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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1. 1. 25. 선고 90다12526 판결
[약속어음금][공1991.3.15.(892),848]
판시사항

가. 화해의 목적인 분쟁 이외의 사항에 관한 착오를 이유로 한 화해계약의 취소

나. 화해의 전제 내지 기초에 착오가 있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가. 민법상 화해에 있어서는 착오를 이유로 취소하지 못하는 것이지만 화해의 목적인 분쟁 이외의 사항, 즉 분쟁의 대상이 아니고 분쟁의 전제 또는 기초되는 사항으로 양 당사자가 예정한 것이어서 상호 양보의 내용으로 되지 않고 다툼이 없는 사실로서 양해된 사항에 착오가 있는 때에는 화해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

나. 환자가 의료과실로 사망한 것으로 전제하고 의사가 유족들에게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합의가 이루어졌으나 그 사인이 진료와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판명되었다면 위 합의는 그 목적이 아닌 망인의 사인에 관한 착오로 이루어진 화해이므로 착오를 이유로 취소할 수 있다.

원고, 상고인

이우용

피고, 피상고인

홍기정 소송대리인 변호사 윤승영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다. 즉 소외 문태석은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 소재 남서울외과의원을 경영하는 외과전문의로서 개업한지 10일된 1989.2.20. 17:00경 원고의 모(모)인 소외 송화실의 감기몸살을 진료하면서 진통해열제인 판피린 1엠플을 근육에 주사하고 타이레놀, 부루펜 등 3회분의 내복약을 조제하여 주었는데, 위 송화실이 귀가하여 조제약 1봉지를 먹고 잠자리에 들었다가 다음날 03:00경 사망한 사고가 발생하자 원고와 위 소외 문태석을 대리한 문태석의 부(부) 소외 문원탁과의 간에 위 망인의 사망이 위 소외 문태석의 의료상의 과실에 기인한 것임을 전제로 위 문태석은 원고에게 금 1,200만원을 지급하고 원고는 위 문태석에 대하여 민·형사상의 책임을 물지 않기로 하는 합의가 이루어진 사실, 위 소외 문원탁은 평소 그의 처남인 피고의 명의를 빌려 피고명의로 자기의 계산아래 서울신탁은행 영동지점을 지급장소로 한 약속어음을 발행하여 오던 터이므로 위 합의금 중 금 700만원의 지급을 담보하기 위하여 피고명의로 된 이 사건 약속어음을 발행하고 위 문태석을 대리하여 위 각 어음에 문태석명의로 배서를 한 후 이를 원고에게 교부한 사실, 그런데 그 후 위 망인의 사망원인이 위 소외 문태석의 진료행위와는 관련이 없는 우발성뇌출혈로 판명이 되어 위 문원탁은 위 문태석을 대리하여 위 착오를 원인으로 위 합의의 취소를 통고하였다는 것이다.

원고와 위 문원탁간의 위 합의는 민법상 화해에 해당한다 할 것인데, 민법상 화해에 있어서는 착오를 이유로 취소하지 못하는 것이지만 화해의 목적인 분쟁 이외의 사항, 즉 분쟁의 대상이 아니고 분쟁의 전제 또는 기초되는 사항으로 양 당사자가 예정한 것이어서 상호 양보의 내용으로 되지 않고 다툼이 없는 사실로서 양해된 사항에 착오가 있는 때에는 이를 취소할 수 있다고 할 것인바, 위 합의는 그 화해의 목적이 아닌 위 망인의 사인에 관한 착오로 인하여 이루어진 것이므로 위 문원탁의 취소 통고로 적법하게 취소되었다 할 것이므로 그의 지급을 위하여 발행된 이 사건 약속어음의 지급채무도 소멸되었다고 할 것이고, 또 약속어음 발행인의 원인관계항변은 배서양도받은 약속어음의 소지인이 악의가 아닌한 이를 대항할 수 없음은 소론과 같으나 앞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원고와 피고를 대리한 위 소외 문원탁간에 합의가 이루어지고 이의 지급을 담보하기 위하여 위 문원탁이가 피고를 대리하여 이 사건 약속어음을 발행하고 동시에 위 소외 문태석을 대리하여 문태석의 배서를 한 후 그 내용을 잘 알고 있는 원고에게 교부한 이 사건에 있어서 원고는 위 합의의 당사자로서 이 사건 약속어음의 수취인과 같은 지위에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약속어음 발행의 원인관계가 소멸되었음을 주장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논지는 이유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우동(재판장) 이재성 윤영철 김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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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민사지방법원 1990.9.26.선고 90나1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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