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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지방법원 2019.8.14. 선고 2019고합130 판결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친족관계에의한준강간)
사건

2019고합130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친족관계에의한준강간)

피고인

A

검사

최소연(기소), 전우진(공판)

변호인

법무법인 소리

담당변호사 서지훈

판결선고

2019. 8. 14.

주문

피고인을 징역 4년에 처한다.

피고인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한다.

피고인에게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 및 장애인복지시설에 각 5년간 취업제한을 명한다.

이유

범죄사실

피고인은 피해자 B(여, 20세)의 이종사촌 오빠로서, 피해자와 친족관계이다.

피고인은 2018. 10. 28. 22:00경 광주 서구 C에 있는 주점에서 피해자와 함께 술을 마신 후, 술에 취한 피해자를 귀가시켜 주겠다며 피해자의 주거지인 광주 서구 D건물xxx호까지 택시를 타고 함께 가 피해자의 집 안까지 따라 들어갔고, 같은 달 29. 03:00경 위 피해자의 집 방안에서 술에 취해 잠이 들어 의식이 없는 피해자의 음부에 피고인의 성기를 삽입하여 간음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의 심신상실 상태를 이용하여 피해자를 강간하였다.

증거의 요지

1. 증인 B의 법정진술

1. 피고인에 대한 일부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1. E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1. CCTV 영상 CD

1. 기본증명서 및 가족관계증명서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1. 작량감경

형법 제53조, 제55조 제1항 제3호(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1. 이수명령

1. 공개명령 및 고지명령의 면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7조 제1항, 제49조 제1항,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49조 제1항 단서, 제50조 제1항 단서(피고인에게 성폭력범죄 전력이 없는 점, 공개명령 및 고지명령으로 인하여 피고인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와 예상되는 부작용, 그로 인해 달성할 수 있는 등록대상 성폭력범죄의 예방 효과 및 등록대상 성폭력범죄로부터의 피해자 보호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피고인에게는 신상정보를 공개·고지하여서는 아니 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된다)

1. 취업제한명령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피고인 및 변호인 주장의 요지

피해자는 성행위 자체는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에 심신상실 상태에 있지 아니하였다.

2. 관련 법리

형법상 준강간죄는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을 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로서 정신적·신체적 사정으로 인해 성적인 자기방어를 할 수 없는 사람에 대해 성적 자기결정권을 보호해 주는 것을 보호법익으로 하고 있다(대법원 2000. 5. 26. 선고 98도3257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은 보호법익에 비추어 볼 때 준강간죄에서 말하는 '심신상실'은 정신장애 또는 의식장애 등의 사유로 자신의 성적 행위에 대해 정상적인 대응·조절능력과 판단능력을 제대로 행사할 수 없는 상태 즉, 상대방이 깊은 잠에 빠져 있다거나 술·약물 등에 의해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은 상태 또는 음주 등으로 완전히 의식을 잃지는 않았더라도 주취 등으로 자신의 성적 행위에 대해 정상적인 대응·조절능력과 판단능력을 제대로 행사할 수 없는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법원은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피해자 등의 진술의 신빙성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논리성·모순 또는 경험칙 부합 여부나 물증 또는 제3자의 진술과의 부합 여부 등은 물론, 법관의 면전에서 선서한 후 공개된 법정에서 진술에 임하고 있는 증인의 모습이나 태도, 진술의 뉘앙스 등 증인신문조서에는 기록하기 어려운 여러 사정을 직접 관찰함으로써 얻게 된 심증까지 모두 고려하여 신빙성 유무를 평가하게 되고, 피해자를 비롯한 증인들의 진술이 대체로 일관되고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경우 객관적으로 보아 도저히 신빙성이 없다고 볼 만한 별도의 신빙성 있는 자료가 없는 한 이를 함부로 배척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2도2631 판결 등 참조).

3.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술에 취해 잠이 든 피해자의 심신상실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가.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술에 취해 잠이 든 자신을 피고인이 간음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즉 피해자는 '피고인과 술을 마시고 귀가했는데, 집에 들어간 이후로는 기억이 잘 나지 않고, 자는 도중 "올라와 봐"라는 말을 들은 기억이 있고, 그 이후에는 기억이 없는데 잠에서 깨어 보니 피해자는 누군가(피고인)의 몸 위에 앉은 채로 성기가 삽입되어 있었다. 남자친구라고 생각하여 콘돔을 사용하였는지 물어보았는데, 아니라고 하여 깜짝 놀랐고, 종전까지 함께 술을 마셨던 피고인의 친구가 자신을 강간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여 피고인에게 도와달라고 전화를 하였는데, 피고인이 받지 않았다. 그래서 경찰, 남자친구에게 전화를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나. 피해자는 피고인과 연령대가 비슷한 사촌이어서 종종 연락하는 사이였고, 이 사건도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술을 사준다고 하여 피고인과 피해자가 술을 마신 다음 피고인이 피해자의 집에 데려다 주면서 발생한 것이다. 이러한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에 비추어 피해자가 피고인을 무고할 만한 동기나 이유를 찾아보기 어렵다.

다. 피해자는 이 사건 전날인 2018. 10. 27. 17:00 ~ 18:00경부터 친구 1명과 술을 마시고 있었는데, 같은 날 22:00경 피고인으로부터 술을 사주겠다는 연락을 받고 23:00경 피고인과 만나 피고인, 피고인의 친구와 함께 2018. 10. 28. 02:00경까지 두 차례에 걸쳐 술을 마신 다음 같은 날 02:40 ~ 02:50경 피고인과 귀가하였다.

피해자는 피고인과 귀가할 때 자신이 거주하는 오피스텔 1층 현관문을 바로 열지는 못하였고 문을 여는데 약 1분 가량 걸렸으며, 자신의 방문 비밀번호를 기억하지 못하여 맞은 편에 살고 있는 남자친구 E을 불러 문을 열게 하였다.

피해자는 자신의 주량이 소주 1병 반에서 2병 정도인데, 친구와는 소주 2 ~ 3병을 나눠 마셨다고 진술하였고, E은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의 주량은 소주 1병에서 1병 반인데, 피해자가 피고인의 연락을 받고 나갈 때 이미 술에 취한 것으로 보였으며, 이러한 상태에서 술을 더 마셨다면 기억을 잃을 정도였을 것이라고 진술하였다. 한편 피고인은 검찰 조사에서 피해자가 1차에서 소주 6 ~7잔, 2차에서 소주 2 ~ 3잔 또는 3 ~ 4잔을 마셨다고 진술하였다.

이와 같이 피해자의 평소 주량, 이 사건 당시 술을 마신 시간과 양, 술을 마신 이후 피해자의 행동 등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는 이 사건 당시 장시간에 걸쳐 적지 않은 양의 술을 마시고 심야에 잠이 들었고, 이로 인하여 자신의 성적 행위에 대해 정상적인 대응·조절능력과 판단능력을 제대로 행사할 수 없는 상태였던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라. 반면 피고인은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성관계를 요구하여 피해자와 성관계에 이른 것이라고 진술하나, 이는 피고인이 사촌인 피해자와 합의하에 성행위를 하였다는 것이어서 그 내용 자체로 선뜻 믿기 어렵다. 또한 피해자는 정신을 차린 직후 피고인에게 연락을 하여 구조를 요청하였는데, 피해자가 피고인과 합의하에 성행위를 하였다면 성행위의 상대방인 피고인에게 구조를 요청할 이유가 없는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피고인의 진술은 믿기 어렵다.

마. 피고인은 피해자가 피고인의 올라오라는 말을 듣고 피고인 위로 올라와 성행위를 한 점, 성행위 도중 콘돔을 찾은 점 등에 비추어, 피해자는 성행위 자체를 인식하였고 심신상실 상태가 아니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가 자신의 주량을 훨씬 초과하는 상당한 양의 술을 마시고 잠에 든 후 피고인의 몸 위에서 잠을 깨어 정신을 차리기 전까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일관되게 진술한 점에 비추어 피해자가 스스로 피고인 위로 올라와 성행위를 하였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믿기 어렵고, 피해자가 잠에서 깨어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피고인의 성기가 삽입된 상태였던 점에 비추어 피고인이 주장하는 피해자의 성행위 당시의 자세, 콘돔을 찾았는지 여부 등의 사정들은 준강간죄가 기수에 이른 이후의 사정에 불과하여 범죄 성립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양형의 이유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3년 6월~15년

2.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유형의 결정] 성범죄 > 01. 일반적 기준 > 가. 강간죄(13세 이상 대상) > [제2유형] 친족관계에 의한 강간/주거침입등 강간/특수강간

[특별양형인자] 없음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기본영역, 징역 5년~8년

3. 선고형의 결정: 징역 4년

피고인은 아무런 범죄전력이 없는 초범이기는 하다.

그러나 피고인은 사촌 동생인 피해자와 함께 술을 마시고 집에 데려다 준 다음, 피해자가 술에 취해 잠이 들자 이를 이용하여 피해자를 간음하였는데,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범행 내용 등에 비추어 죄질이 좋지 않다. 피해자는 사촌 오빠로부터 성범죄 피해를 입게 되어 상당한 성적 수치심과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하였고, 피해자는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 방법, 경위, 범행 후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을 참작하여 양형기준의 하한을 이탈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신상정보 등록 및 제출 의무

이 사건 범죄사실에 대하여 유죄판결이 확정되는 경우, 피고인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2조 제1항에 의하여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되므로, 같은 법 제43조에 따라 관할기관에 신상정보를 제출할 의무가 있다.

판사

재판장 판사 송각엽

판사 김용균

판사 박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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