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상대방이 오로지 오기나 보복적 감정에서 표면적으로만 이혼에 불응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여 유책 배우자의 이혼청구를 허용하지 아니한 사례
판결요지
상대방이 오로지 오기나 보복적 감정에서 표면적으로만 이혼에 불응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여 유책 배우자의 이혼청구를 허용하지 아니한 사례.
참조조문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상국
피고, 피상고인
피고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제1점에 대하여
기록에 의하면, 원심이 원고 주장의 이혼사유에 부합하는 증거들을 배척하고 채택증거들에 의하여 그 판시사실을 인정하여 이 사건 혼인파탄의 책임은 전적으로 원고에게 있다고 판단하였음은 모두 정당한 것으로 수긍되고, 그 과정에 소론이 지적하는 채증법칙위배 등의 위법은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2. 제2점에 대하여
유책 배우자의 이혼청구에 대하여 상대 배우자도 이혼의 반소를 제기하고 있는 경우 혹은 오로지 오기나 보복적 감정에서 표면적으로 이혼에 불응하고 있기는 하나 실제에 있어서는 혼인의 계속과는 도저히 양립할 수 없는 행위를 하는 등 그 이혼의 의사가 객관적으로 명백한 경우에는 비록 혼인의 파탄에 관하여 전적인 책임이 있는 배우자의 이혼청구라 할지라도 이를 인용함이 상당하다고 함이 당원의 판례임은 소론과 같다( 1987.4.14. 선고 86므28 판결 참조).
그러나 원심판결과 기록에 의하면, 원고의 피고에 대한 폭행이 잦자 피고가 원고를 상대로 1988.11.21. 이혼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가 원고의 간청으로 1989.1.16. 그 소송을 취하한 사실, 1990.3.17.경 원고가 다시 피고를 폭행하자 피고와 그 부모들이 원고에게 협의이혼을 요구하고 원고는 이에 응하여 위자료 명목으로 아파트 1채를 마련하여 주고 협의이혼하기로 합의하였으나 원고가 그 합의를 이행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 이혼소송을 제기한 사실, 이 사건 소송계속중인 1991.3.20. 피고가 원고를 상해 등죄로 고소하여 원고가 유죄판결을 받은 사실, 원·피고 사이의 두 아들은 1988.12.경 이래 부모와 떨어져 원고의 모친과 함께 살고 있으며 원고는 위 1990.3.17.경부터 집을 나와 그 모친 및 아들들과 동거하고 있는데 피고는 한번도 남편이나 아들들을 찾아본 일이 없는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으나, 피고는 이 사건 소송과정에서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있음을 거듭 밝히고 있으며 더욱이 원고는 피고와 합의한 협의이혼의 조건을 이행하지 아니하고 자기의 재산을 다른 사람 앞으로 넘긴 채 이사건 이혼소송을 제기한 것이라는 사정을 감안한다면 위에서 본 사실들만으로는 피고가 실제로는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으면서도 오로지 오기나 보복적 감정에서 표면적으로만 이혼에 불응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할 것이다.
따라서 유책 배우자인 원고의 이혼청구를 받아들이지 아니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유책 배우자의 이혼청구권에 관한 법리오해를 내세우는 논지는 이유 없다.
이에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