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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3. 3. 12. 선고 92다48512 판결
[손해배상(자)][공1993.5.1.(943),1165]
판시사항

혼인 외의 출생자가 부의 사망 후 인지의 소에 의하여 친생자로 인지받은 경우 피인지자보다 후순위 상속인인 피상속인의 직계존속이나 형제자매는 피인지자의 출현으로 자신이 취득한 상속권을 소급하여 잃게 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민법 제860조 는 인지의 소급효는 제3자가 이미 취득한 권리에 의하여 제한받는다는 취지를 규정하면서 민법 제1014조 는 상속개시 후의 인지 또는 재판의 확정에 의하여 공동상속인이 된 자는 그 상속분에 상응한 가액의 지급을 청구할 권리가 있다고 규정하여 제860조 소정의 제3자의 범위를 제한하고 있는 취지에 비추어 볼 때, 혼인 외의 출생자가 부의 사망 후에 인지의 소에 의하여 친생자로 인지받은 경우 피인지자보다 후순위 상속인인 피상속인의 직계존속 또는 형제자매 등은 피인지자의 출현과 함께 자신이 취득한 상속권을 소급하여 잃게 되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그것이 민법 제860조 단서의 규정에 따라 인지의 소급효 제한에 의하여 보호받게 되는 제3자의 기득권에 포함된다고는 볼 수 없다.

원고, 상고인

원고 1 외 1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강대성 외 1인

피고, 피상고인

경청환경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윤성원 외 2인

주문

1. 원심판결 중 원고 2의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2. 원고 1의 상고를 기각한다.

3. 상고기각된 부분의 상고비용은 원고 1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의 판시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우선 소외 1이 1990.6.27. 이 사건 사고의 발생으로 인하여 사망함으로써 위 망인이 입게 된 재산상 내지 정신상 손해에 관하여 피고에게 사용자 책임에 기한 배상의무가 있다고 전제한 다음, 그 거시증거에 의하여 소외 1은 1989.6.29. 원고 1과의 사이에 원고 2를 출산하였으나 이 사건 사고로 사망할 때까지 원고 1과의 혼인신고나 원고 2의 출생신고를 하지 아니하여, 이 사건사고당시에는 위 망인의 모인 소외 2가 단독 재산상속인의 지위에 있었던 사실, 위 사고의 발생에 따라 피고는 1990.7.6. 소외 2와의 사이에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문제에 관하여 합의를 함에 있어, 피고는 소외 2에게 산업재해보상보험금과 별도로 금 10,000,000원을 추가 지급하고 소외 2는 이 사건 사고에 터잡은 일체의 청구를 포기하기로 약정한 사실, 그 후 원고 2가 검사를 상대로 제기한 인지청구소송에서 1991.7.18.자로 위 원고 자신이 위 망인의 친생자임을 인지한다는 내용의 승소판결을 얻고 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된 사실 등을 인정하고, 이에 터잡아 위 인지판결이 확정됨으로써 민법 제860조 본문의 규정에 따라 원고 2가 이 사건 사고시에 소급하여 위 망인의 손해배상청구권을 상속하게 되었다 할 것이나, 한편 같은 조 단서의 규정상 인지의 소급효는 제3자가 취득한 권리를 해하지 못하는 것이므로, 피고가 위 인지판결의 확정전에 위 망인의 재산상속인이었던 소외 2와의 사이에 위 망인의 손해배상청구권에 관하여 합의한 행위의 효과는 위 인지에 의하여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아니하는 것이고, 따라서 위 합의의 효력으로써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위 망인의 손해배상청구권은 이미 소멸하였다고 볼 것이라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 중 위 망인 자신의 손해액을 청구하는 부분에 한하여 이를 기각하고 있다.

2. 민법 제860조 는, 인지의 소급효는 제3자가 이미 취득한 권리에 의하여 제한받는다는 취지를 규정하면서, 다시 민법 제1014조 에서 상속개시 후의 인지 또는 재판의 확정에 의하여 공동상속인이 된 자가 그 상속분에 상응한 가액의 지급을 청구할 권리가 있다고 규정하여 위 제860조 소정의 제3자의 범위를 제한하고 있는 취지에 비추어 볼 때, 혼인 외의 출생자가 부(부)의 사망 후에 인지의 소에 의하여 그 친생자로 인지받은 경우, 피인지자보다 후순위 상속인인 피상속인의 직계존속 또는 형제자매 등은 피인지자의 출현과 함께 자신이 취득한 상속권을 소급하여 잃게 되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그것이 민법 제860조 단서의 규정에 따라 인지의 소급효 제한에 의하여 보호받게 되는 제3자의 기득권에 포함된다고는 볼 수 없다 할 것이다 ( 당원 1974.2.26. 선고 72다1739 판결 참조).

이 사건에 돌이켜 보건대, 원심이 적절히 확정한 바와 같이 망 소외 1의 사망 당시에는 호적상 그의 모인 소외 2가 단독상속인으로 되어 있었으나 나중에 원고 2가 인지의 소에 의하여 위 망인의 친생자로 사후 인지받은 것이라면, 이에 따라 위 원고보다 후순위 상속인인 소외 2는 상속권을 소급하여 잃게 되며, 그 대신 위 원고가 적법한 상속권에 기하여 위 망인의 이 사건 손해배상청구권을 단독으로 승계취득하게 되는 것이고, 이른바 표현상속인에 불과한 소외 2가 취득하였던 원래의 상속권은 민법 제860조 단서의 규정에 따라 인지의 소급효 제한에 의하여 보호를 받게 되는 제3자의 기득권이라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이다.

위 망인의 사망에 따른 상속관계를 위와 같이 풀이하는 한, 소외 2가 위 인지판결의 확정 전에 피고와의 사이에 위 망인의 손해배상청구권을 승계취득하였음을 전제로 그 손해배상문제에 관한 합의를 하였다 하여도, 이는 상속권 없는 자가 한 상속재산에 관한 약정이어서 적법한 상속권자인 위 원고에 대하여는 아무런 효력을 미칠 수 없는 것이고, 따라서 위 원고는 위 합의 약정에 불구하고 다시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손해배상청구권을 적법하게 행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원심은 위 합의의 성립에 따라 피고가 민법 제860조 단서에서 말하는 제3자의 지위에 놓이게 된다는 취지로 풀이한 것으로 볼 수도 있으나, 피고가 상속재산인 위 망인의 손해배상채권의 처분에 의하여 새로이 권리를 취득한 자로도 볼 수 없으므로, 원심의 그러한 판단조치도 잘못이라 아니할 수 없다.

다만 피고의 소외 2에 대한 이 사건 손해배상채무의 일부변제는 소외 2가 표현상속인으로서 채권의 준점유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음에 비추어, 피고가 소외 2의 상속권한에 관하여 선의, 무과실인 한은 경우에 따라 유효하다고 볼 여지가 있고, 그러한 경우라면 위 원고는 단지 소외 2에 대하여 그 변제액의 범위 내에서 부당이득의 반환청구를 할 수 있음에 그친다고 볼 것이다.

결국 원심이 이와 반대의 견해에서, 피고가 위 인지판결의 확정 전에 소외 2와의 사이에 위 망인의 손해배상청구권에 관하여 합의한 행위의 효과가 위 인지에 의하여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아니하는 것으로 보아, 그 합의의 효력에 기하여 위 망인의 이 사건 손해배상청구권이 이미 전부 소멸된 것이라고 판단한 조치는 인지의 소급효의 제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을 저지른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원고 2의 논지부분은 이유 있다 할 것이다.

그리고 원고 1은 원심이 확정한 바와 같이 위 망인과 사실혼 관계에 있던 배우자의 지위에 있을 뿐이므로, 그 자신의 고유의 위자료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위 원고 자신이 위 망인의 이 사건 손해배상청구권을 상속에 의하여 승계취득하였음을 전제로 한 위 원고의 상고논지는 더 나아가 볼 필요없이 이유 없음이 분명하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원고 2의 패소부분을 파기하여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고, 원고 1의 상고는 이를 기각하고, 이 부분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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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2.9.30.선고 91나66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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