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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4. 12. 13. 선고 94다17246 판결
[구상금등][공1995.1.15.(984),476]
판시사항

가. 사용자가 피용자의 업무수행과 관련한 불법행위로 인하여 손해를 입은경우, 피용자에게 행사할 수 있는 구상권의 범위

나. 사용자의 피용자에 대한 구상권 행사가 신의칙에 반하여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가. 일반적으로 사용자가 피용자의 업무수행과 관련하여 행해진 불법행위로 인하여 직접 손해를 입었거나 그 피해자에게 사용자로서의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 결과로 손해를 입게 된 경우에 있어서 사용자는 그 사업의 성격과 규모, 시설의 현황, 피용자의 업무내용, 근로조건이나 근무태도, 가해행위의 상황, 가해행위의 예방이나 손실의 분산에 관한 사용자의 배려 정도, 기타 제반 사정에 비추어 손해의 공평한 분산이라는 견지에서 신의칙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한도 내에서만 피용자에 대하여 그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나. 사용자와 피용자 쌍방의 과실의 경중, 곤돌라 기사인 피용자의 근무조건과 그러한 근무조건이 사고발생에 미친 영향의 정도, 피해자가 사고를 당하게 된 경위, 사용자의 노무자에 대한 인력관리상황, 사고 후 피용자가 실형을 복역한 후 현재 면직되어 있음에 반하여, 사용자는 국내 유수의 공동주택관리업체로서의 지위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점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사용자의 피용자에 대한 구상권 행사가 신의칙에 반하여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원고, 상고인

한국주택관리 주식회사

피고, 피상고인

피고 1 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최기만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사용자가 피용자의 업무수행과 관련하여 행해진 불법행위로 인하여 직접 손해를 입었거나 그 피해자에게 사용자로서의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 결과로 손해를 입게 된 경우에 있어서 사용자는 그 사업의 성격과 규모, 시설의 현황, 피용자의 업무내용, 근로조건이나 근무태도, 가해행위의 상황, 가해행위의 예방이나 손실의 분산에 관한 사용자의 배려정도, 기타 제반 사정에 비추어 손해의 공평한 분산이라는 견지에서 신의칙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한도 내에서만 피용자에 대하여 그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 당원 1992.9.25. 선고 92다25595 판결 ; 1991.5.10. 선고 91다7255 판결 ; 1987.9.8. 선고 86다카1045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거시 증거에 의하여, 원고 회사의 규칙상 원고 회사가 관리하고 있는 아파트의 곤돌라를 사용하기 위하여는, 먼저 관리소장이 곤돌라 이용자와 사용약정서를 체결한 다음, 전기주임에게 곤돌라 운행지시서를 발부하면 전기주임이 곤돌라 기사를 배치하여 그 기사로 하여금 곤돌라를 조작하도록 함과 동시에 경비반장으로 하여금 경비원을 배치하여 주위의 인원을 통제하고 접근위험표지 등을 설치하도록 되어 있고, 한편 현장에 배치된 곤돌라 기사는 이삿짐센터 직원 2명을 줄잡이 요원으로 활용하여 곤돌라를 작동하여 이삿짐을 내리는 순서로 진행되도록 되어 있는 사실, 아파트 곤돌라의 작동업무는 각 관리소의 전기실 소관업무로서 곤돌라 기사가 특별히 독립하여 있는 것이 아니라 전기실 직원으로 하여금 조작법을 습득하게 하여 작업을 하도록 하고 있으며, 이때 곤돌라 기사에게 어떤 면허나 특별한 자격을 요구하는 일은 없는 사실,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우성아파트의 곤돌라는 15층 옥상위에 설치된 두개의 철구조물로부터 각각 한개의 밧줄이 나오며, 그 밧줄 끝에 한개씩의 쇠고리가 부착되어 있는데, 곤돌라 기사는 조작선에 달린 버턴으로 곤돌라 줄을 풀어 아래로 늘어뜨리거나 감아 위로 끌어올릴 수 있을 뿐, 아파트 벽면과의 이격거리는 조정할 수 없기 때문에, 보통 이삿짐센터 직원 2명의 협조를 얻어 그들로 하여금 곤돌라 줄을 잡아당기도록 하여 아파트 벽면과의 이격거리를 벌리거나 좁히면서 이삿짐을 내리게 되는 사실, 이 사건 사고는 위 아파트 4층으로부터 이삿짐을 지상에 내리는 작업을 다 마친 후 전기기사인 피고 1이 버턴을 조작하여 곤돌라 줄을 원래의 위치인 옥상 위로 감아올리던 중, 위 곤돌라 줄 끝에 매달려 있던 쇠고리가 바람에 흔들리면서 15층 베란다 바깥쪽에 설치된 화분대를 치는 바람에 위 화분대가 지면으로 떨어지면서 곤돌라 아래 지면에 서 있던 소외 망 김인달의 머리에 부딪치게 됨으로써 발생한 것으로서, 위와 같은 사고를 예방하기 위하여는 이삿짐을 내리는 일을 다 마친 후 곤돌라 줄을 옥상 위로 감아 올릴 때에도 이삿짐을 내릴 때와 마찬가지로 지면에 있는 다른 줄잡이 보조원으로 하여금 그 곤돌라 줄을 별도의 다른 줄로 묶은 다음, 그 다른 줄을 아파트 벽면 반대쪽으로 잡아당기도록 함으로써 위 곤돌라 줄 끝의 쇠고리가 아파트 벽면과의 안전한 이격거리를 유지한 채 감겨 올라갈 수 있도록 하여 주어야만 되는데, 이삿짐을 다 내린 다음에는 곤돌라 기사가 이삿짐센터 직원들의 협조를 강제할 수 없고, 또 위 곤돌라 줄을 묶을 별도의 줄도 필요하기 때문에 원고로부터 그에 필요한 인원과 별도의 줄을 제공받지 못한 위 피고로서는 통상 혼자서 곤돌라 줄을 감아올릴 수밖에 없었고, 그와 같이 혼자서 줄을 끌어 올리게 되면 곤돌라 줄 끝의 쇠고리와 아파트 벽면의 이격거리조정은 불가능해지는 사실, 또 원고의 경비반장은 위 사고장소에 경비원을 파견하여 곤돌라 아래 지면 주위의 인원을 통제하고 위험표지등을 설치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위 사고 당시 경비원이 파견되지 아니함으로 인하여, 위 망 김인달이 위와 같이 사고를 당하게 되었던 사실, 위 피고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89.9.23. 원고 회사에 전기기사로 입사하여 격일제로 24시간 근무하고, 그 다음날 쉬는 방식으로 상당히 과중한 업무를 수행하면서 급료로서는 1989.11. 금 310,000원, 같은 해 12. 상여금을 포함하여 금 465,000원 등 낮은 보수를 지급받아 왔는데, 사용자인 원고가 피해자측과 손해배상에 관한 합의를 하여 주지 아니하는 바람에 이 사건 사고로 구속기소되어 징역 8월의 실형을 선고받아 복역하게 되었고, 그 후 원고로부터도 면직되어 현재는 일정한 직업없이 지내고 있는 반면, 원고는 공동주택관리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로서 서울 및 전국일원 백여개 단지내의 약 8만여 가구의 공동주택을 관리하고 있으며, 본사에 약 30명, 각 관리아파트에 총 4,000내지 4,500명의 종업원을 두고 있으면서도, 곤돌라의 안전사고에 대비하여 곤돌라 1대 마다 불과 금 5,000,000원의 손해보험에 가입하였을 뿐, 별다른 손해보전대책을 강구하여 두지 아니하였고, 이 사건 사고 이후 보험회사로부터 위 보험금 5,000,000원을 수령한 사실 및 원고 회사는 위 손해배상사건의 제1심판결을 선고받은 후 무익하게 항소 및 상고를 함으로써 약 1,000만원 정도의 지연손해금과 상당한 금액의 변호사 보수를 더 지급하게 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발생에 대하여 위 피고에게도 전기주임이나 관리소장에게 줄잡이 보조인원이나 위 곤돌라 줄을 묶을 줄을 지원하여 달라고 요청하지도 아니한 채 혼자서 곤돌라 줄을 감아 올리려 하다가 이 사건 사고를 야기한 잘못이 있다고 할 것이나, 한편, 이 사건 사고는 위 원고의 전기주임이 줄잡기 보조인원이나 보조줄을 주지도 아니한 채 이삿짐센터 직원들의 호의적인 협조만을 얻어 곤돌라를 조작하도록 한 과실 및 원고의 경비반장이 위 곤돌라 주변에 경비원을 배치하여 인원통제를 하지 아니한 과실이 오히려 큰 원인이 되어 발생하였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쌍방의 과실의 경중, 곤돌라 기사인 위 피고의 근무조건과 그러한 근무조건이 위 사고발생에 미친 영향의 정도, 위 피해자가 사고를 당하게 된 경위, 원고의 노무자에 대한 인력관리상황, 위 사고 후 위 피고가 실형을 복역한 후 현재 면직되어 있음에 반하여, 원고는 국내 유수의 공동주택관리업체로서의 지위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점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보면, 피고 1에게 앞에서 본 바와 같은 과실이 있었다는 것만으로 원고가 위 피고에 대하여 피해자에게 배상한 데 대한 구상이나 손해배상을 구하는 것은 신의칙상 허용되지 아니한다 고 하여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있는바,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구상권이나 신의칙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기록에 의하면, 소론이 지적하는 점에 관한 원심의 사실인정 및 판단은 원심판결이 설시한 증거관계에 비추어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그 과정에 소론과 같이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이 있다거나 손해배상책임에 있어서의 과실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임수(재판장) 김석수 정귀호(주심) 이돈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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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4.2.3.선고 93나264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