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대법원 2020.6.11.선고 2017두36205 판결
요양급여비용환수처분취소
사건

2017두36205 요양급여비용환수처분취소

원고상고인

A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태신 담당변호사 성용배

피고피상고인

국민건강보험공단

소송대리인 변호사 장덕규

원심판결

서울고등법원 2017. 1. 23. 선고 2016누49701 판결

판결선고

2020. 6. 11.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부당이득징수처분의 대상

가. 의료법 제33조 제2항을 위반하여 적법하게 개설되지 아니한 의료기관에서 요양급여가 행하여졌다면 해당 의료기관은 국민건강보험법상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할 수 있는 요양기관에 해당되지 아니하므로 위 요양급여비용은 국민건강보험법에 정한 요양급여 대상에 포함될 수 없다(대법원 2015. 5. 29. 선고 2014다229399 판결 참조).

나. 원심은 의료인이 아닌 D가 2009. 5.경 원고 명의로 이 사건 의원을 개설한 다음 2009. 12.경까지 이 사건 의원의 인적·물적 시설 관리, 재정 관리, 환자 유치, 수익 배분 등 업무를 주도적으로 처리하였고, 원고는 그 기간 동안 D에게 고용되어 이 사건 병원에서 환자 진료 업무를 담당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이어서 원심은 비의료인이 의료. 기관 개설 자격이 있는 자의 명의를 차용하여 개설한 요양기관에 지급된 요양급여비용은 부당이득징수처분의 대상이 된다고 판단하였다.

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 국민건강보험법상 부당이득징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재량권 일탈·남용

가.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1항은 '공단은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를 받은 사람이나 보험급여 비용을 받은 요양기관에 대하여 그 보험급여나 보험급여 비용에 상당하는 금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징수한다.'고 규정하여 그 문언상 일부 징수가 가능함을 명시하고 있다. 위 조항은 요양기관이 부당한 방법으로 급여비용을 지급청구하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바람직한 급여체계의 유지를 통한 건강보험 및 의료급여 재정의 건전성을 확보하려는 데 입법취지가 있다(헌법재판소 2011, 6. 30. 선고 2010헌바375 결정 참조). 그러나 요양기관으로서는 부당이득징수로 인하여 이미 실시한 요양급여에 대하여 그 비용을 상환 받지 못하는 결과가 되므로 그 침익적 성격이 크다.

한편, 의료법 제33조 제2항이 금지하는 '비의료인의 의료기관 개설행위'는 비의료인이 의료기관의 시설 및 인력의 충원·관리, 개설신고, 의료업의 시행, 필요한 자금의 조달, 운영성과의 귀속 등을 주도적으로 처리하는 것을 의미한다(대법원 2018. 11. 29. 선고 2018도10779 판결 참조). 즉, 의료인인 개설명의인은 개설자에게 자신의 명의를 제공할 뿐 의료기관의 개설과 운영에 관여하지 않으며, 그에게 고용되어 근로 제공의 대가를 받을 뿐 의료기관 운영에 따른 손익이 그대로 귀속되지도 않는다.

이상에서 살펴 본 위 각 법 규정의 내용, 체재와 입법취지, 부당이득징수의 법적 성질 등을 고려할 때,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1항이 정한 부당이득징수는 재량행위라고 보는 것이 옳다. 그리고 요양기관이 실시한 요양급여 내용과 요양급여 비용의 액수, 의료기관 개설·운영 과정에서의 개설명의인의 역할과 불법성의 정도, 의료기관 운영성과의 귀속 여부와 개설명의인이 얻은 이익의 정도, 그 밖에 조사에 대한 협조 여부 등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의료기관의 개설명의인을 상대로 요양급여비용 전액을 징수하는 것은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비례의 원칙에 위배된 것으로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때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대법원 2020. 6. 4. 선고 2015두39996 판결 참조).

나. 그런데도 원심은, 위와 같은 사정들을 심리하지 않은 채 개설명의인에 대하여 요양급여비용 전액을 징수한 이 사건 각 처분이 비례의 원칙이나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 판단에는 심리미진 및 비례의 원칙, 재량권 일탈·남용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원고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대법관노태악

대법관김재형

주심대법관민유숙

대법관이동원

ar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