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주식 명의신탁에 있어 조세회피 목적이 있었는지 여부
요지
다액의 채무 면탈목적 중에는 조세채무도 당연 포함되고, 명의신탁자로서는 추후 회사의 지배권 행사방법의 일환으로서 조세부담을 면하게 될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하고 있었으므로 조세회피목적이 있었다고 봄이 상당함.
관련법령
상속세및증여세법 제41조의2 (명의신탁재산의 증여의제)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05. 8. 18. 원고에게 한 2002년 귀속 증여세 1,897,000,000원의 부과 처분을 취소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김☆☆은 원고의 승낙하에 원고 명의로, 2002. 8. 6. 주식회사 폴앤◎◎◎◎로부터 주식회사 제이◇◇(이하, '제이◇◇'이라고만 한다) 발행주식 120만주(이하, '이 사건 주식'이라고 한다)를 대금 33억원(계약서상 금액임)에 매수하여, 같은 해 10. 23.경 원고가 제이◇◇의 주주명부상 주주로 등재되게 하였다(이하, '이 사건 명의신탁'이라고 한다).
나. 이에 피고는 명의신탁재산의 증여의제 규정인 상속세및증여세법(2002. 12. 18. 법률 제678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상속세및증여세법'이라고만 한다)제41조의2에 의하여, 2005. 8. 18. 원고에게 2002년 귀속 증여세 1,897,000,000원을 부과하는 청구취지 기재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을 하였다.
다.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대하여 2005. 11. 14. 국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하였으나, 2006. 6. 7.경 기각결정을 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1, 2, 6, 9호증, 을1, 2, 4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증인 정◆◆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2. 처분의 적법성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아래와 같은 점들에 비추어 보면, 김☆☆이 원고에게 이 사건 주식을 명의신탁함에 있어 조세회피의 목적이 없었다고 할 것이므로, 상속세및증여세법 제41조의2 제1항 단서 제1호에 의하여 원고가 김☆☆으로부터 이 사건 주식을 증여받은 것으로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가 김☆☆으로부터 이 사건 주식을 증여받은 것으로 보고 행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 김☆☆은 이 사건 주식을 인수하여 제이◇◇을 경영할 의도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 사건 주식을 취득할 당시 다액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어, 자신 명의로 이 사건 주식을 취득할 경우 채권자들의 강제집행에 의하여 이 사건 주식을 상실할 위험이 있어 강제집행을 면하기 위해 부득이 원고에게 이 사건 주식을 명의신탁한 것이다.
- 김☆☆이 이 사건 명의신탁에 의하여 실제로 회피하였거나, 회피할 개연성이 있는 조세가 없다.
나.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원고는 주식회사 지오□□(이하, '지오□□'라고만 한다)의 관리부장으로 재직중이고, 김☆☆은 지오□□의 대표이사로 재직하다가 2002. 3. 26. 지오□□에 대하여 회사정리절차가 개시됨에 따라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되었다.
(2) 김☆☆은 이 사건 주식 취득자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주식회사 ■■■인터내셔널의 전무인 김△△에게 자금 대여를 부탁하였고, 이에 김△△은 위 회사 명의로 이 사건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여 ▲▲상호저축은행으로부터 대출받은 20억원에 개인적으로 마련한 3억원을 합한 23억원을 김☆☆에게 대여해 주었으며, 김☆☆은 위와 같이 김△△이 마련해 준 23억원과 자신의 자금 5억원을 이 사건 주식의 취득자금으로 사용하였다.
(3) 김☆☆은 지오□□의 채무의 연대보증인으로서, 이 사건 명의신탁 당시 기술신용보증기금, 국민은행, 서울보증보험, 경인상호저축은행, 한국자산관리공사 등에 대하여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에 이르는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고, 김☆☆ 소유의 ○○시 ○○구 ○○동 89, 89-1, 89-2 ○○○○○○○○촌아파트 225동 1102호에 관하여는 위 채권자들 등의 명의로 설정된 가압류채권액 및 근저당권부채권액이 합계 약 60억원에 이르고 있었다.
(4) 또한, 김☆☆은 이 사건 명의신탁 당시 2002년도 수시분 증권거래세 3,561,690원, 2001년 귀속 종합소득세 6,762,320원, 2000년도 수시분 양도소득세 32,918,200원 등 합계 43,242,210원의 조세채무가 이미 성립한 상태였고, 그 후 위 각 조세가 체납되었다가 위 증권거래세와 종합소득세는 각 2003. 8. 21.에, 양도소득세는 2004. 9. 13.에 과세관청에 의하여 각 결손처분되었다. 그런데, 위 각 체납 세금액은 2005. 3. 18. 김☆☆ 소유의 위 아파트에 대한 임의경매절차 배당기일에 모두 변제되었다.
(5) 한편, 김☆☆은 이 사건 주식을 취득한 후에는 제이◇◇의 최대주주(지분율 12.7%)가 되어 실질적으로 제이◇◇을 경영해 오던 중, 20억원 상당의 신주를 발행하여, 박▲▲ 외 5인(이하, '박▲▲ 등'이라고 한다)의 명의로 자신이 인수하기로 마음먹고, 2003. 5. 20. 신주 396만주를 발행하면서 ▲▲상호저축은행으로부터 제이◇◇ 명의로 20억원을 대출받아, 이 중 19억8천만원을 박▲▲ 등이 신주인수대금을 납입하는 것처럼 가장하여 제이◇◇의 계좌에 입금하였다. 그 후, 김☆☆은 2004. 3.경까지 위와 같이 발행된 신주 396만주를 처분하여, 그 대금으로 제이◇◇ 명의의 위 20억원의 대출금을 변제하였다.
[인정근거] 앞에서 채용한 증거들, 갑3, 4, 8 내지 13, 20 내지 29호증, 을5, 7, 11 내지 13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상속세및증여세법 제41조의2의 입법 취지는 명의신탁제도를 이용한 조세회피행위를 효과적으로 방지하여 조세정의를 실현한다는 취지에서 실질과세원칙에 대한 예외를 인정한데 있으므로, 명의신탁의 목적에 조세회피의 목적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경우에만 같은 조항 단서의 적용이 가능하고, 이 경우 조세회피의 목적이 없었다는 점에 관한 입증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명의자에게 있다. 따라서 조세회피의 목적이 없었다는 점을 조세회피의 목적이 아닌 다른 목적이 있었음을 증명하는 등의 방법으로 입증할 수 있으나, 입증책임을 부담하는 명의자로서는 명의신탁에 있어 조세회피 목적이 없었다고 인정될 정도로 조세회피와 상관없는 뚜렷한 목적이 있었고, 명의신탁 당시에나 장래에 있어 회피될 조세가 없었다는 점을 객관적이고 납득할 만한 증거자료에 의하여 통상인이라면 의심을 가지지 않을 정도로 입증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6. 9. 22. 신고 2004두11220 판결 등 참조).
(2) 위에서 본 바와 같이, 김☆☆은 이 사건 주식을 취득할 당시 다액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으나, 한편 이 사건 주식의 취득자금을 차용할 때 이미 ▲▲상호저축은행에 이 사건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였으므로, 김☆☆이 이 사건 주식을 자신의 명의로 취득했다고 하더라도, 김☆☆의 다른 채권자들이 이 사건 주식에 대하여 강제집행을 할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아니하는 반면(이와 달리, 제이◇◇은 코스닥상장회사이므로, 이 사건 주식의 취득은 일반 투자자들에게 공시되는 사항인데, 김☆☆이 이 사건 주식을 자신의 명의로 취득하였다면, 그러한 취득이 공시됨으로 인하여, 이 사건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기도 전에 김☆☆의 다른 채권자들에 의하여 강제집행을 당하였을 것이라는 원고의 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일반적으로 담보로는 자신 소유의 재산을 제고할 수 있는 것이고, 이 사건의 경우와 같이 장차 취득할 주식을 담보로 하여 취득자금을 차용하는 경우에는 차용금에 의한 주식의 취득과 취득한 주식의 담보로의 제공이 동시에 이루어진다고 보는 것이 상식에 부합한다고 할 것이므로, 김☆☆이 이 사건 주식을 이 사건 주식 취득자금 차용의 담보로 제공하기도 전에 다른 채권자들이 이 사건 주식에 강제집행을 할 수 경우는 상정하기 어렵고,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체납된 조세를 면하기 위하여 명의신탁을 하는 경우에도 상속세및증여세법 제41조의2 제1항 제1호 소정의 '조세회피목적'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 할 것으로서(헌법재판소 2004. 11. 25.자 2002헌바66 결정 참조), 김☆☆이 다액의 조세채무가 성립하여 곧 체납이 예상되는 상태에서 이 사건 주식을 명의신탁하였고, 그 후 위 조세에 대하여 과세관청의 결손처분이 있었는데, 원고가 주장하는 이 사건 명의신탁에 이르게 된 사유인, 연대보증채무 등 다액의 채무의 면탈 목적 중에는 위 각 조세채무에 대한것도 당연히 포함된다고 볼 수밖에 없는 점(이 점에 관하여 원고는 결손처분 후 과세관청에서는 결손처분하였던 세액을 모두 배당받은 사실을 지적하고 있으나, 조세체납이 곧 예상되는 상태에서 자신의 재산을 명의신탁하여 결손처분을 받은 경우에 조세회피의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평가받는다면, 그 후에 과세관청이 결손처분하였던 세액을 모두 배당받았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실이 조세회피 목적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함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고 할 것인바, 조세회피 목적 유무는 명의신탁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갑8, 1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과세관청에서 당초 결손처분되었던 체납세액을 배당받게 된 것은 김☆☆이 충분한 재산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선순위근저당권자인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채권액의 감축이라는 사후 사정변경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은 이 사건 주식의 실질적 취득으로 제이◇◇의 최대주주가 되어 회계와 인사 등에 관한 전권을 행사는 등 사실상 위 회사를 지배, 경영해 왔는바, 위 상호저축은행으로부터 제이◇◇ 명의로 20억원을 대출받아 자신이 취득한 신주 396만주의 인수대금으로 제이◇◇에게 납입한 행위는 실질적으로 김☆☆이 제이◇◇으로부터 20억원을 무상으로 대부받은 것과 다름없다고 할 것이고, 만일 김☆☆이 이 사건 주식을 명의신탁하지 아니하고 자신의 명의로 취득하였다면, 최대주주인 김☆☆과 제이◇◇ 사이에 특수관계가 인정될 가능성이 크며, 특수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상속세및증여세법 제41조의4에 따라 김☆☆이 제이◇◇으로부터 20억에 대한 이자 상당액을 증여받은 것으로 의제되어 증여세납부의무가 발생하는 것(설사 김☆☆이 위 상호적축은행에 제이◇◇의 위 대출금채무 이자를 변제한 바 있다 하더라도, 그와 제이◇◇ 사이에 위 무상대부에 따른 증여의제 관계가 성립함에는 영향이 없음)에 비추어 볼 때, 김☆☆으로서는 제이◇◇에 대한 사실상 지배권을 취득한 이 사건 명의신탁 당시 추후 회사 운영 과정에서 그 지배권 행사방법의 일환으로서 위와 같은 방식 등으로 조세부담을 면하게 될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하고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김☆☆이 원고에게 이 사건 주식을 명의신탁한 것이 조세회피의 목적 없이 오로지 김☆☆의 채권자들이 이 사건 주식에 대하여 강제집행을 하는 것을 피할 목적으로 행한 것으로는 보이지 아니한다.
(3) 따라서, 이 사건 명의신탁이 조세회피의 목적 없이 이루어진 경우이어서 상속세및증여세법 제41조의2 제1항 단서 제1호가 적용된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 같은 항 본문에 의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서울고등법원2008누2219 (2008.07.22)]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피고가 2005. 8. 18. 원고에게 한 2002년 귀속 증여세 18억9,700만 원의 부과처분을 취소한다.
이유
이 법원이 이 사건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 중 결론을 제외한 부분은 제1심 판결문 제3면 제18행부터 제19행 사이의 "이 사건 주식을"을 "이 사건 주식 중 50만 주를"로 제5면 제1행의 "13"을 "14"로, 제5면 제17행의 "이 사건 주식을"을 "이 사건 주식 중 50만 주를"로, 같은 면 제18행의 "이 사건 주식에 대하여"를 "이 사건 주식 중 상당 부분에 대하여는"으로, 제6면 제5행 맨 끝부터 제6행 맨 앞 사이, 제6면 제6행 맨 끝부터 제7행 맨 앞 사이에 각 설시된 "이 사건 주식"을 "이 사건 주식 중 위 부분"으로 각 고쳐쓰는 것 외에는 제1심 판결의 이유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에 의하여 이를 그래도 인용한다.
그렇다면, 제1심 판결은 정당하고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