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가.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전직 또는 전보발령권 및 그 한계
나. 관광회사가 버스운전사를 해고하였다가 해고 전의 직책이 아닌 영업사무직으로 복직시킨 경우 해고무효확인을 구할 소의 이익 유무
판결요지
가.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는 피용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와 내용 또는 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피용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 있으나, 원칙적으로 사용자(인사권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사용자에게 인정하여야 하고, 이것이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 또는 제105조 에 위반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연무효라고 할 수는 없다.
나. 해고무효확인의 소는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전직, 보직발령권과 관련하여 볼 때 해고의 무효, 즉 근로자와 사용자간의 고용관계의 존속을 확인함으로써 그 고용관계 자체를 회복하려는데 목적이 있다 할 것이지, 해고 전의 원직을 회복하는데에 소송의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므로 관광회사가 원고를 해고 전의 직책인 운전기사직이 아닌 영업사무직에 복직시켰다고 하더라도 이로써 위 회사측이 원고와 간의 고용관계 그 자체의 존속을 인정하고 복직시킨 이상 원고가 영업사무직으로의 전직의 효력을 다투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해고무효확인을 구할 소의 이익은 없다 .
참조조문
가.나.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 나. 민사소송법 제228조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상수 외 2인
피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은마관광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한다.
이유
1. 상고이유 제1점을 본다.
해고처분은 근로자와 사용자간의 고용관계 그 자체를 소멸시키는 것을 직접목적으로 하는 처분일뿐 그 보직을 변경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 아니므로 해고 무효확인의 소의 목적은 해고의 무효 즉 근로자와 사용자간의 고용관계의 존속을 확인하므로써 그 고용관계 자체를 회복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 할 것이지 해고전의 원직을 회복하는 데에 소송의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 왜냐하면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는 피용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와 내용 또는 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피용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 있으나 원칙적으로 사용자(인사권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사용자에게 인정하여야 하고 이것이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 또는 제105조 에 위반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연무효라고 할 수는 없다는 법리( 당원 1989.2.28. 선고 86다카2567 판결 참조)에 비추어 볼 때 해고무효확인 판결이 확정되어 원직에 복귀된다 하더라도 앞서본 바와 같이 사용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의 보직을 변경하는 전직명령을 발할 수 있으므로 근로자는 그 전직명령에 따를 수 밖에 없고 따라서 해고무효확인에 의하여 원직의 회복이라는 목적은 달성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원심이 확정한 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 회사의 관광버스운전기사로 근무하던 중인 1988.11.23. 해고되었으나 피고 회사가 인사위원회의 결의를 거쳐 1990.2.26.자 인사명령으로 원고를 영업사무직으로 근무토록 복직시켰지만 원고는 이에 응하지 아니한 채 근로의 제공을 거절하다가 1990.4.7.부터 소외 주식회사 천일고속 아리랑관광에 취업하여 근무하고 있다는 것인 바, 이와 같이 피고가 원고를 해고전의 직책인 운전기사직이 아닌 영업사무직에 복직시켰다 하더라도 이로써 피고측이 원·피고간의 고용관계 그 자체의 존속을 인정하고 복직시킨 이상 원고가 영업사무직으로의 전직의 효력을 다투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해고무효확인을 구할 소의 이익은 없다할 것이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해고무효확인청구부분에 관한 소를 각하하고, 위 복직명령 이후부터 근로를 제공하지 아니한 것은 원고의 귀책사유에 인한 것이라고 판단하여 원고의 임금청구부분을 기각하였음은 정당하고, 거기에 해고무효확인소송에 있어서의 소의 이익이나 복직명령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은 없다 할 것이므로 논지는 이유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을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거시증거에 의하여 피고 회사가 원고를 해고한 이후인 1988.3.경 그 소유의 관광버스를 모두 소외 주식회사 광주고속관광에 양도하여 이 사건 복직 당시인 1990.2.26.에는 운행할 버스가 없었기 때문에 원고를 운전기사로 복직시켜 줄 수 없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이에 배치되는 거시증거를 배척하고 있는바,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위 사실을 인정함에 거친 증거의 취사선택 및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소론과 같이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할 수 없으므로 논지는 이유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을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