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은 직진신호에 따라 진행하였으므로 사고에 대한 과실이 없을 뿐 아니라, 원심의 양형(벌금 15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피고인이 신호를 위반한 과실이 있는지에 대한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각 사정에 의하면 피고인이 신호를 위반하여 적색 신호에 교차로에 진입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 부분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피해자는, 교차로에 진입하기 전 정지선 맨 앞에 대기하고 있었는데 교차로 건너편 반대차선에서 승합차량으로 보이는 빨강색 차량이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하여 교차로를 통과하였고 그 후 바로 직진좌회전 신호가 점등되어 그에 따라 출발하였으며, 정지선에서 출발한 직후 사고가 났기에 자신의 차량 속도는 시속 10km 이하였을 것이라고 진술하였다.

피해자의 진술은 일관되고 당시의 구체적인 정황을 포함하고 있을 뿐 아니라, 아래 H, I의 진술 내용이나 객관적 정황(피고인 또한 자신의 앞 차량이 빨강색 차량이었다고 진술한바 있고, 도로교통공단의 분석에 의하면 사고 당시 피해 차량의 속도가 시속 13km 정도로 추정된다)과도 부합하여 믿을 수 있다.

② 중립적인 위치에 있는 목격자 H은 피해자가 직진좌회전 신호에 따라 출발하였다고 원심 법정에서 구체적으로 진술하였다.

③ 다른 차량을 견인하기 위하여 사고 현장에 있던 견인차 기사 I는 수사기관에서, 사고 직후 피고인으로부터 ‘신호를 잘 못 봤다’는 말을 들었는데, 사고 후 30분 정도 지나 보험회사 직원의 부탁으로 다시 피고인에게 사고 상황을 물었을 때는 신호를 위반하지 않았다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하였다.

④ 피고인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