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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5. 8. 22. 선고 95다10945 판결
[수표금][공1995.10.1.(1001),3244]
판시사항

가. 백지수표 취득자가 그 보충권의 내용을 조회하여 보지 아니한 경우, 중대한 과실이 있는지 여부

나. 백지수표에 관하여 백지어음의 부당보충에 관한 대법원판례와 상반된 해석을 한 것이 소액사건심판법 제3조 제2호의 위법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

판결요지

가. 어음법 제10조 소정의 '중대한 과실'에 관하여 "어음금액이 백지로 된 백지어음을 취득한 자가 그 어음의 발행인에게 보충권의 내용에 관하여 직접 조회하지 않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취득자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고 판시한 대법원판결(1978.3.14. 선고 77다2020)은, 비록 백지약속어음에 관한 것이기는 하지만, 백지수표에 관한 수표법 제13조의 규정과 백지어음에 관한 어음법 제10조의 규정은 백지수표와 백지어음의 보충권의 남용 내지 부당보충에 관하여 동일한 법리를 규정하고 있으므로, 백지어음의 부당보충에 관한 위 판결이 취하고 있는 견해는 백지수표에 관하여도 그대로 적용되어야 한다.

나. 원심이 소액사건을 심리함에 있어 수표법 제13조 소정의 '중대한 과실'의 해석에 관하여 백지어음의 부당보충에 관한 대법원판례와 상반된 해석을 하였다면, 그 원심판결에는 소액사건심판법 제3조 제2호의 위법 사유가 있다.

원고, 피상고인

원고

피고, 상고인

피고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사건을 서울지방법원 합의부로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은, 피고는 1994.4.경 발행한도액이 "1,000,000원 이하"로 기재된 가계수표용지를 사용하여 발행일, 지급지, 금액 등을 백지로 한 가계수표를 발행하여 소외인에게 교부하였고, 위 소외인은 같은 달 18.경 원고로부터 금 9,250,000원을 지급받고 원고에게 위 가계수표를 교부, 양도한 사실, 원고는 위 가계수표의 금액을 금 10,000,000원으로 보충한 후(나머지 백지 부분도 보충함) 위 가계수표를 지급제시기간 내에 지급제시하였으나 지급거절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원고의 수표금청구에 대한 피고의 다음과 같은 주장, 즉 원고가 위 소외인으로부터 위 가계수표를 교부, 양도받으면서 발행인인 피고에 대하여 아무런 확인을 하지 아니하고 이를 취득하였으므로 원고의 청구에 응할 수 없다는 주장에 대하여는, 위와 같은 사유는 원고의 청구를 거절할 정당한 사유가 되지 못한다는 이유로 피고의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어음법 제10조는 "미완성으로 발행한 환어음에 미리 한 합의와 다른 보충을 한 경우에는 그 위반으로써 소지인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그러나 소지인이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환어음을 취득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고, 위 규정은 어음법 제77조 제2항에 의하여 약속어음에도 준용되는 바, 위 어음법 제10조 소정의 "중대한 과실" 에 관하여 당원은, "어음금액이 백지로 된 백지어음을 취득한 자가 그 어음의 발행인에게 보충권의 내용에 관하여 직접 조회하지 않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취득자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당원 1978.3.14. 선고 77다2020 판결).

위 판결이 비록 백지약속어음에 관한 것이기는 하지만, 백지수표에 관한 수표법 제13조의 규정과 백지어음에 관한 어음법 제10조의 규정은 백지수표와 백지어음의 보충권의 남용 내지 부당보충에 관하여 동일한 법리를 규정하고 있으므로, 백지어음의 부당보충에 관한 위 판결이 취하고 있는 견해는 백지수표에 관하여도 그대로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이 사건에서 살펴보면, 원고가 위 소외인으로부터 위 가계수표를 교부, 양도받으면서 발행인인 피고에 대하여 아무런 확인을 하지 아니하고 이를 취득하였으므로 원고의 청구에 응할 수 없다는 피고의 주장은, 원고가 금액이 백지로 된 가계수표의 백지를 보충하면서 피고에게 보충권의 내용에 관하여 직접 조회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는 주장으로 해석되므로, 원심이 피고의 위 주장을 판시와 같은 이유로 배척하였다면 원심판결에는 수표법 제13조 소정의 중대한 과실의 해석에 관하여 당원의 판례와 상반되는 해석을 한 위법이 있다 고 할 것이고, 위와 같은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므로, 원심판결에 소액사건심판법 제3조 제2호에 해당하는 위법사유가 있다는 논지는 이유가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정귀호(재판장) 김석수 이돈희 이임수(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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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민사지방법원 1995.1.27.선고 94나49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