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이 사건 사고 당시는 날이 밝기 전이라 어두운데다가 안개 같은 것도 끼어 있었고, 사고 발생 교차로 주변의 상가에 불이 켜져 있지도 않아서 교차로 지점에서의 시야가 넓게 확보되지 않았고, 피고인은 피곤한 상태에서 교대시간을 맞추기 위해 신호위반을 하면서 택시를 과속으로 운전하여 차고지로 서둘러 가고 있었으므로, 교차로에 넘어져 있는 피해자와 피해자 운전의 오토바이를 보지 못하였다.

따라서 피고인이 사고발생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였으므로 피고인에게는 도주의 고의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피고인에게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치상)의 부분을 유죄로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판단 관악구청 CCTV 영상을 비롯하여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 즉 ① 이 사건 사고 당시 피해자와 피해자 운전의 오토바이가 넘어져 있던 교차로는 신호등, 통행하던 차량, 주변 상가의 간판 네온사인 등의 불빛으로 어느 정도의 시야를 확보할 수 있었던 장소였던 점, ② 피고인 운전의 택시가 신호를 위반하여 교차로에 진입할 때에 피해자와 피해자 운전의 오토바이는 피고인이 고개를 오른 쪽으로 돌리면 충분히 인지되거나 확인될 수 있었던 택시 조수석 쪽으로 교차로에 진입하고 있었던 점, ③ 피고인은 택시를 운전하여 교차로에 진입한 이후 진행 방향 우측에서 신호에 따라 교차로에 진입한 피해자 운전의 오토바이와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서 교차로 가운데 부분으로 급하게 택시의 방향을 틀었던 점, ④ 피해자와 피해 오토바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