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원심 무죄부분에 대한 사실오인)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에 따르면, 피고인이 이 사건 사고 당시 이 사건 사고 발생을 인식하고도 도주의 범의로 사고현장을 이탈했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한 잘못이 있다.
2. 판단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통하여 알 수 있는 판시 사정들을 종합하여,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사건 사고 발생을 인식하고도 도주의 범의로 사고현장을 이탈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치상)의 점은 이유무죄, 도로교통법위반(사고후미조치)의 점은 무죄]로 판단했다.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통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은 이 사건 사고 직후 비상등을 켠 채로 진행했는데, 이는 자신의 차선 변경으로 피해자의 진행이 방해된 것에 대한 미안함을 표시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러운 점, ② 피고인이 이 사건 사고가 발생했음을 인식하고 이 사건 사고현장을 이탈하려 했다면 굳이 비상등을 켜는 등의 번거로운 행위를 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피고인이 이 사건 사고 직후 빨간색 신호를 무시하고 진행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피고인에게 도주할 고의가 있었다는 결론을 내리기는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당심에서 새로운 증거가 제출되지도 않았으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한 검사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