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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7. 7. 25. 선고 95누4377 판결
[노동조합설립신고사항변경신고반려처분취소][공1997.9.15.(42),2724]
판시사항

[1] 노동조합의 존속중에 그 조합원의 범위를 변경하는 조직변경의 허용 범위

[2] 서울상공회의소 노동조합이 대한상공회의소의 근로자에게도 조합원 자격을 인정하는 내용으로 조직을 변경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노동조합이 존속중에 그 조합원의 범위를 변경하는 조직변경은 변경 후의 조합이 변경 전의 조합의 재산관계 및 단체협약의 주체로서의 지위를 그대로 승계한다는 조직변경의 효과에 비추어 볼 때 변경 전후의 조합의 실질적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인정되고, 노동조합은 구성원인 근로자가 주체가 되어 자주적으로 단결하고 민주적으로 운영되어야 하므로 어느 사업장의 근로자로 구성된 노동조합이 다른 사업장의 노동조합을 결성하거나 그 조직형태 등을 결정할 수는 없다.

[2] 서울상공회의소 노동조합이 조직을 변경하여 그 조합원의 자격을 별도 독립법인인 대한상공회의소의 근로자에 대하여까지 확장하는 것은, 조합의 인적 구성에서 실질적 동일성이 유지되지 아니하여 허용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서울상공회의소 노동조합이 종전부터 대한상공회의소의 근로자에 대하여 관행상 조합원 자격을 인정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자치법규인 서울상공회의소 노동조합의 규약에 반하는 것으로서 그러한 관행은 아무런 효력이 없다), 서울상공회의소 노동조합 총회의 결의에 의하여 대한상공회의소의 노동조합이 결성되고 그 조직형태나 가입자격 등이 결정되는 결과로 되어 노동조합의 자주성 및 민주성에도 반하게 되므로, 어느 모로 보나 허용될 수 없다고 한 사례.

원고,피상고인

서울상공회의소 노동조합

피고,상고인

서울특별시 중구청장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서울상공회의소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조합원으로 하는 노동조합인 원고가 1993. 11. 17. 규약을 개정하여 원고의 명칭을 종래의 서울상공회의소 노동조합에서 대한상공회의소 노동조합으로, 조합원의 범위를 종래의 서울상공회의소(이하 서울상의라 한다)에 종사하는 근로자에서 서울상의 및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라 한다)에 종사하는 근로자로 변경하여 피고에게 노동조합 설립신고사항 변경신고를 한 데 대하여 피고가 위와 같은 변경신고는 노동조합법상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하여 그 변경신고를 반려한 이 사건 처분에 대하여, 그 채용증거들에 의하여 서울상의와 대한상의는 각각 상공회의소법에 의하여 설립된 독립된 법인이기는 하지만, 서울상의의 사무국장은 대한상의의 전무이사, 서울상의 사무국 차장은 대한상의의 이사를 각 겸임할 수 있고, 1952년 이후 현재까지 서울상의와 대한상의의 회장은 서로 동일하며, 업무부서도 서울상의와 대한상의의 고유업무만을 처리하는 고유부서 이외에 서울상의와 대한상의의 업무를 공동으로 처리하는 겸직부서를 편성하여 직원 중 약 60%가 겸직부서에 근무하는 등으로 직제상 중복 부분이 많을 뿐만 아니라 각 고유부서 상호간 또는 고유부서와 겸직부서 사이의 인사이동도 이루어지고, 직원 채용도 서울상의와 대한상의가 공동으로 하고 사무실도 함께 사용하고 있는 사실, 원고는 종전부터 사실상 대한상의 근로자에 대하여도 가입자격을 인정하여 이 사건 규약변경 당시 조합원의 구성도 전체 조합원 186명 중 서울상의와 대한상의의 겸직부서에 근무하는 직원이 103명, 서울상의 고유부서에 근무하는 직원이 61명, 대한상의 고유부서에 근무하는 직원이 22명이었는바, 이러한 실정을 규약에 반영하기 위하여 위와 같이 규약을 개정한 사실, 대한상의에는 별도의 노동조합이 결성되어 있지 아니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서울상의와 대한상의가 법률상 독립된 별개의 법인이라 하더라도 조직이 중복되어 있는 서울상의와 대한상의의 근로자들이 서울상의와 대한상의의 근로자들을 조직대상으로 하는 하나의 노동조합을 설립하는 것은 허용되고, 따라서 서울상의와 대한상의의 겸직직원이 출석한 원고의 총회에서 조직대상을 서울상의 및 대한상의의 근로자로 확장하는 것은 허용된다는 이유로 이 사건 반려처분을 취소하였다.

2. 노동조합이 존속중에 그 조합원의 범위를 변경하는 조직변경은 변경 후의 조합이 변경 전의 조합의 재산관계 및 단체협약의 주체로서의 지위를 그대로 승계한다는 조직변경의 효과에 비추어 볼 때 변경 전후의 조합의 실질적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인정된다 할 것이고, 노동조합은 구성원인 근로자가 주체가 되어 자주적으로 단결하고 민주적으로 운영되어야 하므로 어느 사업장의 근로자로 구성된 노동조합이 다른 사업장의 노동조합을 결성하거나 그 조직형태 등을 결정할 수는 없다 할 것인바, 이 사건에서와 같이 원고가 조직을 변경하여 그 조합원의 자격을 대한상의의 근로자에 대하여까지 확장하는 것은, 우선 조합의 인적 구성에서 실질적 동일성이 유지되지 아니하여 허용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원고가 종전부터 대한상의 근로자에 대하여 관행상 조합원 자격을 인정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자치법규인 원고의 규약에 반하는 것으로서 그러한 관행은 아무런 효력이 없다), 원고 총회의 결의에 의하여 대한상의 노동조합이 결성되고 그 조직형태나 가입자격 등이 결정되는 결과로 되어 노동조합의 자주성 및 민주성에도 반하게 되므로, 어느 모로 보나 허용될 수 없다 고 할 것이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원고의 총회에서 규약을 변경하여 원고 조합의 조직대상을 대한상의의 근로자에게까지 확장하는 것이 허용된다고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노동조합의 규약 및 조직변경, 노동조합의 자주성 및 민주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이러한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이 명백하므로,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부분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지창권(재판장) 천경송 신성택 송진훈(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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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5.2.23.선고 94구210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