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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3. 4. 23. 선고 92누7726 판결
[채광계획불인가처분취소][공1993.7.1.(947),1574]
판시사항

가. 국립공원구역 내 광업권설정허가에 붙인 부관이 자연풍경의 훼손방지 등을 위한 공익과의 조정을 고려한 것으로서 당연무효의 부관이 아니며 위 부관에 위배되는 채광계획의 불인가처분이 적법하다고 본 사례

나. 행정처분을 거부할 수 있는 근거규정이 없더라도 중요한 공익침해를 이유로 거부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가. 국립공원구역 내 광업권설정허가에 붙인 부관이 자연풍경의 훼손방지 등을 위한 공익과의 조정을 고려한 것으로서 당연무효의 부관이 아니며 위 부

관에 위배되는 채광계획의 불인가처분이 적법하다고 본 사례.

나. 행정법규에 행정처분을 할 수 있는 근거규정만 있고, 이를 거부할 수 있는 근거에 관하여 명문규정이 없더라도 공익을 실현하여야 하는 행정의 합목적성에 비추어 신청된 행정행위의 내용이 중요한 공익을 침해하는 것으로 인정되면 신청된 행정행위를 거부할 수 있는 것이므로 광업권자가 제출한 채광계획안이 광업권설정허가 당시 공익적합성을 고려하여 붙여진 조건내용에 위배되는 것인 이상 이를 인가하지 않은 것은 적법하다.

원고, 상고인

주식회사 베이스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동정

피고, 피상고인

강원도지사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먼저 소론은, 요컨대 원고가 설악산국립공원구역내의 판시 광구에 관한 규석광 채굴을 목적으로 한 광업권설정을 출원함에 따라 피고가 이를 허가함에 있어 그 부관으로서, 첫째 광물채굴시 노두부분만을 훼손하는 갱내채굴방법으로 하여야 하고, 둘째 광물은 도로를 개설하지 아니하고 공원구역 밖까지 콘베어벨트나 가공삭도를 설치하여 운반하되 그 시설의 설치시에도 자연훼손을 최소화하여야 한다는 조건을 붙인데 대하여, 위 조건들은 실질적으로 공원구역 내에 갱구부분만의 설치를 허용하고 선광장이나 폐석적치장 등의 시설물 설치를 불허함으로써 광업활동을 불능케 하는 것이고, 또 공원구역 내에 기존도로가 있는 경우에는 굳이 컨베어벨트나 가공삭도 등의 특별시설물에 의하지 않고 기존도로를 그대로 광물의 운반수단으로 이용케 하는 것이 자연보호의 공익목적에 더욱 합치되는 것인데도 무조건 도로사용을 금하여 위 광물운반 시설물의 설치를 강요하는 것이어서, 광업권의 본질을 해치는 내용으로 된 무효의 조건에 해당하는 것이라는 취지이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위와 같은 광업권 허가조건들은 당해 광업권설정지역이 위치한 국립공원구역 안의 자연풍경의 훼손방지 등을 위한 공익과의 조정을 고려하여 특별히 광물의 채굴방법을 합리적으로 제한한 취지의 것으로 보이고, 그것이 소론 지적과 같이 광업권자의 권리행사를 아예 불능케 한다거나 오히려 공익목적에 반하여 기존도로의 사용을 필요없이 제한하는 내용의 것이라고는 단정할 수 없다. 결국 위 허가조건들이 당연무효의 부관에 해당한다는 원고의 위 주장을 배척한 원심의 판단은 옳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위법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논지 이유 없다.

2. 다음으로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의하여 살펴본바, 원심이 이 사건 광업권설정허가상의 판시 첫째 조건은 광물의 채굴방법을 갱내채굴에 한정시켜 공원구역 내에는 갱구(노두부분)만을 설치할 수 있다는 의미인데, 원고가 인가받으려고 한 이 사건 채광계획은 공원구역 내에 갱구용지 외에 선광장, 폐석적치장 등의 설치를 위한 상당부지의 점용, 사용을 예정하고 있는 것이어서 위 조건에 위배되는 것이며, 또 원고의 위 채광계획상에 공원구역 내의 사실상 도로로서의 기능을 잃은 기존의 폐쇄도로를 보수하여 이를 광물운반도로로 사용하겠다는 사항도 역시 광물의 운반을 위하여 도로를 개설하려는 계획 다름 아니어서 판시 둘째 조건에도 위배되는 것이라고 판단한 조치도 수긍이 가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무슨 위법은 없다.

다만 원심은 위 후자의 조건위배에 관한 판단부분에 있어, 원고의 이 사건 채광계획을 실시하는데 기존도로로부터 갱구설치예정지까지 약 400m 정도의 진입도로 개설을 당연히 필요로 하게 된다는 사정까지 아울러 참작하고 있는바, 기록상 원고가 제출한 채광계획서상에는 갱구를 기존도로에 근접한 곳에 설치하려고 예정하고 있을 뿐 진입도로의 신설계획을 포함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으니, 이 점에 있어 원심의 위 인정부분이 잘못된 것임은 소론과 같으나, 위와 같이 이미 도로의 기능을 상실한 기존 폐쇄도로를 보수하여 이용하려는 계획 자체만으로 당해 조건에 위배되는 것임이 분명한 이상 이는 판결의 결과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이다.

또한 위 기존도로가 용도폐지된 바 없다 하더라도 이를 보수하여 다시 이용하는 행위가 실질적으로 위 광업권 설정의 허가조건에서 가리키는 도로의 개설에 해당한다고 보는 데 전혀 소장이 없으며, 소론이 들고 있는 판례는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치도 않다. 논지들은 어느 것도 그 이유가 없다.

3. 그리고 행정법규에 행정처분을 할 수 있는 근거에 관한 규정만 마련되어 있고, 이를 거부할 수 있는 근거에 관하여는 별도의 명문 규정이 없다 하더라도 공익을 실현하여야 하는 행정의 합목적성에 비추어 신청된 행정행위의 내용이 중요한 공익을 침해하는 것으로 인정되면 신청된 행정행위를 거부할 수 있는 것으로 풀이할 것임은 당연한 이치이므로, 이 사건의 경우에도 광업권자가 제출한 채광계획안이 원래 광업권 설정허가 당시 공익적합성을 고려하여 붙여진 조건내용에 위배되는 것인 이상 이를 적법하게 인가하지 않을 수 있고, 특별히 위 채광계획 불인가처분에 관하여 명시적인 법적 근거가 없음을 이유로 이를 위법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받아 들일바 못된다. 논지도 이유 없다.

그 밖에 소론이 지적하는 점은 원심에서 전혀 거론하지 아니한 새로운 사실적 주장을 내세우거나 원심이 인정하지도 않은 사실관계를 토대로 하여, 원심의 사실인정 내지 판단을 비난하는데 지나지 아니하므로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우동(재판장) 김상원 윤영철(주심) 박만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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