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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2. 9. 22. 선고 91도3317 판결
[국가보안법위반][공1992.11.15.(932),3038]
판시사항

가. 국회의원 면책특권의 대상이 되는 행위의 범위 및 판단기준

나. 국회의원이 국회본회의에서 질문할 원고를 사전에 배포한 행위가 면책특권의 대상이 되는 직무부수행위에 해당하는 경우

다.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에 속하는 행위에 대하여 공소가 제기된 경우 법원의 조치

판결요지

가.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의 대상이 되는 행위는 직무상의 발언과 표결이라는 의사표현행위 자체에 국한되지 아니하고 이에 통상적으로 부수하여 행하여지는 행위까지 포함하고, 그와 같은 부수행위인지 여부는 결국 구체적인 행위의 목적, 장소, 태양 등을 종합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나. 원고의 내용이 공개회의에서 행할 발언내용이고(회의의 공개성), 원고의 배포시기가 당초 발언하기로 예정된 회의 시작 30분 전으로 근접되어 있으며(시간적 근접성), 원고 배포의 장소 및 대상이 국회의사당 내에 위치한 기자실에서 국회출입기자들만을 상대로 한정적으로 이루어지고(장소 및 대상의 한정성), 원고 배포의 목적이 보도의 편의를 위한 것(목적의 정당성)이라면, 국회의원이 국회본회의에서 질문할 원고를 사전에 배포한 행위는 면책특권의대상이 되는 직무부수행위에 해당한다.

다.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에 속하는 행위에 대하여는 공소를 제기할 수 없으며 이에 반하여 공소가 제기된 것은 결국 공소권이 없음에도 공소가 제기된 것이 되어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 의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인 때”에 해당되므로 공소를 기각하여야 한다.

피 고 인

A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B 외 1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제1점에 대하여

헌법 제45조 ( 구헌법 제81조 )는 국회의원은 국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과 표결에 관하여 국회 외에서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고 규정하여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을 인정하고 있는바, 이는 국회의원이 국민의 대표자로서 자유롭게 그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하여 마련한 장치인 것이므로 면책특권의 대상이 되는 행위는 직무상의 발언과 표결이라는 의사표현행위 자체에 국한되지 아니하고 이에 통상적으로 부수하여 행하여지는 행위까지 포함한다고 할 것이고, 그와 같은 부수행위인지 여부는 결국 구체적인 행위의 목적, 장소, 태양 등을 종합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할 것이다.

원심판결의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이 C정당 소속 제12대 국회의원으로서 1986.7.경 제131회 정기국회 본회의에서의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자로 내정되어 그 질문 원고를 작성함에 있어 우리 나라의 통일정책과 관련하여 ‘이 나라의 국시는 반공이 아니라 통일이어야 한다‘ ‘통일이나 민족이라는 용어는 공산주의나 자본주의보다 그 위에 있어야 한다’는 등 통일을 위해서라면 공산화통일도 용인하여야 한다는 취지 등을 담은 원고를 완성하고 비서인 공소외 D로 하여금 50부를 복사하게 한 다음, 같은 해 10.13. 13:30 국회의사당 내 기자실에서 위 D를 통하여 그 중 30부를 국회 출입기자들에게 배포함으로써 반국가단체인 북괴의 활동에 동조하여 이를 이롭게 한 것이다라는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고인이 배포한 원고의 내용이 공개회의에서 행할 발언내용이고(회의의 공개성), 원고의 배포시기가 당초 발언하기로 예정된 회의시작 30분 전으로 근접되어 있으며(시간적 근접성), 원고배포의 장소 및 대상이 국회의사당 내에 위치한 기자실에서 국회출입기자들만을 상대로 한정적으로 이루어졌고(장소 및 대상의 한정성), 원고배포의 목적이 보도의 편의를 위한 것이라는(목적의 정당성) 등의 사실을 인정한 후 이와 같은 사실을 종합하여 피고인이 국회 본회의에서 질문한 원고를 위와 같이 사전에 배포한 행위는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의 대상이 되는 직무부수행위에 해당한다 고 판시하고 있는바, 기록에 비추어 원심의 판단은 옳게 수긍이 되고 거기에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채증법칙을 어긴 위법이 없다.

그리고 피고인이 자신의 발언내용이 국회 회의록에 게제되지 못할 것이라는 정을 알고 있었다거나, 원고의 내용을 본회의에서 그대로 발언하게 될 가능성이 없어 결국 외부에 공포될 수 없음을 예견하였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는 바에야 이를 전제로 한 주장들은 어느 것이나 받아들일 수 없다.

주장은 이유 없다.

제2점에 대하여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에 속하는 행위에 대하여는 공소를 제기할 수 없으며 이에 반하여 공소가 제기된 것은 결국 공소권이 없음에도 공소가 제기된 것이 되어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 의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인 때”에 해당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이와 같은 경우에는 위 규정에 따라 공소를 기각하여야 할 것이다.

원심은 피고인의 행위가 면책특권의 대상이 되는 직무부수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면서도 이와 같은 경우에는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1호 의 “피고인에 대하여 재판권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를 이유로 이 사건 공소를 기각하였는 바 이와 같은 견해는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재판권의 일부가 입법부에 속하는 것으로 파악됨을 전제로 한 것이 되어 재판권행사에 관한 현행법체계하에서는 채용할 수 없다 하겠다.

결국 이 점에서 원심의 판단은 잘못이라 하겠으나 어차피 이 사건 공소를 기각한 결론에 있어서는 정당하므로 위 잘못은 판결결과에는 영향이 없다.

그리고 나머지 주장들은 이와 다른 견해에서 원심판결을 탓하는 것에 지나지 아니한다.

결국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주한(재판장) 최재호 윤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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