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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0. 2. 26. 선고 79다2138,2139 판결
[손해배상][집28(1)민,112;공1980.4.15.(630),12655]
판시사항

가. 본안소송에서 패소한 가처분 채권자의 손해배상책임

나. 가처분의 효력이 “제1심 본안 판결 선고시까지”로 되어 있는데도 그 집행상태가 계속된 경우와 가처분 채무자의 책임

다. 부당가처분으로 법인의 사회적 신용과 명예가 침해된 경우 사죄광고를 명할 수 있는지 여부

판결요지

1. 가처분채권자가 본안소송에서 패소확정되었다면 그 가처분으로 인하여 채무자가 입은 손해에 대하여 과실이 없다는 특별한 반증이 없는 한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2. 가처분의 효력이 “제1심 본안판결 선고시까지”라고 되었으나 그 효력이 계속된 경우 가처분채권자가 집행취소신청을 하여 집행상태를 풀지 않고 오히려 가처분채무자가 집행방법에 관한 이의까지 하였으나 집행기관인 법원이 들어주지 아니하였으면 가처분 효력이 제1심 판결 선고 후에도 계속된 책임이 가처분채무자에게 있다고 할 수 없다.

3. 부당한 가처분으로 인하여 회사의 사회적 신용과 명예가 침해된 경우 법원은 이를 회복하기 위한 적당한 처분을 명할 수 있으므로 가처분채권자에게 사죄광고를 명할 수 있다.

원고, 반소피고, 상 고 인

에프·호프만·라로쉬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병호, 박성민, 김광정, 손경환

피고, 반소원고, 피상고인

동화약품공업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조규대

주문

원판결의 원고(반소 피고) 패소부분중 수익상실로 인한 손해부분을 파기하고 이를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한다.

원고(반소 피고)의 나머지 부분에 대한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기각 부분의 상고비용은 원고(반소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 제1점에 관하여,

가처분에 있어서 집행채권자가 본안소송에서 패소확정하였다면 그 가처분으로 인하여 채무자가 입은 손해에 대하여는 가처분채권자에게 과실이 없다는 특별한 반증이 없는 한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할 것이고 그 가처분이나 본안소송에서 법원이 심리에 관여하였고 또 그 심리결과 가처분채권자가 한때 승소한 일이 있었다 하여 다를 바가 없다 할 것이다 .

이 사건에 있어서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원고 반소피고가 피고 반소원고(이하 단지 원고 또는 피고라고만 한다)를 상대로 신청하여 인용된 문제의 특허권 침해금지의 가처분사건은 그 본안에 있어 논지가 말하는 바 제1,2심에서 원고가 승소하였고, 상고심에서 그 승소판결이 파기환송된 후 패소하여 확정되는 동안 7년이라는 기간이 흘렀고 여러 가지의 우여곡절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 사실만으로써는 가처분채권자인 원고에게 과실이 없었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음은 기록에 비추어 수긍이 가고 거기에 불법행위에 관한 입증책임을 오해한 위법도 없다.

다음 논지중 이 사건 원·피고간의 가처분의 본안이 특허권을 권원으로 하는 것이었고 특허권은 특허법상 전문가인 심사관의 직권에 의한 심사를 거쳐 등록이 되는 것인데 원고의 이 사건 문제의 특허 (특허등록번호 1 생략)과 (특허등록번호 2 생략)에 의한 디아제핌(DIAZEPIM)의 제조방법은 등록이 된 후 같은 법에 의한 무효심판으로 다툴 수 있는 이른바 제척기간까지 지났으므로 특허권자인 원고로서는 그 권리를 확신하고 이를 침해한 피고에 대하여 문제의 가처분을 신청한 것인데 공지기술에 의한 특허권의 권리범위의 분쟁은 위의 제척기간에 구애를 받지 않는다는 판례가 나와서 피고의 무효심판이 허용되고 결국에 가서 원고가 특허소송에서도 패소하여 가처분의 본안에서도 피보전권리가 없게 되어 패소한 것이니 이는 법률전문가가 아닌 원고에게 과실이 없었다고 한 면책주장에 관하여 원심이 이른 바 특허권의 무효심판에 있어서 제척기간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이른 바, 공지기술제의설이 대법원 64.10.22 선고 63후45 판결 이래 여러 차례 판시되어 왔음은 법원에 현저한 바이고 또 원고가 그 특허권을 등록신청함에 있어서 권리범위인 디아제핌의 제조방법은 당시 국내외의 공지의 것이었으므로 그것을 특허등록 신청한 것에 과실이 있고 그 과실은 문제의 가처분집행에까지 연결된다는 취지로 판시한 바 이 또한 기록에 비추어 상당할 뿐 아니라 위법한 가처분집행으로 인하여 채무자가 입은 손해배상의 책임을 가처분채권자에게 귀속시킨다는 것은 가처분의 특수성과 형평의 원리상 요청되는 것으로서 그 본안이 일반 민사사건이 아닌 특허법상의 권리에 관한 쟁의라 하여 달리 해석할 합리적 근거도 없으므로 이 점에 관한 논지 이유없다.

상고이유 제2점에 관하여,

원·피고간의 가처분 재판 제1심의 주문에서 가처분의 효력 시기에 관하여 “제1심 본안판결 선고시까지”라고 표시하여 그 제1심 본안판결의 결과 여하에 불구하고 그 선고와 동시에 가처분집행의 효력이 소멸하는 것이라 하더라도 가처분의 집행기관은 법원이므로 가처분채권자인 원고 스스로 집행기관에 대하여 집행취소 신청을 하여 집행상태를 풀어야 할 것인데 그렇지 아니하고 가처분채무자인 피고가 오히려 그 가처분의 집행해제를 위하여 이른바 집행방법에 관한 이의까지 제기하여도 법원이 그것을 들어주지 아니하였음은 을 28호증의 1-3의 기재에 의하여 명백하므로 가처분집행상태가 제1심 본안판결 이후에도 계속된 책임이 가처분채무자인 피고에게 있다는 논지 이유없고 그 기간동안 전체의 손해를 원고가 배상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원심판단은 상당하다 할 것이다.

그러나 원판결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가 이 사건의 가처분으로 인하여 입은 손해로서 가처분 이전인 1970.7월부터 그해 연말까지 6개월간에 걸쳐 피고가 문제된 디아제핌의 원료를 사용하여 신경안정제인 메로드(MELODE)를 제조 판매한 실적에 따라 그 총수입금의 15%상당인 매월 823,308원을 인정하고 그 인정을 위한 증거로서 원심증인 소외 1의 증언에 의하여 진정성립을 인정할 수 있는 을 27호증의 1, 2의 각 기재내용과 같은 증인 및 제1심증인 소외 2의 증언 및 변론의 전취지를 열거하였다.

그런데 제1심 증인 소외 2는 증언하기를 원심 인정과 같은 액수의 약품 판매가 있었으나 광고비 기타의 필요한 경비를 제하면 오히려 그 기간에는 300여만원의 손해를 보았다고 되어 있을 뿐 아니라 피고 스스로 1971.7.12 준비서면에서도 같은 기간동안 같은 내용의 손해를 보았다고 기재하여 그것을 변론에서 진술하였다면 그 진술이 비록 피고가 반소청구를 하기 전에 원고의 본소청구에 대한 답변으로서 한 것이라 하여도 변론의 전취지로서 증거방법이 된다 할 것이며 원심이 배척하지 아니한 제1심 증인 소외 3의 증언에 의하면 약품판매를 위한 광고는 중단없이 시행하여야 한다라고 하였고 원심증인 소외 1의 증언과 을 27호증의 1, 2기재는 다만 가처분집행 전 6월간의 판매고에 관한 것뿐이다.

그렇다면 위의 각 증거에 의하여 피고가 원고의 부당한 가처분집행을 당하기 전의 수익의 실적이 매월 823,308원이라 인정하고 그 심리에 따라 가처분 후 해제될 때까지의 7년간의 손해를 산정한다는 것은 근거없는 손해의 산정이고 그 산정의 전제가 된 실적을 인정하기 위하여 받아들인 증거는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 것이라 할 것이다.

비록 원고가 제약회사의 제약판매의 이윤은 판매고의 15%가 된다고 한 바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일반적 추상적으로 그렇게 본다는 것이고 구체적으로 이 사건에 있어 피고가 주장하는 앞서의 6개월간의 실적에 있어 손해를 본 경우를 도외시하고 그 15%의 이윤있음을 그대로 인정한다는 취지는 아니라 할 것이므로 이 점을 탓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아니할 수 없다.

상고이유 제4점에 관하여,

불법행위로 인하여 법인의 명예와 신용이 침해되어 그 법인의 목적사업수행이 영향을 입은 경우와 같이 법인의 사회적 평가가 침해된 경우에는 불법행위를 이유로 침해를 한 자에게 재산상 손해는 물론 위자료의 청구도 할 수 있다 할 것인 바 이 사건에 있어서 결국 부당제소로 결말이 난 원고의 피고 법인에 대한 가처분사건으로 인하여 피고는 7년이라는 긴 세월동안에 계획했던 지아제핌의 제조와 판매를 금지당하였고 또 가처분에 대한 이의소송 본안에 대한 응소 그 본안 사건의 전제가 된 특허권 쟁송 등으로 적지 않은 재산상 손해를 입었다 할 것이고 겸하여 피고 법인의 명예, 신용 및 사회적 목적사업수행에도 많은 영향을 받은 것임이 인정되는 이상 원심이 피고 법인에 대한 위자료를 인용하였음은 상당하고 또 그 액수 5,000,000원 또한 앞서 나온 여러 가지 사정에 비추어 상당한 것이라 할 것이므로 이를 탓하는 논지는 또한 이유없다.

그리고 피고 법인의 사회적 신용과 명예가 원고가 한 부당가처분으로 인하여 침해를 받은 것이라면 그 침해로 인한 명예회복을 위하여 또한 적당한 처분을 법원이 명할 수 있는 것이므로 원심이 이 사건에 있어서 원고에게 사죄광고를 명한 것 또한 상당하고 그 광고의 내용정도 등 모두가 상당한 것으로 인정된다.

따라서 이 점을 탓하는 논지 이유없다.

이리하여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기다릴 것 없이 원판결 중 원고에게 수익상실 손해액의 지급을 명한 부분에 대한 원고의 상고는 이유있으므로 이를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원심으로 하여금 심리판단케 하기 위하여 환송하고 나머지 부분에 대한 상고는 이유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고 상고기각 부분에 대한 상고비용은 그 패소자인 원고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병호(재판장) 안병수 유태흥 서윤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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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79.11.1.선고 72다2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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