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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2. 2. 11. 선고 91다21954 판결
[토지소유권이전등기][공1992.4.1.(917),989]
판시사항

가. 처분문서의 기재 내용이 부동문자로 인쇄되어 있는 경우 그 내용의 의미를 판단하는 방법

나. 부동산 매매계약서상 “매도인이 위약시에는 계약금의 배액을 매수인에게 배상하고 매수인이 위약시에는 계약금을 포기하기로 하여 위 계약은 통지 없이 해약하기로 한다”는 내용이 부동문자로 인쇄되어 있으나 이를 단순한 예문조항으로서 무효라고 한 사례

판결요지

가. 처분문서의 기재 내용이 부동문자로 인쇄되어 있다면 인쇄된 예문에 지나지 아니하여 그 기재를 합의의 내용이라고 볼 수 없는 경우도 있으므로 처분문서라 하여 곧바로 당사자의 합의의 내용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고 구체적 사안에 따라 당사자의 의사를 고려하여 그 계약 내용의 의미를 파악하고 그것이 예문에 불과한 것 인지의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나. 부동산 매매계약서상 “매도인이 위약시에는 계약금의 배액을 매수인에게 배상하고 매수인이 위약시에는 계약금을 포기하기로 하여 위 계약은 통지 없이 해약하기로 한다”는 내용이 부동문자로 인쇄되어 있으나 계약불이행시 위 계약의 효력을 소멸시켜야 할 특별한 사정이 엿보이지 아니하고, 그 부동산상의 저당권설정등기 말소비용을 매수인이 부담하기로 하였고 보증인이 없음에도 이에 관한 부분을 삭제하지 아니한 점등에 비추어 위 조항이 당사자 사이에서 진정하게 이루어진 합의의 내용으로서 구속력이 있는 기재라고 볼 수 없고 단순한 예문조항으로서 무효라고 한 사례.

참조조문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철환

피고, 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성렬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은 그 거시증거를 종합하여 피고는 1988.3.31. 원고에게 채권최고액 7,000,000원의 근저당권설정등기가 경료되어 있던 이 사건 부동산을 대금 9,000,000원으로 매도하면서, 그 날 계약금 1,000,000원을 지급받고 같은 해 4.25. 중도금으로 위 근저당권부 피담보채무액과 그 말소등기 비용을 지급받으며 잔금은 같은 해 5.10. 지급받기로 약정하고, 양식에 의하여 그 매매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 위 매매계약서(갑 제1호증, 기록 17면)의 제9조에는 매도인이 위약시에는 계약금의 배액을 매수인에게 배상하고 매수인이 위약시에는 계약금을 매도인에게 포기하기로 하여 위 계약은 통지 없이 해약하기로 한다는 내용이 부동문자로 인쇄되어 있었던 사실, 피고가 계약금으로 그 날 1,000,000원을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사실을 확정한 다음, 위 제9조의 기재는 원고의 불이행시에 이행의 최고나 해제의 통지 없이 자동적으로 해제된다는 실권 약관부 특약을 한 것이었다는 피고의 항변에 대하여 위 기재의 취지는 실권약관부 특약의 취지로는 볼 수 없고 민법 제565조 소정의 해제권의 유보라고 할 수 있는데 해제권 유보에 의하여 매도인이 계약을 해제하려면 상대방의 이행의 착수 전에 계약금의 배액을 제공하고 해제의 의사표시를 하여야 하나 피고가 위 계약금의 배액을 원고에게 제공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를 배척하였다.

처분문서의 기재 내용이 부동문자로 인쇄되어 있다면 인쇄된 예문에 지나지 아니하여 그 기재를 합의의 내용이라고 볼 수 없는 경우도 있으므로( 당원 1979.11.27. 선고 79다1141 판결 참조) 처분문서라 하여 곧바로 당사자의 합의의 내용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고 구체적 사안에 따라 당사자의 의사를 고려하여 그 계약 내용의 의미를 파악하고 그것이 예문에 불과한 것인지의 여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인바 ( 당원 1989.8.8. 선고 89다카5628 판결 참조), 이 사건의 경우에는 위 기재는 이 사건 매매계약의 효력과 관련하여 중요한 내용의 기재임에도 불이행시에 위 계약의 효력을 소멸시켜야 할 특별한 사정이 전혀 엿보이지 아니하고, 저당권설정등기말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하기로 하였고 보증인이 없음에도 제8조, 제10조를 삭제하지 않았다는 점 등으로 볼 때 위 기재는 당사자 사이에서 진정하게 이루어진 합의의 내용으로서 구속력이 있는 기재라고는 볼 수 없고 단순한 예문조항으로서 무효라고 하여야 할 것임에도 원심이 위 기재를 당사자 간의 합의인 해제권의 유보에 관한 기재라고 판시하였음은 처분문서에 기재된 당사자의 의사를 자의적으로 해석한 위법을 저질렀다고 아니 할 수 없다( 당원 1990.11.13. 선고 88다카15949 판결 참조).

그러나 위 기재를 예문으로 보아 무효라고 본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매매와 관련하여 원고가 계약 당시에 피고에게 계약금을 교부한 이상 민법 제565조 제1항 에 의하여 해약금의 약정을 한 것으로 보여져 결과적으로 해제권의 유보를 약정한 것이 되므로 위 위법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였다고 할 것이며 소론이 지적하는 당원의 판례는 실권약관부 매매에 관한 것이어서 이 사건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논지는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

(2)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매매계약이 유보된 해제권의 행사에 의하여 해제되었다는 피고의 항변에 대하여, 피고의 원고에 대한 1988.5. 2. 자 해약통고는 당연 해약되었다는 통지에 불과하고 이행의 최고라고 볼 수 없으며 피고가 원고에게 이행의 최고를 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를 배척하였는바,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계약해제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며, 소론이 내세우는 당원 판례는 해제권 자체를 유보하는 특약에 관한 것이 아니므로 이 사건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논지도 받아들일 수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재성(재판장) 이회창 배만운 김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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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광주지방법원 1991.5.31.선고 89나5283
참조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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