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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법 1992. 7. 23. 선고 91가합83148 판결 : 확정
[유족보상금][하집1992(2),233]
판시사항

근로자가 업무상 과로로 지병인 고혈압증세가 악화되어 발생한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경우, 발병 및 사망장소가 사업장 밖이고 업무수행중 사망한 것이 아니라도 근로기준법 제82조 소정의 업무상 사망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원고

김순 외 2인

피고

사단법인 생명보험협회

주문

1.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금 17,901,063원 및 이에 대한 1991.11.20.부터 완제 일까지는 연 2할 5푼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각 지급하라.

2.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이를 10분하여 그 1은 원고들의, 나머지는 피고의 각 부담으로 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금 18,483,023원 및 이에 대한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익일부터 완제일까지 연 2할 5푼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는 판결.

이유

1. 인정되는 기초사실

갑 제1,2,3,4호증, 을 제1,2호증, 을 제3호증의 1,2의 각 기재와 증인 김 철, 김상복의 각 증언 및 이 법원의 아산재단 서울중앙병원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소외 박성근은 피고 사단번인 생명보험협회 (이하, 피고 협회라고 한다) 홍보부 과장으로 근무하던 중 1990.9.10.18:00경 퇴근하고 자신의 집에 도착하여 갑자기 쓰러져 고혈압에 의한 동맥경화증, 심근경색증 등으로 사망한 사실, 피고 협회는 생명보험사업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하여 회원인 생명보험회사의 공동이익의 증진과 회원 상호간의 업무질서유지 및 친목을 도모하고 생명보험문화의 확산, 보급 및 기타 부대사업을 영위함을 목적으로 하여 생명보험에 관한 조사, 연구 및 통계의 작성, 자료의 수집, 생명보험사상의 보급증진과 계몽사업 및 전시회, 강연회, 연구좌담회 등 선전사업, 회원의 지도 및 기관지 도서의 간행 등의 사업을 행하는 단체인 사실, 위 망인은 1950.6.19.생의 남자로서 고등학교를 졸업한후 피고 협회에 1976.2.17 재보험부 사원으로 입사하여 1980.2.4.부터 기획부 사원, 1980.10.20.부터 업무부 주임, 1985.2.18.부터 홍보부 대리, 1989.3.1.부터 교육부 대리 등을 거쳐 1990.2.1. 홍보부 과장으로 승진하여 재직중이었던 사실, 위 망인은 위 교육부 대리로 근무하는 동안 피고 협회 회원인 보험회사들의 지방영업소에 매월 3,4일 간은 지방출장을 나가고, 4,5일 간은 서울 및 서울인근 도시에 있는 보험회사들의 영업소에 나가서 교육 및 시험감독과 그 평가를 하고, 또한 교육체계확립을 위하여 보험회사 및 관련단체에서 정보를 수집하는 등 바쁜 업무에 종사하느라 보통 21:00가 넘어서 퇴근하였고, 1990.2. 홍보부 과장으로 승진한 후에는 각 보험회사와 각 소비자단체에 대한 행사, 주부교실운영, 대언론관계홍보 등을 입안, 실행, 평가하고 각 보험회사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등의 업무를 담당하면서 정상 출근시간보다 1시간 빠른 08:00까지 출근하여 각 조간신문 중 보험관련기사를 취합하여 경영진이 출근하면 바로 보고할 자료를 만들었고, 특히 1990년도에 생명보험업의 개방으로 많은 지방보험회사가 신설되는 등 보험회사가 6개 회사에서 26개 회사 이상으로 늘어나고 4개의 외국회사까지 국내에 진출하여 모두 8명이 근무하는 흥보부의 업무량이 대폭 늘어나 퇴근시간도 대부분 21.00이 넘어 과로하였던 사실, 위 망인은 활달하고 적극적인 성격으로 사내체육대회 등에 열성을 보여 그 준비 등을 주도적으로 하였으나 평소 혈압이 다소 높았으며, 1990.6.27. 중앙대학부속병원에서 실시한 정기건강진단에서는 신장 182센티미터 체중 87킬로그램에 혈압이 최고 180수은기압 밀리미터(mm hg, 이하 같다), 최저 120으로 검진되어 2차 정밀건강진단결과 심전도검사에서 비정상으로 나타나고 고혈압이란 판정을 받아 건강관리상의 주의를 요하고 6개월 이상의 통원치료를 요한다는 소견을 받았지만 자가치료를 하면서 계속 근무를 하여 온 사실, 특히 1990.8.27 에는 오후 늦게 보험회사 직원을 만나는 자리에서 복통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아산재단 서울중앙병원에 후송되어 9일 간 입원하여 혈액학적 검사, 혈액응고검사, 간기능검사, 심전도검사, 흉부 컴퓨터단층촬영 등의 검사를 시행한 결과 그 혈압은 최고가 100내지 200, 최저가 60 내지 130으로 나타나 고혈압치료를 받았으며(세 계보건기구의 고혈압 기준은 최고가 180 이상, 최저가 95 이상인 경우) 최종적으로는 원인미상의 복통으로서 과중한 업무에서 오는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부정기간의 관찰 및 안정가료를 요한다는 진단을 받았으나 같은 달 9.4. 퇴원 후 곧바로 그 다음날부터 출근하여 근무하였고 다만 평소보다 일찍 퇴근하였으며 퇴근 후에는 매우 피곤하다면서 일찍 취침하여 오던 중 6일만에 위와 같이 사망에 이르게 된 사실, 위와 같은 급성복통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나 심근경색, 급성 심낭염 등의 심장질환이 그 원인의 하나가 될 수 있고 과로나 스트레스도 그 원인일 가능성이 있으며, 또한 과로나 스트레스는 고혈압에 하나의 위험인자(risk factor)로 작용하고 고혈압은 심근경색증에 대한 주요한 위험인자로 작용하는 사실, 원고 김 순은 위 망인의 처이고, 원고 박정길, 같은 박한나는 그의 자녀들인 사실들을 각 인정할 수 있고 증인 김상복의 일부 증언만으로 위 인정을 뒤집기에 부족하며 달리 반증 없다.

2. 당사자들의 주장 및 이에 대한 판단

원고들은 이 사건 청구원인으로, 근로자인 위 망인은 업무상 재해로 사망에 이르게 된 것이므로 피고 협회는 근로기준법 제82조 에 의거 유족들인 원고들에 유족보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피고 협회는 위 망인의 업무가 과중한 것이 아니었고 그의 선천적 지병인 고혈압으로 사망한 것이며 고혈압은 근로기준법시행령 제54조 업무상 질병의 범위에 포함되지 아니하여 위 망인의 업무수행과 사망 간에 상당인과관계가 없으므로 원고들의 청구에 응할수 없다고 다투므로 살피건대, 업무상 사망이라 함은 근로자의 사망이 그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한 것을 말하며, 고혈압의 기존 질병이 있는 자가 그의 평상 업무내용에 비하여 질 적, 양적으로 현저하게 과중한 업무수행으로 말미암은 과로로 지병인 위 고혈압증세가 악화되어 발생한 동맥경화,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것이라면 그의 사망과 업무수행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것이고, 이와 같이 심근경색발생의 원인이 과중한 업무수행으로 말미암은 과로에 있었던 이상 그의 발병 및 사망장소가 사업장 밖이었고 업무수행 중에 사망한 것이 아니라거나 위 고혈압이 근로기준법시행령 제54조 업무상 질병의 범위에 열거되어 있지 아니하다는 사실은 위 근로자의 사망을 업무상의 재해로 보는 데 지장이 될 사유가 아니라 할 것인바, 앞서 인정한 사실들에 의하면 위 망인은 1989년 교육부 대리로서 잦은 지방출장 등으로 과로가 누적된 상태에서 1990년 생명보험업이 개방되어 피고 혐회의 업무량이 늘어남과 때를 같이하여 홍보부 과장으로 승진한 후 위와 같은 과중한 업무를 처리하느라 과로한 나머지 지병인 고혈압증세가 악화되어 심근경색을 일으켜 사망하였다고 볼 개연성이 있다 할 것이니 위 망인의 업무수행과 사망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 볼 것이므로 피고 협회는 근로자인 위 망인의 사용자로서 유족들인 원고들에게 근로기준법 제84조 에 의한 유족보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다.

나아가 유족보상의 범위에 관하여 보전대, 유족보상은 업무상 사망한 근로자의 평균임금의 1,000일분을 지급하여야 하고 유족의 순위가 같은 배우자와 자녀 등이 2인 이상 있을 경우에는 유족보상을 그 인원수에 따라 등분하여 지급하여야 할 것인바, 갑 제5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위 망인의 월 평균임금은 금 1,633,472원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 없으므로 위 망인의 평균임금의 1,000일분은 금 53,703,189원(1,633,472원×12개월/365일×1,000일, 원 미만은 계산의 편의상 버림)이 되고 이를 3등분하면 각 금 17,901,063원(53,703,189원/3)씩이 된다.

3. 결 론

그렇다면, 피고 협회는 원고들에게 각 금 17,901,063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부본이 피고 협회에게 송달된 날의 익일인 1991.11.20.부터 완제일까지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소정의 연 2할 5푼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므로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며, 소송비용의 부담에 관하여는 민사소송법 제89조 , 제92조 , 제93조 를, 가집행선고에 관하여는 동법 제199조 를 각 적용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종욱(재판장) 이주현 신용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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