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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0. 11. 11. 선고 80다71 판결
[보증계약무효확인][공1981.1.15.(648),13392]
판시사항

가. 채무부존재소송을 제기한 자가 경매가 진행중이어서 채무를 변제한 경우와 비채변제

나. 은행의 지급보증서와 취소가능화한 신용장의 법률적 성질

판결요지

가. 원고가 채무부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하여 계속중 그 채무에 대한 경매가 진행중이어서 부득이 그 채무를 변제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채무없음을 알면서 채무를 변제한 것이 되어 그 반환을 구할 수 없다.

나. 은행의 지급보증서는 당사자 사이의 일정한 채무를 은행이 일정한 조건하에 확정적으로 보증하는 일종의 은행보증서이므로 은행이 지급, 어음매입 등 어떠한 확정적 의무 부담을 하지 아니할 수도 있는 취소가능 화환신용장과는 그 성질이 다른 것이다.

참조조문

민법 제742조 , 제428조 , 제689조 , 상업신용장통일규칙 총칙 제6항

원고, 상고인

용산화물운송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문인구

피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서울신탁은행 소송대리인 변호사 유현식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 소송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원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제 1 점에 대하여,

원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가 1977.8.6 피고에게 구상채무금 137,943,275원을 변제할 때 당시 원고가 제기하여 계속중이던 이건 채무부존재 확인등 청구소송이 차후 원고승소로 종결되면 동 금원을 피고로부터 반환받을 것을 조건으로 하였던 것이라는 원고의 주장사실에 대하여 이에 부합하는 원심증인 소외 1의 증언은 믿지 아니하고 갑 제20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어려우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없다 하여 배척한 후 원심증인 소외 2의 증언과 갑 제21호증(요청서)의 기재 등을 종합하여 원고는 피고 주장의 구상금을 1977.8.3까지 피고에게 전부 변제하고 동년 8.6자로 피고에게 “보증계약무효 및 보증채무부존재확인 등 청구소송으로 피고의 보증금 지급에 이의를 하여 왔으나 금번 귀행이 지급한 원리금 136,971,140원을 1977.6.25부터 동년 8.3까지 전부 변제하였으므로 담보를 해제하여 달라”는 취지의 요청서(갑 제21호증)를 피고에게 제출하고 당시 경매 진행중이던 저당부동산을 포함한 모든 담보를 해제받은 사실을 인정하고 위 갑 제21호증의 교부로서 원고는 종전에 다투던 구상채무의 존재를 인정한 것으로 판단하였는 바, 원심의 위와 같은 조치는 정당하다 긍인되고, 또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본건 구상채무의 부존재를 주장하며 동 구상채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확인의 소를 제기하고 있던 도중에 그 구상채무를 채권자인 피고에게 변제한 것이므로 가사 피고에게 원고에 대한 구상채권이 진실로 원고 주장과 같이 없는 것이라면 원고는 채무없음을 알면서 동 금원을 변제한 것이 된다 할 것이니 원고는 피고에게 그 반환을 구할 수는 없는 것이며 이는 동 구상채무를 피담보채무로 한 경매가 진행중이었다 해서 위 법리에 영향이 있을 수는 없는 것이다.

따라서 원심이 위와 같은 판단하에 원고의 부당이득반환청구를 받아들이지 아니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비채변제의 법리오해, 비채변제의 예외적 사유 및 채무부존재 여부에 대한 심리미진, 판단유탈 등의 위법사유가 있다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없다.

제 2 점에 대하여,

원심거시의 증거를 종합하면 이건에서 피고가 발급한 지급보증서(Letter Guarantee)는 원고와 소외 심스메탈 리미터드 회사간의 용선계약상 원고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위 소외 회사에 대한 손해배상채무에 관하여 피고가 소외 회사에 대하여 보증인이 된다는 내용을 약정한 채무지급의 보증으로 인정되는 바, 이러한 지급보증은 당사자 사이의 일정한 채무를 은행이 일정한 조건하에 확정적으로 보증하는 일종의 은행보증(Bank Of Guarantee)으로서 은행이 지급, 어음매입 등 어떠한 확정적 의무부담을 하지 않을 수도 있는 취소가능 화환신용장(Do-cumentary Credits)과는 그 성질이 다른 것이다 (갑 제2호증의 3에 의하면 원고가 피고에게 이건 지급보증서 발급을 요청할시 상업신용장발급요청서―Application for Commercial Letter of Credit―라는 용어를 사용하였기는 하나 한편 위 요청서 표제 부분에 취소불능신용장―irrevcable Credit―이라는 부동문자를 삭제하고 지급보증서―Letter of Guarantee―라고 새로 써 넣었음을 알 수 있고 언제나 그렇듯이 용어 사용이 결정적인 것이 아니고 실제로 의도된 계약내용이 기준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건 지급보증서가 상업신용장의 일종임을 전제로 하여 이에 신용장통일규칙을 적용하여야 된다는 논리를 근거로 한 상고논지는 채용할 바 못되고 원판결에 신용장 해석에 관한 법리오해 및 판단유탈등의 위법사유가 있다 할 수 없다.

다음 피고가 소외 회사에게 위와 같은 지급보증서에 기하여 보증채무를 지급한 것은 보증인으로서 자신의 판단에 의하여 자기의 계산으로 행하는 것이지 주채무자인 원고의 위임에 따른 수임사무의 집행으로 말미암은 것은 아니라 할 것이므로, 이건 지급보증계약을 원ㆍ피고 간에 민법상 위임계약으로 보아야 한다는 논지는 독자적인 견해로서 채용할 수 없다.

논지는 모두 이유없다.

제 3 점에 대하여,

원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의 이건 지급보증에 기한 소외 회사에 대한 보증금 지급행위는 피고 자신의 판단과 계산 아래 행한 것이고 그것이 부적법한 지급이면 원고에 대한 관계에서는 그 지급을 주장할 수 없어 원고에게는 아무런 손해도 발생할 수 없는 것이므로 피고의 동 지급행위가 원고 주장과 같은 부적법한 지급이라 하더라도 고의 또는 과실로 원고에게 재산상 손해를 입히려고 한 행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 바,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수긍되고 거기에 불법행위 성립에 관한 법리오해 또는 심리미진 등의 위법이 없다.

논지는 이유없다.

그러므로 상고는 이유없어 기각하고 상고 소송비용은 패소자인 원고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철(재판장) 한환진 김기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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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79.12.4.선고 76나3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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