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가. 주택개량재개발사업구역 내의 국공유 토지가 행정재산인지 여부
나. 점유자의 자주점유 추정의 의미 및 그 추정이 번복되는 경우
다. 점유자의 자주점유의 추정이 번복되지 않는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가. 행정재산은 그 자체로서 직접 행정주체 내지는 공공의 사용목적에 제공되는 재산이므로, 주택개량재개발사업구역 내에 위치하는 토지라고 하더라도 그 자체로서 직접 위와 같은 행정목적을 위하여 제공되는 토지라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고 구 주택개량촉진에관한임시조치법(1973.3.5. 법률 제2581호 1986.12.31 실효) 제2조 또는 도시계획법 제82조의 규정은 이미 주택개량재개발사업구역 내의 국공유지에 대한 매각 등의 처분을 전제로 하는 규정으로서 그 토지에 대하여 위 각 규정이 적용된다는 사정만으로는 그 토지를 행정재산이라고 볼 수 없다.
나. 부동산에 대한 취득시효의 요건인 점유자의 소유의 의사의 유무는 점유권원의 성질에 의하여 가려져야 하나 점유권원이 분명하지 아니할 때에는 민법 제197조 제1항에 의하여 점유자는 소유의 의사로 점유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원래 소유의 의사는 타인의 소유권을 배제하여 자기의 소유물처럼 배타적 지배를 행사하는 의사를 말하므로, 지상권, 전세권, 임차권 등과 같은 전형적인 타주점유의 권원에 의하여 점유함이 증명된 경우는 물론이거니와 전형적인 타주점유의 권원에 의한 점유가 아니라도 타인의 소유권을 배제하여 자신의 소유물처럼 배타적 지배를 행사하는 의사를 가지고 점유하는 것으로 볼 수 없는 객관적인 사정이 인정되는 때에도 자주점유의 추정은 번복된다.
다. 토지 점유자가 건물을 매수하여 그 부지인 토지에 대한 점유를 개시할 당시 또는 그 이후에 그 토지가 국가 또는 서울시의 소유임을 알았다거나, 그 토지상의 무허가건물에 대한 무허가건물확인서를 발급받으면서 그 발급신청서의 대지구분란에 시유지라고 표기하였다는 등의 사유들만으로는, 그 토지의 점유에 대한 자주점유의 추정이 번복된다고 볼 수는 없다.
참조조문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지기룡
피고, 상고인
서울특별시 소송대리인 변호사 신영무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이 유 피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를 본다(상고이유서제출기간경과 후에 제출된 피고의 보충상고이유서 기재의 상고이유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한도 내에서 판단한다).
1. 제3점에 대하여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토지는 원래 국가소유였으나, 1973.12.1. 주택개량촉진에관한임시조치법 제2조에 따라 피고 시장의 신청에 의하여 국무회의의 의결을 거쳐 대통령의 승인을 얻어 건설부장관의 건설부고시 제470호로 피고 시의 주택개량재개발사업구역으로 지정된 후 위 임시조치법 제5조에 따라 피고 시에 무상으로 양여된 토지로서 위 임시조치법 제6조에 의하여 위와 같이 양여된 토지의 사용수익 또는 처분으로 인한 수입은 주택개량재개발사업목적 이외의 다른 용도로는 사용될 수 없고, 도시계획법 제82조에 의하더라도 주택개량재개발사업구역 내의 국공유지는 당해 도시계획으로 정하여진 목적 이외의 목적으로 이를 매각하거나 양도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토지는 위 주택개량재개발사업에 제공된 행정재산으로서 시효취득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행정재산은 그 자체로서 직접 행정주체 내지는 공공의 사용목적에 제공되는 재산이므로, 이 사건 토지가 비록 주택개량재개발사업구역 내에 위치한다고 하더라도 그 자체로서 직접 위와 같은 행정목적을 위하여 제공되는 토지라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고, 위 임시조치법 또는 위 도시계획법의 규정은 이미 주택개량재개발사업구역내의 국공유지에 대한 매각 등의 처분을 전제로 하는 규정으로서 이 사건 토지에 대하여 위 각 규정이 적용된다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토지를 행정재산이라고 볼 수 없다 고 하여 피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는바,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위 인정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사실오인 내지는 행정재산에 관한 법리오해가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이 사건 토지가 1936.6.26. 가로망 도시계획결정으로 도로에 편입되고, 조선총독부 고시 제722호에 의하여 고시되어 몇차례의 변경결정을 거쳐 그대로 유지되다가 1993.3.8. 상도제1구역 주택개량재개발사업계획 결정에 의하여 용도폐지된 행정재산이었으므로 시효취득의 대상이 되지 아니한다는 소론은 당심에서의 새로운 주장이므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아니한다.
논지는 모두 이유 없다.
2. 제1, 2점을 함께 본다.
부동산에 대한 취득시효의 요건인 점유자의 소유의 의사의 유무는 점유권원의 성질에 의하여 가려져야 하나, 점유권원이 분명하지 아니할 때에는 민법 제197조 제1항에 의하여 점유자는 소유의 의사로 점유한 것으로 추정되므로, 원고의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점유도, 일응소유의 의사로 점유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할 것이지만, 원래 소유의 의사는 타인의 소유권을 배제하여 자기의 소유물처럼 배타적 지배를 행사하는 의사를 말하므로 지상권, 전세권, 임차권 등과 같은 전형적인 타주점유의 권원에 의하여 점유함이 증명된 경우는 물론이거니와 전형적인 타주점유의 권원에 의한 점유가 아니라도 타인의 소유권을 배제하여 자신의 소유물처럼 배타적 지배를 행사하는 의사를 가지고 점유하는 것으로 볼 수 없는 객관적인 사정이 인정되는 때에도 자주점유의 추정은 번복된다 고 할 것이다(당원 1995.3.17. 선고 94다14445,14452 판결 ; 1994.11.8. 선고 94다28680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원고가 이 사건 건물을 매수하여 그 부지인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점유를 개시할 당시 또는 그 이후에 이 사건 토지가 국가 또는 피고의 소유임을 알았다거나 1988.8.경 이 사건 토지 상의 무허가건물에 대한 무허가건물확인서를 발급받으면서 그 발급신청서의 대지구분란에 시유지라고 표기하였다는 등 소론 주장의 사유들만으로는 원고의 이 사건 토지의 점유에 대한 자주점유의 추정이 번복된다고 볼 수는 없다.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이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 심리미진, 자주점유의 추정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논지는 모두 이유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