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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7. 7. 25. 선고 97다8403 판결
[구상금][집45(3)민,76;공1997.9.15.(42),2694]
판시사항

[1] 대출절차상 편의를 위하여 제3자가 채무자에게 명의를 빌려준 행위가 비진의표시로서 무효인지 여부(소극)

[2] 저당권설정자의 물상보증인으로부터 저당부동산을 취득한 제3취득자가 저당권이 실행됨으로써 소유권을 상실한 경우, 채무자에 대한 구상권의 성부(적극)

판결요지

[1] 제3자가 채무자로 하여금 제3자를 대리하여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도록 하여 그 대출금을 채무자가 부동산의 매수자금으로 사용하는 것을 승낙하였을 뿐이라고 볼 수 있는 경우, 제3자의 의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대출에 따른 경제적인 효과는 채무자에게 귀속시킬지라도 법률상의 효과는 자신에게 귀속시킴으로써 대출금채무에 대한 주채무자로서의 책임을 지겠다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므로, 제3자가 대출을 받음에 있어서 한 표시행위의 의미가 제3자의 진의와는 다르다고 할 수 없고, 가사 제3자의 내심의 의사가 대출에 따른 법률상의 효과마저도 채무자에게 귀속시키고 자신은 책임을 지지 않을 의사였다고 하여도, 상대방인 금융기관이 제3자의 이와 같은 의사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라야 비로소 그 의사표시는 무효로 되는 것인데, 채무자의 금융기관에 대한 개인대출한도가 초과되어 채무자 명의로는 대출이 되지 않아 금융기관의 감사의 권유로 제3자의 명의로 대출신청을 하고 그 대출금은 제3자가 아니라 채무자가 사용하기로 하였다고 하여도 금융기관이 제3자의 내심의 의사마저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

[2] 타인의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저당권을 설정한 부동산의 소유자(물상보증인)로부터 소유권을 양수한 제3자는 채권자에 의하여 저당권이 실행되게 되면 저당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을 상실한다는 점에서 물상보증인과 유사한 지위에 있다고 할 것이므로, 물상보증의 목적물인 저당부동산의 제3취득자가 채무를 변제하거나 저당권의 실행으로 저당물의 소유권을 잃은 때에는 물상보증인의 구상권에 관한 민법 제370조 , 제341조 의 규정을 유추적용하여 보증채무에 관한 규정에 의하여 채무자에 대한 구상권이 있다.

원고,피상고인

원고 1 외 1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문정두)

피고,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임상순 외 1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와 상고이유서 제출기간 경과 후에 제출된 보충상고이유서 중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부분을 함께 판단한다.

1. 제1점 및 제3점의 일부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소외 1은 1990. 5.경 피고와 함께 매매대금을 반씩 부담하여 소외 2, 소외 3, 소외 4로부터 동인들 소유의 원심판결 첨부 별지목록 1, 2기재 토지(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 및 같은 목록 3, 4기재 토지(이하 나머지 토지라 한다)를 금 365,000,000원에 매수하되 계약금 38,000,000원, 중도금 150,000,000원, 잔금 177,000,000원으로 정하고 계약금과 중도금은 피고가, 잔금은 소외 1이 지급하기로 하고, 매매대금이 완납되면 이 사건 토지는 소외 1의 명의로, 나머지 토지는 피고 명의로 각 소유권이전등기를 하기로 한 사실, 소외 1은 위 매수자금이 없어 소외 주식회사 충일상호신용금고(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로부터 대출을 받고자 소외 회사의 감사로 있던 소외 5를 통하여 소외 회사에 대출을 부탁하였는데, 동인으로부터 소외 1의 개인대출한도가 초과되어 소외 1 명의로는 더 이상의 대출을 해줄 수 없지만 다른 사람 명의로 대출신청을 하면 대출이 가능하다는 말을 듣고, 피고에게 위와 같은 사정을 설명하여 피고의 명의로 대출받아 위 매수자금으로 사용하여도 좋다는 허락을 받은 사실, 소외 1은 1990. 5. 21.경 피고의 명의로 작성된 대출관계서류를 소외 5를 통하여 소외 회사에 제출하고 이 사건 토지 및 나머지 토지에 관하여 근저당권자 소외 회사, 채권최고액 금 375,000,000원, 채무자 피고로 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한 후 소외 회사로부터 금 200,000,000원을 대출받은 사실, 피고와 소외 1이 위 대출금 등으로 위 매매대금을 모두 지급한 후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소외 1 명의로, 나머지 토지에 관하여는 피고 명의로 각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사실이 인정된다.

원래 진의아닌 의사표시라 함은 표시행위의 의미가 표의자의 진의와는 다르다는 것, 즉 의사와 표시의 불일치를 표의자 스스로 알면서 하는 의사표시를 말하는 것으로, 상대방이 표의자의 진의 아님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 그 의사표시는 무효로 되는 것이다( 민법 제107조 제1항 ).

그런데 위에서 본 이 사건 사실관계에 의하면, 피고는 소외 1로 하여금 피고를 대리하여 소외 회사로부터 위 대출을 받도록 한 것이고 다만 그 대출금을 소외 1이 위 매수자금으로 사용하는 것을 승낙하였을 뿐이라고 봄이 합리적이라 할 것이고, 이와 같은 경우 피고의 의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대출에 따른 경제적인 효과는 소외 1에게 귀속시킬지라도 그 법률상의 효과는 자신에게 귀속시킴으로써 위 대출금채무에 대한 주채무자로서의 책임을 지겠다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므로, 피고가 위 대출을 받음에 있어서 한 표시행위의 의미가 피고의 진의와는 다르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설사 피고의 내심의 의사가 위 대출에 따른 법률상의 효과마저도 소외 1에게 귀속시키고 자신은 책임을 지지 않을 의사였다고 하여도, 상대방인 소외 회사가 피고의 이와 같은 의사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라야 비로소 그 의사표시는 무효로 되는 것인데, 소외 1의 소외 회사에 대한 개인대출한도가 초과되어 소외 1 명의로는 대출이 되지 않아 소외 회사의 감사 소외 5의 권유로 피고의 명의로 대출신청을 하고 그 대출금은 피고가 아니라 소외 1이 사용하기로 하였다고 하여도 소외 회사가 피고의 위와 같은 내심의 의사마저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 고 하겠다.

원심이, 피고를 위 대출금채무의 주채무자로 판단하고, 피고와 소외 회사 사이의 위 대출금약정이 진의아닌 의사표시로서 무효라는 피고의 항변을 배척한 조치는 정당하고, 원심판결에 상고이유에서 지적하고 있는 채증법칙 위배나 진의아닌 의사표시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2. 제2점, 제3점의 일부 및 제5점에 대하여

타인의 채무를 담보하기 위한 저당권을 설정한 부동산의 소유자(물상보증인)로부터 그 소유권을 양수한 제3자(이하 제3취득자라 한다)는 채권자에 의하여 저당권이 실행되게 되면 저당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을 상실한다는 점에서 물상보증인과 유사한 지위에 있다고 할 것이므로, 물상보증의 목적물인 저당부동산의 제3취득자가 그 채무를 변제하거나 저당권의 실행으로 저당물의 소유권을 잃은 때에는 물상보증인의 구상권에 관한 민법 제370조 , 제341조 의 규정을 유추적용하여 보증채무에 관한 규정에 의하여 채무자에 대한 구상권이 있다 고 봄이 상당하다.

그런데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앞서 본 바와 같은 경위로 피고가 소외 회사로부터 대출받은 금 200,000,000원의 대출금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소외 1 소유의 이 사건 토지에 근저당권자 소외 회사, 채권최고액 금 375,000,000원, 채무자 피고로 된 근저당권설정등기가 경료되어 있었는데 그 후 소외 1이 이 사건 토지를 원고들에게 매도하여 원고들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사실, 위 매도 당시 이 사건 토지의 매매대금은 원고들이 소외 1의 소외 남한제지 주식회사, 동대문세무서, 소외 6에 대한 채무를 인수하고 나머지는 원고 1 등에 대한 채무의 변제에 충당함으로써 그 지급에 갈음하기로 하였는데, 위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는 원고들이 인수하기로 한 소외 1의 채무에 포함되지 않은 사실, 위 피담보채무의 주채무자인 피고와 물상보증인인 소외 1 등이 위 대출금채무를 변제하지 않자 소외 회사는 1993. 1. 9.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임의경매신청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대전지방법원 93타경364로 경매절차가 진행되어 소외 7, 소외 8, 소외 9가 같은 해 7. 23. 금 260,000,000원에 경락받아 그 무렵 대금을 납부한 후 같은 해 9. 24. 자신들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사실, 위 경락대금 중 금 5,825,690원은 집행비용으로 충당되고 나머지 금 254,174,310원 전액이 피고에 대한 위 대출금채권자인 소외 회사에게 배당되어 위 대출금채무의 변제에 충당된 사실이 인정되는바, 근저당권이 설정된 이 사건 토지의 소유자(물상보증인)인 소외 1로부터 그 소유권을 양수한 원고들로서는 소외 회사의 근저당권 실행으로 인하여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을 상실한 이상 보증채무에 관한 규정에 의하여 채무자인 피고에 대한 구상권을 취득하였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소외 회사의 근저당권 실행에 관하여 원고들에게 별다른 과실이 있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위와 같이 근저당권의 실행으로 인한 경락을 통하여 피고의 채무를 면책시킨 원고들로서는 채무자인 피고에 대하여 적어도 그가 소외 회사에 부담하고 있는 채무면책을 위하여 출연한 금액인 금 254,174,310원과 위 출연액에 대한 면책된 날 이후의 법정이자 및 집행비용 금 5,825,690원 등의 비용에 대하여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원심이 피고는 원고들에게 원고들이 구하는 위 경락대금 260,0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한 것은 원고들의 이 사건 토지가 경락됨으로써 그 경락대금 전액이 소외 회사에 대한 채무면책과 집행비용으로 충당되었음을 전제로 판단한 취지로 볼 수 있어 결과적으로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지적하고 있는 이유불비, 이유모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으며, 그 판단의 기초가 되는 사실관계를 인정함에 있어서 채증법칙을 위배한 잘못도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는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3. 제4점에 대하여

소외 회사에 대한 이 사건 대출금채무의 주채무자가 피고라고 인정되는 이상, 원고들이 소외 1의 소외 회사에 대한 개인대출한도가 초과되어 소외 1 명의로는 대출이 되지 않아 피고의 명의로 대출신청을 하고 그 대출금은 피고가 아니라 소외 1이 사용하기로 한 사정을 알면서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을 취득하였다고 하여, 저당부동산의 제3취득자인 원고들이 소외 회사의 근저당권 실행으로 인하여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을 상실하였음을 이유로 채무자인 피고에 대하여 구상권을 행사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같은 취지의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신의성실의 원칙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상고인인 피고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준서(재판장) 김형선 이용훈(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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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대전고등법원 1997.1.16.선고 95나6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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