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대법원 1985. 5. 14. 선고 84도2118 판결
[상해치사·상해·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1985.7.1.(755),866]
판시사항

가. 행위자 일방의 가공의사와 공동정범의 성부

나. 상해치사죄에도 형법 제263조 (동시범의 특례)가 적용되는지 여부

판결요지

가. 공동정범은 행위자 상호간에 범죄행위를 공동으로 한다는 공동가공의 의사를 가지고 범죄를 공동실행하는 경우에 성립하는 것으로서, 여기에서의 공동가공의 의사는 공동행위자 상호간에 있어야 하며 행위자 일방의 가공의사만으로는 공동정범관계가 성립할 수 없다.

나. 동시범의 특례를 규정한 형법 제263조 는 상해치사죄에도 적용된다.

피 고 인

피고인 1 외 1인

상 고 인

검사(피고인 2에 대하여) 및 피고인 1

변 호 인

변호사 계만기

주문

피고인 1에 대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으로 환송한다.

검사의 피고인 2에 대한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1. 피고인 1 및 그 국선변호인의 상고이유를 함께 본다.

가. 원심인용의 제1심판결 거시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이 그 판시와 같은 경위로 피해자 박양래의 멱살을 잡아 흔들다 뒤로 밀어 피해자로 하여금 토방 시멘트바닥에 넘어져서 나무기둥에 뒷머리를 부딪치게 한 사실을 인정하기에 넉넉하고, 거기에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에 관한 상고논지는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의 범죄사실로서, 이 사건 범행당시 피고인은 피고인 2, 원심상피고인 , 공소외 인 등과 뱃놀이를 하면서 술을 마셔 만취된 상태에서 술을 더 마시자고 의논이 되어 사건현장 술집에 가게 되었는데 피고인과 피고인 2가 앞서 가다가 피고인이 마루에 걸터 앉아 있던 피해자 박양래 앞을 지나면서 그의 발을 걸은 것이 발단이 되어 시비가 일어나자, (1) 화가 난 피고인이 손으로 피해자의 멱살을 잡아 흔들다 뒤로 밀어버려 피해자로 하여금 그곳 토방 시멘트바닥에 넘어져 나무기둥에 뒷머리를 부딪치게 하였고, (2) 이때 뒤따라 들어오던 원심상피고인이 그 장면을 보고 들고 있던 쪽대(고기망태기)를 마당에 집어던지고 욕설을 하면서 피해자에게 달려들어 양손으로 멱살을 잡고 수회 흔들다가 밀어서 피해자를 뒤로 넘어뜨려 피해자로 하여금 뒷머리를 토방 시멘트바닥에 또다시 부딪치게 하였으며, (3) 원심상피고인은 이에 이어서 그곳 부엌근처에 있던 삽을 손에 들고 피해자의 얼굴 우측부위를 1회 때려 동인으로 하여금 넘어지면서 뒷머리를 장독대 모서리에 부딪치게 하여, 그 결과 피해자로 하여금 뇌저부경화동맥파열상을 입게 하여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위 인정 범죄사실에 대하여 피고인과 원심상피고인을 상해치사죄의 공동정범으로 처단하고 있다.

그러나, 공동정범은 행위자 상호간에 범죄행위를 공동으로 한다는 공동가공의 의사를 가지고 범죄를 공동실행하는 경우에 성립하는 것으로서, 여기에서의 공동가공의 의사는 공동행위자 상호간에 있어야 하며 행위자 일방의 가공의사만으로는 공동정범 관계가 성립할 수 없다 할 것인바, 원심이 인정한 싸움의 경위와 내용에 의하면 피고인과 원심상피고인의 각 범행은 우연한 사실에 기하여 우발적으로 발생한 독립적인 것으로 보일 뿐 양인간에 범행에 관한 사전모의가 있었던 것으로는 보여지지 않고, 또 원심상피고인이 피고인의 범행을 목격하고 이에 가세한 것으로는 인정되나 피고인이 원심상피고인의 가세사실을 미리 인식하였거나 의욕하였던 것으로 보기 어려우며, 범행내용에 있어서도 피고인의 위 (1) 범행에는 원심상피고인이 가담한 사실이 없고, 원심상피고인의 위 (2), (3) 범행에는 피고인이 이에 가담한 사실이 없을 뿐만 아니라(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원심상피고인의 폭행 내지 상해행위를 말린사실이 인정될 뿐 함께 폭행 내지 상해에 가담한 사실은 인정되지 아니한다) 그 과정에서 피고인과 원심상피고인 사이에 암묵적으로라도 공동실행의 의사가 형성된 것으로 보기도 어려우니, 그 판시내용과 같은 범죄사실을 인정하여 피고인을 상해치사죄의 공동정범으로 본 원심판단에는 공동정범의 법리를 오해하여 법률적용을 잘못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와 같이 피고인과 원심상피고인의 각 범행을 공동정범으로 보기 어려운 이상 원심으로서는 과연 피고인의 범행과 피해자의 사망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하며 가해자가 범행당시 피해자의 사망을 예견할 수 있었던 것인지의 여부를 심리하여 인과관계의 존재와 결과의 예견가능성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피고인에게 치사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것이며, 다만 동시범의 특례를 규정한 형법 제263조 가 상해치사죄에도 적용되는 관계상 ( 당원 1981.3.10. 선고 80도3321 판결 참조) 위 피해자의 사망이 피고인의 범행에 인한 것인지, 원심상피고인의 범행에 인한 것인지가 판명되지 아니하는 때에 예외적으로 공동정범의 예에 의할 수 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피고인과 원심상피고인을 공동정범으로 봄으로써 이러한 점에 대하여는 살펴보지도 아니한 채 피고인에 대하여 치사의 결과에 대한 책임을 물었으니, 앞서 본바와 같은 법리의 오해는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할 것이고 따라서 이 점을 지적하고 있는 상고논지는 이유있다.

다. 원심이 인정한 피고인의 피해자 이강호에 대한 상해행위의 전후 경위와 범행방법 등을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아도 피고인의 그 범행이 정당방위에 해당하는 것으로는 보여지지 아니하므로,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을 탓하는 논지는 이유없다.

라. 원심인정 사실과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당시 다소간 술에 취해 있었던 사실은 인정되나 그 정도가 사물변별능력 또는 의사결정능력이 없거나 미약한 심신장애의 상태이었던 것으로는 보여지지 아니하므로,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을 탓하는 논지는 이유없다.

2. 검사의 피고인 2에 대한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이 피고인 1, 원심 상피고인 과 공동하여 피해자 박양래에게 상해를 가하여 동인을 사망하게 하였다는 공소사실에 대하여,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이 위 피해자의 가슴을 1회 민 사실은 인정할 수 있으나 피고인은 그후 바로 현장을 떠났고, 피고인 1, 원심상피고인의 폭행 내지 상해시에는 범행장소에 있지도 아니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피고인이 위 상피고인 등과 공동하여 위 피해자를 상해하고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고 볼 수 없으며 한편 피고인의 피해자에 대한 위 폭행사실만으로는 피해자의 사망에 대한 원인이 될 수 없다고 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제1심 판결을 유지하였다. 기록에 자세히 살펴보아도 원심의 위 사실인정에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음을 찾아볼 수 없으며, 원심의 위 판단에 공동정범 또는 상해치사죄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할 수도 없으니, 논지는 이유없다.

3. 그렇다면, 위 1의 나에서 본 법리오해는 피고인 1을 상해치사죄와 상해죄의 경합범으로 처단하여 하나의 형을 선고한 원심판결 전부에 영향이 있으므로 같은 피고인에 대한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케 하고자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고, 검사의 피고인 2에 대한 상고는 이유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일영(재판장) 강우영 김덕주 오성환

arrow
심급 사건
-광주고등법원 1984.5.3.선고 84노11
본문참조조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