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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4. 5. 24. 선고 93후381 판결
[권리범위확인][공1994.7.1.(971),1833]
판시사항

가. 환송판결의 기속력에 저촉되는 판단을 한 것으로 인정된 사례

나. 특허권의 권리범위확인심판사건에서 심판청구의 대상이 되는 기술 내용의 특정 정도

다. 위 "나"항의 특정이 미흡한 경우 보정을 명하여야 하는지 여부

판결요지

가. 환송판결의 기속력에 저촉되는 판단을 한 것으로 인정된 사례.

나. 특허권의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함에 있어서 심판청구의 대상이 되는 기술내용은 당해 특허발명과 서로 대비할 수 있을 만큼 구체적으로 특정되어야 하는 것이나, 그 특정을 위하여는 대상물의 구체적인 구성을 전부 기재할 필요는 없고 특허발명의 구성요건에 대응하는 부분의 구체적인 구성을 기재하면 되는 것이며, 또 그 구체적인 구성의 기재도 특허발명의 구성요건과 대비하여 그 차이점을 판단함에 필요한 정도면 족하다.

다. 위 "나"항의 특정에 미흡한 점이 있는 경우 보정이 가능한 사항에 대하여는 최초 청구에 대한 특정을 촉구하여 그 보정을 명하여야 한다.

심판청구인, 상고인

심판청구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정인숙 외 2인

피심판청구인, 피상고인

피심판청구인 1 외 1인

주문

원심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특허청 항고심판소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결은, 피심판청구인들이 수축형 봉함캡을 제조함에 있어 원판시 (가)호 방법을 실시하고 있다는 점에 부합하는 갑 제3호증, 갑 제14호증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신빙성을 인정할 수 없다 하여 배척하고, 또 (가)호 방법이 이 사건 특허발명과 대비될 수 있을 정도로 특정되어 있다고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심판청구인의 이 사건 권리범위확인심판 청구를 부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2. 먼저 피심판청구인들이 (가)호 방법을 실시하고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당원의 2차 환송판결 이유에 의하면 환송판결은, 심판청구인의 의뢰로 한국과학기술원이 LPG 봉함캡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보고서인 갑 제3호증은 그 분석시료가 피심판청구인들이 제조한 봉함캡으로 (가)호 방법과 일치되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피심판청구인 피심판청구인 2가 1988.12.22. 이 사건 특허를 실시하고 있음을 시인하고 있는 각서인 갑 제14호증은 위 피심판청구인 2가 피심판청구인 1의 동생으로서 피심판청구인 1 밑에서 일하고 있었던 점과 을 제6호증의 다른 기재내용을 함께 검토하여 보면 갑 제14호증과 을 제6호증의 작성경위를 좀더 심리해 보지 않고는 그 신빙성을 부인할 수 없으며, 피심판청구인들이 (가)호 방법을 실시한 여부는 위 갑 제3호증과 갑 제14호증의 신빙성에 관하여 합리적인 판단을 함과 아울러 을 제3호증과 을 제5호증의 기재만으로 그 증명력을 쉽사리 배척할 수 없는 갑 제7호증, 갑 제9호증, 갑 제10호증의 기재내용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원심결을 파기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원심은 갑 제3호증에 대하여, 비록 사용원자재의 구성성분비율은 (가)호 방법과 동일하지만 갑 제3호증의 제품이 (가)호 방법과 같은 공정을 거쳐 제조되는 동일한 제조방법인지는 알 수 없으므로 양자를 동일한 기술내용이라고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하고 또한 갑 제14호증에 대하여는, 환송판결에서 한 을 제6호증에 대한 판단취지와 다르게 갑 제14호증은 을 제6호증을 기초로 담합의 결과 작성된 것이라고 판시하여 청구인이 제출한 위 각 증거만으로는 피심판청구인들이 (가)호 방법을 실시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하였다.

그러나 갑 제3호증에 관한 원심의 판시는, 갑 제3호증은 심판청구인의 의뢰로 한국과학기술원이 LPG 봉함캡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로서 (가)호 방법과 일치되는 것이라는 2차 환송판결의 환송취지에 저촉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신규의 동일물은 동일한 방법에 의하여 생산된 것으로 추정하는 법리에도 위반된다고 할 것이다(구 특허법 제45조 제2항 참조). 또한 원심판시와 같이 갑 제14호증의 작성일자가 을 제6호증의 작성일보다 5일 뒤라는 사정만으로 갑 제14호증의 기재내용이 담합으로 작성된 허위문서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그 밖에 기록을 살펴보아도 청구인과 피심판청구인 2간에 담합으로 갑 제14호증을 작성하였다고 인정하기에 족한 자료를 발견할 수 없다.

원심이 위와 같이 판시하여 갑 제3호증과 갑 제14호증의 증명력을 배척한 것은 채증법칙위반 및 심결파기의 기본이 된 환송판결의 취지에 저촉되는 것으로서(구 특허법 제144조 제2항) 위법하다 할 것 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3. 다음 이 사건 심판대상인 (가)호 방법이 특정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특허권의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함에 있어서 심판청구의 대상이 되는 기술내용은 당해 특허발명과 서로 대비할 수 있을 만큼 구체적으로 특정되어야 하는 것이지만(당원 1992.2.25. 선고 91후1120 판결 참조), 그 특정을 위하여는 대상물의 구체적인 구성을 전부 기재할 필요는 없고 특허발명의 구성요건에 대응하는 부분의 구체적인 구성을 기재하면 되는 것이며, 또 그 구체적인 구성의 기재도 특허발명의 구성요건과 대비하여 그 차이점을 판단함에 필요한 정도면 족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기록에 의하여 이 사건 (가)호 방법의 기재내용을 살펴보면, "메틸알콜 60%, 에틸에텔 6%, 물 11%, 장뇌 0.25%, 니트로셀룰로오스 23%를 충분히 혼련하여, 니트로셀룰로오스의 함유량을 23%로 유지하고 그 점성액의 점도는 약 15,000 센티포아즈를 유지하여 수축형 봉함캡을 성형하는 제조방법"이라고 되어 있어, 이 사건 (가)호 방법의 원료와 그 구성비율은 상세하게 기재되어 있으나, 혼련시간에 관하여는" 충분히 혼련하여 니트로셀룰로오스의 함유량을 23%로 유지시킨다"고 기재되어 있어, 구체적인 시간은 표시되어 있지 않지만 이 정도의 기재만으로도 위 구성 성분비율과 대조하면 이 분야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그 혼련에 필요한 시간을 쉽게 알 수 있어 (가)호 방법이 이 사건 특허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하는 것인지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이므로, 위 (가)호 방법이 특정되었다고 못볼바 아닐 뿐 아니라 / 가사 그 특정에 미흡한 점이 있다 하더라도 보정이 가능한 사항에 대하여는 최초 청구에 대한 특정을 촉구하여 그 보정을 명하여야 할 것이다(당원 1967.3.7.선고 64후20 판결, 1972.5.23.선고 72후4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심판청구인에게 그 보정을 명하지도 아니한 채 바로 심판대상이 특정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심판청구를 부적법하다고 판단한 것은 권리범위확인심판청구에 있어서 심판대상의 특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도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원심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특허청 항고심판소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천경송(재판장) 안우만(주심) 김용준 안용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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