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철회된 공소사실을 다른 범죄사실의 경과적 사실등으로 삼는 것과 불고불리원칙의 위반여부
판결요지
검사가 공소사실중 특정한 공소사실을 별개의 범죄로 기소치 아니한다 하여 이를 철회하였다면 그것을 철회되지 아니한 다른 공소사실중의 범죄에 포함시킨다는 명시가 없는한 그 철회된 공소사실은 처음부터 공소가 없는 것으로 돌아가므로 그 철회된 사실을 다른 범죄사실의 내용이나 경과적 사실로도 삼을 수 없다.
참조조문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김진석 외 2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불고불리의 원칙
기록에 의하면, 검사는 당초 피고인에 대한 범죄사실로서 64개항의 공소사실을 기소하였다가 1985.3.16자로 공소장변경신청을 하여 그중 36개항 즉 공소사실 제8항(회합), 제10항(간첩), 제11항(탈출), 제12항(회합), 제13항(회합), 제14항(회합), 제15항(회합 및 금품수수), 제16항(회합, 금품수수), 제18항(간첩), 제20항(탈출), 제21항(회합), 제22항(회합), 제23항(회합), 제24항(회합), 제25항(회합), 제26항(회합), 제27항(회합), 제28항(회합), 제29항(회합), 제30항(회합), 제31항(회합), 제32항(회합,금품수수), 제36항(간첩),제38항(간첩), 제42항(간첩), 제43항(간첩), 제47항(간첩), 제48항(간첩), 제49항(간첩), 제50항(탈출), 제51항(회합), 제52항(회합, 금품수수), 제54항(간첩), 제61항(간첩), 제62항(탈출) 및 제63항(회합, 금품수수)은 별개의 범죄로 기소치 아니하는 것으로 철회하고 또 적용법조중 국가보안법 제5조 제2항 을 철회하였으며 제1심법원은 같은해 3.19의 제6차공판기일에서 공소장변경을 허가함과 동시에 철회된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공소를 기각한다는 결정을(불복없이 확정)고지하였음이 분명하다.
그런데 제1심판결은
ㄱ. 그 판시 범죄사실 제8항의 잠입사실에서 위 철회된 제8항 기재사실중 회합이란 용어만 빼고 그 대로 적시하고
ㄴ. 그 판시 제9항의 잠입사실에서 위 철회된 제15,16항 기재사실중 회합 및 금품수수란 용어만 빼고 그대로 모두 적시하고
ㄷ. 그 판시 제11항의 잠입사실에서 위 철회된 제21항 내지 제30항 및 제32항 기재 사실중 회합 및 금품수수한 용어만 빼고 그대로 모두 적시하고
ㄹ. 그 판시 제14항 찬양 범죄사실 전단에서 철회된 제36항 기재 공소사실중"반국가단체의 구성원으로부터 지령을 받고 그 목적수행을 위하여 국가 기밀을 탐지 수집하여 간첩하였다"는 부분만 빼고 그대로 모두 적시하고
ㅁ. 그 판시 제21항의 잠입사실에서 위 철회된 제51항, 제52항 기재사실 중 회합 및 금품수수란 용어를 빼고 그대로 모두 적시하고
ㅂ. 그 판시 제28항 잠입사실에서 위 철회된 제62항, 제63항 기재사실중 탈출, 회합 및 금품수수란 용어를 빼고 그대로 모두 설시하고 있다.
원심판결은 불고불리의 원칙위배라는 항소이유에 대하여 검사는 당초의 공소사실중 제8,15,16,21 내지 32,36,50 내지 52,62,63항을 별개의 범죄사실로 기소하지 아니한 것으로 하여 그 부분에 대하여 공소의 취소를 하고 제1심법원이 이에 대하여 공소기각의 결정을 한 사실은 명백하나 제1심판결이 위 취소된 공소사실의 일부를 잠입죄의 지령내용이나 경과적 사실등으로 인정하였다고 하여도 이에는 심판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는 부분을 심판의 대상으로 삼은 위법이 있다할 수 없다 할 것이라고 판시하여 동 항소이유를 배척하였다.
검사가 공소사실중 특정한 공소사실을 별개의 범죄로 기소치 아니한다 하여 이를 철회하였으면 그것을 철회되지 아니한 다른 공소사실중의 범죄에 포함시킨다는 명시가 없는 한 그 철회된 공소사실은 처음부터 공소가 없는 것으로 돌아가므로 심판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할 것이며 뿐만 아니라 제1심법원에서 그 철회된 공소사실에 대하여 공소기각의 결정을 한 바에야 이는 심판의 대상이 될 수 없음은 말할 나위 도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그 철회된 사실을 다른 잠입죄의 지령내용이나 경과적 사실로도 삼을 수 없다고 할 것 이며 동 판시에 의하면, 이들 공소기각된 부분을 범죄사실의 일부로 적시되고 있음이 분명하니 위 원판시는 불고불리의 원칙에 관한 법리오해가 있다는 허물을 면할 수 없다.
2. 채증법칙의 위배여부
A. 원심판결이 유지한 제1심판결은 그 판시 제1항 내지 제7항에서 1980.2.경부터 1981.9. 말경까지 반국가단체의 구성원인 공소외인과 회합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의 검찰에서 자백외에는 동 사실을 인정할 증거를 찾아볼 수 없다. 동 판결이 인용한 증인 김병진의 증언 및 동인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에 의하여도 피고인과 공소외인과의 회합이 1975년 후에도 있었다고는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이 점에 관하여는 피고인의 검찰에서의 자백외에 이를 보강할만한 증거가 없다.
B. 위 판시 제8, 9, 11, 21 및 28의 각 잠입사실에 대하여는 피고인의 검찰자백이 있으나 피고인의 제1심공판정에서 피고인이 지령을 받았다는 기다무라라는 사람은 허무한 가공인물이라고 변소하는 점, 기록상 기다무라의 실존을 알만한 자료가 없는점 더욱이 기다무라와의 회합 및 금품수수에 관한 공소사실인 8, 12 내지 16, 21 내지 32, 51, 52 및 63항이 철회된 점을 볼 때 피고인이 입국함에 있어 반국가단체의 구성원인 동 기다무라로부터 지령을 받은 것이라는 피고인의 검찰진술부분은 쉽사리 믿을 것이 못된다고 할 것이다.
C. 동 판시 제10, 12, 13, 15, 16, 18, 19, 22 내지 28항의 간첩죄에 관하여 보기로 한다. 국가보안법 제4조 제1항 의 간첩죄는 반국가단체의 구성원 또는 그지령을 받은 자가 그 목적수행을 위하여 국가기밀을 탐지 수집하는 행위를 말하는 것인데 피고인이 반국가단체의 구성원인 기다무라로부터 지령을 받았다는 점에 관하여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의 이 점에 대한 자백에 신빙성에 의심이 갈 뿐 아니라 더우기 학생들의 반정부시위에 관한 일시, 장소 참가인원, 구호내용, 경찰저지등 데모양상을 수첩에 기입메모하였다는 점에 대하여는 압수된 수첩 3개에는 그런 기재를 찾아볼 수 없으니 반국가단체의 구성원으로부터 지령을 받고 국가기밀을 탐지 수집하였다는 점에는 믿을 수 없는 피고인의 검찰진술외는 이를 인정할 증거는 기록상 발견되지 아니한다.
3. 결 론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원심판결은 불고불리의 원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또 채증법칙 위배의 사실인정을 한 제1심 판결을 유지하였음은 위법하다고 아니할 수 없고 이의 위법은 재판의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명백하므로 원심판결은 유지될 수 없어 이점을 논난하는 소론은 이유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기로 관여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