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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6. 5. 31. 선고 94다20570 판결
[손해배상(자)][공1996.7.15.(14),2004]
판시사항

[1] 민사소송법 제422조 제1항 제8호 소정의 '판결의 기초로 된 재판이 변경된 때'의 의미

[2] 재심대상판결에서 형사 제1심판결의 내용이 변론의 전취지에 포함되어 주요 사실인정의 자료가 되었다고 보아, 재심청구를 배척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1] 민사소송법 제422조 제1항 제8호 는 '판결의 기초로 된 민사나 형사의 판결 기타의 재판 또는 행정처분이 다른 재판이나 행정처분에 의하여 변경된 때'를 재심사유로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에서 재판이 판결의 기초로 되었다고 함은 재판이 확정판결에 법률적으로 구속력을 미치는 경우 또는 재판내용이 확정판결에서 사실인정의 자료가 되었고 그 재판의 변경이 확정판결의 사실인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 그리고 재판내용이 확정판결에서 사실인정의 자료가 되었고 그 재판의 변경이 확정판결의 사실인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이상 재심사유는 있는 것이고, 재판내용이 담겨진 문서가 확정판결이 선고된 소송절차에서 반드시 증거방법으로 제출되어 그 문서의 기재내용이 증거자료로 채택된 경우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2] 재심대상판결에서 형사 제1심판결의 내용이 변론의 전취지에 포함되어 주요 사실인정의 자료가 되었다고 보아, 재심청구를 배척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원고(재심피고),피상고인

정관우 외 3인

피고(재심원고),상고인

권혁대 (소송대리인 동서 법무법인 담당변호사 박우동 외 1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재심피고, 이하 원고라고만 한다)들이 피고(재심원고, 이하 피고라고만 한다)를 상대로 소외 1 운전의 피고 소유 차량이 중앙선을 넘어 망 소외 2 운전의 차량을 충격하여 망 소외 2로 하여금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는 교통사고를 이유로 서울민사지방법원 90가합29406호 로써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위 법원이 1990. 9. 28. 원고들 주장과 같은 사고 경위를 인정하고 피고에 대하여 원고들에게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는 원고들의 일부 승소판결을 선고한 사실, 위 판결에 대하여 서울고등법원 90나48503호 로써 피고가 항소하고 원고들은 부대항소하였는데 위 항소심법원도 1991. 6. 13. 위 교통사고의 경위를 원고들의 위 주장과 같이 인정하고 원고 정관우, 정배옥의 부대항소 일부를 받아들여 피고에 대하여 위 원고들에게 제1심판결 인용 금원에 추가하여 손해배상금의 추가지급을 명하고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는 재심대상판결을 선고하여 그 재심대상판결이 확정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재심대상판결이 기초로 하였던 위 소외 1에 대한 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 1991. 4. 22. 선고 90고단1085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 사건의 형사 제1심판결이 다른 확정판결에 의하여 변경되었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2조 제1항 제8호 소정의 재심사유가 있다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위 형사 제1심판결이 재심 전 소송절차에서 증거로 제출된 바도 없고 따라서 재심대상판결이 위 형사 제1심판결을 증거로 인용하지 않았으므로 위 형사 제1심판결이 재심대상판결의 기초가 되었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피고의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민사소송법 제422조 제1항 제8호 는 "판결의 기초로 된 민사나 형사의 판결 기타의 재판 또는 행정처분이 다른 재판이나 행정처분에 의하여 변경된 때"를 재심사유로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에서 재판이 판결의 기초로 되었다고 함은 재판이 확정판결에 법률적으로 구속력을 미치는 경우 또는 재판내용이 확정판결에서 사실인정의 자료가 되었고 그 재판의 변경이 확정판결의 사실인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재판내용이 확정판결에서 사실인정의 자료가 되었고 그 재판의 변경이 확정판결의 사실인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이상 재심사유는 있는 것이고, 재판내용이 담겨진 문서가 확정판결이 선고된 소송절차에서 반드시 증거방법으로 제출되어 그 문서의 기재내용이 증거자료로 채택된 경우에 한정된다고 할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손해배상청구의 소의 제1심 및 재심 전 원심에서 원고들은 청구원인 사실로서 피고 소유의 차량을 운전한 위 소외 1이 중앙선을 침범하여 운행한 과실로 말미암아 교통사고가 발생하여 위 망 소외 2가 사망하였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피고는 소외 1이 중앙선을 침범하여 운행한 사실이 없고 오히려 망 소외 2가 중앙선을 침범하여 운행한 과실로 말미암아 교통사고가 발생하였다고 주장하면서 면책 및 과실상계의 항변을 하고, 원고들은 소외 1이 중앙선을 침범하여 운행한 과실이 있음을 전제로 한 검사의 공소장(갑 제9호증의 6, 을 제20호증의 3과 같다) 및 소외 1에 대한 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 90고단1085호 형사사건의 수사기록 일부를, 피고는 위 형사사건의 수사기록 및 공판기록 일부를, 각자의 주장사실을 입증하기 위한 증거방법으로 각 제출함으로써, 재심 전 원심에서 소외 1과 망 소외 2 중 누가 중앙선을 침범하여 운행하였는가의 점이 쟁점이 되어 있었던 사실, 이 사건 손해배상의 소가 재심대상판결 법원에 계속중 위 형사사건의 제1심인 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은 1991. 4. 22. 위 소외 1이 중앙선을 침범하여 운행한 과실로 교통사고가 발생한 사실을 인정하여 소외 1에게 금고 2년의 실형을 선고한 사실, 그 후 원고들과 피고는 재심 전 원심 변론기일에서 위 교통사고 차량의 운전사인 소외 1에 대하여 금고 2년의 유죄판결이 선고된 사실에 관하여 다툼이 없다고 진술하여 그 진술내용이 변론조서에 기재되고, 재심 전 원심의 변론종결 직후에 위 형사 제1심판결의 사본이 기록에 편철된 사실, 재심대상판결은 위 공소장을 비롯한 형사사건의 수사기록 및 제1심 공판기록 일부의 기재내용을 증거자료로 채택하고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소외 1이 과속으로 진행하던 중 중앙선을 넘어 들어 갔다가 반대차선 상을 마주 오던 망 소외 2 운전의 차량과 충돌할 위험에 놓이게 되자 급히 자신의 차선으로 복귀하던 중 중앙선 부근에서 위 망인 운전의 차량을 들이받아 전복되게 한 사실을 인정하고, 망 소외 2이 오히려 중앙선을 침범하여 운행한 과실로 교통사고가 발생하였다는 피고의 면책항변을 받아들이지 아니하고 과실상계도 하지 않은 사실, 그런데 위 형사 제1심판결에 대하여 항소가 제기되어 항소심인 서울형사지방법원 1991. 12. 4. 선고 91노3040 판결 과 상고심인 대법원 1992. 4. 28. 선고 92도248 판결 을 거쳐 환송 후 항소심인 서울형사지방법원 1993. 4. 15. 선고 92노3153 판결 은 소외 1이 중앙선을 침범하여 운행한 잘못으로 위 교통사고가 발생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지만 소외 1은 망 소외 2 운전의 차량이 중앙선을 침범하여 비정상적으로 운행하여 오는 것을 115m 내지 200m 전방에서 발견하였음에도 그대로 질주하다가 충돌 직전에 노견이 아닌 중앙선쪽으로 좌회전한 과실로 위 도로 중앙선 침범지점에서 망 소외 2 운전의 차량을 충격하였다고 인정하여, 위 형사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소외 1에 대하여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재심대상판결 법원에서는 원고들과 피고의 주장에 의하여 소외 1과 망 소외 2 중 누가 중앙선을 침범하여 운행하였는가의 점이 쟁점으로 되었음이 분명하고, 위와 같은 쟁점 아래에서 검사가 소외 1이 중앙선을 침범하여 운행하였음을 전제로 공소를 제기한 내용이 담긴 공소장과 검사의 공소제기에 따라 개시된 위 형사 제1심의 공판기록 및 수사기록이 증거방법으로 제출된 상태에서 원고들과 피고 쌍방이 위 교통사고 차량의 운전사인 소외 1에 대하여 금고 2년의 유죄판결이 선고된 사실에 관하여 다툼이 없다고 진술하였다면, 재심대상판결 법원은 변론의 전취지로부터 위 형사 제1심판결에서 소외 1이 중앙선을 침범하여 운행한 사실을 인정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하므로 재심대상판결이 원용한 변론의 전취지에는 위와 같은 형사 제1심판결의 내용이 포함되었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위 형사 제1심판결의 내용은 재심대상판결에서 원용한 변론의 전취지에 포함되어 주요 사실인정의 자료가 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나아가 재심대상판결이 확정된 후 위 형사사건에 관한 환송 후의 항소심판결은 소외 1이 중앙선을 침범하여 운행한 사실이 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위 형사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망 소외 2에게 중앙선을 침범하여 운행한 잘못이 있음을 전제로 소외 1에게는 이를 보고도 그대로 질주한 과실이 있다고 하여 위 형사 제1심판결의 인정사실과는 다른 사실을 인정하였는바, 위 환송 후의 항소심판결이 확정되었다면 이와 같은 형사 제1심판결의 변경이 재심대상판결의 사실인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위 형사 제1심판결이 재심대상판결에서 사실인정의 자료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위 형사 제1심판결이 재심 전 소송절차에서 증거로 제출된 바도 없고 재심대상판결이 형사 제1심판결을 증거로 인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재심사유에 관한 피고의 주장을 배척한 원심판결에는 확정판결의 기초로 된 재판의 변경을 재심사유로 규정한 민사소송법 제422조 제1항 제8호 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파기환송하기로 관여 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만호(재판장) 박준서 김형선(주심) 이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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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민사지방법원 1990.9.28.선고 90가합29406
-서울고등법원 1991.6.13.선고 90나48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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