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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3. 3. 23. 선고 92다49454 판결
[손해배상(기)][공1993.5.15.(944),1273]
판시사항

운송 도중 화재로 운송물이 전소된 데 대하여 화주가 운송인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한 가압류집행을 하고 본안소송이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되자 소를 취하하였지만, 그 사유가 실화책임에관한법률 소정의 “중대한 과실” 유무에 대한 법적 해석 및 평가상의 차이에 기인한 것이라고 보아 부당가압류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정한 사례

판결요지

운송 도중 화재로 운송물이 전소된 데 대하여 화주가 운송인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한 가압류집행을 하고 본안소송이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되자 소를 취하하였지만, 그 사유가 실화책임에관한법률 소정의 “중대한 과실” 유무에 대한 법적 해석 및 평가상의 차이에 기인한 것이라고 보아 부당가압류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정한 사례.

원고, 상고인

국화운수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강해룡

피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코리아써키트 소송대리인 변호사 강대헌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가 피고의 운송의뢰에 따라 피고의 판시 금속세척기 등 기계들을 부산세관에서부터 서울로 운송하던 도중, 위 기계들을 싣고가던 원고소유의 (차량번호 생략) 10톤 풀카고트럭에 화재가 발생하여 위 기계들이 전소되는 사고가 발생하자 피고는 위 사고가 원고의 지휘, 감독을 받는 위 트럭운전사인 소외 1, 소외 2의 과실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므로 그 사용자인 원고는 위 사고로 인하여 피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그 손해배상채권 금 100,003,304원을 청구금액으로원고 소유인 위 트럭 외 11대의 화물차를 가압류하는 내용의 가압류결정을 받은 사실, 피고는 위 가압류사건의 본안소송으로 원고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였으나 판시와 같이 제1심에서 패소하고 항소심에서 피고 일부승소의 판결이 선고되었으나 상고심에서 파기환송된 후 피고가 위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취하한 사실을 인정하고, 당초부터 피고의 원고에 대한 피보전권리인 손해배상채권의 존부가 분명하지 아니하였는 데다가 피고는 화재로 전소된 위 트럭을 제외한 원고 소유의 나머지 화물자동차 11대에 대한 가압류만으로도 그 채권보전의 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었다 할 것이므로 피고의 위 가압류집행은 피고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부당한 집행이라 할 것이고 그로 인하여 위 전소된 트럭을 대차하지 못함으로써 위 가압류시인 1985.5.18.부터 가압류가 해제된 때인 1990.10.10.까지 사이에 그 휴차료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거시증거에 의하여 피고는 피고소유의 이 사건 위 기계들이 전소된 사고는 원고가 위 기계들을 그의 지배하에 두고 운송하던 도중에 원고 소유의 판시 트럭에 화재가 발생함으로써 일어난 것이므로 적어도 원고는 위 트럭운전사인 위 소외 1, 소외 2의 사용자로서 그들의 업무집행상의과실로 인하여 발생한 위 사고로 피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확신하고 고문변호사와의 상의를 거친 끝에 이 사건 가압류집행에 이르게 된사실, 또 실제 위 가압류사건의 본안으로서 원고에게 그 사용자책임을 묻는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과 상고심인 대법원에서도 위 화재사고는 원고의 피용자들인 위 소외 1과 소외 2가 위 기계들을 다른 물품과 혼재하지 말라는 피고측 운송주선인의 지시에 위배하여 위 트럭의 적재함에 발화의 위험성이 많은 화공약품인 아질산소다 360포대를 위 기계들과 함께 혼재하면서 위 아질산소다 위에 덮개도 씌우지 않은 잘못으로 위 아질산소다가 습기가 생성되기 쉬운 야간에 운송되는 과정에서 습기에 노출되었고 이로 인하여 아질산소다가 수화물을 생성하여 그 수화물이 운송중 아질산소다 포대끼리 또는 차체나 위 기계에 충격되거나 차량으로부터 발생하는 열을 흡수하여 발화함으로써 일어나게 된 것이라고 인정하고 있는 사실, 다만 상고심인 대법원에서는 위 소외 1과 소외 2의 위와 같은 잘못은 인정하면서도 그와 같은 과실만으로는 실화책임에관한법률 소정의 중대한 과실로 보기는 어렵다는 이유로 이를 중대한 과실로 보아 원고의 사용자책임을 인정한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을 파기환송한 사실을 각 인정하고, 그 인정사실에 의하여 원고의 피용자들인 위 소외 1과 소외 2가 위 기계들을 운송하는 과정에서 위 인정과 같은 잘못을 범하여 피고 소유의 위 기계들을 전소케 하는 사고를 야기하였다면 일반거래통념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위 소외인들의 사용자인 원고에게 위 화재사고로 입은 손해를 배상할 청구권이 있다고 믿고 이를 피보전권리로 삼아 이 사건 가압류집행에 이른데 대하여 어떤 잘못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뿐만 아니라 나아가 그 본안소송에서도 대법원이 그 손해배상청구권을 부인하게 된 사유가 사실관계의 차이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실화책임에관한법률 소정의‘중대한 과실’의 유무에 관한 법적 해석 내지 평가상의 차이에서 기인된 것이고 또한 이 사건 본안소송의 항소심에서 피고의 일부승소판결이 선고된 바도 있다는 점까지 보태어 보면 그 후 이 판결이 대법원에서 파기되어 결과적으로 피고의 청구가 인용되지 아니하였다는 점만을 들어 이로서 곧 이 사건 가압류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할 수는 없다 할 것이고 또 피고가 전소된 위 (차량번호 생략) 트럭을 이 사건 가압류의 목적물에 포함시켰다 하더라도 이 사건 가압류신청 당시는 이 사건 사고 직후라 그의 손해액을 구체적으로 확정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던 데다가 피고로서는 위 가압류의 목적물의 가액을 확인할 수도 없었던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원고에게 손해를 끼칠 목적으로 부당하게 과도한 가압류집행을 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기록에 대조 검토하여 볼 때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수긍되고 거기에 소론이 주장하는 권리남용에 관한 법리오해나 심리미진의 위법이 없으므로 논지는 이유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천경송(재판장) 김주한(주심) 김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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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2.9.22.선고 92나25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