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19구합10233 부당이득금징수처분취소
원고
A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진성
피고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고양지청장
변론종결
2020. 3. 24.
판결선고
2020. 4. 14.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17. 12, 22. 원고에 대하여 한 실업급여 지급제한 처분, 반환명령 처분 및 추가징수 처분을 각 취소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2010. 10. 25.부터 주식회사 B(이하 'B'이라 한다)에서 근무하다가 2015. 3. 16. 이직하였다고 주장하며, 같은 달 23.경 피고에게 고용보험 수급자격인정 신청을 하였다.
나. 원고는 2015. 3. 23. 피고로부터 소정급여일수 150일, 구직급여일액 43,000원의 수급자격을 인정받고, 2015. 3. 30.부터 2015. 6. 12.까지 75일분의 구직급여 3,225,000원 및 조기재취업수당 1,612,500원 합계 4,837,500원을 지급받았다.다. 피고는 2016. 12. 27. 원고를 포함한 B의 직원 11명이 B에서 근로하고 있음에도 퇴사한 것처럼 가장하여 실업급여를 부정수급하고 있다는 취지의 신고서를 접수받은 뒤 조사를 시작하였고, 2017. 4. 25. 일산동부경찰서에 수사의뢰를 하였다.
라. 일산동부경찰서는 2017. 11. 2. 원고에 대한 사건을 '참고인 중지'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면서, 피고에게 환수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통보하였다.
마. 피고는 2017. 12. 22. 원고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구직급여 등을 지급받았음을 이유로, 원고에게 실업급여 지급제한, 구직급여 및 조기재취업수당 4,837,500원에 대한 반환명령, 같은 금액 상당의 추가징수결정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바. 원고는 2018. 2. 26. 고용보험심사관에게 이 사건 처분에 대한 심사청구를 제기하였으나 2018. 5. 16. 기각되었고, 2018. 8. 13. 고용보험심사위원회에 재심사청구를 제기하였으나 2018. 9. 19. 기각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제1 내지 12호증, 제17 내지 1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2015. 3. 16. B에서 실제로 퇴사한 뒤, 사무실을 얻거나 직원들을 뽑는 등 회사설립을 준비하다가 2015. 6. 13. C라는 상호로 사업체를 개업하였다. 따라서 원고는 수급자격인정 신청 당시 및 실업급여 수급기간 동안 취업상태에 있지 않았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구 고용보험법(2019. 1. 15. 법률 제1626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61조 제1항에 의하면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실업급여를 받았기나 받으려 한 자에게는 구직급여를 지급하지 아니하며, 이와 같은 경우 직업안정기관의 장은 구 고용보험법 제62조 제1항, 구 고용보험법 시행규칙(2019. 12. 31. 고용노동부령 제27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04조 제1항 및 제105조 제1항에 따라 이미 지급된 구직급여의 전부 또는 일부의 반환을 명할 수 있고, 이에 추가하여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에 따라 지급받은 구직급여액과 동액을 징수할 수 있다. 또한 조기재 취업수당을 포함하는 취업촉진 수당에 대한 구 고용보험법 제69조는 같은 법 제62조를 준용하고 있다.
2) 한편, 구직급여 및 조기재취업 수당을 지급받기 위해서는 구 고용보험법 제40조 제1항에서 정한 요건을 갖추어 같은 법 제43조에 따라 직업안정기관의 장으로부터 수급자격을 인정받아야 한다. 구 고용보험법 제2조 제3호는 '근로의 의사와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취업하지 못한 상태에 있는 것'을 '실업'으로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40조 제1항 제2호는 '근로의 의사와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취업하지 못한 상태에 있을 것'을 수급요건으로 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실제로는 실업상태에 있지 아니함에도 마치 실업한 것과 같이 가장하여 수급자격을 인정받아 구직급여 등을 지급받았다.면, 이는 허위로 수급자격을 인정받은 것이므로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위와 같이 허위로 수급자격을 인정받아 구직급여, 조기재취업 수당을 지급받은 경우, 고용보험법 제61조 제1항, 제62조 제1항, 제69조에 따라 직업안정기관의 장은 실업급여 지급제한, 이미 지급된 구직급여 및 조기재취업수당에 대한 반환명령, 같은 금액 상당의 추가징수결정 등의 처분을 할 수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의 경우 원고가 피고로부터 수급자격을 인정받은 2015. 3. 23. 당시 실업상태에 있었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3) 앞서 인정한 사실들과 앞서 든 증거들에 갑 제6호증의 1 내지 3제22, 23호증, 을 제13, 14, 20, 2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의하면, 원고는 2015. 3. 16. B의 다른 직원들과 함께 형식적으로 B에서 퇴사한 뒤, 실질적으로는 근로의 단절 없이 B과 사실상 동일한 업체인 D에서 계속 근무하다가 2015. 6. 13. C라는 상호의 업체를 개업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실업급여 부정수급 사실을 인정한 B의 전 직원 E, F, G(이하 위 3명을 통틀어 'E 등'이라 한다)는 피고의 조사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취지로 진술하였는데, E 등의 진술 내용 중 주된 부분이 대부분 서로 일치하는 점, 부정수급의 계기 · 방법 등 진술의 내용이 상당히 구체적인 점, E 등의 진술은 지급받은 구직급여를 반환해야하는 불이익을 감수하고 이루어진 것인 점, 달리 E 등이 허위의 진술을 할 만한 동기 등에 관한 정황을 찾아볼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3인의 진술은 그 신빙성이 충분히 인정된다.
위 E 등의 진술에 피고 조사과정에서 이루어진 J의 진술을 더하여 보면, B을 운영하던 H은 J과의 분쟁으로 압류조치 등을 당해 회사의 경영이 어려워지자 직원들을 형식적으로 퇴사시켜 실업급여를 받게 한 뒤, B의 사업분야를 나눠 설립한 D 등 업체 들에서 직원들을 계속 근무하게 하면서 실업급여로는 부족한 나머지 급여를 지급하기로 했던 것으로 보인다.
③ H의 위와 같은 계획에 따라 E 등은 B에서 형식적으로 퇴사한 뒤 D 등 B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업체에서 근로의 단절 없이 계속 근무하면서, 실업급여를 지급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E 등과 달리 자신은 B에서 실제로 퇴사하여 C개업을 준비하다가 2015. 6. 13. C를 개업하였다고 주장하나, E은 원고가 B에서 퇴사한 뒤 D에서 계속 근무하다가 몇 달 뒤 C 대표로 갔다고 진술하였고, F 역시 원고가 B 폐업 후 계속 근무하다가 4~5월경 나갔다고 진술한 점, 원고가 C 개업을 위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시점이 2015. 5. 29.이고 사업자등록일이 2015. 6. 9.인 점, G가 B, I, D, C가 사실상 모두 같은 사업장이고 자신은 C로부터 급여를 지급받았다고 진술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2015. 3. 16. B에서 형식적으로 퇴사한 뒤 적어도 2015. 5.경까지는 D에서 계속 근무하다가 C를 개업했던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④ D의 사업자로 등록된 0 명의 계좌에서 2015. 4. 10.부터 2015. 7. 23.까지 원고 혹은 원고의 처 P의 계좌로 다음과 같은 돈이 입금되었다. 원고는 위 돈에 대해, B으로부터 지급받지 못한 체불임금 및 퇴직금 문제의 처리를 위임받은 이가 B을 대신해 원고에게 체불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E 등 3인이 "실업 급여를 부정수급한 기간 동안, 조카, 부친, 모친 등의 차명계좌로 부족한 급여를 지급받았다"고 명확하게 진술한 점, 이는 원고 등 직원들로부터 B에 대한 퇴직금 추심업무를 위임받은 것이지 B을 대신해 원고 등 직원들에게 체불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했던 것은 아닌 점, E 등은 체불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가 원고에 대해서만 체불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해주었다고 볼 만한 아무런 자료도 없는 점, 이는 한번만 원고 명의 계좌로 돈을 지급하였고, 나머지는 모두 원고의 처 명의 계좌로 돈을 지급하였는데, 이가 체불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한 것이라면 원고의 처 계좌로 돈을 지급할 아무런 이유가 없는 점, 이에 대해 원고는 자신의 계좌를 C의 업무용 계좌로 사용하다보니 처 명의 계좌로 돈을 지급받게 된 것이라고 주장하나 E 등이 차명계좌로 급여를 지급받았던 것에 비추어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점, 원고가 C를 개업한 2015. 6. 13. 뒤에도 이로부터 돈이 지급되었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H의 계획에 따라 B과 사실상 동일한 업체인 C를 개업했던 것으로 보여 C 개업 이후에도 급여를 지급받았을 가능성이 충분한 점 등의 사정들에 지급된 돈의 액수, 지급시기 및 횟수, 지급방식 등을 모두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이로부터 지급받은 돈은 E 등과 마찬가지로 차명계좌를 이용해 급여를 지급받았던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단위: 원)
⑤ 원고는 온라인 구직등록 및 실업인정을 신청하면서 2015. 3. 18., 2015. 5. 1., 2015. 5. 4. 총 3차례 "IP Q"를 이용하였고, 2015. 5. 26., 2015. 5. 26., 2015. 5. 29. 2차례 "IP R", "IP S"를 이용하였는데, 원고는 위 각 IP가 B 및 D 사무실의 IP인 사실을 자인하고 있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B 퇴사 후 구직등록을 위해 B을 방문하여 등록한 것이거나 체불임금 및 퇴직금 문제로 D 사무실을 방문하였을 때 인터넷에 접속하여 실업인정 신청을 하였던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B에서 퇴사하였다는 이유로 실업급여를 지급받은 직원 중 원고를 포함한 10명이 모두 원고와 같은 IP를 이용해 온라인 구직등록 및 실업인정 신청을 한 점, 원고가 B 및 D 사무실의 IP를 이용해 온라인 구직등록 및 실업인정 신청을 한 시간이 모두 09:22경부터 16:20 경 사이로 근무시간 중이었던 점, 퇴사한 회사를 방문해 근무시간 중 그 회사의 컴퓨터를 이용해서 사적인 업무를 처리하였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점, 원고가 위 각 IP를 이용해 온라인 구직등록 및 실업인정을 한 기간은 2015. 3. 16.부터 2015. 5. 29.까지로 "원고가 B에서 퇴사한 뒤 몇 달간 D에서 근무하였다"는 E의 진술이나 "원고가 B 폐업 후 계속 근무하다가 4~5월경 나갔다"는 F의 진술과 상당히 일치하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위 기간 B 혹은 D 사무실에서 근무하면서 위 각 IP를 이용하여 온라인 구직등록 및 실업인정 신청을 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⑥ B에서 경리업무를 담당하였던 K은 직원들이 실업급여를 지급받는 기간 동안 직원들의 차명계좌에 급여를 지급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조사 과정에서 부정수급 혐의를 부인하다가 기소되자 부정수급 반환명령액 전액을 납부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⑦ 원고는 B에서 퇴사한 뒤 B으로부터 소송을 제기 당하는 등 B과 관계가 원만하지 않았는데 B과 사실상 동일한 업체인 D에서 원고가 근무하였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에게 소송을 제기할 당시 B은 H과 분쟁을 겪던 J에게 경영권이 넘어간 뒤였던 것으로 보여, J이 운영하는 B으로부터 소송을 제기당했다는 사정만으로 원고가 D에서 계속 근무할 수 없었다고 보기 어렵다.
4) 따라서 원고가 피고로부터 수급자격을 인정받은 2015. 3. 23. 당시 실업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가 허위로 수급자격을 인정받아 구직급여 및 조기재취 업수당을 지급받은 것은 고용보험법 제61조 제1항, 제62조 제1항, 제69조에서 정한 '거 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판사
재판장판사오병희
판사황인준
판사최기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