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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2007. 6. 21. 선고 2007가합16095 판결
[손해배상(기)] 확정[각공2007.8.10.(48),1523]
판시사항

[1] 사진저작물이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저작물에 해당하기 위한 요건 및 그 판단시 고려사항

[2] 저작물로 인정되기 위하여 필요한 창작성의 정도 및 사상이나 감정 또는 사실을 표현하는 방법이 극히 한정되어 있거나 그 표현이 평범하고 흔한 것인 경우 창작성을 갖추었는지 여부(소극)

[3] 홈페이지를 통하여 인터넷에 공개된 정보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행위가 불법행위에 해당하는 경우

[4] 성형외과 병원 홈페이지에 게시한 모발이식 전후의 환자 사진과 온라인 상담내용은 모두 저작물성이 인정되지 않으나, 다른 성형외과 원장이 이를 무단으로 도용해 자신의 홈페이지에 게시한 것은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저작물(문학·학술 또는 예술의 범위에 속하는 창작물)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창작성이 요구되므로, 사진저작물은 피사체의 선정, 구도의 설정, 빛의 방향과 양의 조절, 카메라 각도의 설정, 셔터의 속도, 촬영기회의 포착, 기타 촬영방법, 현상과 인화 등의 과정에서 촬영자의 개성과 창조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저작물에 해당한다. 그러나 사진은 누구든지 사진기로 촬영을 하고 현상과 인화 등의 처리과정을 거쳐 피사체를 찍은 사진이 완성되는 것이므로 사진촬영은 기계적 작용에 의존하는 부분이 많고, 정신적 조작의 여지가 적으므로 촬영자의 창작성이 발휘되는 부분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다른 저작물과 차이가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으므로 어떠한 사진이 저작권법에서 보호하는 사진저작물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여야 한다.

[2] 어떤 저작이 저작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그것이 사상이나 감정을 창작적으로 표현한 것임이 필요하고, 이러한 창작성은 표현의 내용인 사상이나 감정에 관해 요구되는 것은 아니고 표현의 구체적인 형식에 관해 요구되는 것으로 이는 완전한 의미의 독창성을 말하는 것은 아니며, 외부적 표현에 저작자의 창작·노력에 따른 개성이 어떠한 형태로든 나타나 있으면 충분하다. 하지만, 사상이나 감정 또는 사실을 표현하는 방법이 하나밖에 없거나 또는 극히 한정되어 있는 경우에는 누가 저작하여 표현하더라도 거의 마찬가지의 표현이 되지 않을 수 없으므로 표현에 있어 저작자의 개성이 발휘될 여지가 없다. 또한, 표현방법에 있어 선택의 여지가 없지는 않고, 저작자가 스스로 생각하여 표현한 경우에도 그 표현이 평범하고 흔한 것인 경우에는 개성이 발휘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이와 같은 경우에는 창작성을 갖추지 못하여 저작물로 인정할 수 없다.

[3] 일반적으로 홈페이지를 통하여 인터넷에 공개된 정보는 저작권법에 따라 배타적인 권리로 인정되지 않는 한 제3자가 이를 이용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자유이다. 그러나 불법행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저작권 등 법률에 정해진 엄밀한 의미에서의 권리가 침해되었을 경우에 한하지 않고, 법적으로 보호할 가치가 있는 이익이 위법하게 침해된 것으로 충분하다. 따라서 부정하게 스스로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이를 이용하거나 또는 원고에게 손해를 줄 목적에 따라 이용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홈페이지를 통하여 인터넷에 공개한 정보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행위가 법적으로 보호할 가치가 있는 상대방의 이익을 침해하는 위법한 행위에 해당하여 불법행위가 성립할 수도 있다.

[4] 성형외과 병원 홈페이지에 게시한 모발이식 전후의 환자 사진과 온라인 상담내용은 모두 작성자의 개성이나 창조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워 저작물성이 인정되지 않으나, 다른 성형외과 원장이 이를 무단으로 도용해 자신의 홈페이지에 게시한 것은 법적으로 보호할 가치 있는 영업활동상의 신용 등의 무형의 이익을 위법하게 침해하는 것이 되어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한 사례.

원고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광장 담당변호사 이지영)

피고

피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율촌 담당변호사 강동세)

변론종결

2007. 6. 7.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20,000,000원 및 이에 대한 2007. 3. 16.부터 2007. 6. 21.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따른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1/2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11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 연 20%의 비율에 따른 금원을 지급하라는 판결

이유

1. 사안의 개요와 전제된 사실관계

가. 사안의 개요

이 사건은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주위적(주장)으로 피고가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원고가 치료하고 홈페이지에 올린 환자들의 별지 1의 사진을 무단으로 이용하고, 원고의 홈페이지 온라인 상담코너에 올린 원고의 별지 2와 같은 상담내용을 이용하여 피고 운영의 병원 홈페이지에 게시함으로써 원고의 사진과 상담내용에 대한 저작권(복제권, 방송권, 동일성유지권)을 침해하였다고 하여 그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예비적(주장)으로 원고의 사진과 상담내용에 대하여 저작물성이 인정되지 않더라도 피고의 위와 같은 행위는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는 이유로 민법 제750조 에 기초하여 손해배상을 구하는 사안이다.

나. 전제된 사실관계

[인정 근거] 갑3호증의 1 내지 4, 갑4호증, 갑5, 6호증의 1 내지 4, 갑7호증의 1 내지 6, 갑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1) 당사자

원고는 수년간 모발이식수술을 전문으로 연구·시술하여 온 모발이식분야에 종사하는 성형외과 전문의사로서 (명칭 1 생략)성형외과 (명칭 2 생략)모발이식센터(이하 ‘원고 병원’이라 한다)를 운영하고 있고, 원고 병원을 소개하는 홈페이지{www. (생략).com}를 운영하고 있다.

피고는 산부인과 전문의로서 2005. 12. 3.부터 (명칭 3 생략)성형외과(이하 ‘피고 병원’이라 한다)를 운영하며 원장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피고 병원을 소개하는 홈페이지{www. (생략).com}를 운영하였다.

(2) 원고의 모발이식 수술환자사진과 환자들의 질문에 대한 상담내용

(가) 원고는, 원고 병원을 소개하는 홈페이지에 원고로부터 모발이식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수술 전 상태와 수술 후 일정 기간이 지난 후의 모발 상태를 촬영한 별지1 기재의 사진을 환자들의 동의를 받아 게시하고 있다.

(나) 위 사진들은 원고로부터 모발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들을 피사체로 선정하여 그들의 이마 위 부분부터 정수리 부분까지를 촬영한 것으로서, 환자의 이마 윗부분을 화면구도의 중심에 놓고, 카메라로 약간 위나 정면에서 이마 중심 부분에 빛을 비추어 환자의 모발상태가 잘 보이도록 촬영하였고, 사진에 환자의 눈썹 아래 부위는 보이지 않는다.

(다) 또한, 원고는 원고 병원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상담 코너를 운영하면서 인터넷을 통하여 환자들의 질문에 대하여 답변하여 주는 상담내용을 작성하여 게시하고 있다. 원고는 위 상담코너에 2004. 11. 20.과 2005. 3. 15. 모발이식수술에 관한 별지2 기재와 같은 상담내용을 홈페이지에 게시하였다.

(3) 피고의 원고 홈페이지에 실린 사진의 무단이용과 상담내용의 도용행위

(가) 피고는 원고 병원의 홈페이지에 실린 사진 중 환자 4명의 수술 전후 사진 8장을 가지고 ① 2006. 3. 20.경 한국낚시채널의 ‘닥터스 가이드’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원고 병원에서 치료받은 48세 남자의 수술 전후 사진 2장을 보이면서 “이 환자는 55세 환자로서 2년 전부터 앞이마가 천천히 뒤로 넘어가 여러 가지 민간요법을 시도하다가 효과가 없어 본원에 내원하였다.”라고 말하고, 방송에서 사진을 제시한 것을 비롯하여, 위 프로그램에서 환자 2명의 수술 전후 사진인 별지1의 가, 나 사진 4장을 제시하였고, ② 2006. 2. 18. 한경와우TV의 ‘메디칼센터’ 프로그램에서 환자 2명의 수술 전후 사진인 별지1의 가, 다 사진 4장을 제시하였으며, ③ 2006. 3. 20. 생활건강TV의 ‘메디칼박스’ 프로그램에서 환자 2명의 수술 전후 사진인 별지1의 다, 라 사진 4장을 제시하였다.

(나) 또한, 피고는 2005. 12. 15. 피고 병원의 홈페이지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상담코너에 원고의 상담내용에 관한 글을 이용하여 다음과 같은 상담내용을 게시하였다.

“넓은 이마도 얼마든지 모발이식으로 해결할 수 있답니다. 모발이식수술은 정상적으로 있어야 할 모발이 여러 가지 이유로 소실되었거나 부족하여 미용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을 때 자신의 모발을 이용하여 옮겨 심는 수술입니다. 수술방법은 자신의 뒷머리에서 머리카락을 포함한 두피를 떼어내어 머리카락을 한 올 또는 두 올씩 분리한 후 식모기를 이용하여 이마에 옮겨 심습니다. 수술은 국소 마취 후 시행하며, 입원은 필요 없고, 수술 후 바로 귀가하실 수 있습니다. 머리를 감는 것은 만 3일 후부터 가능하며, 곧바로 사회생활을 할 수 있고, 만 10-14일 후 실밥을 뽑습니다. 그리고 이마 좁히기는 탈모(대머리) 수술보다 가능한 한 좁은 간격으로 밀도 있게 심어 주어야 하기 때문에 1~1.5cm 정도 헤어라인을 내리는 데 1000~1500개의 모발이 필요하답니다… 이마 좁히기 수술은 앞머리 헤어라인의 디자인이 매우 중요하며, 경계 부위의 그러데이트한 처리, 이식 모발의 방향과 각도 등에도 유의해야 하므로 좋은 결과를 위해서는 많은 수술 경험을 필요로 합니다… 이마 좁히기 모발이식 후 미용적인 효과를 보시려면 약 9-12개월 정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 이유는 옮겨 심은 모발은 1개월 이내에 대부분 빠졌다가 5-6개월 이후 새 모발이 자라나오기 때문이지요… 6개월 후에는 모발을 심은 자리에 모발이 나면서 약간은 까끌까끌한 느낌이 날 정도로 짧은 모발을 볼 수 있을 거예요. 그러나 대부분 앞머리로 쉽게 가려지기 때문에 그렇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2. 쟁 점

가. 주위적 주장

(1) 원고의 홈페이지에 실린 사진들이 사진저작물에 해당하는지 여부

(2) 원고의 홈페이지에 실린 상담내용이 어문저작물에 해당하는지 여부

나. 예비적 주장

피고에 의한 원고의 사진과 상담내용의 무단도용이 불법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비저작물을 이용하는 행위의 불법행위 해당 여부)

다. 원고의 손해액

3. 쟁점에 대한 주장과 이 법원의 판단

가. 주위적 주장에 대하여

(1) 원고의 홈페이지에 실린 사진들이 사진저작물에 해당하는지 여부

원고는, 이 사건 사진들이 피사체 자체가 모발이식수술을 받은 환자들로서 모발이식수술 자체가 수술방법의 선택과 시술능력이 필요하여 원고의 개성이 투영되어 있고, 수술 후 시점의 선택, 수술 전후가 비교되도록 한 배치, 촬영 위치와 각도, 조명의 측면에서 원고의 창작성과 개성이 드러나므로 사진저작물이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저작물(문학·학술 또는 예술의 범위에 속하는 창작물)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창작성이 요구되므로, 사진저작물은 피사체의 선정, 구도의 설정, 빛의 방향과 양의 조절, 카메라 각도의 설정, 셔터의 속도, 촬영기회의 포착, 기타 촬영방법, 현상과 인화 등의 과정에서 촬영자의 개성과 창조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저작물에 해당된다( 대법원 2001. 5. 8. 선고 98다43366 판결 참조). 그러나 사진은 누구든지 사진기로 촬영을 하고 현상과 인화 등의 처리과정을 거쳐 피사체를 찍은 사진이 완성되는 것이므로 사진촬영은 기계적 작용에 의존하는 부분이 많고, 정신적 조작의 여지가 적으므로 촬영자의 창작성이 발휘되는 부분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다른 저작물과 차이가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으므로 어떠한 사진이 저작권법에서 보호하는 사진저작물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여야 한다.

이 사건에서 앞서 본 전제사실에 의하면, 모발이식수술 자체에 원고의 개성과 창조성이 드러나 있다고 하여 원고 사진들에 원고의 개성이나 창조성이 있다고 볼 수는 없고, 원고의 사진들은 모두 원고가 모발치료를 담당하였던 환자들을 피사체로 선정하여 그들이 원고로부터 모발이식수술을 받은 수술의 전후 모습을 대비함으로써 모발치료의 효과를 나타내고자 하는 목적에서 촬영한 것이고, 위 사진들의 구체적인 촬영방법인 카메라의 각도나 빛의 방향과 양의 조절, 촬영시점의 포착 등에 있어서 원고의 개성이나 창조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촬영 후의 현상과 인화의 과정에서 배경, 구도, 조명, 빛의 양 등에 원고의 개성이나 창조성을 가미하고 있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원고의 위와 같은 사진들은 사진저작물로 보기 어렵다.

(2) 원고의 환자의 질문에 대한 상담내용이 어문저작물에 해당하는지 여부

원고는 원고의 상담내용이 모발이식수술에 관한 지식과 임상경험에 기초한 것으로서, 원고가 특별히 선택한 용어를 조합하고, “모발이 나면서 약간은 까끌까끌한 느낌이 나는 정도”와 같은 수사법을 사용하여 표현하였으며, 모발이식수술의 효용과 개념, 수술방법, 마취범위, 입원의 필요 여부 및 생활에의 영향, 수술에 소요되는 모발 수, 수술시의 유의점 등의 순서로 배열한 것이므로 이러한 용어 선택과 설명순서에서 원고의 개성이 드러난 창작적 표현이므로 어문저작물이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어떤 저작이 저작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그것이 사상이나 감정을 창작적으로 표현한 것임이 필요하고, 이러한 창작성은 표현의 내용인 사상이나 감정에 관해 요구되는 것은 아니고 표현의 구체적인 형식에 관해 요구되는 것으로 이는 완전한 의미의 독창성을 말하는 것은 아니며, 외부적 표현에 저작자의 창작ㆍ노력에 따른 개성이 어떠한 형태로든 나타나 있으면 충분하다( 대법원 1995. 11. 14. 선고 94도2238 판결 , 2003. 10. 23. 선고 2002도446 판결 등 참조).

하지만, 사상이나 감정 또는 사실을 표현하는 방법이 하나밖에 없거나 또는 극히 한정되어 있는 경우에는 누가 저작하여 표현하더라도 거의 마찬가지의 표현이 되지 않을 수 없으므로 표현에 있어 저작자의 개성이 발휘될 여지가 없다. 또한, 표현방법에 있어 선택의 여지가 없지는 않고, 저작자가 스스로 생각하여 표현한 경우에도 그 표현이 평범하고 흔한 것인 경우에는 개성이 발휘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이와 같은 경우에는 창작성을 갖추지 못하여 저작물로 인정할 수 없다.

이 사건에서 앞서 본 전제사실에 의하면, 원고의 상담내용은 환자의 질문에 대해 모발이식수술의 개념, 효용, 수술방법, 수술 후의 처치 등에 관한 원고 자신의 사상이나 감정을 밝힌 것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 상담내용의 표현형식으로 보아 그 자체에 저작자의 독자적인 개성이 나타나는 것으로서 법적으로 보호할 가치가 있는 창작적 표현으로 보기 어렵고, 거기에 원고가 주장하는 용어 내지 수사법의 선택과 배열이 특별히 원고의 개성이나 창작성을 드러내는 것으로 보이지도 아니하므로 위 상담내용은 어문저작물로 보기 어렵다.

(3) 위와 같이 이 사건 사진들과 상담내용은 모두 저작물성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를 전제로 하여 피고의 무단 복제 및 방송, 게시 등의 행위가 원고의 위 사진과 환자들에 대한 상담내용에 관한 글에 대한 복제권, 방송권 및 동일성유지권 등을 침해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은 나아가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나. 예비적 주장( 민법 제750조 의 불법행위책임의 성부)에 대해서

일반적으로 홈페이지를 통하여 인터넷에 공개된 정보는 저작권법에 따라 배타적인 권리로 인정되지 않는 한 제3자가 이를 이용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자유이다. 그러나 불법행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저작권 등 법률에 정해진 엄밀한 의미에서의 권리가 침해되었을 경우에 한하지 않고, 법적으로 보호할 가치가 있는 이익이 위법하게 침해된 것으로 충분하다. 따라서 부정하게 스스로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이를 이용하거나 또는 원고에게 손해를 줄 목적에 따라 이용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홈페이지를 통하여 인터넷에 공개한 정보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행위가 법적으로 보호할 가치가 있는 상대방의 이익을 침해하는 위법한 행위에 해당하여 불법행위가 성립할 수도 있다.

이 사건에서 앞서 본 전제사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홈페이지를 통하여 소개하는 영업과 원고의 사진과 상담내용을 이용하는 피고의 영업이 모두 모발치료에 관한 의료영업으로 경합하고 있으며, 원고가 수년간 모발이식수술을 전문으로 연구, 시술한 임상경력과 지식을 활용하여 모발이식 수술을 시술하여 그 수술 경과가 좋은 환자들의 수술 전후 사진을 촬영하여 환자들의 동의를 받고 원고 병원의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홈페이지 온라인 상담코너에 모발이식수술에 관하여 질문하는 사람들에게 원고의 의학지식과 다년간의 임상경험에 기초한 상담내용을 작성하여 이를 게시한 것은 모두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서 원고가 많은 노동력과 비용을 들이고, 임상경험과 전문지식에 기초하여 노력한 산물이며, 피고는 이와 같은 원고의 사진들과 상담사례를 그대로 무단으로 이용함으로써 피고의 영업에 관한 광고효과를 거두었다.

이와 같은 사정을 종합해 보면, 원고가 사진 촬영, 환자들에 대한 상담내용을 작성한 것은 원고의 연구, 노력에 따른 성과이고, 또한 이와 같이 촬영, 작성된 사진, 상담내용을 홈페이지에 게시하여 운영하는 것은 원고 병원 운영의 일환으로서 경제적 가치 있는 활동이므로, 원고가 인터넷에 공개한 사진들과 상담내용이 비록 저작물성이 인정되지 않아 저작권법상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당연히 법적 보호의 가치가 있는 이익에 해당하고, 피고가 영리의 목적으로 피고와 영업상 경쟁관계에 있는 원고가 노동력과 비용을 들이고, 전문지식을 사용하여 환자의 동의를 받아 촬영하고 작성한 원고의 사진들과 상담내용을 무단으로 도용해서 사용한 것은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원리에 의해 성립하는 거래사회에 있어서 현저하게 불공정한 수단을 사용함으로써 사회적으로 허용되는 한도를 넘어 원고의 법적으로 보호할 가치 있는 영업활동상의 신용 등의 무형의 이익을 위법하게 침해하는 것으로서 평가할 수 있으므로 피고의 위와 같은 행위는 민법 제750조 의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다. 손해배상의 범위

(1) 재산적 손해

원고는 피고의 불법행위로 인한 1,000만 원 상당의 재산상의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피고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재산적 손해를 입었다는 점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정신적 손해

피고가 부정한 목적으로 경쟁관계에 있는 원고의 수년간의 연구 성과와 임상경험에 편승하여 부당하게 이익을 취하려 하였고, 피고는 텔레비전 방송에 출연하여 원고로부터 모발이식수술을 받아 원고 병원 홈페이지에 자신의 사진을 게시할 것을 동의한 환자들의 의사와 무관하게 마치 자신이 환자들을 시술한 것처럼 거짓말을 하면서 이 사건 사진들을 제시한 사정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배상하여야 할 위자료의 액수는 2,000만 원 정도로 봄이 상당하다.

4. 결 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 2,0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불법행위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임이 기록상 분명한 2007. 3. 16.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선고일인 2007. 6. 21.까지는 민법에 정해진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정해진 연 20%의 비율에 따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받아들이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이균용(재판장) 박지연 김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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