정되었다 하여도 이는 마찬가지이다.

원고(반소피고,재심피고),피상고인

원고(반소피고, 재심피고)

피고(반소원고,재심원고),상고인

류관형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반소원고, 재심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하기에 앞서 직권으로 판단한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내세운 증거에 의하여 피고(반소원고, 재심원고, 이하 피고라고 한다)는 재심대상판결 사건과 병행하여 '원고(반소피고, 재심피고, 이하 원고라고 한다)가 판시 제1, 2토지의 경계를 재개발사업의 관리처분과 관계없이 기존의 경계대로 확정하기로 약정하여 놓고도 피고의 승낙 없이 이 사건 제2토지 상에 건물을 신축하면서 기존의 경계선에서 제1토지 쪽으로 3평 정도 침범하였다'는 이유로 원고를 경계침범죄 등으로 고소한 사실, 원고는 1992. 4. 27. 서울지방검찰청 북부지청으로부터 위 고소사건에 관하여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는데, 이 사건 재심대상 판결에서는 위 고소사건의 공소부제기 이유고지 등 위 불기소처분과 관련된 기록(갑 제18호증, 갑 제20호증의 4, 11, 12, 13, 15, 21, 23, 30의 각 기재 등)이 증거로 채택되어 피고의 주장, 즉 위와 같은 원고의 경계침범으로 피고 소유 건물의 후면 통로가 좁혀지고 건축법상의 이격거리를 확보하지 못하게 됨에 따라 그 건물의 시가가 하락되어 금 14,700,000원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는 주장이 배척되고 다만 원고가 임의로 피고 소유 건물의 보일러실을 철거함으로 인한 손해금 310,000원, 위 보일러실 철거로 인한 건물 지하의 누수수리비 금 1,326,550원, 물탱크보수비 금 50,000원, 피고가 원고를 대신하여 납부한 재산세 금 77,000원, 차관융자 상환금 475,058원 합계 금 2,238,608원에 한하여 피고의 청구가 인용된 사실, 그런데 원고는 그 후 서울고등검찰청의 재기수사명령에 따라 '원고가 제1, 2토지 사이에 기존 경계를 나타내는 표시로 설치되어 있던 콘크리트 담장을 파헤치고 기존의 경계선과 환지예정선의 중간지점에 새로이 콘크리트 담장을 설치하고 흙으로 그 위를 메움으로써 위 대지의 경계를 인식 불능하게 하고 피고의 건물 일부를 손괴하였다'는 이유로 경계침범 및 재물손괴죄로 기소되어 1995. 12. 22. 서울지방법원에서 벌금 700,000원에 처한다는 위 법원 95고단922호 유죄판결을 선고받았고, 1996. 9. 4. 이에 대한 항소를 기각하는 위 법원 96노444호 판결을, 같은 해 11. 5. 이에 대한 상고를 기각하는 대법원 96도2482호 판결을 순차로 선고받아 위 제1심 유죄판결이 확정된 사실을 각 인정한 다음, 원고에 대한 위 불기소처분은 재심대상 판결의 사실인정의 자료가 되었다고 할 것인데 그 후 재기수사명령에 따라 원고가 경계침범죄 등으로 기소되어 그 유죄판결이 확정됨으로써 위 불기소처분이 확정적으로 변경된 것이므로, 이는 민사소송법 제422조 제1항 제8호에서 재심사유로 정한 '판결의 기초로 된 민사나 형사의 판결 기타의 재판 또는 행정처분이 다른 재판이나 행정처분에 의하여 변경된 때'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후, 본안에 들어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그러나 민사소송법 제422조 제1항 제8호 소정의 재심사유인 "판결의 기초로 된 민사나 형사의 판결 기타의 재판 또는 행정처분이 다른 재판이나 행정처분에 의하여 변경된 때"라 함은 그 확정판결에 법률적으로 구속력을 미치거나 또는 그 확정판결에서 사실인정의 자료가 된 재판이나 행정처분이 그 후 다른 재판이나 행정처분에 의하여 확정적이고 또한 소급적으로 변경된 경우를 말하는 것인데 (대법원 1994. 11. 25. 선고 94다33897 판결, 1991. 7. 26. 선고 91다13694 판결 등 참조), 먼저 검사의 불기소처분이 재심대상 판결에 법률적으로 구속력을 미치는 것이 아님은 의문의 여지가 없고 (대법원 1994. 11. 25. 선고 94다33897 판결 참조), 다음 검사의 불기소처분에는 확정재판에 있어서의 확정력과 같은 효력이 없어 일단 불기소처분을 한 후에도 공소시효가 완성되기까지 언제라도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것이므로, 일단 불기소처분되었다가 후에 공소가 제기되었다고 하여 종전의 불기소처분이 '소급적'으로 변경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 할 것이고, 나아가 그 기소된 형사사건이 유죄로 확정되었다 하여도 이는 마찬가지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과 같이 불기소처분이 후에 기소되어 유죄로 확정된 것만 가지고는 민사소송법 제422조 제1항 제8호 소정의 재심사유가 존재한다고 할 수 없는 것이므로, 원심으로서는 본안판단에 들어가기에 앞서 재심사유가 없다는 이유로 피고의 이 사건 재심청구를 기각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에 이르지 아니한 채 견해를 달리하여 재심사유가 있다고 보아 본안판단에 나아간 원심의 조치에는 위 재심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나, 이 사건 재심청구를 기각한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므로 위와 같은 위법은 판결 결과에 영향이 없다 할 것이다.

그러므로 본안 판단을 공격하는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에 나아갈 필요 없이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인 피고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정귀호(재판장) 박준서 김형선(주심) 이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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