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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0. 3. 27. 선고 88다카2868 판결
[주식양도][공1990.5.15.(872),949]
판시사항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조건의 성취를 방해한 것으로 단정할 수 없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조건의 성취를 방해한 것으로 단정할 수 없다고 본 사례

원고, 상고인

이석오 소송대리인 변호사 황해진 외 1인

피고, 피상고인

김윤기 외 3인 피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임채홍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정 태원, 동 황해진 및 원고본인의 상고이유를 함께 판단한다(원고본인의 상고이유보충서는 사고제기기간경과 후에 제출되었으므로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 판단한다).

1. 채증법칙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의 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거시증거를 종합하여 원고는 1980.5.20. 소외 주식회사 태화의 대주주인 피고들과의 사이에 당시 적자경영상태에 있던 위 회사에 원고가 대표이사로 취임하여 흑자경영으로 전환시키면 피고들이 소유하는 위 회사 주식 5퍼센트에 해당하는 원심판시의 각 주식을 원고에게 공로주로 양도하기로 약정한 후 같은 달 위 회사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여 근무하다가 1980.8.30.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고 1985.2.28.까지 같은 회사의 부회장으로 근무하다가 퇴직한 사실, 위 회사는 대표이사 취임당시 경영부실로 주거래은행인 조흥은행의 임의관리를 받고 있었는데 원고는 취임즉시 1980.8.경 조흥은행으로부터 과거의 채무 중 55억원을 대환처리하고 40억원을 신규 대출받는 등 95억원의 자금을 마련하는 외에 이자상환기한을 1년간 유예받고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긴 후에도 자금조달업무와 공업소유권업무를 맡아서 충북투자금융, 동양투자금융, 제주은행, 동아생명보험, 동방생명보험 등 금융기관으로부터 새로이 금융지원을 받고 1981.12.경에는 회사채 8억원 상당을 자신의 능력으로 처분하는 등 회사의 경영자금조달에 일부 공헌한 사실이 있으나, 한편 위 회사는 원고의 위 금융조달을 포함하여 후임 대표이사를 기용하여 1980년부터 1985년까지 각 금융기관으로부터 약 2,000억원이 넘는 금융지원을 받고 1981년 회사자산 1,344,001,000원을 처분하고 1982년부터 매출을 늘리고 판매일반관리비, 영업외비용 등을 절감하여 1982년 손익계산서상으로 흑자를 기록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는 바, 원심이 위 사실을 인정함에 거친 증거의 취사과정은 기록에 비추어 보면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2. 신의성실원칙에 반한 조건성취방해행위에 관한 법리오해 및 그로 인한 사실오인의 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가 대표이사 취임 후 조흥은행으로부터 융자내락을 받아 회사가 재건될 조짐을 보이자 피고들은 이 사건 양도약정상조건성취를 방해할 목적으로 원고의 사퇴를 강요하였고 원고가 이에 응하지 아니하자 피고들끼리 계열회사를 나누어 가지기로 결의하면서 소외 주식회사 태화의 대표이사를 피고 신금봉의 사위인 소외 김정현으로 교체하기로 한 다음 주주총회결의가 있기도 전인 1980.7.10.부터 원고가 근무하던 서울사무소에 위 김정현을 사장이라는 직책으로 근무케 하면서 원고가 결재한 서류를 다시 결재케 하는 등 압력을 가하여 원고를 대표이사직에서 강제로 사퇴케 함으로써 신의성실원칙에 반하여 위 주식양도약정에 정하여진 원고의 대표이사 재직 중 흑자경영이라는 조건을 성취 못하게 하였으므로 민법 제150조 제1항 에 따라 위 조건을 성취된 것으로 간주되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하여 갑 제16호증의4 등 이에 부합되는 증거들을 배척하고 갑 제16호증의12 등 거시증거에 의하여 태화기업군의 대주주들인 피고들이 원고가 대표이사에 취임한 후 1980.7.6.경 태화기업군을 나누어 그 주식을 원심판시와 같이 피고 신금봉, 신명수계와 피고 김운기, 김학명계가 1/2씩 나누어 갖기로 하고 그 중 주식회사 태화의 주식을 갖기로 한 위 신금봉계가 동인의 사위인 위 김정현으로 하여금 1980.7.10.부터 주식회사 태화의 경영상태를 파악하기 위하여 원고가 결재한 서류일부를 확인케 한 사실은 인정할 수 있으나 이것만으로는 피고들이 원고의 사직을 강요하였다고 단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 인정사실 이외에, 원심이 배척하지 아니한 갑 제16호증의7 및 17에 의하면, 위 신금봉계와 위 김운기계가 2세들의 불화등으로 물의를 빚자 조흥은행 등의 권유를 받고 1980.7.6.경 기업을 나누어 위와 같이 주식을 공유하기로 한 후 같은 달 10.부터 위 김정현이 주식회사 태화의 사장이라는 이름 아래 위 회사 서울사무소에 근무하면서 회사업무에 관하여 결재하여 오다가 조흥은행의 경영진의 승낙을 받아 1980.8.30. 주주총회및 이사회에서 위 소외인이 대표이사로 선임된 사실 등이 추측되기는 하나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고 위 회사의 부회장직에 취임하여 1985.2. 퇴임시까지 근무하여온 사실에 미루어 피고들이 원고로부터 대표이사직을 박탈하였거나 원고를 대표이사직으로부터 강제 해임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들이 신의성실원칙에 반하여 위 공로주양도약정상의 조건의 성취를 방해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고 할 것인바, 원심판결이 그 인정사실만에 의하여 원고의 주장을 배척한 것은 그 사실인정이나 판단과정에 다소 미흡한 점이 있다 하겠지만 피고들이 신의성실원칙에 반하여 조건성취를 방해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한 판단은 결론에 있어서 정당하고 따라서 소론이 지적하는 바와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3. 석명권불행사, 심리미진으로 인하여 처분문서의 해석을 잘못한 위법이 있다는 점에 대하여,

원심은 거시증거를 종합하여 위 원·피고들 사이의 이 사건 공로주양도약정을 한 갑 제2호증의 1, 2(주식양도증서)의 각 기재는 원고가 위 회사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여 경영을 하는 동안 흑자로 전환되었을 때에 공로주를 양도한다는 취지라고 해석하여 원고가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고 부회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동안에 흑자로 전환되었을 때에도 위 공로주양도의 조건이 성취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고 있는 바, 기록과 대조하여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수긍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이 원심이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였거나 석명권의 행사를 게을리하여 처분문서인 갑 제2호증의 1, 2(각주식양도증서)의 해석을 잘못한 위법을 저질렀다고 볼 수 없으며 달리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원·피고들 사이에 원고가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고 부회장으로 취임함에 있어 원고가 부회장으로 재직하는 동안에 흑자로 전환되더라도 역시 공로주를 양도하기로 약정하였다고 인정하기에 족한 증거 없으므로 논지는 이유 없다.

4. 판단유탈의 위법이 있다는 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먼저 원고의 위 회사 대표이사직 사임이 피고들에 의하여 강요된 행위가 아니므로 피고들이 신의성실에 반하여 조건성취를 방해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한 다음 이 사건 공로주양도약정의 조건이 원고가 3개월간 대표이사로 재직함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하여 위 약정이 불능조건부 법률행위로서 조건없는 법률행위라고 보아야 한다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고 있음이 명백하므로 거기에 소론과 같은 판단유탈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5.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회창(재판장) 김상원 김주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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