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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고등법원 2017.2.16.선고 2016노139 판결
가.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나.뇌물수수·다.업무상횡령·라.뇌물공여
사건

2016노139 가.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나.뇌물수수

다. 업무상 횡령

라. 뇌물공여

피고인

1.가.나.A

2.다.라. B

항소인

검사

검사

이주형(기소, 공판 ), 김영철,남대주(공판)

변호인

법무 법인케이씨엘 담당변호사DD(피고인A를위하여)

법무법인 해인담당변호사EE,FF(피고인B을위하여)

원심판결

부산지방법원2016.2.17. 선고2015고합447 판결

판결선고

2017. 2.16.

주문

원심판결의 무죄 부분 중 피고인 A에 대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부분과 피고인 B에 대한 2010. 8.경의 뇌물공여 부분을 각 파기한다 .

피고인 A를 징역 2년 6월 및 벌금 30,000,000원에, 피고인 B을 징역 8월에 각 처한다.

피고인 A가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

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 A로부터 30,000,000원을 추징한다.

피고인 A에게 위 벌금 및 추징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과 무죄 부분 중 피고인 A에 대한 뇌물수수의 점 및 피고인 B

에 대한 2011. 7.경의 뇌물공여의 점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2010. 8.경의 뇌물수수 및 뇌물공여 부분

공여자인 피고인 B의 검찰 및 원심 당심법정에서의 각 진술과 C, D, E의 검찰 및 원심 당심법정에서의 각 진술 및 자금 출처에 관한 금융자료 등을 포함하여 검사가 제 출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 B가 2010. 8. 경 H장 사무실에서 피고인 A에게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취지로 3,000만 원을 뇌물로 공여하고, 피고인 A가 이를 수수하였음이 넉 넉히 인정됨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뇌 물 ) 죄 및 뇌물공여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 2011. 7.경의 뇌물수수 및 뇌물공여 부분

공여자인 피고인 B의 검찰 및 원심 당심법정에서의 각 진술과 F, G의 검찰 및 원 심법정에서의 각 진술을 포함하여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 B가 2011. 7.경 부산 해운대구 중동 소재 파라다이스호텔 일식당 '사까에'에서 피고인 A에게 공소 사실 기재와 같은 취지로 2,000만 원을 뇌물로 공여하고, 피고인 A가 이를 수수한 사 실이 넉넉히 인정됨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뇌물수수죄 및 뇌물공여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

[뒤에서 보는 것처럼 검사는 원심판결 전부에 대하여 항소를 제기하면서도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 즉, 피고인 B의 업무상횡령죄 부분) 에 관하여는 아무런 항소이유를 주장 하지 않고 있다 .

2. 판단

가 . 2010. 8.경의 뇌물수수 및 뇌물공여 부분

1) 공소사실의 요지

가 ) 피고인 A는 2010. 8.경 서울 종로구 H장 사무실에서 I 내정자로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던 중 위 사무실로 찾아온 피고인 B로부터 자신과 관련된 형사사건이 생기는 경우에 편의를 봐 주고, 자신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만한 부산 지역 AA들의 승진 및 인사 등을 챙겨 달라는 취지로 현금 3,000만원을 건네받았다. 이로써 피고인 A는 공무 원의 직무에 관하여 뇌물을 수수하였다.

나 ) 피고인 B는 2010. 8.경 서울 종로구 H장 사무실에서 위 가 )항 기재와 같이 자 신과 관련된 형사사건이 생기는 경우에 편의를 봐 주고 , 자신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만한 부산 지역 AA들의 승진 및 인사 등을 챙겨 달라는 취지로 H장 겸 I 내정자로서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던 피고인 A에게 현금 3,000만원을 건네주었다. 이로써 피고인 B 은 공무원의 직무에 관하여 뇌물을 공여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주요 증거들인 피고인 B과 C, D의 검찰 및 원심 법정에서의 각 진술에는 그 신빙성을 의심하기에 충분한 원심 판시와 같은 사정들이 있어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고, 검사가 드는 나머지 증거들만으로는 위 공소사실을 합 리적인 의심의 여지 없이 유죄로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로 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3 ) 당심의 판단

가 ) 따라서, 당심으로서는 피고인 B과 C, D의 검찰 및 원심 당심법정에서의 각 진 술을 포함하여 검사가 제출한 여러 증거들에 의하여 위 공소사실 및 그 바탕이 되는 사실관계가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 없이 입증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나 ) 먼저, 피고인 B가 피고인 A에 대한 I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개최되기 직전인 2010. 8. 18. C와 함께 서울로 올라와 당시 J저축은행 회장이던 D 등과 함께 저녁식사 및 술자리 가진 후 D가 예약해 둔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임페리얼팰리스호텔(구 아 미가호텔)에 투숙하였다가 다음날인 8. 19 . 오전경 피고인 A와의 전화연락을 통해 H장 사무실에서 피고인 A를 만나기로 약속하였던 사실은 피고인 B과 C, D의 각 진술 및 객관적인 자료들(피고인 B과 C의 항공편 이용내역, 호텔예약 및 결제 내역 등 ) 에 의하 여 충분히 인정된다.

다 ) 그리고, 피고인 B가 2010. 8. 19. 오전경 C와 함께 서울 강남구 K 소재 J저축 은행 회장실(D의 사무실)로 찾아갔던 사실 및 그 후 D의 운전기사인 E이 운전하는 승 용차 편으로 C, D과 함께 J저축은행 인근의 식당으로 이동하여 점심식사를 한 후 다시 E이 운전하는 승용차 편으로 H실로 찾아가 피고인 A를 만난 사실도 피고인 B의 진술 과 E의 진술( 그 요지는, E이 J저축은행에 있던 피고인 B과 C, D을 승용차 편으로 J저 축은행 부근에 있는 식당까지 모셔다 드렸고, 점심식사 후 다시 D의 지시로 피고인 B 를 H 부근의 사거리까지 모셔다 드렸다는 것임)에 의하여 인정되며, 피고인 A도 H장장 실로 찾아온 피고인 B을 만난 사실 자체는 인정하고 있다.

라 ) 다음으로, 이 사건의 주요 쟁점 중의 하나인, 피고인 B가 피고인 A에게 공여하 였다는 현금 3,000만 원의 마련 (조달 ) 경위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1) D은 검찰 및 원심 당심법정에서 C를 통해 피고인 B로부터 피고인 A에게 공여 할 돈을 빌려달라는 부탁을 받고 사무실 금고에 있던 3,000만 원을 E를 통해 피고인 B에게 전달하는 방법으로 빌려주었으며, 곧바로 자신이 차명계좌로 사용하던 L(D의 비 서 ) 명의의 예금계좌로 3,000만 원을 송금 변제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C의 검찰 및 원심법정에서의 각 진술도 이에 부합하는 취지이다(다만, 피고인 B가 C를 통해 D 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부탁한 일자에 관하여, C는 서울에 올라온 다음날인 2010. 8. 19. 오전경이라고 진술한 반면, D은 검찰에서는 서울에 올라온 당일인 2010. 8. 18 . 오 후경이라고 진술하였다가 원심법정에서는 다음날인 8. 19. 오전경이 맞는 것 같고 검 찰에서의 진술은 착각이었던 같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

반면, 피고인 B은 검찰 피의자신문 및 피고인 A와의 대질신문시에 다음과 같은 취지 즉, 피고인 A에게 공여할 돈을 마련하기 위하여 D의 사무실(J저축은행 회장실)로 찾아 가 D에게 '3,000만 원을 빌려 달라. 계좌를 알려주면 송금해 주겠다.'고 이야기하고 부 산에 있는 부하직원으로 하여금 D이 알려 준 L 명의의 예금계좌로 3,000만 원을 송금 하도록 하였으며, D은 송금사실을 확인한 후 피고인 B에게 3,000만 원을 건네주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가, 원심 및 당심법정에서는 D로부터 돈을 빌린 것이 아니라 계좌를 빌린 것이라는 취지 즉, 피고인 A에게 공여할 돈을 마련하기 위하여 J저축은행 회장실 로 찾아가 D에게 계좌를 빌려달라고 부탁하고 부산에 있는 부하 직원에게 연락하여 D 가 알려 준 L의 예금계좌로 3,000만 원을 송금하도록 지시한 후 D 측에게 3,000만 원 이 송금되면 인출해 달라고 부탁하였으며, 그 후 이 자신에게 3,000만 원을 가져다주 었기 때문에, 위 예금계좌로 송금된 3,000만 원이 인출되어 자신에게 전달된 것으로 기억한다는 취지로 진술(다만, L이 위 예금계좌에 송금된 3,000만 원을 인출하는 과정 을 직접 목격하거나 또는 L으로부터 건네받은 3,000만 원이 위 예금계좌에서 인출된 돈인지 여부를 따로 확인하지는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함으로써 검찰에서의 진술과 상 반되는 진술을 하였다 .

다만, 피고인 B는 원심법정에서 위와 같은 기억이 정확하거나 확실한 것인지 여부를 묻은 질문과 D의 진술이나 기억이 더 정확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하여, "너무 오래 되어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정확한 기억은 없습니다.", "확실한 기억이 없습니 다. 그런데 D 사장이 그렇다고 하면 그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계좌인출과 빌린 것 의 차이점인데 빌렸다고 하면 빌린 것일 수도 있고, 시간적으로, 또 저는 돈을 부쳐서 받았다고 생각하면 계좌를 이용한 것이고 그 차이점을 잘 모르겠습니다.", "준 사람이 기억한다면 준 사람의 기억이 맞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라고 답변함으로써 자신의 기억이 100% 정확한 것은 아니고 오히려 D의 진술이나 기억이 맞을 수도 있다는 취지 의 답변을 하기도 하였으며, 특히 원심 재판장의 보충신문시에는 "(H장 집무실에서 피 고인 A에게 준 3,000만 원은 D로부터 빌린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 대하여) 3,000만 원 을 빌린 것이 맞습니다.", "(빌린 돈으로 피고인 A에게 준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 대하 여 ) 빌린 돈으로 준 것이 맞습니다.", "(어떤 형태로 빌렸느냐는 질문에 대하여) 제가 필요하다고 해서 받았고 우리 직원에게 계좌로 입금시키라고 해서 그날 바로 입금을 시켰습니다.", "(돈을 빌린 것이 먼저인지 아니면 입금시킨 것이 먼저인지를 묻은 질문 에 대하여) 그게 시간차이인데 제 입장에서는 넣고 받은 것으로 기억하고 D의 입장에 서는 빌려주고 받은 것으로 이야기가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라고 진술하기도 하였다.

(2) 위와 같은 C, D의 각 진술내용과 피고인 B의 진술내용을 종합·분석해 보면, C, D의 각 진술과 피고인 B의 진술은, 그 세부적인 사항에 있어서의 불일치에도 불구하 고 , 적어도 피고인 B가 서울로 올라 온 후부터 H장실로 피고인 A를 만나러 가기 전까 지 사이에 D 측으로부터 현금 3,000만 원을 건네받았다는 점에 관하여는 서로 일치하 고 있다(특히, 앞서 본 피고인 B의 검찰에서의 진술에 의할 경우, 피고인 B이 D로부터 3,000만 원을 빌린 후 L 명의의 예금계좌로 3,000만 원을 송금 변제하는 방법으로 피 고인 A에게 공여할 3,000만 원을 마련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양자 간에 완전히 일치한 다).

(3 ) 그런데, 위와 같이 서로 일치되는 진술 부분이 허위의 사실이라면( 즉, D 측이 피고인 B에게 3,000만 원을 건네 준 사실이 없고, 피고인 B도 D 측으로부터 3,000만 원을 건네받은 사실이 없었다면), C, D은 피고인 B에게 3,000만 원을 건네준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B으로 하여금 뇌물공여죄로 형사처벌을 받게 할 의도 하에 악의적으로 마치 D 측이 피고인 B에게 3,000만 원을 건네 준 것처럼 허위로 진술하였 다는 것이 되는 바, 만일 검찰수사 및 재판과정에서 피고인 B에게 3,000만 원을 건네 준 적이 없다는 사실이 밝혀진다면 무고죄의 처벌(피고인 A에 대한 무고죄의 경우 특 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14조에 의하여 3년 이상의 유기징역형)을 피하기 어려울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와 같은 위험을 감수한 채 마치 피고인 B에게 3,000만 원을 건네 준 적이 있는 것처럼 허위로 진술을 하였다는 것은 서로간의 첨예한 대립관 계를 감안한다 하더라도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더군다나, 피고인 B도 앞서 본 것처럼 이 부분 공여사실을 시인하기 시작한 검찰 제4 회 피의자신문 이후부터 당심 증인신문시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D의 사무실(J저축은 행 회장실)에서 D 측으로부터 3,000만 원을 건네받은 사실이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어, 서로 첨예한 대립관계에 있는(따라서, 사전에 서로 말을 맞추어 진술할 가능성이 희박한) 쌍방의 허위의 진술이 우연하게도 일치한 셈이 되는바, 그와 같은 개연성은 좀 처럼 상정하기 어렵다.

피고인 B가 자신과 가족들을 상대로 한 횡령·조세포탈 혐의의 수사 및 광범위한 압 수·수색, 그리고 그와 같은 혐의가 인정될 경우, 2012. 6. 27. 부산고등법원에서 특정경 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죄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은 전력으 로 인해 집행유예의 선고가 불가능할 뿐 아니라 앞선 집행유예 또한 실효되어 장기간 의 수형생활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궁박한 사정 때문에 C, D의 허위 진술 에 맞추어 마치 3,000만 원을 건네받은 적이 있는 것처럼 허위로 진술을 하였을 가능 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으나, ① 그와 같은 궁박한 사정(특히 횡령 및 조세포탈 혐 의에 대한 수사 및 광범위한 압수·수색)은 C, D가 검찰에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 하는 진술( 즉, 피고인 B가 피고인 A에 대한 I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개최될 무렵인 2010. 8.경 H장실로 찾아가 피고인 A에게 3,000만 원을 뇌물로 공여하였다는 적이 있 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이후에 비로소 발생한 것인데다가, C, D가 그와 같은 궁박한 사정의 발생 및 그로 인해 피고인 B가 자신들의 진술에 부합하는 허위의 진술을 할 수 밖에 없으리라는 것을 미리 예견하고 이를 이용했다고 볼만한 증거도 없는 점, ② 피고인 B가 2010. 8.경 H장실에서의 3,000만 원 공여사실은 이를 시인하면서도 C, D 가 제보하여 체포영장 범죄사실에 함께 포함되어 있던 2011. 1. 경 H장 관사에서의 3,000만 원 공여사실은 이를 극력 부인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 B가 위와 같은 궁박한 사정 때문에 위 3,000만 원을 건네받은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건네받 은 것처럼 허위로 진술하였다고는 보기 어렵다 할 것이다.

(4) 피고인 A는 위와 같은 C, D의 각 진술과 피고인 B의 진술이 상호 모순되거나 일치하지 않고 있는데다가 E의 진술(D의 지시로 피고인 B에게 3,000만 원을 전달한 적이 있는지 여부가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임)과도 일치하지 아니하는 점을 들어, 위 C, D 및 피고인 B의 각 진술은 모두 신빙성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위와 같은 C, D의 각 진술과 피고인 B의 진술이 그 세부적인 사항에 있어서 상호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고, 또 E의 진술(D의 지시로 피고인 B에게 3,000만 원을 전달한 적이 있는지 여부가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임)과도 일치하지 아니하는 부분이 있다 하더라도, 그 때문에 C, D 및 피고인 B의 각 진술 사이에 상호 일치되는 부분 즉, 피고인 B이 서울로 올라 온 후부터 H장실로 피고인 A를 만나러 가기 전까지 사이 에 D 측으로부터 현금 3,000만 원을 건네받았다는 점까지 부정하거나 또는 그 신빙성 을 배척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특히, 앞서 본 피고인 B의 검찰에서의 진술에 의할 경 우, 피고인 B이 D로부터 현금 3,000만 원을 빌린 후 L 명의의 예금계좌로 3,000만 원 을 송금 변제하는 방법으로 피고인 A에게 공여할 3,000만 원을 마련하였다는 점에 관 하여 양자 간에 완전히 일치하여 더더욱 그러하다).

피고인 A는, 앞서 본 피고인 B의 원심 당심법정에서의 각 진술에 의할 경우, 피고인 B는 D로부터 3,000만 원을 빌린 것이 아니고(따라서, 이에 반하는 C, D의 각 진술은 그 신빙성이 없고), 단지 D로부터 L 명의의 예금계좌를 '빌려' 그 예금계좌로 송금된 3,000만 원을 '인출 하는 방법으로 피고인 A에게 공여할 3,000만 원을 마련하였다는 것 인데, 정작 위 예금계좌로 송금된 3,000만 원이 2010 . 8. 30.까지 인출되지 않았음은 위 예금계좌의 거래내역에 의하여 객관적으로 확인되는 바이므로, 이 점에 비추어 보 더라도 C, D와 피고인 B의 각 진술은 모두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① 피고인 B의 원심 당심법정에서의 각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 B는 부산 에 있는 부하 직원에게 D가 알려 준 L 명의의 예금계좌로 3,000만 원을 송금하도록 지시한 후 D 측에게 3,000만 원이 송금되면 인출해 달라고 부탁하였으며, 그 후 [ 이 자신에게 3,000만 원을 가져다주었기 때문에, 위 예금계좌로 송금된 3,000만 원이 인출 되어 자신에게 전달된 것으로 기억한다는 것일 뿐, 위 예금계좌로 송금된 3,000만 원 이 L 등에 의하여 인출되는 과정을 직접 목격하거나 또는 L로부터 건네받은 3,000만 원이 위 예금계좌에서 인출된 돈인지 여부를 따로 확인해 보지는 않았던 점, ② 앞서 본 것처럼 피고인 B가 원심법정에서 'D로부터 돈을 빌린 것이 아니라 계좌를 빌렸다' 는 기억이 정확하거나 확실한 것인지 여부를 묻은 질문과 D의 진술이나 기억이 더 정 확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하여 , "너무 오래되어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정확한 기억은 없습니다.", "확실한 기억이 없습니다. 그런데 D 사장이 그렇다고 하면 그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계좌인출과 빌린 것의 차이점인데 빌렸다고 하면 빌린 것일 수도 있고, 시간적으로, 또 저는 돈을 부쳐서 받았다고 생각하면 계좌를 이용한 것이고 그 차이점을 잘 모르겠습니다.", "준 사람이 기억한다면 준 사람의 기억이 맞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라고 답변함으로써 자신의 기억이 100% 정확한 것은 아니고 오히려 D의 진술이나 기억이 맞을 수도 있다는 취지의 답변을 하기도 하였고, 특히 원심 재판장의 보충신문시에는 "(H 집무실에서 피고인 A에게 준 3,000만 원은 D로부터 빌린 것이 맞 느냐는 질문에 대하여) 3,000만 원을 빌린 것이 맞습니다.", "(빌린 돈으로 피고인 A에 게 준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 대하여 ) 빌린 돈으로 준 것이 맞습니다.", "(어떤 형태로 빌렸느냐는 질문에 대하여) 제가 필요하다고 해서 받았고 우리 직원에게 계좌로 입금 시키라고 해서 그날 바로 입금을 시켰습니다.", "(돈을 빌린 것이 먼저인지 아니면 입 금시킨 것이 먼저인지를 묻은 질문에 대하여) 그게 시간차이인데 제 입장에서는 넣고 받은 것으로 기억하고 D의 입장에서는 빌려주고 받은 것으로 이야기가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라고 진술하기도 하였던 점, ③ D의 진술과 피고인 B의 진술에서 공통적으 로 '피고인 B가 D 측으로부터 3,000만 원을 건네받았다는 사실' 과 'L 명의의 예금계좌 로 3,000만 원이 송금되었다는 사실' 이 언급되고 있는 점 및 피고인 B가 원심 재판장 의 보충신문시에 "(돈을 빌린 것이 먼저인지 아니면 입금시킨 것이 먼저인지를 묻은 질문에 대하여) 그게 시간 차이인데 제 입장에서는 넣고 받은 것으로 기억하고 D의 입 장에서는 빌려주고 받은 것으로 이야기가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라고 진술한 점에 비추어, 양자 간의 시간적 선후 또는 시각의 차이에 따라 달리 진술하였을 가능성도 충분한 점, ④ 이 사건 발생 시점(2010. 8.경 )이 수사개시 시점(2015. 4.경)으로부터 약 5년 전인 점 및 인간의 기억력의 한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위와 같은 피고 인 B의 원심 당심법정에서의 각 진술(즉 , 계좌를 빌린 것에 불과하다는 취지의 진술) 이 자신의 검찰에서의 진술이나 D의 진술( 즉, 돈을 빌리고 예금계좌로 송금 변제하였다는 취지의 진술)보다 더 정확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할 것이고 또, 그와 같이 단정 지 을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도 없으므로, L 명의의 예금계좌로 송금된 3,000만 원이 2010. 8. 30.까지 인출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피고인 B와 C, D 간에 일치 되는 진술 부분을 부정하거나 그 신빙성을 배척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

피고인 A는, C가 조직폭력배이고 D도 이른바 '금지금 거래'로 인하여 조세포탈 범행 으로 구속된 전력이 있는 등 그 성향이 불량한 자들인데다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 면 허위의 고소·고발·진정 등을 서슴지 않는 자들이어서 위와 같이 허위로 진술하였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고 있으나, 이를 객관적으로 확인 입증할 자료가 없는 이 사건에서 위와 같은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할 것이다.

피고인 A는, L 명의의 예금계좌로 송금된 3,000만 원이 2010. 8. 30.까지도 인출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위 3,000만 원은 피고인 A에게 공여할 뇌물이 아니라 피고인 B 가 D에게 변제하여야 할 거래상의 채무나 술값 등일 가능성이 높다는 취지로 주장하 고 있으나, 피고인 B와 C, D을 포함한 이 사건 관련자들 중 어느 누구도 그와 같은 취 지의 진술을 하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와 같은 거래상의 채무나 술값 등의 존재 를 추단할만한 어떠한 단서도 발견되지 아니한다.

아울러, 그와 같은 채무 내지 술값 등의 변제를 위한 것이라면 피고인 B가 부산으로 내려간 후 부산에서 송금해 주더라도 충분하였을 것으로 보여지는 반면( 실제로 피고인 B는 위 3,000만 원이 송금된 당일 오후 4시 30분 비행기 편으로 부산으로 내려갔다), 굳이 서울에 올라와 있던 피고인 B가 부산에 있는 부하 직원에게 연락을 취하여 시급 히 송금하도록 하여 그와 같은 채무 내지 술값 등을 즉각적으로 변제하지 않으면 안 될 긴급성이 있었음을 인정할만한 사정은 보이지 아니한다.

(5) 그렇다면, 피고인 B와 C, D의 일치된 진술처럼 피고인 B가 H장실로 피고인 A 를 만나러 가기 전에 D 측으로부터 3,000만 원을 건네받았다고 봄이 합리적이다.

마 ) 다음으로, 피고인 B가 D 측으로부터 건네받은 3,000만 원을 소지한 채 H장실로 찾아가 피고인 A에게 위 3,000만 원을 공여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인 B는 이 부분 공여사실을 시인하기 시작한 검찰 제4회 피의자신문시부터 원심법정에 이르기 까지 일관하여 D 측으로부터 은행봉투에 담긴 3,000만 원을 건네받아 이를 자신의 손 가방에 넣고 E 운전의 승용차 편으로 H장실로 찾아가 피고인 A에게 위 3,000만 원을 공여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피고인 B는 원심법정에서 평상시에는 손가방을 들고 다니지 않지만 먼 곳으로 갈 때에는 가끔 한 번씩 손가방을 가지고 다니며 , 서울에 올 라갈 때에는 손가방에 장지갑, 휴대폰, 배터리, 수첩 등을 넣어 가지고 간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또 H장실로 피고인 A를 찾아갔을 때에도 손가방을 가지고 간 것으로 기 억한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다만, 당심에 이르러서는 손가방을 가지고 서울에 올라왔 는지, 그리고 H장실로 피고인 A를 만나러 갈 때 손가방을 가지고 갔는지 여부가 기억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번복하였다) .

만일 위와 같은 피고인 B의 진술이 허위라면, 즉 피고인 B가 위 3,000만 원을 H장실 로 가지고 가서 이를 피고인 A에게 공여하지 않았다면, 위 3,000만 원을 그대로 가지 고 있었거나 또는 다른 용도에 사용하였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런데, 피고인 B가 D 측으로부터 건네받은 3,000만 원을 피고인 A에게 공여하지도 않고 다른 용도에 사용하지도 아니한 채 그대로 가지고 있었다면(그리하여 위 3,000만 원을 부산까지 그대로 가지고 왔다면), 서울에서 사용하지도 않을 돈3,000만 원을 D 측으로부터 건네받아 부산에 내려올 때까지 계속하여 소지하고 다녔다는 것이 되는데, 그와 같이 할 하등의 이유가 없어 보일 뿐만 아니라 상식적으로도 납득하기 어렵다.

피고인 B가 위 3,000만 원을 다른 용도에 사용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으나, E의 진술에 의하여 확인되는 피고인 B의 당일 동선 (動線) 즉, 피고인 B가 2010. 8.19. 오전경 C와 함께 D의 사무실(J저축은행 회장실)로 갔다가 E가 운전하는 승용차 편으 로 C, D과 함께 식당으로 이동하여 점심식사를 한 후 다시 E가 운전하는 승용차를 타 고 H로 가서 피고인 A를 만난 다음 재차 E가 운전하는 승용차 편으로 김포공항으로 이동하여 오후 4시 30분 비행기를 타고 부산으로 내려 온 점에 비추어, 그와 같은 가 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피고인 B가 E 운전의 승용차 편으로 H 부근 사거리에 도착한 후부터 피고인 A를 만 나기 전까지 사이 또는 피고인 A를 만난 직후부터 다시 E 운전의 승용차에 타고 김포 공항으로 이동하기 전까지 사이에 위 3,000만 원을 다른 용도에 사용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으나, 피고인 B가 E 운전의 승용차에서 내려 피고인 A를 만나러 간 때 로부터 다시 E 운전의 승용차로 돌아올 때까지의 시간적 간격이 대략 20분 내외로 오 래 있지는 않았던 것 같다는 E의 검찰 진술과 피고인 B의 당일 점심식사 후부터 김포 공항까지의 동선( 動線) 및 그에 소요된 시간(즉, 점심식사를 마친 때로부터 오후 4시 30분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까지의 시간적 간격) 에 비추어 그와 같은 가능성은 희박해 보이며, 피고인 B도 검찰 이래 당심 증인신문시까지 위 3,000만 원 전부 내지 일부를 다른 용도에 사용하였다는 진술은 전혀 하지 않고 있는 점에 비추어 더더욱 그러하다. 할 것이다.

피고인 B가 당심에 이르러, 위 3,000만 원 중 일부만을 피고인 A에게 공여하였고(다 만, 그 액수는 기억나지 않음) 나머지 돈은 그대로 가지고 부산으로 내려왔던 것으로 기억한다는 취지로 진술하여 종전과 배치되는 진술을 하고 있기는 하나, 검찰 이래 원 심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피고인 A에게 3,000만 원을 공여하였다는 취지로 진술 한 피고인 B가(더군다나 위와 같은 일부 공여 취지의 진술은 검찰 이래 원심법정에 이 르기까지 전혀 한 적이 없었던 피고인 B가) 당심에 이르러 갑자기 위와 같은 번복 진 술을 하는 이유가 석연치 않을 뿐만 아니라 위 3,000만 원을 피고인 A에게 공여할 목 적으로 부산에 있는 부하직원으로 하여금 L 명의의 예금계좌로 송금하게 하였다는 피 고인 B가 위 3,000만 원 전부를 피고인 A에게 공여하지 않고 일부만 공여한 채 나머 지는 그대로 가지고 부산으로 내려왔다는 것(그리고 나머지 돈을 다른 용도에 쓴 기억 이 없다는 것 )은 일반인의 건전한 상식에 비추어 이를 선뜻 납득하기 어려워, 위와 같 은 번복 진술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할 것이다 .

피고인 B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은 궁박한 사정 때문에 피고인 A에게 3,000만 원을 공여한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3,000만 원을 공여한 것처럼 허위로 진술하였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으나, 위 라 )의 (3)항에서 본 것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 어, 피고인 B가 위와 같은 궁박한 사정 때문에 위 3,000만 원을 공여한 사실이 없음에 도 불구하고 마치 공여한 것처럼 허위로 진술하였다고는 보기 어렵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피고인 B가 검찰 제4회 피의자신문시부터 당심 제2회 공판기일에 이르기까 지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는 것처럼 D 측으로부터 건네받은 3,000만 원을 H장실에서 피고인 A에게 공여하였다고 봄이 합리적이라 할 것이다.

바) 아울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 은 일련의 사정들 즉, ① 피고인 B는 M장으로 재직하던 피고인 A를 만나기 전부터 N 을 비롯한 부산지역 간부급 AA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었고, 그와 같은 친 밀관계를 바탕으로 2008. 11. 27. 피고인 A로부터 M 행정발전위원으로 위촉받았던 것 으로 보이는 점, ② 피고인 B는 행정발전위원으로 위촉받은 2008. 11. 27.부터 피고인 A가 장으로 이임한 2009. 1.경까지 사이에 적어도 3차례에 걸쳐 피고인 A와 사적인 식사자리를 가졌던 점(그중 2회는 N 과장이 동석한 자리였으나, 나머지 1회는 피고인 들만 만난 자리였다), ③ 피고인 B는 피고인 A가 0장 및 H장으로 재직할 당시에도 지 속적으로 피고인 A에게 전화연락을 하였고, 다른 사람들과의 술자리 도중에 불쑥 피고 인 A에게 전화를 걸어 통화를 하면서 동석한 사람들을 바꿔 주기도 하였던 점, ④ 피 고인 B는 사적인 자리나 전화통화시에 피고인 A에게 '형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하기도 하였는데, 피고인 A는 그와 같은 호칭의 사용을 특별히 문제 삼지 않았던 점, ⑤ 피고 인 B는 2010. 1.경 H장실로 찾아가 피고인 A를 만난 적이 있고, 피고인 A는 I 취임 후 인 2010. 10.경 피고인 B(2009. 12.경에 이미 M 행정발전위원에서 해촉된 상태임)에게 I 명의의 감사장을 수여하였던 점 , ⑥ 피고인 B는 피고인 A가 I 로 재직하던 2011. 1. 경 ( 이는, H장실에서의 3,000만 원 뇌물공여가 있었다는 2010. 8.경으로부터 불과 5개월 후임) C와 함께 서울로 올라와 D를 만난 자리에서 D로부터 피고인 A를 소개시켜 달라 는 부탁을 받게 되자 사전 연락도 없이 불쑥 피고인 A에게 전화를 걸어 D를 데리고 I 관사로 찾아가도 되겠느냐라고 물었고(당시 피고인 A와 D은 일면식도 없는 상태임), 피고인 A는 별다른 거부감이 없이 이를 승낙하였던 점(피고인 A가 밝힌 I 관사 방문객 은 참모나 부하직원 등 T공무원, 초등학교 동창생들, 외무고시 동기생들에 불과함), ⑦ 피고인 B와 D를 I 관사로 데려다 준 E는 원심법정에서 다음과 같은 진술 즉 , "I 관사 에 도착하자 피고인 A가 마중을 나왔고, 피고인 B는 피고인 A에게 '형님 저 왔습니다.' 라고 인사를 하였습니다.", "피고인 B가 피고인 A를 형님이라고 부르고 D도 소개시켜 주는 상황을 보고 친한 사이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형님이라는 얘기를 할 정도면 조금 친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I 관사에서 나온 피고인 B가 술에 취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피고인 B는 (곧바로) 아미가호텔로 가서 투숙하였는데, 당시 피고인 B 는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많이 취하셨습니다.", "(피고인 B와 D가 I 관사로 가기 위 하여 E가 운전하는 승용차에 탑승하였을 때) 음식냄새나 약간 술 냄새 같은 게 조금 났던 같습니다. 둘이 말씀하셔서 많이 취했다고는 생각 못 했습니다."라고 진술하였던 점{녹취록(증거기록 제1권 1899면)에 나타난 E의 진술에 의하면, 당시 피고인 B는 ' 인 사불성 만취' 상태였다고 한다 . ⑧ 한편, 피고인 B는 이 사건 수사가 개시된 후 자신 의 부하직원 F를 통해 E로부터 검찰의 수사내용을 탐문해 오다가 검찰에 체포되기 전 날인 2015. 5. 8. GG, HH 등 부산지역 간부들과 이 사건 수사상황에 관한 전화통화를 주고받았고, HH는 피고인 A에게 전화연락을 하였으며, 피고인 A는 N 및 HH과 전화통 화를 주고받았고(피고인 A는 그와 같은 통화 후에 필리핀으로 출국함), HH는 피고인 B가 체포된 직후인 2015 . 5. 9. 16:20경 필리핀에 체류 중이던 피고인 A에게 전화를 걸어 피고인 B의 체포사실을 알려주었던 점(만일, 피고인 B와 피고인 A 사이에 특별한 관계가 없었더라면 그와 같이 피고인 B로부터 피고인 A에게로 이어지는 일련의 전화 통화는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B와 피고인 A 사이에 3,000만 원을 주고받을 정도의 친밀한 관계가 있었다고 보여지고, 또 , 그와 같 은 일련의 사정들에다가 피고인 B가 영위해오던 사업 내역 등을 보태어 보면 피고인 B가 피고인 A에게 3,000만 원을 뇌물로 공여할 동기도 충분해 보인다.

사 ) 검사가 제출한 수사보고서 (증거기록 제2권 제2053-2057면) 의 기재 및 영상과 당심에서 피고인들이 제시한 가방의 크기나 형태 등에 비추어 , 피고인 B가 평소 가지 고 다녔다는 손가방 속에 현금 3,000만 원(5만원권 100장 6묶음 )을 넣는다 하더라도, 다른 사람의 눈에 띄거나 이상하게 여길 정도로 큰 표시는 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 A는 위 손가방이 2011. 2. 이후에 비로소 출시된 제품이라고 주장하나, 피고인 A가 제출한 자료들에 의하더라도 위 손가방이 2011. 2. 이후에 비로소 출시되었고, 그 이전에는 존재하지 아니하였다는 점이 소명되지 아니한다).

아 ) 피고인 A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 B는 피고인 A가 M장으로 재직 하던 무렵 피고인 A와 식사를 하는 기회에 5만 원 권으로 200만 원씩 2회에 걸쳐 공 여한 적이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나, 당시에는 5만 원 권이 발행되기 전이어서 객 관적인 사실과도 부합하지 아니하는 관계로 위 뇌물공여사실은 기소되지 않았던 점 , ② 피고인 B가 피고인 A에게 3,000만 원을 공여하였다는 2010. 8.경에는 피고인 A가 I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앞둔 민감한 시기인데다가 'BB 발언', 'CC 발언' 등의 문제로 많 은 기자들이 H에 장사진을 치고 피고인 A의 일거수일투족을 취재하는 긴박한 상황이 었으며, 인사청문회 통과 여부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 또한 비등한 상황이었는데, 그와 같은 상황을 알고 있었던 피고인 B가 뇌물로 공여할 3,000만 원을 들고 H 사무실로 피고인 A를 찾아간다는 것은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점, ③ 피고인 B는 검찰 및 원심법 정에서 L로부터 건네받은 3,000만 원을 평소 자신이 들고 다니던 손가방에 넣어 H장 실까지 가지고 갔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나, C는 원심법정에서 피고인 B가 무언가를 잘 들고 다니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평소 손가방을 들고 다니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 하였으며, P도 원심법정에서 피고인 B가 H장실로 찾아왔을 당시 손가방은 들고 있지 아니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아울러, 피고인 B가 당심에서의 증인신문시 위 손가방 을 들고 있었는지 여부가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던 점), ④ 피고인 B가 2010. 8.경의 뇌물공여 이외에 2011년경에도 피고인 A가 휴가차 부산에 왔을 때 파라 다이스호텔 일식당에서 피고인 A에게 2,000만 원을 뇌물로 공여한 적이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여, 검사가 그와 같은 진술 및 피고인 A의 2011년도 휴가내역 등을 토대로 2011. 7.경의 뇌물수수 및 뇌물공여의 점도 함께 기소하였으나, 원심에서 그 판시와 같 은 이유로 무죄가 선고되었던 점 등을 들어 피고인 B의 진술은 그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한다.

피고인 A는 또,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C, D은 2011년 중반까지는 피고인 B과 매우 친밀한 관계에 있었으나 Q 매립지 사업(R 상가 신축 사업)과 관련한 이견 내지 다툼 등으로 인하여 2011년 중반 이후부터는 피고인 B과 서로 첨예하게 대립하는 관 계에 있었던 점, ② C는 피고인 B로부터 피고인 A에게 공여할 3,000만 원을 D로부터 빌려달라는 부탁을 받고 D에게 전화연락을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D 역시 C로부 터 위와 같은 내용의 전화를 받고 자신의 운전기사인 E를 통해 피고인 B에게 3,000만 원을 제공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으나, 이는 피고인 B의 진술(특히, C나 D에게 피고인 A를 만나러 간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없고, C를 통해 D에게 3,000만 원을 빌 려달라고 부탁한 적도 없으며, 다만 D에게 계좌를 빌려달라고 요청하고 부산에 있는 자신의 부하 직원으로 하여금 D가 알려 준 L 명의의 예금계좌로 3,000만 원을 송금하 도록 한 후 그 돈을 가지고 D가 제공한 E 운전의 승용차 편으로 피고인 A를 만나러 H 쪽으로 갔으며, E에게 피고인 A를 만난다는 것을 감추기 위해 일부러 H 부근 사거 리에 내려서 걸어갔다는 취지의 진술)이나 E의 진술(D의 지시로 피고인 B를 승용차에 태워 H 부근 사거리까지 데려다 준적은 있으나, D의 진술처럼 3,000만 원을 피고인 B 에게 전달하였는지 여부는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의 진술)과도 일치하지 않는 점, ③ D는 2013.경 그가 S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13진정○○○○호로 제기한 진정 사건의 참고인(진정인)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담당 검사에게 피고인 B가 2011.경 I 관 사로 피고인 A를 찾아가 와인과 함께 뇌물을 공여하였다는 취지의 제보를 한 적이 있 었는데, 당시 D는 그와 같은 I 관사에서의 뇌물공여사실은 이를 상세히 제보하면서도 3,000만 원의 금융자료까지 있는 이 부분 공소사실(즉, 2010. 8.경 H장실에서의 뇌물공 여사실)에 대해서 아무런 제보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선뜻 이해하기가 어려운 점 , ① D는 이 사건 검찰 조사과정에서 2011. 경 I 관사에서의 뇌물공여사실에 대하여 상세히 진술하였고, C도 그에 부합하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나, 그 진술들 자체의 신빙성이 떨 어지는데다가 관련자들의 진술과도 부합하지 아니하여 결국 기소되지 않았던 점 등을 들어 C, D의 각 진술도 그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피고인 B와 C, D의 각 진술에 위와 같이 객관적인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부분, 관련된 제3자들의 진술과 부합하지 않는 부분, 일반인의 입장에서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 진술 그 자체의 신빙성을 떨어뜨리는 부분 등이 있다 하더라도, 위 가 ) 내지 사 )항에서 살펴 본 것처럼 피고인 B와 C, D의 각 진술을 포함하여 검사가 제출 한 여러 증거들에 의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 및 그 바탕이 되는 사실관계가 입증되는 이상, 위와 같은 사정들만으로는 피고인 B와 C, D의 각 진술을 모조리 부정하거나 또 는 그 신빙성을 모조리 배척하여야 할 사유라고는 볼 수 없어, 위와 같은 주장은 받아 들이기 어렵다 할 것이다 .

자 ) 한편, 뇌물죄는 공무원의 직무집행의 공정과 이에 대한 사회의 신뢰 및 직무행 위의 불가매수성을 그 보호법익으로 하고 있고, 직무에 관한 청탁이나 부정한 행위를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수수된 금품의 뇌물성을 인정하는데 특별한 청탁이 있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며, 또한 금품이 직무에 관하여 수수된 것으로 족하고 개개의 직무행위와 대가적 관계에 있을 필요는 없고 , 공무원이 그 직무의 대상이 되는 사람으 로부터 금품 기타 이익을 받은 때에는 사회상규에 비추어 볼 때에 의례상의 대가에 불 과한 것이라고 여겨지거나 , 개인적인 친분관계가 있어서 교분상의 필요에 의한 것이라 고 명백하게 인정할 수 있는 경우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직무와의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볼 수 없으며,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하여 금품을 수수하였다면 비록 사교적 의 례의 형식을 빌려 금품을 주고받았다 하더라도 그 수수한 금품은 뇌물이 된다(대법원 2012. 8. 30. 선고 2012도6280 판결, 2001. 10. 12. 선고 2001도3579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 정되는 피고인 A의 지위, 피고인 A와 피고인 B의 인적 관계, 피고인 A가 M장 재직 당 시부터 부산지역 간부급 AA과 맺어 온 인적관계 및 그들과 피고인 B의 인적 관계, 피 고인 B가 영위해 온 사업 내역 및 T과의 관련성, 피고인 B가 피고인 A에게 3,000만 원을 공여한 경위 및 그 공여액이 의례적 또는 개인적 친분관계에 기하여 주고받을 수 있는 정도를 초과하는 금액인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직무관련성 내지 뇌물성 또한 충 분히 인정된다 .

차 )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으니, 이 부분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 을 미친 위법이 있다. 따라서 이 부분 검사의 주장은 이유 있다 .

나. 2011. 7.경의 뇌물수수 및 뇌물공여 부분

1) 공소사실의 요지

가) 피고인 A는 2011. 7.경 부산 해운대구 중동 파라다이스호텔에 있는 '사카에' 일 식당에서, 피고인 B에게 전화를 걸어 여름휴가차 고향에 내려왔으니 평소 자신이 즐겨 다니던 위 일식당에서 만나자고 약속을 정한 다음, 위 일식당으로 찾아온 B로부터 자 신과 관련된 형사사건이 생기는 경우에 편의를 봐 주고 , 자신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만한 부산 지역 AA들의 승진 및 인사 등을 챙겨 달라는 취지로 현금 2,000만원을 건 네받았다. 이로써 피고인 A는 공무원의 직무에 관하여 뇌물을 수수하였다.

나 ) 피고인 B는 2011. 7.경 부산 해운대구 중동 파라다이스호텔에 있는 일식당 '사 카에'에서, 위 가 )항 기재와 같이 자신과 관련된 형사사건이 생기는 경우에 편의를 봐 주고, 자신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만한 부산 지역 AA들의 승진 및 인사 등을 챙겨 달 라는 취지로 I 인 A에게 현금 2,000만원을 건네주었다. 이로써 피고인 B는 공무원의 직무에 관하여 뇌물을 공여하였다.

2 ) 원심의 판단

원심은 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주요 증거인 피고인 B의 검찰 및 원심법정의 각 진술에는 그 신빙성을 의심하기에 충분한 원심 판시와 같은 사정들이 있어 이를 그대 로 믿기 어렵고, 검사가 제출한 나머지 증거들만으로는 위 공소사실을 합리적인 의심 의 여지 없이 유죄로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로 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

3) 당심의 판단

원심이 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는 근거로 삼은 원심 판시 여러 사정들(즉 , ① 피고인 B가 2011.경 휴가차 부산에 내려 온 피고인 A를 해운대 소재 파라다이스호 텔에서 만났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몇 월에 만났는지는 모르겠다면서 그 구체적 시기 를 특정하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7월 하순 여름휴가철의 일반적인 해운대 해변의 모습과 상이하게 '호텔에 손님이 거의 없었고, 해변도 한산했다', '차도 막히지 않았다' 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어, 그 진술 자체에 의하더라도 피고인 B가 2011. 7.경에 피고 인 A를 만났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 ② 피고인 B의 운전기사인 F는 검찰에서 '3년 ~ 4년 전에 피고인 B의 지시로 파라다이스호텔 일식당 사카에를 예약하였다' 고 진술하였 으나, 원심법정에서는 자신이 위 일식당을 예약하였는지, 만일 예약하였다면 언제 예약 했는지, 그리고 당시의 상황은 어떠하였는지에 대하여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 로 진술하고 있는 점, ③ 피고인 A는 2011. 7. 25.부터 같은 달 29.까지 하계휴가 기간 동안 부산에 내려왔다가 2011. 7. 27. 중부지방에 발생한 집중호우로 I에 복귀하였는데, 2011. 7. 25 . 저녁에는 초등학교 동창모임, 2011. 7. 26. 저녁에는 M장 재직시절 T발전 위원회 간부들과 모임을 가졌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④ 피고인 B가 사용한 신용카드 내 역에 의하더라도 피고인 B가 2011. 7. 25. 저녁 이후 및 2011. 7. 26 . 저녁 이후에 파 라다이스호텔 일식당 '사카에'에서 신용카드로 결제한 내역이 없어 피고인 B가 위 일 시 무렵 위 일식당에서 피고인 A를 만났다고는 보기 어려운 점 등)에다가 원심 및 당 심에서 적법하게 채택 ·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추가 사정들 즉, ① 피고인 B는 당심에서의 증인신문시에도 2011.경 휴가차 부산에 내려 온 피고인 A를 해운대 소재 파라다이스호텔에서 만난 적이 있다는 취지로 거듭 진술하면서도 그 구체적인 시기(몇 월인지 여부)는 명확하게 특정하지 못한 채, '여름은 아니었고 초여 름이나 봄이나 이 정도에 한 번 만나서 식사를 했습니다.', '봄쯤 되는 것으로 기억이 납니다.', '현충일(6. 6.) 이전일 것입니다. 6월 이전입니다.', '휴가가 여름휴가인지 무슨 휴가인지 저는 사실 모르고요'라고 진술하고 있는 점(피고인 B는 검찰 이래 당심에 이 르기까지 일관하여 2011.경 휴가차 부산에 내려온 피고인 A를 파라다이스호텔에서 만 난 적이 있다고만 진술하고 있을 뿐 그 구체적인 시기를 2011. 7.경이라고 특정하여 진술한 적은 없다), ② 당심에 이르러 피고인 A가 2011. 7. 25.(월)부터 7. 29.(금)까지 의 하계휴가를 위해 7. 22.( 금) KTX 편으로 부산에 내려 온 사실이 추가로 확인되기는 하였으나, 피고인 A가 7. 22.(금 ) 부산에 도착한 직후부터 7. 24.(일)까지 사이에 피고 인 B을 만났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족한 증거가 없으며, 피고인 B가 사용한 신용카드 내역에 의하더라도 피고인 B가 7. 22( 금) 저녁과 7. 23.( 토) 저녁 및 7. 24.( 일 ) 저녁에 파라다이스호텔 일식당 '사카에'에서 신용카드로 결제한 내역이 없어 피고인 B가 위 일시 무렵 위 일식당에서 피고인 A를 만났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다만, 7. 22. 23:11:48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신용카드로 347,633원을 결제한 적이 있기는 하나, 7. 22.은 피고인 A가 부산으로 내려 온 날인데다가 피고인 B가 피고인 A를 만났다고 하 는 시각과 위 일식당에 머물렀던 시간, 위 신용카드 결제시각과 결제 금액, 위 일식당 의 영업시간 등에 비추어, 피고인 A를 위 일식당에서 만난 후에 결제한 내역이라고는 보기 어려우며, 피고인 B도 당심에서의 증인신문시 파라다이스호텔 지하에 있는 '맥주 바'에서 결제한 것으로 생각된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는 점), ③ 피고인 B의 지시로 파라다이스호텔 일식당 '사카에'를 예약하였다는 F도 원심법정에서 그 구체적인 시기에 관하여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하고 있고, 피고인 B의 지시로 2,000만 원을 마련하 였다는 G도 2012년 회사가 하단에서 용호동으로 이전하기 전이라고만 진술할 뿐 그 구체적인 시기를 기억·특정하지 못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피고인 B와 F, G 의 검찰 및 원심 당심법정에서의 각 진술을 포함하여 검사가 제출한 여러 증거들만으 로는 이 부분 공소사실을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 없이 유죄로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할 것이고, 달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기에 족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심이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 거기에 검사의 주장과 같은 위법이 있다고는 보이지 아니하므로, 이 부분 검사의 주장 은 이유 없다.

다. 원심의 유죄 부분(피고인 B의 원심 판시 업무상횡령죄 부분)

검사는 원심판결 전부에 대하여 항소를 제기하였으나, 2016. 3. 28. 제출된 항소이 유서와 2016. 5. 9.자 의견서에는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에 대한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 해 주장만 항소이유로 기재되어 있고, 유죄 부분(피고인 B의 업무상횡령죄 부분) 에 관 하여는 아무런 항소이유의 기재가 없으며, 항소장에도 이 부분에 관한 아무런 항소이 유의 기재가 없을 뿐만 아니라, 기록을 살펴보더라도 직권으로 조사하여 파기할 사유 를 찾아볼 수 없다(양형부당의 취지로 선해한다 하더라도, 원심 및 당심 변론과정에 나 타난 제반 양형조건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원심이 피고인 B에게 선고한 형은 적정한 것으로 보여진다).

따라서,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 피고인 B의 업무상횡령죄 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 는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과 무죄 부분 중 피고인 A에 대한 뇌물수수의 점 과 피고인 B에 대한 2011. 7.경의 뇌물공여의 점에 대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고, 원심판결의 무죄 부분 중 피고인 A에 대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부분과 피고인 B에 대한 2010. 8. 경의 뇌물공여 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의 무죄 부분 중 피고인 A에 대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뇌 물 ) 부분과 피고인 B에 대한 2010. 8.경의 뇌물공여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 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범죄 사 실

[범죄전력]

피고인 A는 2013. 9. 26.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명예훼손죄 및 사자명예훼손죄로 징 역 8월을 선고받아 2014. 3. 13 . 위 판결이 확정되었으며, 피고인 B은 2012. 6. 27. 부 산고등법원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죄로 징역 3년에 집행유 예 5년을 선고받아 2012. 7. 5.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전제사실]

1. 피고인 A

피고인은 2008. 3.경부터 2009. 1.경까지 M장을, 2009. 1.경부터 2010. 1.경까지 이 장을, 2010. 1.경부터 2010. 8.경까지 H장을 각각 역임하였고, 2010. 8.경부터 2012. 4. 경까지 국가T의 사무인 경비, 치안, 교통, 정보 등에 대한 업무를 총괄하며 T청 소속 AA 및 각급 국가T기관의 장에 대한 지휘·감독권을 행사하여 전체 T 행정 업무 및 범 죄수사에 관하여 직무상 또는 사실상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I로 재 직하였다 .

2008. 10. 27. 경 당시 M장이었던 피고인은 M 행정발전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된 (주 ) U 대표 B를 알게 되었고, 공적인 자리뿐만 아니라 수차례 사적인 자리를 마련하면서 친 분을 쌓기 시작하였다. 그 무렵부터 B는 다른 사람들과 술을 마시던 도중에도 피고인 에게 전화하여 피고인과의 친분을 주위에 과시하였고, 더 나아가 동석한 사람들에게까 지 전화를 바꿔주는 행동을 하였으나 피고인은 그때마다 이를 마다하지 않고 모두 응 대해 주었다.

피고인은 M장을 떠나 이장 및 H장을 거쳐 I의 자리에 오른 후까지 계속해서 B와 친 분을 유지하였는데, H장 때에는 H 사무실에 방문한 B에게 직접 사무실 내부 및 외부 경관 등을 구경시켜 주고 B와 '호형호제' 하는 등 특별한 친분 관계를 유지하였다.

나아가 피고인은 이미 U가 폐업되었고 , B가 위원으로서 활동이 전무하여 이미 T 행 정발전위원회에서 해촉되었음에도 2010. 10. 경 B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감사장을 챙겨 주겠다고 말한 후 실제로 I 명의로 된 'T의 날 기념 T행정발전 유공 감사장'을 수여하 였는데, 당시 B는 T업무와 관련하여 어떠한 유관업무에도 관여하지 않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위와 같은 감사장은 일선 청에서 후보자를 상신하고 T청에서 수여 대상자를 결정하는 것이 통례임에도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피고인이 직접 B를 수여 대상 자로 선정하여 감사장을 보내주었다.

더 나아가 피고인은 2011. 1.경 당시 영업정지를 얼마 남기지 않고 있는 등 각종 법 적 분쟁이 예견된 J저축은행 D과 함께 술을 마시던 B가 저녁에 갑작스레 전화를 하여 관사로 찾아오겠다고 하자, 그 즉시 B와 D를 I 관사로 오게 하여 함께 술을 마시는 등 B가 주변 지인들에게 I와의 친분을 과시함에 있어 이를 묵인하면서 특별한 친분관계를 계속하여 유지하였다.

2. 피고인 B

피고인은 1993. 7.경부터 (주)U을 운영하다가 2008. 9. 경 '리먼브라더스 금융위기 사 태 ' 로 인한 환율상승, 철강재 가격 하락 등의 여파로 자금사정이 계속 악화되어 위 U 을 폐업하였고, 그 이후 가족 등의 명의로 (주)V, (주)W 등 회사를 설립한 후 자신을 임원으로는 등재하지 않은 상태에서 회장이라는 직함을 갖고 실제로 위 회사들을 운영 하고 있다.

피고인은 주로 대형건물을 신축하는 사업의 특성상 교통영향평가 및 건축심의에 대한 의견개진, 공사현장 주변 도로시설 및 공사차량의 관리 등 각종 인·허가 및 단속 권한 을 갖는 T의 협조가 필요하였고, U를 비롯한 위 사업체들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발생하 는 잦은 고소·고발 등으로 인한 형사분쟁에 늘 노출되어 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 는 부산지역 T 고위직들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

피고인은 평소 다수의 부산지역 간부급 T들과 수시로 통화를 하거나 자신이 신축한 JJ 빌딩에 만들어 놓은 스크린골프장이나 당구장에 이들을 불러 함께 어울리기도 하였 으며, 그 중 일부 AA들은 피고인이 I와 막역한 관계임을 알고 자신의 승진이나 인사이 동이 있을 때마다 피고인에게 그 사실을 알리면서 잘 챙겨달라는 취지의 부탁을 하거 나 인사에 관한 상의를 하기도 하였다.

한편 피고인은 위와 같이 다수의 부산지역 AA들과 친분을 쌓아 왔을 뿐만 아니라 2008. 10. 27.경 M 행정발전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되어 당시 M장인 A와 친분관계를 맺 은 이래 위 A에 대한 전제사실 기재와 같이 수년 동안 A와 밀접한 친분관계를 유지하 였다.

[범죄사실]

1. 피고인 A

피고인은 2010. 8.경 서울 종로구 H장 사무실에서 I 내정자로 인사청문회를 준비하 던 중 위 사무실로 찾아온 B로부터 자신과 관련된 형사사건이 생기는 경우에 편의를 봐 주고, 자신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만한 부산 지역 AA들의 승진 및 인사 등을 챙겨 달라는 취지로 현금 3,000만원을 건네받았다. 이로써 피고인 A는 공무원의 직무에 관 하여 뇌물을 수수하였다.

2. 피고인 B

피고인은 2010. 8. 경 서울 종로구 H장 사무실에서 제1항 기재와 같이 자신과 관련된 형사사건이 생기는 경우에 편의를 봐 주고, 자신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만한 부산 지 역 AA들의 승진 및 인사 등을 챙겨 달라는 취지로 H장 겸 I 내정자로서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던 A에게 현금 3,000만원을 건네주었다. 이로써 피고인 B는 공무원의 직무에 관 하여 뇌물을 공여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들의 원심 및 당심법정에서의 각 일부 진술

1. 원심 증인 X, C, D, B, P의 각 일부 법정진술

1 . 원심 증인 E, L, F의 각 법정진술

1. 피고인들에 대한 각 검찰 피의자신문조서(대질신문 포함)

1. C, X, D, L, F, E, G, Y에 대한 각 검찰 진술조서 (대질신문 포함)

1. 수사보고서 (A 인사청문회 관련 언론보도 첨부 보고) 수사보고서(H장 및 관사 주

소 확인 보고), 수사보고서(인사청탁 T간부 등 관련 언론보도 첨부 보고), 수사보고

(전 I, A 내정일자 등 확인), 수사보고(L 계좌를 통해 B가 D에게 빌린 3천만원 상

환내역 확인), 수사보고(B, C가 투숙한 임페리얼팰리스호텔 투숙일자 등 확인), 주

사보고서 (B가A에게 뇌물공여 할 시점에 T 등에서 수사받은 사실 확인 보고), 수

사보고(항공기 탑승내역 첨부-2010. 8월 B, C), 수사보고(B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중 T간부의 승진 관련 등 문자메시지 확인), 수사보고(B 통화 등 분석하여 부산KK

장 Z가 A에게 수사상황 알려준 사실 확인 보고), 수사보고(A , 증거인멸확인), 수사

보고(B의 A [청장 명의 감사장 수여 확인 보고), 수사보고 (B 감사장 관련 공적조서

사본 첨부 보고), 수사보고(B, M 행정발전위원회 위촉 및 해촉 관련 보고), 녹취록,

B이 U을 고의부도 내어 회사자금을 횡령한 혐의사실에 대한 내사사건 기록 사

본, 수사보고(B이 A에게 전달한 돈이 들은 봉투, 가방 사진), 수사보고[B 뇌물공여

시점 (2010, 2011) 에 V에서 형사고소를 제기한 사실 확인], W BC카드

(* * * * -* * * *- * * * * -* ** * ) 사용내역(2010년 8월)

1. 판시 전과

가. 피고인 A : 범죄경력조회, 수사보고(A, CC 판결문 첨부) 및 각 판결문 사본

나. 피고인 B : 범죄경력조회, 수사보고(B이 ㈜U을 고의 부도내어 회사자금을 횡령

한사건 판결문 첨부) 및 각 판결문 사본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가. 피고인 A

금형 병과)

나 . 피고인 B

형법 제133조, 제129조 제1항(판시 뇌물공여의 점 , 징역형 선택 )

1. 경합범처리

가. 피고인 A

형법 제37조 후단, 제39조 제1항, 제55조 제1항 제3호, 제6호(판시 특정범죄가

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죄와 2014. 3. 13. 판결이 확정된 판시 명예훼손죄

및 사자명예훼손죄 상호간,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 그 형을

감경함}

나 . 피고인 B

: 형법 제37조 후단, 제39조 제1항(판시 뇌물공여죄와 2012. 7. 5. 판결이 확정된

판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죄 상호간 }

1. 노역장 유치(피고인 A )

1. 가납명령(피고인 A )

양형의 이유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가. 피고인 A : 징역 2년 6월 ~ 15년 및 벌금 3,000만 원 ~ 7,500만 원

나. 피고인 B : 징역 1월 ~ 2년 6월

[피고인 A에 대한 판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죄는 2014. 3. 13 .

판결이 확정된 판시 명예훼손죄 등과, 피고인 B에 대한 판시 뇌물공여죄는 2012. 7.

5. 판결이 확정된 판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횡령 )죄와 각 형법

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으므로 양형기준이 적용되지 아니한다. ]

2. 선고형의 결정

가. 피고인 A

피고인 A가 저지른 이 사건 범행은, I 후보자로 내정되어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던 피고인 A가 M장 재직 시절부터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은 밀접한 친분관계를 유지해오던 피고인 B로부터 자신의 사무실인 H장실에서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은 경위로 3,000만 원에 달하는 고액의 뇌물을 수수한 것으로, T공무원의 직무집행의 공 정성과 불가매수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였다는 점에서 그 죄질이 매 우 중하다 할 것인 점, 특히 피고인 A는 최고위직 T공무원으로 다른 T공무원들의 모 범이 될 수 있는 고도의 청렴성이 요구될 뿐만 아니라 범죄를 예방해야 할 책무가 있 음에도 불구하고 그 직분에 걸맞은 청렴성과 공정성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린 채 원심 판시와 같이 3,000만 원이라는 고액의 금품을 수수하였던 점, 그럼에도 불구 하고 피고인 A가 수사기관 이래 당심에 이르기까지 이 사건 범행을 부인하면서 반성 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는 점 등은 피고인 A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

반면, 피고인 A에게 동종의 범죄로 처벌받은 전과가 없는 점, 피고인 A에 대한 판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죄가 2014. 3. 13 . 판결이 확정된 판시 명예훼 손죄 및 사자명예훼손죄와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형법 제39조 제1 항에 따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야 하는 점 등은 피고인 A에게 유 리한 정상이다 .

그와 같이 피고인 A에게 불리한 여러 정상들과 유리한 여러 정상들, 그 밖에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피고인 A의 연령, 성행, 환경, 이 사건 범행의 경위와 내용, 수단과 방 법, 범행 전후의 정황 등 이 사건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

나. 피고인 B

피고인 B이 저지른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 A가 M장으로 재직할 당시부터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은 밀접한 친분관계를 유지해오던 피고인 B가 I 후보자로 내정되어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던 피고인 A를 H장실로 찾아가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은 경 위로 뇌물을 공여한 것으로, T공무원의 직무집행의 공정성 및 청렴성과 불가매수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였다는 점에서 그 죄질이 매우 중하다 할 것인 점 , 피고인 B가 피고인 A에게 공여한 뇌물 액수가 3,000만 원에 달하는 고액이어서 그 에 상응하는 엄한 처벌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은 피고인 B에게 불리한 정 상이다.

반면 , 피고인 B는 수사기관 이래에 당심에 이르기까지 금품 공여사실 자체는 이를 인 정하면서 그와 같은 부적절한 처신에 대하여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피고인 B에게 동종의 범죄로 처벌받은 전과가 없는 점, 피고인 B에 대한 판시 뇌물공 여죄가 2012. 7. 5. 판결이 확정된 판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죄와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형법 제39조 제1항에 따라 동시에 판결 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야 하는 점 등은 피고인 B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

그와 같이 피고인 B에게 유리한 여러 정상들과 불리한 여러 정상들, 그 밖에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이 사건 범행의 경위와 내용, 수단과 방법, 범행 전후의 정황 등 이 사건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김주호 (재판장)

이혁

권순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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