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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법 2007. 12. 12. 선고 2007가합3219 판결
[대여금] 항소[각공2008상,185]
판시사항

[1] 재단법인의 대표자가 그 법인의 채무부담행위를 함에 있어서 이사회의 결의와 주무관청의 허가를 얻도록 하는 정관 규정이 등기되어 있지 않은 경우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2] 법인의 대표자가 대표권의 범위 내에서 한 행위가 권한남용에 해당하는 경우 그 효력

[3] 의료법인의 대표자가 법인의 설립 전에 그 설립 및 운영자금의 용도로 제3자로부터 투자받거나 차용한 금원에 대하여 법인 설립 후에 이를 법인의 채무로 하기로 약정한 경우, 위 법인에게 그 효력이 미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재단법인의 대표자가 그 법인의 채무부담행위를 함에 있어서 이사회의 결의와 주무관청의 허가를 얻도록 정관에 규정되어 있는 경우 이는 법인 대표권의 제한에 관한 규정으로서 이를 등기하지 아니하면 그와 같은 정관의 규정에 관하여 선의·악의에 관계없이 제3자에 대항할 수 없다.

[2] 민법상 법인의 대표자가 대표권의 범위 내에서 한 행위는 설사 대표자가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도모할 목적으로 그 권한을 남용한 것이라 할지라도 일단 법인의 행위로서 유효하고, 다만 그 행위의 상대방이 대표자의 진의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 비로소 법인에 대하여 무효가 된다.

[3] 의료법인의 대표자가 법인의 설립 전에 그 설립 및 운영자금의 용도로 제3자로부터 투자받거나 차용한 금원에 대하여 법인이 설립되면 이를 법인의 채무로 하기로 약정한 경우, 위 법인에게 그 효력이 미친다고 한 사례.

원고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고왕석)

피고

피고 의료법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권인칠)

변론종결

2007. 11. 14.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30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05. 6. 1.부터 2006. 11. 30.까지는 연 12%, 2006. 12. 1.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4%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인정 사실

가. (1) 부산 동구 수정동 (번지 생략)에 있는 (병원명 생략) 병원에서 약사로 근무하던 원고는 2003. 10. 23.경 위 병원을 인수하여 의료재단을 설립하려는 소외 1에게 설립 및 운영 자금 등으로 200,000,000원을 투자하면서 5년간 월 10,000,000원씩의 수익금을 지급받고 5년의 투자기간이 끝나면 위 투자금을 반환받기로 약정하였다.

(2) 이어 원고는 2004. 5. 3.경 소외 1에게 역시 위와 같은 명목으로 30,000,000원을 변제기는 2004. 8. 11.까지로 정하여 추가로 대여하였다.

나. 그 후 소외 1은 2004. 12. 24.경 피고 재단을 설립하여 대표권을 가진 이사에 취임한 뒤, 피고 재단을 대표하여 2005. 5. 31. 원고와 사이에 위 투자 및 차용 원리금에 대하여 원금을 300,000,000원으로 하되, 이자는 연 12%, 변제기는 2006. 11. 30.로 하고, 변제기 이후의 지연손해금은 연 24%로 정하여 차용하는 것으로 약정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5, 7, 10호증, 을 제2호증의 기재, 증인 소외 1의 증언, 이 법원의 법무법인 삼양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판 단

가.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피고 재단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위 차용금 30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이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재단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피고 재단은 먼저, 소외 1은 피고 재단의 설립 전에 원고로부터 개인적으로 위 200,000,000원을 투자받은 것에 불과하므로 피고 재단이 원고에게 위 투자금을 반환할 책임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피고 재단과 원고 사이의 위 1.의 나.항 약정에도 불구하고, 위 200,000,000원이 여전히 원고의 소외 1에 대한 투자금이라는 취지에 부합하는 듯한 을 제6호증의 기재 및 증인 소외 4의 증언은 선뜻 믿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 법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피고 재단은 다음으로, 피고 재단의 당시 대표자였던 소외 1은 원고에게 위와 같이 채무를 부담함에 있어 의료법이 정한 관할관청의 허가를 얻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피고 재단의 정관에서 정한 이사회의 결의를 거치지 아니하였고, 원고로서도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것이므로, 소외 1의 원고에 대한 위 채무부담행위는 피고 재단에 대한 관계에서 효력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구 의료법(2007. 4. 11. 법률 제836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1조 제3항 , 같은 법 시행령 제19조 는 의료법인의 재산 처분에 관한 시·도지사의 허가를 규정하고 있으나, 같은 법 시행규칙 제40조 제1항 은 여기서 말하는 ‘처분’의 개념에 대하여 ‘매도·증여·임대 또는 교환하거나 이를 담보로 제공하는 행위’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앞서 본 피고 재단의 채무부담행위를 두고 위 법규에서 관할관청의 허가를 요구하는 ‘재산의 처분’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고, 또한 을 제3호증의 기재, 증인 소외 1의 증언에 의하면, 피고 재단의 정관 제6조는 “법인의 기본재산을 매도, 증여, 교환, 임대 또는 이를 담보로 제공하거나 기본재산에 관한 의무의 부담 및 권리의 포기를 하고자 할 때에는 이사회에서 재적의원 2/3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하여 주무관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 소외 1이 피고 재단을 대표하여 원고와 위 1.의 나.항과 같은 약정을 함에 있어 이사회의 결의와 주무관청의 허가를 거치지 아니한 사실이 인정되지만, 한편 재단법인의 대표자가 그 법인의 채무부담행위를 함에 있어서 이사회의 결의와 주무관청의 허가를 얻도록 정관에 규정되어 있는 경우 이는 법인 대표권의 제한에 관한 규정으로서 이를 등기하지 아니하면 그와 같은 정관의 규정에 관하여 선의·악의에 관계없이 제3자에 대항할 수 없다고 할 것인바( 대법원 1992. 2. 14. 선고 91다24564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있어서 위와 같은 피고 재단의 대표권 제한에 관한 취지가 등기되어 있다는 점에 관하여 아무런 주장·증명이 없는 이상, 피고 재단은 위와 같은 절차의 흠결을 들어 원고에게 대항할 수 없다 할 것이므로, 피고 재단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3) 피고 재단은 다음으로, 소외 1은 피고 재단의 설립 전에 원고로부터 금원을 투자받거나 차용하여 이를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였음에도 그 뒤에 피고 재단의 대표자로서 자신의 원고에 대한 위 채무에 대하여 피고 재단이 이를 차용한 것으로 약정하면서 그와 같은 내용의 차용금증서(갑 제1호증)에 피고 재단의 신고된 인감도장이 아닌 인장을 날인한 행위는 그 대표권한을 넘거나 이를 남용한 행위로서 피고 재단에 대한 관계에서 무효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소외 1이 위와 같이 원고로부터 금원을 투자받거나 차용하여 이를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였다거나 그 뒤 피고 재단을 대표하여 원고에게 위 금원을 차용한 것으로 약정한 행위가 그 대표권한을 넘는 행위라고 볼 만한 증거가 없고, 오히려 갑 제1, 8, 7, 9, 10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증인 소외 1의 증언에 의하면 소외 1은 2003. 2. 말경 (병원명 생략) 병원을 인수한 뒤 피고 재단을 설립하는 과정에서 위 병원의 운영 및 재단설립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하여 원고로부터 위와 같이 금원을 투자받거나 차용하였고, 위 차용금증서에 날인된 피고 재단의 인장은 비록 관할등기소에 신고된 피고 재단의 인감도장은 아니지만, 피고 재단의 금전출납업무 등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직인인 사실을 엿볼 수 있으므로, 피고 재단과 원고 사이의 위 약정은 피고 재단의 대표기관이 그 권한의 범위 내에서 한 행위로서 피고 재단에게 그 효력이 미친다고 할 것이다.

또한, 민법상 법인의 대표자가 대표권의 범위 내에서 한 행위는 설사 대표자가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도모할 목적으로 그 권한을 남용한 것이라 할지라도 일단 법인의 행위로서 유효하고, 다만 그 행위의 상대방이 대표자의 진의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 비로소 법인에 대하여 무효가 되는바( 대법원 2004. 3. 26. 선고 2003다34045 판결 등 참조), 설령 소외 1이 원고로부터 투자받거나 차용한 금원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였다 하더라도, 원고가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점에 관하여 앞서 믿기 어려운 을 제6호증의 기재 및 증인 소외 4의 증언 외에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 법인의 위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4) 피고 재단은 그 밖에, 그 후 소외 2가 소외 1로부터 피고 재단을 인수하고, 소외 3이 피고 재단의 대표권을 가진 이사로 취임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원고에 대한 위 차용금채무는 인수대상에 포함되지 아니하였을 뿐더러, 위와 같은 채무의 존재를 알지 못하였으므로, 피고 재단이 원고에게 위 차용금을 변제할 책임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피고 재단이 제3자에게 인수되어 대표자가 바뀌는 과정에서 그 채무가 인수대상에 포함되지 아니하였다거나, 대표자가 채무의 존재를 알지 못하였다는 사정은 그 채무에 대한 법인의 책임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므로, 피고 재단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 차용금 30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차용일 다음날인 2005. 6. 1.부터 변제기인 2006. 11. 30.까지는 연 12%,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4%의 각 약정이율에 의한 이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여미숙(재판장) 전국진 이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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